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김권태 저물녘, 공터 위에 쓸쓸하게 빛나는 쇳조각 하나 그 날카로운 빛으로 까맣게 빨려 들어가는 하늘 누가 한번 살다 버린 집처럼 쓸쓸하게 웃고 있는 저 고요한 여자! - 김권태 시집 『빛의 속눈썹』/시인동네 인간들에게 어머니란 존재는 단순히 자신을 잉태하고 낳아준 육체, 혹은 인류의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받고 빠져나온 유전자의 집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를 두고 생물학적 사건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는 연민의 대상, 혹은 말없이 자신을 보며 힘든 인생 응원해주는 여자, 혹은 태어나 처음 사랑을 알게 된 첫사랑의 기억을 가진 존재… 여기서 시인은 ‘공터의 쇳조각’, ‘빛으로 빨려드는 까만 하늘’, ‘살다버린 집’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쓸쓸하게 조금씩 허물어져가는 집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렸을 것이다. 단지 세상에 몇 년 먼저 태어나 나를 낳아 희생하고 고요히 사라지는 존재가 어머니인 것을 시속에 담고 있다. 어머니는 그렇게 쓸쓸하고 고독한 존재인 것이다. /성향숙 시인
홍어만큼 미식(美食) 마니아층이 두터운 생선도 드물다. 삭혀 먹는다는 특이한 섭취방법도 방법이지만 맛 또한 특별해서다. 홍어는 보통 항아리 속에서 삭힌다. 3~4일, 길면 6~7일 짚과 함께 넣어두었다 뚜껑을 열었을 때 눈이 맵고 코가 싸해 재채기가 날 정도가 되면 잘 삭혀진 것으로 가늠한다. 잘 씹어 넘길라치면 목이 후끈거려야 최고로 여긴다. 이럴 때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면 톡 쏘는 맛이일품인데 이런 기막힌 어우러짐을 ‘홍탁’(洪濁)이라 부르기도 한다. 회로 먹던 홍어를 전라도 남쪽 해안지방에서 삭혀 먹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이다. 흑산 앞바다에서 홍어를 잡아 열흘 넘게 배에 실어 목포나 영산포로 운송하는 동안 신선도를 잃고 부패한 홍어를 우연히 먹고 나름대로 독특한 맛을 발견해 향토음식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영산포구에 있는 나주 사람들은 지금도 삭힌 홍어는 나주가 원조라고 말한다. 전라도 지역이라도 먹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흑산도에선 막걸리 식초에 소금·참기름·쪽파를 더한 초장에 찍어 먹는다. 나주에선 된장에 고춧가루·식초를 섞은 초장에 먹고, 함평·영암 등 내륙에서는 소금만 달랑 찍어 먹는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홍어는 묵은지,
프랑스 낭트대학에서 열린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 ‘한국과 프랑스의 사회적 역동성’을 논하는 흔치 않은 컨퍼런스엘 다녀왔다. 낭트시와 수원시가 자매도시이고 낭트대학과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이 자매지교이다 보니 필자에게 낭트시는 마치 타국 속의 또하나의 고향 같은 그런 친근함과 정겨움을 자아내는 곳 이었다. 15시간 여를 날아가 도착한 백야의 낭트에는 자정이 가까운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낭트대 한국학연구소장이신 은발의 프랑스 교수님이 친히 공항까지 마중을 와주셨다. 첫 만남에 놀랍게도 친숙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로 악수를 청하셨다. 피곤함이 싸악 가시는 푸근함이 밀려 왔다. 다음날 아침 여름치곤 꽤나 쌀쌀한 날시 덕에 제법 톡톡한 코트를 걸치고 나선 낭트대학 캠퍼스에서 멋진 총장님을 뵈었다. 그곳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계신다는 지한파 여성 프랑스 명예 한국대사도 뵈었다. 얼마 전 한국을 다녀가셨다는 명예 한국 대사는 연신 당신의 한국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과 감동을 전하고 또 전하느라 꽤나 열심이셨다. 작년 첫 개설했다는 한국학 강의에 몰린 109명의 낭트대생들과도 첫 대면
벌써 봄이 무르익어 여름의 문턱이다. 낮이 길어지고 활동이 많아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이고 있다. 오래전에 잊은 줄 알았던 소리가 나를 부른다. 새벽잠에도 분명 새소리였다. 봄내 우는 뻐꾸기소리가 아니라 요즘은 듣지 못하는 소리였다. 쪽박 바꿔주!! 쪽박 바꿔주!! 새는 맑은 소리로 울었다. 심술덩어리 시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며느리를 내쫓으려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딸에게는 커다란 바가지를 주고 밥을 짓게 해서 넉넉했고 며느리에게는 조그만 쪽박을 주고 밥을 지으라고 했으니 밥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딸이 똑같이 한 바가지씩 밥을 해도 딸은 온 가족이 먹고도 남을 만큼 되는데 며느리는 밥이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고 흉을 보고 다녔다. 그러다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고 일부러 식구들을 배 곯린다고 갖은 구박을 하며 며느리를 괴롭혔다. 마침내는 쌀을 빼돌리는 못된 며느리로 몰아내 쫓고 말았다. 가엾은 며느리는 길에서 울다 기진해서 죽고 말았다. 그 혼이 새가 되어 쪽박 바꿔달라며 울었다. 얼마나 한이 되었으면 죽어서도 쪽박을 바꿔달라고 했을지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 예전에는 여자기 시집을 가면
고구려 장수왕 시절 고양 땅에는 ‘한주’라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장수왕의 손자인 흥안태자(후일 안장왕)는 이 땅을 정탐하러 왔다가 한주낭자와 정을 나누게 되었죠. 다시 고구려로 돌아가게 된 태자와 낭자는 손가락 걸어 장래를 약속했고. 백제 태수의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온갖 고초를 당했지만 낭자는 태자에 대한 사랑과 지조를 굳게 지켰습니다. 드디어 태수의 생일! 최후통첩을 거절하며 한주낭자는 다음과 같이 시조를 읊었다고 합니다.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있으랴”.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던 이 시조는 정몽주에 의해 〈단심가〉로 살아납니다(단재 신채호 고증). 하여튼… “네 이녀~~언 저년을 당장 쳐 죽여라”고 외치는 백제 태수의 호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흥안태자의 심복 을밀장군이 백제 태수를 사로잡아 한주낭자를 구출했고, 이 기쁜 소식을 낭군에게 전하기 위해 한주낭자는 고봉산에 올라가 봉화를 올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춘향전〉의 원전이라고 믿어지고 있습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
조선의 ‘선비’는 서구의 ‘신사(Gentle man)’에 해당된다. 선비와 신사는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약자를 존중하는 인간상인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신사의 여러 덕목 가운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담긴 봉사와 희생 정신은 선진 시민사회를 만든 원동력이다. 한국의 현대사회에서 선비의 의미는 타인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공직자에게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는 경제만으로 이룰 수 없다. 많은 인구가 기아선상에 있고 기본적인 위생환경을 갖추지 못하는 세상에서 기업들이 제대로 번영할 수 있을까? 계층 간 화합과 소통이 중요하다. 용인이 100만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화와 성장 동력 확보라는 경제 발전 못지않게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돕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이는 내가 재능기부 문화에 기반을 둔 사람 중심의 ‘젊은 용인’ 실현을 특별히 중요한 시책으로 정한 이유이다. 범시민 재능기부 운동은 민선6기의 소명 가운데 하나이다. 자원봉사와 재능나눔 기부를 시민 대통합의 계기로 삼기 위한 것이다. 문화·교육·안
경기남부지역에서 처음 발병한 메르스가 급속히 전염되고 있어 국민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3차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사회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왜곡된 헛소문마저 확산되고 있어 문제다. 전염경로와 접근단절을 위한 이동제한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메르스로 인한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확산이 우려돼 국민 불안이 가중된다. 국내가 메르스 감염확산으로 초비상 상태로 지역사회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때이다. 세종시와 충남도에서도 메르스예방을 위해서 휴교를 취하는 등 전국적인 확산으로 불안이 높아간다. 현재 도내에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이들이 9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등 메르스 공포가 경기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당국의 발생초기에 안이한 대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소중한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위해서 신속한 대응전략으로 대처해가야 한다. 교육당국과 지자체, 의료기관 등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고 있으나 문제가 심각하다. 외부환경과 단절된 환자관리가 어렵고 공기전염이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84개 학교의 휴업을 결정하였으며 앞으로 학교 회의를 거쳐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가 늘어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방식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2차에 이은 3차 감염 등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루 사이에 5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첫 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있었던 경기도내 한 병원에서 감염됐다. 평택 화성 수원 등 경기남부 지역은 초비상 상태다. 국내 메르스 첫 번째 감염자가 입원했던 병원과 사망자들이 발생한 병원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2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6명 중 2명이 첫번째 3차 감염자들로 확인됐으며 현재 도내에 메르스 환자와 접촉자들이 9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르스공포는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과 학교 유치원 등이 임시 휴업을 하고 있다. 첫 번째 확진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은 휴원을 결정하고 의료서비스를 중단했고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 역시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거친 의료진 50여 명을 이날부터 자가격리 중이다. 또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일 저녁 도내 57개 유치원과 75개 초등학교가 휴업을 결정했고, 중학교 8곳, 고등학교 1곳, 특수학교 1곳과 대학 1곳 등 모두 143곳이 휴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앞으로 휴
기준금리(1.75%)가 물가상승률(근원물가상승율 2.1%)을 밑돌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별 이득이 아니라는 판단에 정기예금을 탈출한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흩어지고 있다. 실제 자금흐름을 보면 저금리 기조로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10조1,488억원에 달해 2년7개월 만에 10조원을 돌파했고, 증시 주변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총액도 5년 만에 110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 묻지마식 투자는 더 이상 안된다. 오늘은 재테크 최고의 기술인 ‘시간’에 대하여 알아보자. 주식 투자든 펀드 투자든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나빠지면 당장 팔거나 환매를 한다. 손실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행동한다. 사실 장기 투자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빨리 내일의 결과를 알고자 한다. 하지만 투자에선 오래 투자할수록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복리 효과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맨해튼은 세계 금융계의 중심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월가(Wall Street)가 있어 더욱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