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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야조(夜操)’를 잘 아시는지?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지난 4일 전야 공연을 비롯해 7일까지 열린 이 축제에는 엄청난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축제의 재미를 만끽했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능행차 연시가 야간에 진행된 것이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른바 ‘전문가’들께서 판단하고 미흡한 점은 개선해 나가겠지만 분명한 것은 참 많은 인파가 축제장 곳곳을 뒤덮었다는 사실이다. 나라 경제는 좋을지 모르지만 서민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축제가 위로가 된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축제가 필요한 것이다. 이 어려운 시절에 잠시라도 시름을 잊을 수 있어 좋았고 축제장 근처 상인들은 장사가 잘 돼 좋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그 아쉬움의 대표적인 것이 ‘야조(夜操)’였다. 이 행사를 본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우선 이 행사에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다. 수많은 공연단이 투입됐기 때문이 일단 외양이 화려했다.

야조는 조선시대 야간 성곽전투훈련이다. 수원화성 축성공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인 1795년 윤2월 9일,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 참배를 위해 화성행차에 나섰다.

이른바 ‘8일간의 화성행차’가 그것이다. 화성행차 8일 중 넷째 날 윤2월 12일, 화성에서의 둘째 날이었던 아침에 아버지 묘소인 현릉원을 참배하고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군사훈련(성조城操,야조夜操)을 거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연거도(演炬圖)’라는 그림이 수록돼 있다.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성안의 집집마다 등이 켜져 있는 모습이다. 야조는 몇 년 전부터 무예24기 단원들을 중심으로 수련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번 제49회 화성문화제 야조가 확 달라졌다. 우선 화려해졌다. 야조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에겐 ‘좋은 그림’이었으리라.

그러나 아쉽다. ‘총체공연’이라고는 했지만 야조의 근간을 이루는 무예24기와 장용영 군사들이 밀려났다. 대신 무용이 주를 이뤘다. 시민들의 참여가 배제됐다. 일방적인 보여주기 행사의 전형이었다.

야조는 정조시대 성내 백성들이 함께 참여한 군사훈련이자 축제였는데 이번 야조는 철저히 그들만의 공연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연의 내용도 문제가 있었다. 축하연회에 왜 넋을 위로하는 무구인 신칼이 나오는가? 신기전 발사 장면에서는 왜 장난감 같은 폭죽을 사용했는가? 행사를 주관한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들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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