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내게 주신 문화유산은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다. 선을 쌓는 집에 경사가 있고, 조상의 적덕으로 자손이 받게 되는 경사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악한 끝은 없어도 선한 끝은 있다’고. 그러니 힘들어도 착하게 살면 ‘나도 이만하면 살겠구나!’ 싶을 때가 온다고 다독거려 주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논어 맹자 노자를 줄줄 외울 정도의 독서광이었다. 동양문화의 핵이 되는 인문학 공부는 자존심을 도도히 지니게 했다. 쩨쩨하거나 천박한 일은 하지 않았다. 체면을 매우 중시했으며 수신하고 가정을 건사한 뒤 사회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았다. 기원전 343년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2세로부터 열세 살 된 아들의 교육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왕실에서 최고..
감당하기 힘든 패배나 위기를 맞이할 적에 특별한 용단을 보여줌으로써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종종 목도되는 일이지요. 비상의 시기에 비상의 방법을 쓰는 것은 어쩌면 요긴한 지혜일 거예요. 그러나 작금 이 나라 정치에 걸핏하면 등장하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정치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요? 임금이 질병이나 고령으로 정사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될 때 누군가 왕 대신 정사를 돌보는 것을 대리청정(代理聽政)이라고 하지요. 또 임금이 어린 나이로 즉위했을 때 왕대비나 대왕대비가 정사를 돌보던 일을 수렴청정(垂簾聽政)이라고 해요. 그런데 대리청정이나 수렴청정의 이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추악한 모략들이 수두룩 일어나 나라를 풍전등화로 몰아넣은 역사도 없지 않았어요.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부터 대선·지방선거에서 내리..
『판타 레이』. 기계공학을 전공한 민태기 박사의 책 제목이다. 공학자의 책이지만, 인문학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명품 걸작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revolution)에 관한 새로운 발견은 데카르트를 거쳐 뉴턴 역학을 탄생시켰고, 뉴턴 역학은 열역학과 전자기학으로 이어졌다. 코페르니쿠스의 업적은 이렇게 역사에 미친 충격이 컸다. 하여 revolution은 나중에 혁명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저자인 민태기 박사는 이 이론들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잃어버린 고리’를 ‘판타 레이’라는 개념에서 찾는다. 판타 레이(Panta rhei)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남긴 말로 ‘만물은 유전한다.’ 라는 뜻이다. 잃어버린 고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과학과 경제, 사상, 철학, 역사, 음악, 미술 등과 관련된 주옥같은 이야기와 유명인사들의 삶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볼륨은 꽤 되지만 읽다 보면 책을 덮을 수 없을 만큼 재미가 쏠쏠하다. 17세기 유럽에는 커피하우스가 곳곳에서 성업 중이었다. 커피하우스는 신흥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사교장이자 토론장이었다. 커피하우스 출입이 금지된 귀부인 여성들은 따로 살롱을 개설해 새로운 학문과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이 살롱에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볼테르가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가지고 와 풀어놓았다. 『프린키피아』가 수학과 물리학 교과서가 아니라 구체제를 무너뜨릴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던 것이다. 『프린키피아』는 달랑베르, 디드로, 루소에까지 영향을 주며 『백과사전 혹은 과학, 예술, 기술에 대한 이성적인 사전』의 출판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된 백과전서파의 탄생이다. 볼테르는 이미 수학과 물리학의 대가 반열에 올라 있던 후작 부인 샤틀레와 연인관계가 되어 본격적으로 뉴턴 역학을 연구해 『철학 서간』을 출판했고, 샤틀레와 공저로 『뉴턴 철학의 기본 요소들』을 출판하며 뉴턴 역학을 알리는 데 박차를 가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닮은 달랑베르의 출생에 관한 얘기, 볼테르와 루소의 불화, 루소의 이중성에 관한 에피소드도 곁들여진다. 그 밖에 뉴턴과 라이프니쯔의 갈등, 헨델이 영국으로 간 사연, 헨델과 라이프니쯔의 엇갈린 운명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과학은 고립된 개별 분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탄생시킨 우리 사회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사고의 산물이다.” 칸트의 박사학위 논문이 뉴턴의 중력이론을 기반으로 태양계 행성에 관한 가설을 제기한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이고, 헤겔의 박사학위 논문은 ‘행성들의 궤도에 관하여’였다는 사실도 상기하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의 작자(作者) 조선 문신 남구만(1629~1711)이 관련된 이야기다. 문장과 경사(經史·경서와 사기)에 밝았고 영의정까지 지낸 당시의 ‘셀럽’이다. 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간단한 줄거리와 그것의 취지(趣旨)다. 하루는 낚시를 하는데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조과(釣果)가 화끈한 곁의 한 낚시꾼에게 남구만이 물었다. 그 문답(問答)의 기록이 남았다. “똑같이 낚싯대를 던지는데 물고기가 그대의 미끼만 잇따라 무는 이유가 무엇인가? 비법을 가르쳐주게나.”(남구만) “법(法)을 일러드리기는 어렵지 않으나, 묘(妙)를 가르치는 것은 어렵소이다.”(낚시꾼) 남구만이 그 대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이겠다. 요즘 말로 ‘의미부여’다. 그가 어떤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비유(比喩)의 방법으로 글을 지어냈을 개연성(蓋然性)도 있다. 세상 이치이기도 하리라. 낚시의 방법은 같아도 경험이 주는 절묘한 경지가 어찌 같을까? ‘법과 원칙’을 늘 내세우는 대통령과 ‘완장질’로 헛발질 연발하며 급전직하 지지율에 당황하는 여당의 대표 직무대행(당시)을 생각한다. 낚시의 ‘일반론’은 法이고 물고기를 잘 낚는 ‘비법’은 妙일 터다. 나름의 ‘정의’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치’로 빗대볼 수도 있겠다. 법전이나 책에도 이미 적혀 있는 법과 원칙만을 챙기기 위해서 굳이 대통령과 같은 직책은 필요하지 않다. 말 그대로 법과 원칙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정치(政治)는 다르다. 회초리로 세상을 바룬다는 뜻 칠 복(攵)자가 正의 곁에 붙어있는 것이다.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正義의 에센스인 ‘바를 正’의 어원은 ‘오래된 미래’처럼 뜻밖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적(敵)의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잰 발걸음이 正이란 글자를 이룬 그림이다. 한자가 그림에서 온 기호임을 다시 생각하자. 사방을 둘러싼 성의 모양인 囗(국)은 나라 국(國)의 옛글자다. 그친다 멈춘다는 뜻으로 쓰는 지(止)는 발 그림의 기호로 다른 글자와 합체할 경우 ‘가다’는 뜻이 된다. 正자 윗부분 一은 囗의 생략형이다. 법과 묘처럼, 正과 政의 차이는 엄연하다. 그림이 그렇듯 글자는 (세상 뜻의) 상징이다. 저 성(囗)을 차지(점령)하는 것이 正이니 승자독식의 어떤 규칙처럼 전에는 억지이던 것도 지금은 정의인 것인가.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여기나보다. 정치 도치(道治) 덕치(德治)를 구분해 세상의 지도 원리를 설명한 원불교의 법어가 그들에게 혹 답이 될까? 정권이 바뀌면서 얻게 된 독(과)점적 발언권이나 기회를 정의나 정치라고 착각하지 말 것이다. 자기(들)만의 ‘애국(심)’을 오로지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고래심줄 세금을 쓰는 것은 조만간 (국민의) 회초리를 맞을 수 있는 행실이다. 문자(文字)의 원리는 이렇게 법보다 묘를 보여주었다.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6년을 땅속 칩거하다가 밖으로 나와 허물을 벗으면 매미가 된다. 그리곤 짝을 찾느라 저리도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본능에 따라 울고, 짝을 만나면 사랑을 하고 그러다가 어길 수 없는 때가 되면 사라진다. 언제 아플 시간이 있을까.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그때는 그랬다. 힘이 없었잖아. 그리 말하면 할 말이 없지만 미물같은 매미도 할 일은 다 하고 사라진다. 너덜거리는 시간을 뒤져봐야 한숨만 나오지만 그래도 도대체 머리가, 아니 심장이 왜 아픈지 아무리 최고의 병원 의사를 찾아도 진단도 처방도 못한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혹여 북쪽의 지도자는 이러한 변명은 하지 말았으면. 옥수수도 여물어 가는데, 나만은 살아 있어 매미 울음소리가 덧없이 커지는 8월이다. 태어난 고향이라고 부모 형제의 소식은 알고 싶어 생명줄 잡고 이 글이..
윤석열 대통령이 하계 구상중이다. 취임후 3개월여 숨가쁘게 달려온 국정운영에서 재충전의 소중한 시간이 돼야 한다. 윤 대통령에게는 역대 어떤 정권 초기보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새정부가 목표를 향해 이륙할 때 가장 필요한 게 국민 호응이다. 그런데 국민지지가 계속 하향세다. 하루빨리 국정동력을 살리는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최우선의 큰 방향은 나와 있다.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인사 문제다. 대통령실과 정부 조각의 편중인사와 야당 패싱 장관 임명, 사적채용·민간인 순방동행 등 인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인사는 두가지 관점에서 중요하다. 첫째 도덕성과 능력에서 국민에게 대리만족감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 선거과정에서 공을 세우고 공직에 출사(出仕)를 기대하던 창업 공신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엄중한 눈높이가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세대 등 지지 세력에 2차 울림으로 이어져 국정에 힘이 보태진다. 인사권자는 야당은 물론 국민과 집권층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집권당의 지도체제 면면도 현 정부의 평가에 큰 몫을 차지한다. 소위 ‘윤핵관’ 인사들의 내부 갈등이나 사적 채용 논란 등은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준석 대표의 징계 파장은 국정 수행지지와 여당 지지율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 당 대표나 직무대행, 원내대표 등 집권당의 간판은 정부 인선 이상으로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거취와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국민의 피로감을 키웠다. 당권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국정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통령실에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오랫동안 검사의 외길을 걷다가 국정의 최고지도자가 됐다. 어느 때보다 열정과 능력, 도덕성으로 무장된 최고의 참모들이 절실하다. 여론은 변화무쌍하다. 이제 임기 초반인만큼 새로운 결기와 각오로 국정의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 이번주가 분수령이 돼야 한다. 먼저 윤 대통령은 인사 문제와 관련해 차분하게 복기부터 해봐야 한다. 또 대통령실이나 정부부처의 의사결정 등 시스템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둘째 휴가기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정‧재계 원로나 각 분야의 전문가 등과 최대한 소통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평소 소신대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다름’에서 지혜를 구해야 한다. 셋째 여당내 갈등이 더이상 장기화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넷째 윤 대통령의 측근 그룹은 선공후사 정신으로 심기일전해야 한다. 국정운영이나 인사는 대통령이 혼자 할 수 없다. 주변 인사들은 자신들의 세력 확산에 앞서 최적의 인물을 삼고초려해 대통령의 인재풀을 넓혀줘야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과의 갈등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소통과 포용의 능력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대선 창업(創業)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동력을 복원해야 한다.
노르웨이의 가수, 카리 브렘네스 (Kari Bremnes)의 베를린의 사랑( A Lover in Berlin)을 들으며 신문을 보고 있는데 노르웨이의 연례 행사에 대한 토막기사가 눈에 띈다.(카리 브렘네스의 목소리가 만든 고적하고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날아간다) 노르웨이인들은 연례로 ‘대구 혀 자르기’ 행사를 하는데 주어진 시간 2분내 대구 혀를 뼈 없이 가장 많이 발라내는 이에게 상을 준단다. 참가 연령은 13세 이하. 어린이판 몬도가네 느낌이라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지만 문화 차이로 돌린다. 노르웨이 하면 대개 인형의 집 작가인 헨리크 입센, 절규의 화가 에드바드 뭉크, 페르귄트 모음곡으로 유명한 에드바르 그리그를 떠올리고 스웨덴 핀란드와 묶어 북유럽 지상낙원이라고 부러워한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무엇 때문에 부국이 됐을까? 100년 전만해도 척박한 땅, 적은 인구 등으로 고생하던 농업국가였다. 오늘날 스웨덴은 이케아와 H&M, 볼보, 스카이프, 에릭손, 일렉트로룩스 등을 내세우고 핀란드는 (노키아는 지는 노을이 됐지만) 게임계의 슈퍼스타 슈퍼셀과 로비오, 그리고 모바일 운영체계 안드로이드 기반인 리눅스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상징기업도 없는 노르웨이가 어떻게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가 넘는, 북유럽 최고 부국이 됐을까? 석유 때문이다. 50년 전인 1969년, 노르웨이와 면한 북해에서 엄청난 양의 원유가 쏟아졌다. 스웨덴, 핀란드도 천연자원부국이지만(스웨덴은 철광석, 핀란드는 질 좋은 목재) 오일 머니와 는 비교 불가. 게임 끝이다. 나라 곳간만 그득한 게 아니다. 부자나라의 병이라는 고독,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이 OECD 5위권에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였으나 1990년,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가 시판되면서 현격히 개선됐다. 올해 우리의 자살률은 여전히 OECD국가 중 1위인데 노르웨이는 15위이다(2022.2월/Health Data/OECD제공) 가장 부러운 건 젊은이들이 남과 비교 없이, 열등감 없이 꿈을 좇을 수 있는 사회기반과 인식이다. 30프로가 고등학교 졸업을 안해도, 70프로가 대학을 안가도, 루저가 되지 않는 나라다. 입시와 취업과 혼수 마련 걱정 없는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카레 브렘네스의 목소리와 노래가 답을 한다. 애태우지 않고 속 끓이지 않는 목소리로 ‘사랑을 하면 아이처럼 빠져들고 천국과 지옥의 끝까지 가보라. 그게 사랑한다는 것이다’고. 한때 베를린에서 연인을 만났어/ 옆 테이블의 연약한 노파가 말했어/ 그의 목소리가 오래된 바이올린 같다고 그리고 말했어/ 그 목소리, 목소리/ 사람들은 그걸 남자에게 빠져드는 거라고 하네/ 하지만 이 추락은 내게 날개를 달아, 하늘을 날아오르게 했네 / 말도 안돼, 아무 계획도 없어/누가 이 열정을 마른 땅의 안전과 바꿀까/ 나도, 그도 아니야 (후략) 이 나라에 ‘사랑의 지옥과 천국을 끝까지 가볼 수 있을 여유 있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창밖으로 심야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에 괜히 가슴이 아려온다. (인터넷 창에서 www.월드뮤직. com을 치면 소개된 음악을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출산 예정 경기도청 북부청사 공직자를 격려하고 축하선물을 직접 전달했다. “출산 휴가자들이 보직이나 근평, 승진 등에서 인사상 불이익과 차별을 받지 않고 오히려 이익을 받도록 하겠다. 여성 직원과 남성 직원들 모두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란 말도 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27일에도 본청 청사에 근무 중인 출산 예정 공직자들을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양육 지원금만으로 출산·육아 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며 “그들의 결정과 책임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존중을 표현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기도가 먼저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사는 취임 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잇달아 표명하고 있다. 7월 11일 도청에서 열린 제11회 인구의 날..
복날은 7월과 8월 사이의 가장 더운 시기쯤 10일 간격으로 초복, 중복, 말복을 일컫는다. 복날은 몸에 기운을 보하여 더운 여름을 무사히 보내라는 일종의 관습적 식문화이다. 과거에 프랑스의 여배우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용을 비판하면서 우리나라가 야만국가처럼 회자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브리지트 바르도의 조국인 프랑스도 한 때는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생또노레(Saint-Honore)라는 곳에는 개시장이 있어서 개고기 1kg에 2프랑 50센트 받고 팔았다고 한다. 사실 개고기 식용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남미와 북미 일부, 아시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고기 식용문화 자체가 사라지거나 정부의 정책에 의해 개고기 식용이 사라지게 되었을 뿐이었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에 개고기 식용은 생존하기 위한 선택적 식문화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도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거나 자발적으로 금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먼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이 충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전체 인구의 30% 정도로 세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꼴이다. 법제도도 이와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동물 유기 시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다음으로, 이 땅의 현대인들은 과거 조선시대처럼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개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이 식당과 시장에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반려동물의 상징과도 같은 개를 식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영양과다로 인해 다이어트를 실천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지경이다. 한 때 재래시장의 한쪽을 점령하다시피 즐비했던 보신탕가게도 점차로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보신탕 문화를 없애기 위해 실태조사를 했던 통계를 볼 수 있었다. 1980년대까지 수 백 개가 넘던 보신탕 가게가 현재는 10여 개 업소만 남아 있다고 한다. 그나마도 일부는 영업 중단을 고려 중이고 일부는 주인들의 나이가 많아 조만간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말 많고 탈 많았던 개고기 논쟁이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수업을 하면서 가장 기대되는 순간은 아이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만들어낸 결과물을 확인할 때이다. 특히 고학년을 맡으면 글쓰기나 영상 만들기 수업을 하면, 이후에 몹시 기대감에 차서 아이들의 과제물을 기다린다. 어린이들의 편견 없고 솔직한 글솜씨에 한번 감동 받고, 기대 이상의 영상 퀄리티에 다시 한번 놀란다. 이번 영화 만들기 수업도 혼자 여러 가지 기대를 품고 시작했다. 단편 영화 제작은 방학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 프로젝트였다. 팀당 5분 남짓의 단편 영화를 만드는데 25차시 혹은 그 이상이라는 막대한 시간이 들어갔다. 초등학교는 1차시에 40분이니 16시간 30분 정도 걸린 셈이다. 처음 계획은 17차시에서 끝내는 거였는데 진행하다 보니 도저히 시간을 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할 것 없이 모두가 열정적으로 영화 만들기에 매달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