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집 앞을 바쁘게 나서다 미끄러운 눈길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 무지하게 아프네.’ 출근길이 큰일이다 싶었는데 관공서의 제설작업으로 큰 도로는 생각보다 원활한 운행을 하고 있었다. ‘큰 도로는 괜찮은데 내 집 앞이 문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땐 새벽에 아버지가 “눈 왔다”고 하면 눈을 부비며 일어나 눈을 쓸었던 기억! 참 좋았는데…. 내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자연재해대책법 제27조(건축물관리자의 제설책임)에서 건축물관리자(소유자·점유자·관리자)는 관리하고 있는 건축물 주변의 보도·이면도로 및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을 하여야 하며, 건축물관리자의 구체적 제설·제빙 책임범위 등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로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조례를 개정하였다. 이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행정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어야 하는데, 소 코뚜레를
얼마 전 이혼소송 중인 사건을 조정하다 보니 이혼사유와 관련한 내용이, 두 당사자 간의 시시비비보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가 주로 이야기 된 사건이 있었다. 당사자 모두 아이들에게 주었던 관심과 사랑에 대해선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가정생활의 대부분이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부부중심의 생활이 밀접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정리되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매우 관대한 부부였지만, 자신들의 부부관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였다.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의뢰인과 함께 온 아내는,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격앙된 마음을 누르며, 왜 이혼할 수밖에 없는지 조근 조근 이야기해 나갔다. 이야기가 이어지자 맞은편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남편은 고개를 떨구기도 하고, 긴 한숨을 내쉬기도 하며, 원고인석의 아내를 쳐다보지 못했다. 사업파산 이후 수년의 가출로 이어진 남편의 공백 기간에 대한 불성실함과 무능함을 이혼사유로 말하며, 그동안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하다 보니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고 한다. 피고인석의 남편은 자녀 둘에 대한 과다한 교육의 결과가
‘여러분의 한 표! 우리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걱정 대신 열정으로! 한숨 대신 함성으로! 기권 대신 투표로! 용감한 유권자들’ 등등의 투표 독려 현수막을 고민하던 나는 파주시 도시경관과의 불가 해석에 경악했다. 아니, 바로 옆의 고양시뿐만 아니라 관악구, 동대문구, 서초구, 서울시 등등의 현수막을 직접 본 나로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투표 독려를 하는 현수막이 <공직선거법>이나 <정당법>이 아닌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거하여 행정게시대 외에는 걸 수 없다는 해석이었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해석이 달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논쟁을 하게 된다. 상식적으로 해석하고 공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결국 법리 해석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변호사와 통화하였다.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은 ‘옥외광고물의 표시&
최근 푸어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카푸어(Car Poor)’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주변을 보면 주거지는 비교적 열악한데,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 다가구주택을 가끔 지나다 보면 독일 명차반열에 오른 차나 최근 인기가 많은 외제차들이 적지않게 눈에 띄는데, 종종 출근시간 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미혼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들이 많다. 자동차는 일단 소비재로 구입 즉시 감가상각이 되고 좋은 차일수록 유지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자동차는 신차 구입 후 3년 후에 차량가격의 약 40%가 감가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 다음 내용으로 ‘만약 이것이 이해가 안된다면 5천만원짜리 자동차를 구입하고 3년 후엔 2천만원이 차량가격에서만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는 내용이 곁들여졌다. 물론 유지비나 보험료, 자동차세, 수리비 등은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 다음 내용이 더 이해가 빨랐는데, ‘만약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면 당신이 3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베란다에서 1만원짜리 지폐 14장을 3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144번(=36개월×4주=144주)을 공중에 날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여기에 기름값
1민주주의의 근간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다. 선거야말로 민주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적인 제도다. 그러나 민주주의 역사가 흐를수록 투표율은 낮아지고 있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앤서니 다운스는 투표할 확률을 제시하면서 비용과 편익을 따질 줄 아는 유권자라면 당연히 투표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자신의 한 표로 당락이 가름될 경우는 거의 없으니 후보자를 선택하고,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시간 등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경제적으로 따지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투표를 한다는 역설이 엄존하고 있다. 리스크 회피설은 자신이 투표를 안 했다가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하는 경우를 감수할 수 없어서라는 것이다. 훗날 다운스는 모두들 자신의 잇속을 챙기느라 투표를 안 한다면 민주주의가 붕괴하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표비용을 감수하면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를 하게 하기 위해 의무투표제를 도입한 나라는 29개 국가다. 투표를 안 하면 벌금 또는 징벌을 물리는 국가로 벨기에에서는 15년 이내 4번 불참 시 10년 동안 투표권을 박탈하며, 공직 진출을 제한
지난 10일 밤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발표한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 방안을 놓고 양 진영은 서로 자신의 방안이 합당한 것이라며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좋은 일자리는 ‘늘’리고 지금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 질은 끌어‘올’리는 ‘늘지오’ 정책을 주장하면서 “벤처창업 활성화와 대학 내 창업 적극 지원 등 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면서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생겨나던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둘 다 괜찮은 정책이다. 청년층이나 조기퇴출, 정년퇴직에 따라 직장을 떠난 중년·노년을 막론하고 일자리는 소중하다. 몇몇 부유층을 빼놓고 대다수 국민들은 일자리와 생계를 동일시하고 있다. 오죽하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나왔을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일자리를 얻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도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일자리센터 수원역 상담실’이 개소된 지 163일 만에 3천 번째 취업자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김모
18대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을 전격 발사해 대선정국을 흔들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신북풍(新北風)’이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이 어떠한 의도로 대한민국의 대선판국에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렸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두 후보의 외교·안보·대북 공약과 더불어 한반도 위기관리 능력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국정 최고책임자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우리의 안보정책을 좌우하는 것이어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5천만 국민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유권자들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 후보들의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국정운영 비전 등은 물론이고 국가 안보관을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헤쳐 나가야 할 국가적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저성장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맹자(孟子)는 인간 본성의 근본(四端)은, 남을 측은해하는 마음(惻隱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인(仁)의 시작이고, 부끄러워(羞惡之心)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의(義)의 시작이고,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예(禮)의 시작이고, 잘잘못을 가리는 마음(是非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지혜(智)의 시작이라 했다. 즉 인간은 예(禮)와 염치심(廉恥心)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당하면 다시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스스로 사람다워지려고 한다. 그런데 작금의 사회현상을 살펴보면 민주주의를 앞세운 개인중심주의, 해이(解弛)된 법질서와 갈등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우리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때인 지난 7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160여개 단체 등이 참가한 가운데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경구(警句)를 내걸고,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오늘날 한국교육은 학교폭력과 자살, 청소년 범죄 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이를 꾸짖는 어른들에게
▲김규식(경기도청 기획팀장)씨 부친상= 12일 오전 2시, 광주광역시 운암동 한국병원장례식장 제3분향소, 발인 14일 오전 9시 ☎(062)528-4444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