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눈 /김승기 세상엔 도다리와 광어 밖에 없더라 아무리 창을 넓게 열어 젖혀도 오로지 두 방향 너무나 섹시하게 얇디얇은 시각 좌측! 우측! 세상은 온통 찢어져 나부끼고 당신은 도다린가? 광어인가? -시와사람 가을호에서 저들이야 세상에는 오로지 도다리와 광어뿐인 줄 알고 있겠으나 어디 그 너른 바다에 도다리와 광어뿐이겠는가. 두 눈 정상적인 어류들이 셀 수도 없이 많다. 좌광우도라고 한다. 비정상적인 눈을 가진 저들이 바다를 온통 지배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 아닐까. 좌측, 우측으로 삐뚤어져 박혀 일방통행인 눈으로 세상을 얼마나 바로 볼 수 있을까. 좌측이든 우측이든 여지없는 한쪽이다. 저들은 텅 빈 한쪽이 전혀 부끄럽지도 않다. 세상은 굳이 넓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족속들인 것이다. 오로지 한쪽만 보고 달려가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논리라는 것은 만들면 생기는 것이다. 주장하면 옳은 것이 된다. 당신은 광어인가, 도다리인가, 좌인가, 우인가, 가운데 서면 안 되는 것인가.
우리나라는 한 해 25만명이 죽음을 맞고 거의 대부분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들 중엔 살아야 한다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죽음을 맞는 이도 있다.또 생명의 유지를 중지시킬 권한마저 본인이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도 있다. 그토록 피하고 싶어 한다는 중환자실에서의 죽음이다. 중환자실에서 피하고 싶은 것은 죽음뿐이 아니다. 환자 의식이 없고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이 죽음에 임박한 생명을 연장, 유지시켜 주는 경우다. 이럴 땐 죽음의 질은 고사하고 인간의 존엄성조차 논하기 힘들다. 오히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다. 사실 우리나라 죽음의 질(Quality of Death)은 매우 후진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죽음의 질 국제비교(2010년)에 따르면 OECD 30개국을 포함해 조사대상 40개국 중 하위권인 33위였다. 임종과 관련한 법 제도, 임종 환자의 치료 수준과 비용 부담 등 27가지 지표로 얼마나 품위 있게 죽음을 맞는가를 비교한 결과다. 선진국에선 잘 죽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이 보편화 되어 있다. 생전에 미리 써놓는 이 의향서에는 무의미
지난달 영사모 발기인 모임을 갖고 필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다. 직장과 원고 집필, 장편소설 <그림자밟기>와 시나리오 곽재용 감독과 각색을 거듭하는 가운데도 가슴 따뜻한 지인들과 이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어 사실 마음의 부담이 크다. 하지만 유년시절 영화배우 오디션 합격 등 지나온 시간 동안 스크린에서 보내왔던 세월을 보면 필자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고, 그만큼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을 영화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영화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영화관에서, 집에서, 잠시 틈나는 자리에서도 우리는 영화와 만나고 있다. 우리 곁에서 영화가 떠난 적이 없고, 늘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요즘처럼 영화의 위상이 새삼스럽게 보인 적은 없었다. 옛날에는 외국영화를 쳐다보며 우리 영화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작품성이 뛰어난 다양한 장르의 우리 영화가 새로운 기운을 전하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의 놀라운 약진에 기쁨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영화 같다’ 말을 하는데, 이 말은 새롭고 놀랍거나,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만날 때 하곤 한다. 우
며칠 전 한 지인이 성년의 날(5월 셋째 주 월요일)을 맞아 올해 법적 성인이 된 아들에게 성인이 되는 것의 의미와 성인된 것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콘돔을 선물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성인으로서의 자유를 인정함과 동시에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라는 의미에서 그리했다고 한다. 자식에게 콘돔을 선물하는 아버지를 보며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과 더불어, 성인기로 진입하는 청년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민법상 성년 기준은 만 20세였으나, 올해 7월부터는 그 기준이 만 19세로 낮춰진다. 법적 성인이 되면 투표권을 갖고, 음주, 흡연, 19금 영화 관람이 가능하고, 개인신용카드 가입도 할 수 있고, 물론 결혼도 할 수 있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성인기, 그러나 우리사회 청년들은 과연 얼마나 성인으로서의 자유와 책임을 만끽하며, 자신의 삶과 미래를 희망적으로 일구어 나가고 있는가? 한국 역사에서 청년이라는 용어는 1900년 전후로 잡지·신문 등의 근대적 인쇄 매체를 통해 등장하다가 점차 사회의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청년의 출현 과정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조명한 한 학자는 청년을 “흩어져 가는 균열의 경
내일부터 2013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열린다. 어느덧 17회째다. 1996년 8월 19일부터 25일까지 화서문 일대에서 첫 번째 행사가 열렸고, 2년 후인 1998년 8월 1일부터 9일까지 화홍문 일대에서 열렸다. 이 행사가 시작될 당시 국내외 언론은 큰 관심을 갖고 대서특필했다. 왜냐하면 우선 행사가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배경으로 개최되는 데다 작품의 질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화서문에서 열린 첫 행사 때 수원시가 지원한 예산은 겨우 3천만원 정도였지만 국내 유수의 언론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9월 4일자 한 언론의 글은 지금까지도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연상시킨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 모든 행사의 주체가 시민이라는 것이다. 수원지역의 예술가와 환경운동가, 시민들이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행사를 추진한다. 시민들이 직접 재활용품을 이용한 공동창작을 하고 걸개그림을 걸기도 한다…(중략)…수원시민들이 ‘자연·성·인간’을 행사의 주제로 삼고 성곽을 도시개발의 장애 요소가 아니라 시민행사의 무대로 활용하는 것은 정조의 민본사상과 맥이 닿아 있다.’ 제2회 때는 되살아난 수원천에 수상무대와 객석을 설치하고 연극제를 진행했다. 수천명의 관객들은 맑아진 수원천에 발을
여야 국회의원들이 갑의 횡포를 근절하겠다며 앞 다투어 강도 높은 대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을이 입은 손해액의 최대 10배까지 갑이 보상토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문화한 법률안을 발의했고, 민병두 의원도 불공정 갑을 거래를 광역지자체장이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배상면주가 대리점주와 CU 편의점주가 잇따라 자살하면서 ‘을의 분노’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 대한 정치권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럴 거면서 지난 임시국회에서는 왜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미뤘는지 따져 묻고 싶지만, 그보다는 어떻게든 갑의 횡포에 강력 제동을 거는 일이 먼저이므로, 향후 정치권의 행보를 일단 지켜볼 것이다. 서민들의 고통을 뻔히 알면서도 미적거리다가 불행한 사태가 연이어 터진 뒤에야 ‘해결사’인 양 나서는 행태에 대한 비판은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 갑을관계를 떠나 을을 죽음으로 내모는 현저한 사회적 부정의와 불평등을 바로잡는 일에 우선은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여야 의원들이 중지를 모으면 이번에는 최소한
광역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유급보좌관제를 도입하되 책임성을 강화, 출석정지 등 징계를 받거나 ‘불성실’ 의정활동을 할 경우 의정비를 감액하고 지방의원의 겸직금지 대상기관 및 직위를 명확히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역의원 보좌인력 지원과 함께 지방의원의 주민에 대한 책임성 제고도 병행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유 장관은 “지방행정이 과거에 비해 복잡·다양해졌고 전문성도 요구되는데다 보좌인력 없이 예·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자치입법 등 의정활동을 충실히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제대로 된 견제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회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지방행정의 중앙정치 예속, 주민의 대표선출권 제한, 공천헌금 문제 등 국민 대다수가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장관은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경우에도 현직 단체장·의원의 연임 견제 등 보완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신설되는 지방자치위원회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논의하도록 공론화할 필
포천시 소흘읍은 오는 25일 소흘읍사무소 광장에서 소흘읍청소년지도위원회, 의정부검찰청범예방포천지구회와 함께 ‘제3회 아리솔 청소년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3회째 열리는 이번 축제는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부문에서 소외된 지역 청소년들에게 놀이 공간 조성을 통한 소통기회 제공, 지역에 대한 자긍심 고취와 정서함양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식전행사로 경민대학교 태권도 시범, 그루터기 Trio Korea jazz Band 공연, 고려대학교 음악동아리 ‘크림슨’과 지역 내 중·고교를 대표한 4개팀의 댄스 및 음악경연이 펼쳐진다. 또한 40명의 악단으로 구성돼, Willam J. Brazier Jr 군악대 대장이 지휘하는 미2사단의의 군악대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 관람객에게 추첨을 통해 스마트폰, 자전거, 선풍기 등 제공할 예정이다.
▲이학성(경기문화재단 대리)씨 처조모상 =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 21일 특2호실, 발인 23일 아산 음봉선영 ☎010-7388-7626 삼가 명복을 빕니다
메모는 습관이다. 그리고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위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메모가 습관화 되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꾸준하게 행동한다는 자체를 어렵게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의 메모 달인들’ 저자 최효찬은 “메모는 정답이 없다. 필요한 내용을 자기가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하는 부지런함과 어떤 상황이라도 창피해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앤더슨 에릭슨 심리학 박사가 제시한 10년의 법칙처럼 메모도 일정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간 집중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년간 메모로 전문가적인 안목을 키운 뒤 그 관점으로 10년간 쭉 메모를 해야 어느 정도 습관화 된다고 하니 어렵지 않은가. 하지만 습관이 길들여지면 자신에게는 크나큰 유익으로 작용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정치가, 철학가, 예술가 등 수많은 인물들이 습관에 길들여진 메모광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링컨은 긴 모자 속에 항상 연필과 종이를 넣고 다녔고, 슈베르트는 식단표는 물론 앞사람의 등에도 악상이 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