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무상 교복 지원' 정책이 시행되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아 학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무상교복 지원은 중·고등학교 입·전학생에게 30만 원 상당의 현물 지급, 교복자율화 학교 입학생에게 일상복 구입비 지급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물 지원 품목은 동복(자켓, 와이셔츠, 조끼, 바지) 4피스, 하복(와이셔츠, 바지) 2피스이며, 각 학교는 2단계 입찰 방식 등을 통해 선정된 업체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해 지원한다. 그러나 학부모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추가 구매 등으로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수원의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원 품목에 체육복이 포함되지 않아 한 명당 13만 원 정도를 더 내고 샀는데 정작 교복보다 돈 주고 산 체육복이나 생활복만 입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교복 업체에서 필수로 사지 않아도 되는 카디건이나 6~7만 원의 여벌 바지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더욱 문제는 비싼 가격 대비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학교주관 구매 입찰 시 대부분 업체들이 지원 상한액(30만 원)에 맞춰 투찰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교복선정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용인의 한 학부모는 “중소기업이 있는 지역은 가격이 저렴해 셔츠를 두 장씩 받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면서 “입찰에 대부분 큰 업체들이 참가하고, 가격을 똑같이 30만 원에 맞춘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 경쟁이 안 돼 디자인, 품질에 따라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비싸진 만큼 질이 좋아졌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차라리 현물이 아닌 입학준비금을 지원해 유동성 있게 쓸 수 있도록 조정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6피스 기준 한 벌을 30만 원 이내로 지원하고 있어 추가 구매할 때에는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체 단가보다 지원 금액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재원이 한정돼 내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교주관 구매에 대해선 “학교에서 계약하는 것이라 교육청이 낙찰 금액까지 다 정해줄 수 없다”며 “담합이 의심되는 경우 조사를 실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를 통해 거기에 판단을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구리시가 미래세대 육성을 위해 공교육을 보완·보충하는 교육지원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구리시 방정환 아카데미’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백경현 구리시장의 시정 5대 핵심공약중의 하나인 ‘미래를 위한 알찬교육’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98억 9800만원의 총사업비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구리시 방정환 아카데미’를 건립해 교육복합시설 설치, 교육지원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으로 공교육을 보완·보충하는 교육지원사업의 컨트롤 타워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미래교육협력지구, 진로직업체험, 진로상담 등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복합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위해 우선 2명의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했으며 곧 조례 제정 절차를 이행하고 상반기에 진로적성교육 및 미래교육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하반기에는 구리시 청소년 문화의집 내 교육지원센터에 방정환 아카데미 사무실을 설치 및 운영하고 2027년도에 인창동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준공되면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방정환 선생의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리모델링 중인 교문도서관을 ‘방정환 도서관’으로 변경 설치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이곳에 올해 안으로 방정환 테마존(전시 및 체험공간, 이야기방, 어린이잡지코너 등) 도 구성하고 ‘방정환 도서관’ 사인물 제작 및 설치,‘방정환 도서관’ 개관 및 방정환 연계 독서문화행사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시가 이처럼 ‘아카데미’와 ‘도서관‘에 방정환 선생의 존함을 사용하는 것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하는 소파 방정환 선생 뜻을 받들어 미래세대를 육성하겠다는 백 시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아동문학가이며 독립운동가,사회운동가인 소파 방정환 선생은 1899년 11월 9일 서울에서 출생한 후 1931년 7월 23일 31세에 돌아가셨다.이후 홍제동 화장장 납골당에 모셔졌다가 제자와 동료들에 의해 1936년 7월 23일 구리시 교문동 산 84-2번지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내) 로 모신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구리시는‘방정환’ 명칭 사용 등과 관련해 유족들과 협의중에 있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 상황에서 경기도도 이에 대비해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중심의 지원 정책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는 연구 제언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14일 발간한 ‘코로나19 대유행 3년, 경기도 신용카드 매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코로나 확산으로 영향을 받은 도내 소상공인들의 매출 변동 점검 분석을 담았다. 연구원이 도내 신용카드 오프라인 가맹점의 일자별 매출액 추정치 자료를 살펴본 결과, 매출액은 5차례의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회복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매출액은 코로나가 처음 확산한 2020년에 비해 매년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은 8조 3065억 원으로 2020년 7조 7016억 원에 비해 7.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주유, 스포츠·문화·레저, 여행·교통 업종의 2020년 대비..
킨텍스는 14일,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총 금액 1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금 1000만원은 자발적 참여를 희망한 임직원들의 모금액에 기관의 사회공헌 예산을 일부 더해 마련됐다. 성금은 글로벌 NGO 단체 굿네이버스에 기탁되며 긴급 식량지원과 의료지원, 주거물품 등 생필품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 활동에 참여한 한상엽 과장은 “지진으로 아픔을 겪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의 모습을 뉴스로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며, “지진 피해자분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구조대에게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킨텍스 이재율 대표이사는 “기부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
수원 중심부에 자리한 팔달구는 1988년 장안구와 권선구로 처음 분구가 이뤄진 지 5년 뒤인 1993년 2월 1일 문을 열었다. 이후 2003년 영통구가 신설되며 수원시는 현재의 4개 구 체계를 갖췄다. 팔달구는 수원의 역사·문화 중심지다. 사통팔달의 지리적 이점으로 상권이 발달하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활력의 중심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또 다양한 발전 동력이 남아 있어 미래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팔달구청 개청 30주년을 맞아 팔달구의 변화를 통한 어제와 오늘, 내일을 짚어본다. ◇팔달구청 개청 이후 30년 변화상 인구에서부터 삶의 형태까지 팔달구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 비해 세대당 인구는 줄고, 인구밀도는 높아졌다. 또 도시 인프라가 눈에 띄게 확충됐다. 28개였던 학교는 38개로, 한 곳뿐이던 공공도서관은 4개로 늘었다. 복지시설 역시 46개소에서 94개소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팔달구 청사는 우연찮게 10년마다 청사를 이전했다. 그때마다 팔달구정의 변곡점을 만들었다. 처음 분구된 팔달구는 인계동의 한 빌딩을 임대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 시기 팔달구는 수원천 복원과 월드컵경기장 등 기반시설 확충이 중점적으로 이뤄져 수원의 발전을 견인했다. 팔달구는 2003년 초 수원월드컵경기장 임대청사로 이전한다. 영통구가 설치되며 팔달구의 관할 구역도 크게 변경됐고, 10개 동의 행정구역 변경도 완료했다. 수원화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원 문화관광의 부흥을 이끄는 거점 역할을 했다. 이후 매향동에 청사를 신축해 이전한 팔달구는 2014년 4월 5일 드디어 단독청사 시대를 열었다. ◇전통과 자연이 꽃피운 문화·관광 거점 수원의 문화와 관광의 발전은 팔달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 한 달간 팔달구에서 개최된 '2022 힐링폴링 수원화성'에 몰린 관람객만 100만 명에 달한다. 팔달구 발전의 기초는 수원천과 수원화성 복원사업이었다. 수원천의 상류 구간부터 옛 모습을 찾는 생태복원사업(1995~2002년)이 진행돼 수원천이 팔달구를 완전히 종단하며 시민의 삶 속에 유유히 흐르게 만들었다. 또 지동교~매교 구간을 다시 복원하는 '수원천 복개구간 복원사업'으로 수원천은 생명을 되찾아 문화와 관광의 거점이 됐다. 수원화성 복원사업은 1996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화성행궁, 화홍문, 여민각 등 중건 및 정비와 남수문 복원이 차례로 이어졌다. 군데군데 끊어졌던 수원화성에 성곽 잇기 사업을 추진해 화서문, 창룡문, 화홍문, 남포루, 서장대 등이 연결돼 수원화성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수원화성은 자랑스러운 세계유산으로 다양한 문화·관광 사업이 펼쳐지는 터전이 되고 있다.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상권 중심지 팔달구는 예로부터 사통팔달의 대명사였다. 팔달구의 '팔달(八達)'은 팔달산에서 유래했는데, 팔달산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명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원래 이름은 탑산이었으나 막힘 없이 사방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산에 팔달산이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정조 역시 수원화성의 남쪽 대문을 팔달산 이름을 따 팔달문으로 정했고 전국에서 팔부자를 모으고 시전을 열었다. 이러한 특성은 전통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팔달구에는 총 14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이 중 팔달문 주변에 8개 시장이 분포하고 수원역 주변에 시장 4곳이 위치해 있다. 화서시장과 구천동공구시장까지 더하면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점포만 2100여 곳에 달한다. 각 전통시장 축제 등 지원 정책으로 상권 활성화를 도우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이 한몫을 했다. 특히 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된 ‘수원남문 거리축제’는 지난해까지 25회까지 이어지며 인근 9개 시장을 연계해 아우르는 연합 축제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물해 고객을 끌어모았다. 생태교통 수원 2013 이후 급격히 발전한 행궁동의 상권 발전도 눈에 띈다. ◇풍부한 미래 동력으로 발전 기대감 ‘UP’ 팔달구의 영화와 발전은 앞으로 기대감이 더 크다. 우선 재개발 사업으로 주민들이 유입되고 있다. 매교동에 위치한 115-6 구역과 115-8 구역이 지난해 하반기 준공됐으며, 인계동에 위치한 115-9 구역 재개발 사업도 오는 8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계동과 우만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매산동과 경기도청 주변 등 구도심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도 한창이다. 도시재생사업이 이행되면 행궁동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문화·관광 분야 클러스터 역할을 할 인프라들이 다양하게 추진되는 점도 팔달구 발전의 청신호다. 수원 화성행궁 2단계 복원정비 사업과 남수동 한옥체험마을 조성사업, 북수동 복합문화체험시설 조성사업, 수원미디어센터와 정조테마공연장 건립 등이 차근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팔달구의 발전 기대감을 높인다. 오랜 골칫거리였던 수원역 성매매집결지가 지난 2021년 자진 폐쇄된 이후 수원역 일대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 지동 일대에 들어설 팔달경찰서 신축도 예정대로 2024년 말 준공되면 주민들을 위한 치안도 더 촘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미숙 팔달구청장은 “지난 30년간 팔달구의 여정에는 수원의 정체성이 담겨있음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20만 구민을 섬기며 ‘수원의 중심, 품격 있는 팔달’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약과 미래를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마라톤의 경험을 책으로 출판한 마라톤 동회회가 있다. 부천시에서 2003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두발로’(회장 정진식)가 그들이다. 5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두발로는 지난 2020년 회원들의 마라톤 수기를 엮어 ‘해낸 사람들, 마라톤을 이야기하다’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회원들이 마라톤을 접하게 된 계기와 훈련 방법, 마라톤을 접한 뒤 달라진 그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았다. 각자 삶의 꿈과 고난을 헤치며 나아가는 생생함 경험담들이 묘미다. 회원들은 책에서 “마라톤이 삶의 그 자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진식 두발로 회장은 “단순히 기록을 남기기 위해 책을 발간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경험했던 부분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마라톤을 하는 이들이게는 동료의식을, 마라톤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입문서가 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실내 흡연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기도내 거주자들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천시 괴안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지난달 14일 거주자 A씨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다 잠들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른 거주자들의 발 빠른 대처로 큰 사고는 피했지만 A씨는 연기를 마셔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성의 한 아파트에서도 지난 8일 담배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베란다에 버린 담배에서 불길이 번져 거주자 14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담배로 인한 화재 발생 비율은 다른 화재 요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화재보험협회는 화재 원인 중 ‘부주의’가 36.9%로 가장 높았고, 부주의 가운데 담배로 인한 화재가 2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담배로 인한 화재 사고는 다른 화재에 비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재 8604건 중 3715건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였으며, 이 중 담배로 인한 화재가 14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실내 흡연으로 인한 화재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안성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베란다에 버린 담배에서 번진 불은 25분 만에 진화됐지만 거주자 1명이 화상을 입고 7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 이송됐다. 한 소방 관계자는 "담배로 인한 화재는 실내에서 흡연하는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담배 꽁초가 실외기 등 각종 기계 닿을 경우 자칫 폭발로 인한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동주택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내 흡연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실내 흡연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경우 화재 발생 시 대피에 어려움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튀르키예 강진 사망자가 2만 8000명을 넘긴 가운데 피해를 키운 이유 중 하나가 조적조 건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원도심 건축물 대부분을 조적조 건물이 차지하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전체 허가 건축물 20만 6690동 중 내진 확보 건축물은 3만 863동(14.9%)다. 내진 대상 건축물 12만 9308동만 떼어놓고 봐도 내진 성능이 확보된 비율은 23.9%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 통계는 2019년 말 기준으로 현재 기준 통계는 나온 것이 없다. 시는 지난달부터 전체 건축물에 대해 내진율을 조사하고 있지만 양이 너무 방대해 언제 조사가 끝날지 예상할 수 없는 데다,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관련 법령이 없어 조치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건축법시행령 제32조 따른 건축물 내진 설계 기준은 1988년 6층 이상 또는 10만㎡ 이상에서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17년 규모 5.4의 포항 지진 직후 내진 설계 대상이 2층 이상 또는 200㎡ 이상과 모든 주택으로 확대됐으나 소급 적용되지 않아 법 시행일 이전에 지어진 내진 설계 비대상 건축물들은 대부분 지진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1970~19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폭넓은 원도심을 형성한 인천의 경우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과거 한국은 지진 안전지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지만 2001년 지진 발생횟수가 70건을 넘었고 그 후 10년간 매년 40건 안팎의 지진이 일어났다. 인천 백령도 2003년 규모 5.0 지진, 지난달 9일 강화군 바다에서 규모 3.7 지진이 발생했다. 내륙에서 일어난 적은 없으나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만큼 안전지대가 아니란 뜻이다. 비교적 관리·점검이 용이한 공공건축물 1966동 중 내진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1495동(76%)이다. 하지만 민간 건축물은 건축물 대장상 기록에 의존해 점검을 해야 하고, 소유주 스스로 지진 안전성 확보를 하면 인증서와 명판 발급하는 등의 혜택성 정책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는 규모 4~5 정도 지진이 일어난다면 원도심에 남아있는 건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대책에 대해선 혀를 내두른다. 원도심 뿐만 아니라 송도와 청라의 경우도 건축물이 내진 설계가 되어있더라도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해안가를 중심으로 화력발전소 등 국가주요시설과 정유시설·가스 등 위험물취급 대형 사업장이 즐비해 지진이 발생한다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 허종완 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인천은 최근 지진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원도심은 내진 설계 적용이 미미한 만큼 지자체 차원의 보수·보강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보강이 당장 어렵다면 간판, 건물외벽마감재 등 비구조체에 대한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며 “다른 지자체에선 이와 관련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인천은 그런 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경기도내 공공기관에 ‘책임계약제’가 도입된다. 첫 타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문화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4곳이다. 이는 도내 기관이 주요 공약과 기관장의 혁신 포부를 담아 선정한 경영성과 목표를 1년 후 평가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새로운 공공기관 평가제도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3일 도청 상황실에서 ‘책임형 공공기관 책임계약 체결식’을 열고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 등과 책임계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은 주요 분야 예산 상위 기관 중 정원 200인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신임 기관장들과 도지사가 도민과의 약속 및 기관장 의지 표명 등의 내용을 담아 책임계약을 진행했다. 책임계약은 해당 기관장 임명 시 기관장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목표 2~3개를 도지사와 합의해 확정하고 달성도와 성과를 1년 후 평가하는 제도다. 김 지사는 중앙부처에서 책임운영기관제를 시도해본 경험을 소개한 후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는데 결과적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책임계약은 기관장들께서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을 도민들께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성과는 도지사는 물론 실국장들도 공동책임이다. 최대한 힘을 합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아끼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관별 책임계약 사항은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신도시 내 공공주택 7901호 및 공공복합개발 임대주택 316호 확보 ▲중소기업 노동자 특별공급 1.2%로 확대 ▲어르신 안전 하우징 사업 200호 추진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세계적 수준의 광교 중심 광장 조성을 위한 설계 착수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신용회복 지원을 통한 재도전 기회 제공을 위한 채권 소각 660억 원 ▲재도전 희망 특례 보증 100억 원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소상공인 대환자금 750억 원 지원이다. 경기문화재단은 ▲권역별 복합문화공간 발굴·활동 지원 4건 ▲문화 향유 격차 해소를 위한 외부 재원 유치 5억 원 ▲도내 예술대학생 기회 터전 마련을 위한 산학협력모델 구축 5건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경기북부 균형발전 및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G-펀드 조성 1200억 원 ▲소부장 기업 공급 안전망 확보 및 기술 자립화 역량 강화를 위한 26개사 지원이다. 평가는 2024년 초 업무담당 소관부서 실·국장 중심 자체평가 후 경영평가단에서 자체평가 내용을 검증하고, 기관장이 목표 달성도와 부진사항에 대한 개선방안 등을 도민과 도지사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도는 우수기관을 대상으로 일부 평가항목을 면제하고, 우수성과 창출을 위한 특별 증원과 도지사 표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인 '밸런타인데이'가 제과 업계의 비뚤어진 상술로 본래 취지를 변질 시키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3세기 당시 로마 군인들은 결혼이 금지됐는데,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진 한 병사를 안타까워한 발렌티누스 신부가 이들의 결혼을 성사시켰다가 사형을 당해 이를 기리기 위한 날로 정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사랑 고백 쪽지’와 ‘초콜릿’을 마케팅화 시켜 우리나라에 전파돼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기념일로 자리잡게 됐다. 이런 소비자들에 심리를 이용해 초콜릿·사탕 등을 평소 판매가에 비해 비싸게 팔거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들을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해 구매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진행 중인 용인과 수원 내 편의점 세 곳에서 상품 유통기한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올해 5월~8월까지였다. 편의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3)는 “밸런타인데이 같은 기념일은 특별하다고 하기엔 꽤 자주 있어서 연애 초반에만 챙기고 그 이후엔 잘 안 챙기는 편이다”며 “또 (기념일에 파는) 상품들이 예쁘긴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019년 전국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3%는 ‘이벤트 데이’는 없어져야 한다고 답했고, 소비자의 소비성향을 이용하는 전략적 ‘데이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는 응답도 60.2%였다. 전문가들은 기업은 지나친 상술을 자제해야 하고 소비자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밸런타인데이는 평소 하지 못했던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의미를 훼손시킨다”면서 “소비자들이 상술에 넘어가지 않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혁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분별력 있게 상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하더라도, 소비자 보호 입장에서 기업들이 높은 가격 책정이나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끼어파는 마케팅을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