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에 의한 어린이 성추행사건이 몇 건 있었다. 보도되지는 않았으나 지역에서 끊임없이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던 사례들도 있었다. 위 사건들 중 피해아동의 부모들로부터 직접상담을 접한 상담기관과 지역의 인권단체들이 함께 문제제기를 하여 가해교사가 형사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없었던 일로 유야무야된 경우도 있었다. ‘우리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으며’, ‘담임교사가 우리학교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그만이다’라는 피해아동 부모의 태도도 있었으나 그보다 학교측의 은폐시도가 주원인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해당 교사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들어 휴직을 하게 하고 사건이 조용해지면 다시 학교로 복귀하는 것이 대략의 순서이다. 아이들의 다친 몸과 상처의 치유는 영원히 묻어둔 채. 지난 봄 대구초등생 성폭력사건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수십명의 아동간 성폭력이 발생하였어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이 없었던 일로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2년 전 용산의 신발가게 아저씨인 전과 9범으로부터 죽어간 미연이, 올해 초 혜진·예슬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다발
바야흐로 까치독사, 아니 뱀의 계절이다. 요즘 소풍이라도 나섰다간 어김없이 출몰하여 수선을 피게 하는 이가 이 뱀선생이다. 파충류 중에서 가장 특수하게 진화된 동물군으로 몸이 가늘고 길며 다리, 눈꺼풀, 귓구멍 등이 없고 혀는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다.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과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 아닐까? 만약 뱀에게 귀, 쌍꺼풀 따위는 차치하고 짧은 다리라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뱀이 이동할 때 배를 밀고 다니니 징그럽고 혀는 내밀기만 해도 혐오스럽다. 뱀은 시력이 아주 약하고 귀는 퇴화되어 있으나마나하다. 그런 탓에 다리와 눈, 귀를 대신해서 혀로 그 냄새나 물체를 식별하려다보니 가늘고 긴 혀마저 둘로 나뉘어졌으리라. 그러나 사람을 직접 해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위험한 종은 독사에 국한되며 큰 뱀도 사람을 습격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애완용으로 집에서 기르기도 한다. 사실 뱀만큼 이유 없이 부당한 대접을 받는 동물은 없다. 뱀에 대한 여러 기록들이 있지만 성경에서 이브를 유혹해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게 한 것이 원죄이리라. 이로부터 뱀은 신의 저주를 받았고 인간은 항상 뱀의 간교함에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이
경찰 제복을 입은지도 26년, 그 중 교통계에 근무하면서 단속과 사고처리를 해 온 것이 재직기간의 반이 넘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스스로에겐 짧았던 세월이었지만 그동안 수백, 수천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갖가지 교통사고를 접해왔다. 경찰의 인력으로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막을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터지고 있는 사망사고에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통경찰관은 좀더 바쁜 발걸음과 현장점검 및 사고처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대형사고와 연결되는 여러가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자고 거리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같은 장소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현장점검과 신속한 사고처리를 위해 도로 한 복판을 헤매다닌다. 올해 초 이명박 정부가 임기5년 이내에 교통사고 사상자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비단 경찰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과제다. 운전자의 안전운행습관이 교통사고 발생률을 낮추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고, 그것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난 14일자 3면 ‘도내역 스크린도어…’ 제하의 기사는 매우 유익한 보도였다. 역내 철로에 투신 사건이 자주 발생해 충격을 줬었는데 스크린도어(이하 도어)라는 방어막을 설치한 뒤 자살 건수가 크게 줄어 성공적이라 하겠다. 수도권 전철역은 모두 420여개인데 지금껏 도어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처럼 고급스레 설치한 도어에도 몇 가지 개선을 요하는 부분이 있다. 첫째, 지하역은 공기유통이 잘안되는 데다 환승역의 경우 지하 2층, 3층으로 깊고 도어가 천정까지 닿아 철로를 따라 유통되는 공기를 차단해 답답하다. 역도 이를 알아 도어문 40개를 모두 열어놓을 때가 많아 사고재발은 물론 비싼돈 들인 시설물이 효과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도내 역에 도어를 설치할 때는 천정에 닿지 않게 뒷부분이 개방되어야 한다. 둘째, 열차칸 윗부분에 행선지 전광창이 도어에 가리워 보이질 않는다. 하향 1호선의 경우 열차를 타는 승객이 인천행인지 천안가는 열차인지 묻고 타기도 하며, 급히 계단을 내려온 사람들은 노선창이 안보여 그냥 탔다가 열차운행 중 잘못 탄 것을 알고는 다음역에서 내리는 촌극을 빚기 일쑤다. 불원 수원, 부천 등 도내 역에도 도어가 설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호주 커틴대학교 교수 콜린 마쉬는 수많은 나라에서 교육개혁에 열정을 보이고 있으나 교육정책가들은 여전히 표준교육 및 필수학습을 우려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전문지식이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교육 선진화를 위해서는 3C, 즉 교육과정(Curriculum), 창의성(Creativity), 협동(Collaboration)이 기본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국가교육과정에는 관심이 많은 나라지만, ‘덜 가르치고 더 많이 배운다(Teach less, learn more)’는 싱가포르 정책처럼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교육과정 운영이 세계적 추세이므로 한국의 교사들도 각 학교에서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교육과정’이라면 우리나라도 1990년대부터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으므로 행정면에서는 매우 발달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교과서를’ 가르치지 말고 ‘교과서로’ 가르쳐야 하며, 그러자면 국가교육과정을 기준으로 각 학교별로 개별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경기도가 2년째 청렴도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워낙 사업도 많고 민원도 많아서 그러려니 했는데 잇단 악재가 터져 나와 “원래 그랬었나.”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도 공무원들의 비리와 산하단체의 비리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경기도 산하’라는 공공기관의 처신으로는 서로 맞물려 갈 수밖에 없다. 경기도 최고 인사권자인 김문수 도지사의 상표는 청렴·강직·소신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김문수 지사를 선출한 경기도민들은 적어도 ‘김문수의 도정’에는 부정부패가 없으리란 기대감이 제일 컸던 게 사실이다. 도지사 취임 1년을 넘기면서부터 산하단체장들에 대한 인사 잡음이 불거지더니 마침내 일을 저지르고만 것이다. 최근 들어 경기도 산하기관장들이 비리 혐의 등으로 잇따라 사퇴하고 있어 그 배경에 모두들 눈길을 모으고 있다. 도 산하기관 중 대표적인 수익사업단체인 단체장들에 대한 검증절차에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도가 설립한 재단법인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장이 임기를 5개월 남겨둔 채 돌연 사표를 내고 자리를 비웠다. 공모 당시 화제를 모았던 단체장들의 중도 퇴진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다. 경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대표이
쌀 소득 직불금 편법 지급 문제를 둘러싼 파문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직불금 부당수령이 알려질 때만해도 일부 공직자와 지주들의 부도덕한 농간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사건이 터진지 21일째가 되는 지금의 상황은 정치권, 공직사회, 지주사회에 그치지 않고 감사원, 관계부처까지 안걸린 데가 없다고 할만큼 나라 안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 느낌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다보니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정부는 연일 현 정권과 전 정권의 잘못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행정부는 어설픈 대책을 내놓았다가 하루 만에 수정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부 고위직과 국회의원에 이어 기초단체장과 도의원, 교육위원, 수를 알 수 없는 공무원까지 연루되면서 저마다 법망에서 빠져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란 두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일손을 놓고 있는 사이 생기는 업무 공백은 여간 큰 것이 아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쌀 직불금제도는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에 신설됐다. 쌀 농사를 지우면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서 제도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얼마전 ‘조강지처클럽’이라는 드라마가 최고 청취율을 올렸다고 한다. 심지어 아파트 부녀회의에서 조강지처클럽 청취소감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하는데 어느덧 남자(남편)들의 성토장이 된다고 한다. 어떤 부인네는 남편이 피곤한 몸을 끌고 퇴근 후 샤워중이라도 목욕탕에서 억지로 끌어 내 교육효과를 위해 옆자리에 앉혀 두고 함께 시청을 한다고 하는데…. 절대 자녀들은 이 자리에 사절이라고 한다니…. 왜냐하면 주부들의 입이 거칠어지기 때문이라나. 등장인물의 극중 이름을 보면 한심한, 복분자, 한원수, 나화신, 이기적, 모지란, 이화상, 정나미….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이 드라마가 공식적으로 내건 제작의도는 ‘모든 인간과계가 한쪽만 희생하고 양보해서는 오래 못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주 지당하고 당연한 말씀인데 남녀평등 시대라고 하지만 전개되는 내용을 보았을 때 칼날은 남성 쪽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타의(他意)에 의해 이 드라마를 두 번 정도 보게 됐는데 오버액션하는 주인공들의 연기도 그렇고 또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 많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1부1처제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이 단풍, 국화, 갈대다. 단풍은 단풍대로, 국화는 국화대로 멋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갈대 또한 이에 뒤질 존재가 아니다. 신라 나밀왕 때 왜나라에 볼모로 끌려간 셋째 왕자 미해(美海)는 그의 형 눌지왕(訥祗王)이 즉위할 때까지 돌아 오지 못했다. 즉위한지 10년이 돼도 동생 때문에 슬퍼하는 것을 본 충신 김제상은 왜국에 거짓 귀순하여 미해를 탈출시켰다. 이같은 사실을 안 왜왕은 대노하여 제상의 발다닥 가죽을 벗기고, 갈대를 벤 그루터기 위를 걷게 하였다. 하지만 김제상을 굴복시키지 못한 왜왕은 목도에서 그를 불태워 죽이고 말았다. 지금도 갈대의 밑둥이가 붉으스레한 것은 김제상이 흘린 혈흔 탓이라고 전해진다. 비록 육신의 생명은 끊어졌지만 나라와 국왕을 위해 충절을 지킨 제상이야말로 충신의 본보기라 할 것이다. 삼국사기에 이런 기사가 있다. 고구려 봉상왕(烽上王)이 후산 북쪽으로 사냥하러 갈 때 국상(國相) 창조리(倉助利)는 여러 신하들에게 자기와 뜻이 같은 사람은 자기가 하는 대로 따라 하라면서 갈대 잎을 뜯어 관에 꽂았다. 이것을 본 신하들이 갈대잎을 뜯어 모자에 꽂는 것은 본 창조리는 자기와 뜻이 같음을 확인하고, 왕을 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