수여선(水驪線)기차가 있었다. 수원과 여주를 잇던 기찻길인 수여선은 지난 1971년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자 이듬 해 3월 운행이 중단됐다. 1930년에 미곡 수탈을 목적으로 개통된 수여선은 해방 후에는 학생들의 수학여행 단골 열차가 됐다. 수원은 물론이고 인근 학교의 학생들은 김밥과 삶은 계란을 싸들고 여주 영릉과 신륵사를 보기위해 기차여행을 했다. 지금은 수원에서 여주까지 한 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그때는 달랐다. 수여선을 놓은 조선경동철도회사는 7년 뒤인 1937년 수인선 철도를 개통한다. 수여선이 여주지역 쌀의 수탈로였다면 수인선은 일제강점기에 경기만의 소래(蘇萊)·남동(南洞)·군자(君子) 등의 염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소금의 수탈로였다. 우리나라 마지막 협궤철도였던 수인선이 사라진 지도 올해로 만 15년이 됐다. 지난 시절 서로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비좁은 수인선 열차객실은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생생한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기차가 커브를 도느라 속도를 늦춘 틈을 이용해 기차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무용담’은 수인선을 타고 통학하던 학생들에게 이젠 하나의 추억이 됐다. 조세희의 소설 &lsqu
2학기 개학을 며칠 앞둔 얼마 전, 이천시내의 한 중학교 일진회 학생들의 집단폭행으로 한 학생이 심각한 상해를 입은 일이 발생했다. 피해학생은 2차 폭행이 두려워 등교를 거부했고, 그로 인해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폭행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됐다. 그러나 피해학생의 학부모는 학교와 사법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타 지역으로의 이주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신고하면 고등학교에까지 따라가서 또 때리겠다’고 하는 가해학생의 말 때문이었다. 학부모에게까지 협박을 서슴지 않는 가해학생을 보고 이 학부모는 그동안 아들이 당했을 상처와 또 앞으로 당하게 될 폭력이 두렵다며 학교가 더 이상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시설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학교폭력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 학교나 해당 관청에서 쉬쉬하는 가운데 일과성 사건으로 덮어버리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사건이 노출되면 사고 학교로 낙인찍혀 학교의 명예가 떨어지고, 교장이 문책을 당하고, 담임교사가 불려 다니게 돼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이 오히려 문제 학생이 돼 전학을 가게 되고, 가해학생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학교에 다니게
1960년대 우리나라의 초기 산업화 과정에서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은 가장 좋은 모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되고, 동서독으로 분단된 서독이 불과 10여년 만에 일궈 낸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은 ‘우리도 해 낼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독일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특히 독일인의 절약정신은 우리나라 도덕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그 때 들은 것 중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는 독일 사람들은 담뱃불을 붙이는 성냥 한 개피도 아끼기 위해 최소한 4~5명이 모여야만 담배도 피운다는 것이다. 또 독일 사람들은 요리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크고 딱딱한 빵을 싸가지고 다니며 식사 때가 되면 몇 조각 썰어 먹는 것으로 한 끼 식사를 때우고, 밤에는 이 빵을 베개처럼 베고 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1980년대 초 내가 독일에 유학을 가게 돼 그동안 내가 들었던 이야기들이 사실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재도구는 한번 사면 세대를 넘어 물려서 쓰는 일이 다반사다. 신혼집에 초대받아 가면 할머니, 어머니로 부터 물려받은
추석명절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추석 절이 다가오면 우리주변에선 크고 작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 가정집 침입절도와 금은방 등 귀금속털이범 그리고 은행 강도사건 등 주로 강력사건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범죄는 카드 빚이나 부채, 사업자금, 유흥비 마련 등을 위해 저질러지고 있다. 또한 추석 명절 전에 자주 발생되는 것이 금융기관주변 날치기 범죄다. 은행창구에서 현금을 인출해 밖으로 나온 고객을 뒤따라가 가방이나 현금봉투를 낚아채 달아나는 수법을 쓴다. 이처럼 추석명절 때만 되면 해마다 강력범죄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사전에 예방책강구 등 대처능력은 소홀해 지고 있다. 가정집과 금은방, 금융기관 등의 자위방범체제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다. 가정집에서는 될 수 있으면 현금 등의 보관을 피하고 은행에서 고액 인출 시 반드시 2인 이상의 남자가 동행해야 한다. 그리고 금은방에선 자체방범시설 작동상태를 확인하고 야간에 필히 여러 사람이 함께 숙직하는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혼란한 명절을 앞두고 금융기관 역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직원들은 우리 점포에 강도가 오지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절대 해서는 안되며, 방범의식
제주올레길이 우리나라 여행의 패턴을 바꿔놓고 있다. 언론인 출신 서명숙씨가 만든 ‘제주 올레길’이 눈 밝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올레길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버스 안에서 춤추고 고성방가하며 놀고 마시면서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만 대충 보고 오는 관광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좁고 포장도 안 된 바닷길과 산길, 들길을 잇는 제주 올레길을 걷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제주올레를 시작으로 ‘걷는 여행’ 열풍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자연과 사람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 여행, 특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걷는 명상의 여행인 제주올레가 성공하자 각 지자체에서는 서로 ‘00 올레길’, ‘00둘레길’ 등 걷는 길을 만들고 있다. 빨리빨리, 남보다 성공하기위해 고통스럽게 앞으로만 나가려 안간힘을 쓰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천천히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각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특징 없는 길들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민들의 신체·정신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동네 앞산이든 뒷골목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제주 올레길이 아름다
의회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각종 사안을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또 예산안을 처리해야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사업들이 제때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 그래서 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양수레 바퀴의 논리로 흔히들 얘기하고는 한다. 그러나 평택시의회를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의회의 기본 논리마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도내 31개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원구성을 하지 못한채 2개월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본보 8월 30일자 보도) 상임위원회 ‘자리’를 놓고 여야간 지루한 싸움을 계속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6대 시의회 출범 이후 2차례의 임시회를 열고도 산업건설위 위원 배정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원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원 구성이 늦어지는 것은 정원 7명인 산업건설위 위원 배정을 놓고 한나라당의 ‘4(한나라)-2(민주당)-1(민노당)’ 배정안과 민주당의 ‘3-3-1’ 요구안이 팽팽히 맞선 채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행부의 상반기 추진실적 평가와 하반기 업무보고는 물론, 시세 감면 조례 일부 개정 등 3건의 조례 개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올해 추경예산과 함께 일자리 창출
우리나라에서의 명품선호는 각별하다. 최근에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아내가 들고 있던 명품 핸드백이 문제가 되기도 한 바 있다. 웬만한 집에 여성용 명품 핸드백 정도는 몇 개씩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값싼 재래시장은 몸살을 앓아도, 고가품을 취급하는 명품브랜드 코너는 오히려 불황을 모른다. 우리는 왜 명품브랜드에 열광하는 것일까. 물론 명품브랜드의 경우, 그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신뢰성 면에서 탁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제품의 우수성 때문에 명품을 애용하는 것이라면, 굳이 이 자리에 글을 쓸 이유도 없을 것이다.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이고,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명품을 선호하는 많은 사람들의 심리구조는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그렇게 명품에 탐닉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또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의문에 동감할 줄 안다. 기술이 발달한 요즈음 명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질좋고 디자인이 훌륭한 제품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면에서는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어렸을 때, 교복자율화가 되면서 신발 명품 브랜드가 처음 수입되었던 때가 있었다. 학교에 몇 안되는 학생이 신고…
요즘 총리와 장관 후보들의 청문회(聽聞會)를 보고 짜증이 밀려왔다. 인격 그리고 비굴! 두 단어가 오버랩 됐다. 하도 딱해서 후보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 봤다. 과연 그네들이 처음부터 공직의 꼭짓점인 총리(總理), 장관(長官)이 되려고 어릴 때부터 생각을 키워왔을까? 현실정치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환멸(幻滅)스럽게 간주했을 때, 소속된 국민들은 그 수준의 범주(範疇)를 넘을 수 없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일본 마쓰시다(松下)전기의 창업주이다. 곧잘 현대의 故정주영 회장과 비교되지만 가난을 자력으로 뛰어 넘었다는 공통점은 같지만 정치에 접근하는 방법은 큰 차이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정치 개조의 꿈을 실행에 옮겼다. 정 회장은 추산(推算) 2조(정확한 숫자일리는 없지만)를 들여 직접 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마쓰시다는 정경숙(政經塾)을 만들어 정계와 경제계의 정치 지도자를 키웠다. 정경숙 졸업생 가운데 25명이 민주당 중의원(衆議院)이며, 8명이 大臣(장관)으로 입각했다. 직접 정치에 뛰어든 것과 간접적으로 후진을 양성한 것, 우열(優劣)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제에 관심이 간다. 마쓰시다 정경숙의 입학은 경쟁도 치열
인천시와 중구청은 언제까지 주민의 외침을 외면하려 하는가. 환골탈퇴(換骨脫退)하는 각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주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주민의 올곧은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소수의 진실이 다수의 술수(術數)에 파묻히지 않도록 주민자치위원회 파행운영의 본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일이 중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A구에서는 회의수당을 불법 청구해 회식비로 사용, 경찰의 수사를 받아 ‘적의조치’를 통고 받았고, B동은 주민자치위원장이 2회 연임을 마치고 사퇴 1개월 뒤 위원장을 맡는 등 편법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이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2회 연임의 임기를 다했음에도 ‘주민자치위원회가 만장 일치로 추대했다’는 이유로 무자격자를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위촉해 1년 6개월을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이제는 거주자 자격으로 주민자치위원으로 있다.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더 이상 관례라는 명분으로 치부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인천시주민자치위원회 연합회장의 자격으로 참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도원동 주민자치위원의 자격임을 잊지 말고 전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현 사태에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 않을까? 2회나 주거지를 옮겨가며 ‘중구에 거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