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많은 난제들이 대기 중이다. 만 5세의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라는 졸속 정책은 여론 수렴 뒤에 취소할 수 있다고 다급히 진화하였지만, 고물가와 무역수지 적자, 재산확산 되는 코로나에 대한 과학반응 타령에 대한 실망, 밀어붙인 경찰국 신설의 여진, 용산 대통령실에 이은 한남동 대통령 공관의 공사 건 등등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발등의 불은 국외에서 더욱 심각하다. 악화하는 미·중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대로 우리의 생존 문제이다. 지난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인한 중국의 반발과 이를 적극 옹호하는 미국 간의 갈등은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해 오던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펠로시가 타고 오는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을 하고, 실제로 8월 4일부터 7일까지 대만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전개하기까지 했다. 미국 역시 펠로시 의장을 무장한 관용기로 이동케 했으며 대만 체류시에는 인근에 최신예 항공모함을 3대나 출격시켰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강경 일변도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나라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여론에 크게 밀리고 있는 백악관은 중국을 자극할 필요 없다며 대중 강경파인 펠로시의 대만행을 반대했지만, 결국 표를 의식해 돌아섰다. 집권 민주당보다 더욱 강경한 대중국 노선을 주장하는 공화당의 지지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동북아 평화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펠로시의 행보를 맹비난했지만, 정치인에게는 평화보다 표가 중요했다. 중국 역시 가을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기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더는 대만 문제에서 밀릴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다. 이미 나토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대러시아 제재의 블록에 참여한 우리는 이미 진즉부터 중국에게 등 돌리고 있었다. 국무총리는 7월 26일 국회에서 중국 경제가 거의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까지 하는 등 연이은 대중 강경 발언을 쏟아 놓고 있다. 과연 국제정치가 그렇게 간단할 수 있을까. 최근의 대만 문제를 놓고 심화한 미·중 갈등의 뒤에는 일본의 외교술이 통했다고 한다. 중국을 반도체 블록으로 왕따시키는 칩(Chip)4 동맹의 구상에도 일본이 가장 적극적이다. 헌법 개정을 통해서 정식 군대를 가지고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는 과거의 군국주의 국가에 대한 희망은 암살된 아베만의 꿈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은 동북아의 균형자가 되어야 한다고 외쳤다. 우리가 주변 4강의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추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쉽지 않지만 맞는 말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적으로 만들고 민족문제를 풀 수 있을까? 이를 의식해서인가 방한한 펠로시와의 면담을 거절했다고도 한다. 균형자 역할을 깨달았다면 다행이지만 왠지 신뢰가 가지 않는 갈팡질팡 외교다. 휴가 동안 충분히 푹 쉬고 업무에 복귀한 대통령은 이 난제들을 통제하고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 난국을 감당할 수 있을지 그것이 나만의 걱정이 아니길 바란다.
2006년 5월, 북한에 밤나무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협의하는 기독교계 단체와 동행하여 평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 과장님, 불안하지 않아요?” 평양 양각도호텔 2층 식당에서 가진 아침식사시간, 일행 중 한 명인 원로 목사님이 질문을 던졌다. “왜요?” 아마도 북한의 종교정책, 6·25전쟁 때의 경험 등 평생 ‘공산당’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아 온, 여든을 바라보는 노(老) 목사님께선 평양에서의 잠자리가 영 불편했던 모양이다. “목사님, 여기 평양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남북간에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는 인사들의 신변 안전은 물론 무사 귀환을 보장하는 약속이 잘 지켜진다는 사실을 아는 나로서는 북한에서 체류하는 것이 불안할 이유가 없지만, 처음 북한을 방문하는 목사님으로서는 몹시 불안할 수도 있겠다는 생..
코로나 19가 다시 창궐할 기미를 보이지만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 계곡으로 떠나는 여름휴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공항이 붐빈다고는 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방역 절차와 외국에서 감염을 우려해 기피하는 국민들이 더 많다. 하지만 가족끼리 국내 펜션이나 호텔 등 숙박업소를 얻어 떠나는 휴가는 그나마 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붐비는 유명 해수욕장이나 관광지가 아닌 한적한 농어촌으로 떠나는 휴가는 더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불법 민박이다.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하는 불법 농어촌민박의 경우 당연히 행정기관의 안전 점검이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이곳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잘 모른다. 농어촌민박은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예약과정에..
여름 휴가로 찾은 강원도 양양의 풍경은 이색적이었다. 서핑족들의 성지라는 정도는 알고 갔지만 그들이 문화를 바꿔놓은 줄은 몰랐다. 횟집이 즐비할 거리의 서핑숍과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도 낮설었느데, 밤이 되자 바닷가를 조명과 음악, 춤으로 밝힌 비치클럽 청춘들의 모습은 흡사 외국 휴양지 느낌이다. 웃통 벗은 사내들의 문신, 칵테일 잔 들고 춤추는 비키니 차림 여성들의 분방한 모습이 나의 ‘촌스러운’ 20대 기억을 소환했다. 20세기에 청춘을 보낸 내게 ‘바닷가 청춘’을 상징하는 것은 기타와 모닥불, 새우깡 안주, 그리고 단골 레퍼토리 0순위였던 연가(戀歌).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저 바다 넘어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빛도 아름답지만/사랑스런 그대 눈은/ 더욱 아름다워라.....(후략)’ 새우깡을 건네며 스치는 손 끝에 가슴 떨려하면서도 쓴 소주에 사랑고백을 삼켰던 것이 내 청춘의 연가였다. 그 노래가 내 나라 노래가 아닌, 뉴질랜드 전통 민요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람은 양양의 밤 문화 이상이었다. 그 노래로 인해 그저 북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복지천국, 낙농업 친환경 국가 정도로 알고 있던 뉴질랜드 역사의 그림자를 알게 됐다. ‘뉴질랜드 전통 민요’라고 할 때 전통은 무엇인가. 백인의 나라라고 인식된 뉴질랜드의 원주민은 1200년 이후, 폴리네시아에서 건너온 마오리족이다. 마오리족의 평화는 17세기 중반, 이 땅에 발을 디딘 네덜란드 탐험가 아벨 타스만,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등을 시작으로 흔들리며 결국 제국들의 놀잇감이 됐다. 1840년, 영국은 마오리족에게 그들의 신변, 토지 소유권을 보장해주겠다는 ‘와이탕이 조약’으로 꼬드겨 사실상 식민지로 만든다. 이후 급증한 유럽 이민자들이 옮긴 전염병과 그들의 토지강탈에 맞서 벌인 전쟁으로 마오리족 인구는 급감하고 문화는 쇠한다. 1970년, 대영제국 내 자치령이 된 뉴질랜드는 1931년, 자치정부 수립, 1947년, 자치국 정식 인정 과정을 거치며 오늘에 이른다. 현재 뉴질랜드 인구는 파케하라고 부르는 유럽계 백인이 60% 이상이고 원래 땅의 주인이었던 마오리족은 15% 정도. 미국의 인디언처럼 마오리족 역시, 관광객들에게 전통춤 ‘하카’ 등 전통문화를 팔며 2등 국민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연가’라고 알고 있는 마오리족 노래 ‘포카레카레아나(Pokarekareana)’는 마오리족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북섬 로토루아 호수 근처에 살던 족장은 딸이 미천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만나지 못하게 카누를 빼앗는다. 청년은 매일 밤 구슬프게 피리로 연가를 불렀고 그 피리 소리에 미친 딸은 청년이 사는 섬까지 헤엄쳐가 사랑을 불태웠다. 이를 알아챈 족장은 결국 그들의 결혼을 허락했다는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해피엔딩이다. 마오리족 전설을 품은 이 노래는 1914년 투모안(Tomoan)의 편곡, 마오리족 출신 가수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의 목소리로 세상에 나온다. 우리에게 흘러든 것은 한국전쟁 때 참전한 뉴질랜드군에 의해서였는데, 속설에 의하면 참전용사 중 가장 용감하게 마지막까지 싸운이들이 마오리족 출신들이었다나. 진위를 떠나 슬프게 들린다. (인터넷 창에서 www.월드뮤직. com을 치면 소개된 음악을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놈 나온다. / 국회의원 나온다. / 곱사같이 굽은 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 / 가래끓는 목소리로 웅숭거리며 나온다 / 털투성이 몽둥이에 혁명공약 휘휘감고 혁명공약 모자쓰고 혁명공약 배지차고” 지난 5월 작고한 김지하 시인의 담시(譚詩) '오적(五賊)'에 나오는 구절이다. 1970년 발표된 이 시에서 오적은 재벌과 국회의원, 장성, 장차관, 고급 공무원 등을 일컫는다. 오적에 각각 개견(犬) 자를 붙인 한자 조어로 풍자의 극치를 이룬 이 담시가 실린 책은 오랫동안 불온서적이었다. 대학 시절 선배에게 복사본으로 받아 읽고는 낯섦에서 오는 충격을 가눌 길이 없었다. 미끈한 언어의 나열을 시라고 생각했던 고정 관념이 흔들렸으나 형언할 길 없는 쾌감도 있었다. 판소리를 현재화한 담시의 형식미를 따져볼 겨를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은 무엇보다 말을 막는 시대 탓이 컸다. 광주 학살을 통해 대통령이 된 전두환은 문제 제기적인 모든 말을 유언비어로 몰아 족쇄 채우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말은 봄날 대나무 죽순 뾰족하게 솟듯이 여기저기서 삐져나왔다. "전두환을 ×× 죽이자", "전두환 ×새끼", "광주 원흉 대머리", "피는 피를 부른다", "네 심장에 칼을 꽂으마", "네가 죽는 그날까지".... 대학가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오가는 역이나 버스터미널 화장실은 모진 말의 향연장이었다. 추한 말은 곧 시대의 묵시록이었다. 시이자 대서사이자 아름다운 상징어였다. 추(醜)의 미학이 생성된 생생한 현장이 아니겠는가? 추함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독특하고도 뼈아픈 시대를 우리는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당하지 않은 권력이 가둬놓은 말은 추를 통해 형장에서 양지로 걸어 나왔다. 말의 생명력은 이처럼 상상을 초월한다. 말을 막는 어떤 권력도 유한할 수밖에 없다는 실증적 사례를 다름 아닌 우리가 만들었다. 사르트르가 자전적 소설 『말』에서 말한 바대로 말은 인간다움의 산물 아닌가. 그런데 말이 자유를 얻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 말을 나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평산 마을에서 쏟아내고 있는 보수 유튜버들의 말은 옮겨 적는 것 자체가 폭력일 것이다. 이들 뿐인가?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에게 모진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프레임에 입각한 막말을 일상적으로 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초라하게 느껴 질 정도다. 말의 자유가 말의 진흙탕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금 우리의 아름다운 말은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다. 말 짓눌렀던 시대에 있었던 추한 말은 말의 본래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추의 미학이란 말은 그만큼 정당하다. 그런데 말을 막지 않는, 막을 수 없는 시대에 있어 추한 말은 말의 기능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 자체가 추일뿐이다. 게다가 우리의 삶을 품격에서 비루함으로 이끈다. 바야흐로 우리는 말의 성찬이 고통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였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나타난 것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급등했고 23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와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 폭이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했는데 올해 6월 6.0%를 기록했으니 실로 무서운 상승세다.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장마 등 여러 가지가 겹친다. 놀랍게 오른 밥상물가 때문에 시장이나 마트에서 선뜻 식재료를 사기가 꺼려진다. 식당주인들도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재료값이 크게 뛰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서민들은 더 싼 음식을 찾아다니고 있다. 물가고로 인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 중의 하나가 무료급식소들이다. 무료급식..
1998년에 발표된 가수 임현정이 부른 곡 ‘첫사랑’ 은 ‘햇살처럼 눈부시게 다가와 나를 깨우던 그대여~ ’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햇빛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하니 이 노래가 문득 떠오른다. 햇살은 잠을 깨우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의 다양한 측면을 깨우는 눈부신 역할을 한다. 인간은 해가 지는 밤에 잠을 자고 낮에 활동하도록 진화한 동물이다. 낮과 밤의 대사가 다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이런 생물학적 변동을 하루 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한다. 이 리듬은 우리의 충동, 행동, 생화학을 조절한다. 수면을 비롯해서 우리 몸이 리듬있게 운영되기 위한 핵심에 빛이 있다. 일주기리듬을 잘 운영하기 위해 낮에는 충분한 햇빛을 쬐고 밤에는 인공광원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2007년 국제암연구기관은 야간 근무를 발암 ‘가능’ 물질 항목에 공식 등록했다. 널리 알려졌듯이 햇빛을 쬐면 비타민 D가 생성된다. 혈중 칼슘수치가 유지되는 것은 골성장과 골밀도 유지, 신경계의 정상적 기능을 위해 중요하다. 이러한 조절은 비타민 D 내분비계라고 불리는 복잡한 체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아이에게는 뼈가 물러져 성장이 지체되고 뼈대가 기형이 되는 구루병, 성인은 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골 연화증은 모호하지만 흔히 심한 뼈 및 근육 통증이 특징이고 섬유근육통, 만성피로증후군, 혹은 관절염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비타민 D 결핍은 심장병과 당뇨병, 뇌세포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 D는 다양한 면역세포가 몸속에 침입한 세균에 맞서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D가 우리건강에 여러모로 중요하며 보충제가 겨울에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고위도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비타민 D를 제공하는 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1년내내 햇빛을 충분히 쬐는 일을 대신 할수 없다. 비타민 D 전문가 마이클 홀릭 박사는 보충제 만으로는 비타민 D의 상태를 건강한 범위인 최소 30ng/mL 로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햇빛으로부터 자신의 피부를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이해로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었다. 그럼, 햇빛은 어느정도 쬐는게 적절할까? 마이클 홀릭박사는 책 『건강 솔루션 비타민 D (The Vitamin D Solution)』에서 피부의 종류,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는 면적, 살고 있는 위도, 하루 중 시간에 따른 햇빛의 강도를 고려해서 햇빛을 쬐는 시간을 달리 제안한다. 이에 따르면 대한민국 서울과 경기에 사는 피부가 드물게 붉어지고 항상 갈색으로 변하는 동아시아 사람인 한국인이 체표면적의 25-50%를 노출한다면 8월 오전 8시-11시에 30-40분,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는 20-25분 주당 2-3회 햇빛을 쬐는 것이 적절하고 안전하다. 단, 이 시간동안은 자외선 차단제는 권장하지 않는다. 자외선 차단제는 신체가 햇빛으로부터 비타민 D를 만드는 것을 거의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법정에 나갔을 때였다. 방청석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음주운전 피의자가 재판 중이었다. 혈중알콜농도 0.24정도로 단속되었다는데 보아하니 워낙 음주운전 경력이 많아 정식재판까지 넘어온 터였다. 판사가 기가 막힌지 물었다. “술을 얼마나 마시면 이 수치가 나옵니까?” 당사자가 대답했다. “기억이 안납니다” 우문에 현답이었다. 학제개편 문제로 온 나라를 벌집 쑤셔버린 상태로 만든 박순애교육부장관은 과거 0.251%의 혈중알콜농도로 단속된 전설의 음주운전 경력자이다. 이 분이 더욱 전설이 된 이유는 그 수치에도 불구하고 선고유예라는 선처를 받은 유일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분은 논문표절로 학회로부터 두 차례나 투고금지 처분을 당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실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권 인사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나?”며 임명을 강행했다. 이 분은 이렇게 교육부의 수장이 되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보은을 하고팠을까?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학제를 개편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은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는 교지를 내리셨다. 나라는 이렇게 발칵 뒤집어졌다. 나는 이걸두고 “대통령이 아이를 키워봤어야 사안의 심각함을 알지”라고 매도하진 않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렇게 무지할리는 없다. 필시 다른 이유가 있을게다. 이제 와서 ”공론화과정을 거치라“고 발을 빼고 있긴 하지만, 막무가내로 장관에 앉힌거나 장관이 개편하잔다고 대뜸 ‘좋빠가’(좋아,빠르게 가!) 지침을 내린 것을 볼 때 나는 두 사람이 막역한 술친구가 아닌가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그런 배경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사안이다. 대통령이 술을 좋아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선거기간부터 후보의 술자리 소식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당선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쏜 다음날에도 서초동 술집에서 벌겋게 대취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을 잘 안다는 지인이 ”내 평생 그렇게 술 많이 마시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는 말이 나왔을까? 나도 애주가다. 술이 죄가 아니라 맡은 일만 잘하면 문제될게 없다. 경제는 국가부도를 걱정할만치 수렁에 빠져들고 있고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와 치솟는 물가로 국민들은 갑자기 후진국으로 떨어진듯한 좌절감마저 드는 요즘이다. 그런데 국정의 실세는 김건희 여사라느니 건진법사가 각종 이권에 개입한다는 말이 난무한다. 과거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인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하는거 보면은..” 정작 저렇게까지 겁이 없을 수가 있나 싶은게 요즘의 윤 대통령이다. 취임하자 말자 국방부 방을 비우게 하고 외교부 공관을 접수했다. 경찰국으로 경찰의 반대도 짓밟았다. 군인도, 외교관도, 경찰마저 찍소리 못하니 왕이 된듯한 착각에 빠졌을까? 전투력 세계최강이라는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을 건드려버렸다. 이걸보고 나는 생각했다. “저건 필름이 끊기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중국 은나라 주왕은 애첩 달기에 빠져 연못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는 고기를 매달아 놓고 연일 잔치를 벌였다. 주지육림의 유래다. 신라 경애왕은 927년 견훤의 후백제군이 침입한 사실도 모른채 포석정에서 술을 마시다 최후를 맞는다. 영국 정치인 글래드스턴은 "전쟁과 흉년, 전염병 폐해를 모두 합쳐도 정치인에게 술의 해악과 비교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이전부터 했던 말도 한적 없다고 할 때가 잦았으니 알콜성치매증상이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다. 버럭하는 분노조절장애도 우려스럽다. 대통령도 아플 수 있다. 혹여 그렇다면 박순애 장관이 인사불성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듯이 국정의 운전대를 술잔과 같이 잡아서는 안된다.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는 믿고 싶다. 이 모든 혼란이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 때문이 아니라 부디 술 때문이기를.. 그래서 술만 끊으면 대한민국이 다시 위기를 극복하고 제 자리를 잡게 될 것임을.. 우리 국민은 술에 관대하지만 참을성은 약하다.
교육부가 전격적으로 발표한 취학연령 하향 조정안이 파장을 낳고 있다. 박순애 장관의 업무계획 보고 형식으로 발표된 조정안은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춘다’는 내용이다.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취학연령을 바꾸는 정책변경을 놓고 각계의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이제 국민은 깜짝 발표 형식의 국정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정책 내용보다는 민감한 교육 분야의 국책을 가벼이 취급한 정부의 추진 방식이 더 문제다. 교육부는 취학연령 하향에 대해 사회적 약자도 빨리 공교육으로 들어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정책은 기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동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논의돼왔다. 취학..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사태속에서 코로나 19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열자가 발생하지 않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북한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코로나 청정지역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72주년이 되는 만큼 북한주민중 6.25전쟁 참여 노병들의 연령은 80에서 90대가 대부분이다. 고령 전쟁 노병들을 평양으로 초청해서 대대적인 행사에 참여시킨다는 것은 30도가 넘는 한여름 폭염과 코로나 상황에서는 결코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이렇게 해서라도 북한 주민의 혁명정신과 전투의식을 고양해서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북한 지도부의 현실과 괴리된 접근이 매우 아쉽다. 북한은 2018년 미북정상회담이후 미국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2019년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이후 ‘강대강’ ‘선대선’의 병행적 입장으로 변화하였고, 금년 들어서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공개적이고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2018년이래 하지 않았던 ‘반미투쟁 월간행사’를 전국단위에서 진행하고 6·25 전쟁이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에 의한 ‘보병소총과 원자탄과의 대결’이었고 지금도 미국은 북한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선전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쪽에서 날아온 풍선에 매달려 온 ‘색다른 물건’에 의해서 코로나19가 북한에 유입되었다고 하면서 대남 적대의식을 강화하고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한국에 대한 기대의 싹을 잘라버리려고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러시아 패권 움직임에 신속하게 동조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및 지원을 받고자 하는 접근도 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7월27일 ‘전승절’ 기념사에서 정세에 대한 편협된 인식을 토대로 적대적인 대미 및 대남입장을 선명하게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 등 국제사회 평화 위협 행위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대신에 한국이나 미국이 선제타격이나 군사적 행동을 하려고 하고 있으며, 실행에 옮길 경우 핵무기로 강력히 대응하고 윤석열 정권을 전멸시킬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없고 국제사회 제재와 코로나19 재난에 따른 어려움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없음을 알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 19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조건없는 대화라는 계기를 활용치 못하고 동맹국가 진영에 편승해서 생존하자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연명하게 해 줄 수 있겠지만 번영을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베트남은 이념을 버리지 않았지만 민생을 위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개방하는 선택을 하였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도 ‘강대강’이 아닌 ‘선대선’ 입장에서 베트남과 같은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