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라는 구호가 등장하더니 급기야 ‘한명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라는 표어까지도 나타났다. 셋째 아이 이상 출산 시에는 의료보험 혜택도 주지 않았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받으면 훈련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1980년대 얘기다. 어째서 당시 그 잘났던 우리나라 정부 고위 관리나 정치인, 그리고 소위 전문가들은 출산율 저하로 인한 미래의 부작용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출산율 저하로 인해 국가의 앞날까지도 걱정되는 지금, 중앙정부나 각 지방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70년대에 연간 100만 명 정도였던 출생아는 2017년 말 현재 35만7천700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1년 전 4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합계 출산율은 1.05명으로 초저출산국이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출산율 최저 국가가 됐다. 원래 우리나라는 2032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상태라면 2028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초저출산이 위험한 것은 잠재 성장률이 저하되고 인구가 적은 지방정부의 소멸, 수많은 학교 폐교 등 미래사회가
2007년 남북의 정상은 서해 해상의 평화 정착을 위해 ‘10.4 남북정상선언’을 채택, 해주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여 -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었다. 지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화해분위기로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2007 남북정상선언’의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3대 권역으로 세분화할 경우, 백령-대청 권역은 해양 평화공원, 연평 권역은 공동어로와 평화수역 구역, 강화-한강하구 권역은 역사문화 및 환경 보존과 인천-개성-해주 연계 요충지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한강하구는 생태·환경적 가치를 사업추진의 기본요소로 고려하고 그 바탕 위에 자연과 인간의 공존 그리고 인간과 인간, 즉 남과 북의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구체화 되어야 한다. 인천시가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한강하구는 하천수 및 인천연안 해수의 흐름이 공존하고 있으며 남북한 군사 대치 상황
지난 주말 천안에서 고교 동창생 아들의 결혼식 주례를 섰다. 몇 해 전 얼떨결에 어설프게 주례로 데뷔(?)한 이래 벌써 열 번째였다. 다섯 번은 친구의 아들 딸들이고 나머지는 지인들이다. 첫 주례는 친구가 운영하는 인쇄소의 직원이었다. 친구가 부탁을 하기에 ‘60도 안 된 나이에 내가 무슨 주례냐’고 펄쩍 뛰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날 이후 결혼식이 있는 한달 동안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강단에는 서봤지만 주례는 처음이라 겁이 덜컥 났기 때문이었다. 예식장에 수 없이 다니면서도 주례사를 듣기는커녕 축의금만 내밀고 밥 먹으러 가기에 바빴다. 예식 진행절차 등 소소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야 했다. 그 중에서도 주례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인터넷을 뒤져보기도 하고, 주례를 여러 번 서 본 적이 있는 선배에게 자문도 구해봤다. 대부분 사람들이 짧게 하라, 재밌게 하라, 고리타분한 얘기 하지 마라 등등의 주문을 한다. 이혼경력의 가수 조영남씨가 개그맨 현철의 결혼식에서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거나,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께서 “너를 보니 네 아
한식날 /김서희 무궁화 공원묘지 성복 13호 해질녘에야 햇살 잠깐 머물다 가는 곳 바람떡과 샤브레쿠키 매화수 한 잔 올려놓고 잡초를 뽑고 땅벌집 구멍을 메우며 잠시 옛날을 생각해보는 추운 비석 앞에 어쩌자고 민들레는 넙죽 와서 피어있다 증명사진처럼 앨범 속 흑백 사진 한 컷으로 본 애들 고모 청춘의 설은 미소같이 -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 2016 화자가 시 속에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저 공원묘지의 주인은 가까운 부모님이거나 지인이리라.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은 그 무엇보다도 지중하지만 자식은 막상 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에야 참 사랑을 깨닫게 마련인 것, 화자도 그 절절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성묘에 임했으리라. 그러나 이토록 담담하게 얼핏 스치는 정황 묘사만으로 오히려 더욱 큰 심적 울림과 실감을 전할 수 있다니! 개자추의 전설에서 유래한 한식은 동지 뒤 105일째 되는 날이다. 옛날에는 4대 명절에 하나였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어도 집안에 따라 성묘와 제사의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한식을 기해 성묘를 하는 화자의 심경이 ‘추운 비석 앞에/ 어쩌자고 민들레는 넙죽 와서 피어있다’는 진술 앞에 은연중 감추어져 있다. 민들레의 질긴…
정상간 회담에서 빠지지 않는 의식 중 하나가 선물 교환이다. 국익을 위해 건네는 이 같은 선물 속에는 남다른 친밀감이 담겨 있기도 하고 드러내지 않았던 섭섭함이 전해지기도 한다. 때때로 정상들이 주고받는 선물 때문에 뜻하지 않은 외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07년 3월 퇴임을 앞둔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물한 18세기 머그잔으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 예다. 머그잔엔 1799년 오스만 투르크 군대가 나폴레옹에게 패한 역사가 묘사되어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발끈, 외교 갈등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상이 주고받는 선물에는 이렇듯 복잡한 배경이 얽혀 있어 선택에 매우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어떨 때는 선물 받는 나라가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중국의 판다외교가 대표적이다. 판다는 유네스코 등록 희귀종이어서 받는 나라가 소유권을 갖지도 못한다. 15년간의 임대가 끝나면 돌려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매년 100만달러씩 중국에 내야한다. 지금까지 중국이 판다를 선물한 14개국인데 모두 마찬가지다. 보석으로 상대 정상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
국회는 입법기관이다. 그러나 당리당략에 빠진 싸움으로 그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6월 사실상 개헌 국민투표의 무산을 선언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국민께 매우 유감스럽다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 준비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한을 정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데드라인’ 23일을 넘긴 지 10시간 만에 문 대통령이 유감 입장을 밝힘으로써 6월 개헌은 끝내 좌절된 것이다. 여야가 이른 바 드루킹 사건에 특검도입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개헌 국민투표는 국회의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불발되고 말았다. 여야의 대치 정국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써 87년 이후 31년 만에 헌법을 바꿀 절호의 기회는 일단 사라졌다. 여야 모두 개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현행 5년 단임제 대통령제의 보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권력구조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정부와 여당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한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사실상 내각제에 준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해 절충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일우재단 이사장인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동영상에는 이 여성이 안전모를 쓴 작업현장 관계자들에게 고개고래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을 하다가, 여성 작업자를 밀치고 뒤따라가려는 것을 다른 사람이 말리는 모습이 나온다. 또 현장 관계자이 서류를 빼앗아 바닥에 내팽개친다. 그 서류들이 바람에 날려 가는 장면과 그럼에도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숙인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가 치민다. 가족들을 위해 참아야 하는 직장인의 비애에 슬픔도 차오른다. 이씨가 과거 운전기사나 집안 가정부, 직원들에게 일상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씨를 비롯한 한진그룹 총수 가족의 ‘갑질’과 안하무인격인 욕설, 폭행은 이미 소문나 있다. 어쩌면 그렇게들 닮은꼴인지 모르겠다. 조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은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적이 있었고, 교통위반 단속 경찰관을 자동차로 치고 도주하다 의협심 강한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장녀 조현아씨는 ‘땅콩회항’으로 유명하다. 2014년 기내…
슈어드의 냉장고는 오늘날 미국 알래스카주를 비아냥대는 말이다. 알래스카주는 아메리카 대륙 북서쪽 끝에 있는 미국의 주다. 인구는 백 만 명도 안 되지만 면적은 자그마치 한반도의 7배이며, 대한민국의 15배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이다. 미국 내에서도 본토인 48개 주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알래스카 지역은 1741년 덴마크 탐험가 비터스 베링(Vitus Bering)이 이끄는 러시아 선원들이 북태평양을 탐험하다가 발견하였다. 베링은 당시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의 위탁을 받아 탐험하였기 때문에 이 지역은 자연스럽게 러시아 땅이 되었다. 이후 영국, 스페인, 미국 등지에서 탐험가들이 왕래하였고, 바다 수달 등 여러 가지 동물모피를 거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피 교역이 줄어들면서 미개발 상태였던 알라스카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줄어들었다. 알래스카 지역은 1799년부터 1867년까지 러시아 아메리카 회사가 관리하였다. 그런데 이즈음 러시아는 크림 전쟁으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때마침 당시 미국 국무 장관이었던 윌리엄 H. 슈어드(William Henry Seward)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알래스카 전 지역을 불과 720만 달러, 즉, 1㎢당…
노후준비로 주택 임대사업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조세지원 확대 등이 이러한 분위기 확산에 큰몫을 하고 있다. 주택임대소득은 어떻게 과세되고, 최근 달라진 내용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주택임대소득이 있을 경우 소득세를 내야하는데 주택 수에 따라 과세체계가 달라진다. 1세대 1주택자의 임대소득은 비과세 되고, 1세대1주택 고가주택(기준시가가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에는 전세 아닌 월세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2주택자도 월세만 과세대상이 되고 전세금과 임대보증금은 과세에서 제외된다. 3주택자 이상인 경우 전세보증금에 과세되는데 3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 중에서 60%만 간주임대료로 계산하여 과세된다. 주택 수는 세대별이 아닌 부부합산만으로 계산한다. 동일세대원인 자녀와 부모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각자의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주택크기가 60㎡이하이고 개별주택 기준시가가 3억 원 이하인 주택은 2018년 12월31일까지 임대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주택 임대소득은 사업소득으로 보는데, 상가나 공장 등에서 발생한 임대소득과는 달리 취급된다. 주택 임대를 통한 수입금액이 2천만…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 왔다.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회담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다. 지금, 남북정상회담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보도하기 위해 등록한 취재진만도 내외신을 합쳐 2천8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현재 알려지고 있다. 이런 관심은 “바람, 바람, 바람”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 “바람, 바람, 바람”은 영화나 대중가요의 타이틀과 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람”의 종류도 많지만 그 단어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바람, 바람, 바람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의 바람은 얼어붙은 냉전의 한반도 땅에 따스한 봄바람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3일, 0시를 기점으로 국방부는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발표했다. 지난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