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반정(仁祖反正)은 쿠데타다. 쿠데타로 왕좌를 빼앗은 자는 능양군(綾陽君) 이종(李倧)이고 빼앗긴 자는 광해군(光海君) 이혼(李琿)이다. 조카에게 왕좌를 빼앗긴 광해군은 강화도로 유배되었다. 쿠데타에 성공한 자들은 쫓아낸 광해군의 죄상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우리가 중국을 섬긴지 2백여 년, 의리로는 임금과 신하관계요 은혜로는 부모와 자식관계로다. 그러함에도, 배은망덕한 광해군은 천명을 어기고 오랑캐에게 투항하는 대역죄를 범하였음이라.” 명(明)과 후금(淸) 사이에서 관형향배(觀形向背)하던 광해군의 외교정책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사정이 그러하였으니, 쿠데타로 등극한 인조가 ‘숭명반청(崇明反淸)’을 부르짖은 건 당연했다. 인조와 쿠데타 세력은 명나라를 끔찍이도 ‘추앙’했다. 추앙의 정도가 어찌나 지극하던지, 왕은 명나라 황..
지난주 우리를 곤혹스럽게 했던 소식이 기재부 장관의 국유재산 매각추진 발표였다. 흥청망청하던 공공기관의 파티는 끝났다며 성남과 시흥 등의 수도권에 있는 불필요한 공공기관의 부동산을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국유재산의 민영화인 셈이다. 그러나 매각대상으로 공시한 9건의 부동산에서 여섯 곳이 논현동, 삼성동 등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에 있는 건물들인데 숨기고 발표했다. 심지어 인근에 지하철역까지 계획된 부동산도 있었는데 말이다. 기재부는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매각이라고 하지만 그 활성화의 대상인 민간이 누구란 말인가. 매입조건도 분납 가능하며 정부 지원까지 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미 구입할 사람을 정해놓고 한 발표로 눈가리고 아웅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국가의 부채를 줄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업의 투자 욕구와 기업가 정신을 일으켜 국내 생산을 높일 생각을 해야지 손쉽게 국가의 재산을 민간에 팔아버려서 메꾼다는 발상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가 헐값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던 공직자를 기억하고 있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가짜 한국인들에 의해서 투자된 회사들에 의해 국부유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쿼리 자산운용’이라는 투자회사는 전국의 고속도로와 지하철, 터널, 다리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고 있으며, 현 기재부 장관이 연루되었다고 의심되는 사모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통해 4조 6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챙겼고 그것도 부족했는지 국가를 상대로 5조 원대의 소송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가를 사적 이익의 대상으로 삼은 이명박 정권하의 4대강 사업과 해외 자원외교 그리고 방산비리 등 이른바 ‘사자방비리’로 천문학적인 국부가 유출되었다. 나아가 그들은 공기업의 부채를 줄이라며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라고 했다. 당시 석유공사는 신축 사옥을 매각하고 그 건물을 재임대해 사용하며 편안하게(?) 임대료를 내고 있다. 문제는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이 생기는 그 건물을 산 자들이 누구냐이다. 안타깝게도 매각을 발표하고 닦달했던 기재부 출신 장관과 관료들이다. 아직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 정권은 전국의 국유재산을 조사해 민영화하겠다고 나선다. 당장에 KTX에서 분리해 SRT(수서고속철도)를 별도로 운영하며 호시탐탐 노리더니 이제는 일원화되어 있는 철도관제권을 이관시키겠다고 한다. 철도민영화를 목표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 수도, 의료, 공항 등뿐 아니라 이제는 국가 소유의 부동산까지 줄줄이 민영화 대기 중인데 그 결실이 누구에게 갈까? 1867년 알래스카를 미국에 겨우 720만 달러에 팔고는 땅을 치고 후회하는 러시아는 지금도 외국인은 절대로 자국 내의 부동산을 구입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정도 경험을 해야 정신을 차리려나. 세기의 양심으로 존경받는 노엄 촘스키 교수는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라고 일갈했다. 이 정부는 이제 겨우 100일 지났을 뿐이다.
‘에든버러는 꼭 가세요’ 젊은 날, 첫 해외여행인 유럽 배낭 여행을 앞둔 내게 영국 유학파 방송사 PD가 권했었다. 마음에 담았지만 일정상 무리였기에 ‘다음 기회에 꼭!’ 이라는 미지의 목록에 끼워 두었다. 그리고 20년 넘게 흘러버렸다. 아, ‘다음 기회에 꼭 ’의 목록에 담긴 채 회한의 십자가를 단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10월 중에 유럽 여행을 갈 예정인데 앞뒤 재지 않고 제일 먼저 ‘에든버러’를 집어넣었다. ‘지금 못하는 것은 영원히 못할 것이며 다음 번이라는 것은 없다’는 쓸쓸한 삶의 섭리를 깨달았기에.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다. 스코틀랜드 하면 보통, 킬트(티탄이라는 체크무늬 남성용 치마), 백파이프, 스카치 위스키 등을 떠올리는데 월드뮤직 강사인 내게 이 나라는 졸업식장에서 부르는 ‘석별의 정’의 원곡이자 갑오개혁 직후 우리 애국가 멜로디였던,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나라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로 시작되는 노래. 원곡 ‘올드 랭 사인’의 뜻은 스코트어로 ‘오랜 옛날부터’ ‘그리운 옛날’의 정도의 뜻. 우리가 부르는 ‘석별의 정’은 헤어짐을 슬퍼하는 노래인데 본국에서는 ‘재회의 감격을 기뻐하는’ 노래로 불린다. 오래된 인연을 어찌 잊을까/ 어찌 떠올리지 않을 수 있나/ 오래된 인연, 오래된 날들/ 어쩌 잊을 수 있으랴/ 오랜 옛날부터 내 사랑아......중략...... 내 사랑하는 친구야/ 그 손이 저기 있으니/ 손을 뻗어 맞잡자꾸나/ 유쾌한 술잔을 함께 하니/ 오래된 옛날을 위해 작사자는 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 1759-1796)로 구전민요에서 영감을 얻어 시를 쓴 것이 가사의 바탕이 됐다. 거기에 작곡가 윌리엄 쉴드(William Shield 1748-1829)가 곡을 더해 노래가 탄생 되었다. 로버트 번스는 스코틀랜드 민중이 독립과 자유를 위해 싸울 때 시와 노래로 위로와 용기를 준 국민 시인이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하나 되기까지 전쟁의 도가니였다. 잉글랜드는 기원전 55년, 로마의 침입으로 410년까지 로마제국 지배를 받았고 이후 게르만족 분파 앵글로-색슨족, 바이킹족 침입 등에 시달리다 9세기 초 노르망디 공국에 정복되고 만다. 전쟁의 피로 적셔진 피해국, 잉글랜드는 이웃나라 웨일즈,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향해 분을 풀었다. 하나의 나라가 되기까지 끊임없이 침략하고 약탈하고 괴롭혔다. 1536년 웨일즈 합병, 1707년 연합법 제정으로 스코틀랜드 합병, 1801년 북아일랜드 합병으로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으로 통합되었지만 북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는 우리가 일본에 갖고 있는 것과 같은 앙금이 남아있다. 2014년 독립을 위해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한 스코틀랜드의 경우, 반대가 더 많아 부결되었지만 올해 다시 투표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인터넷 창에서 www.월드뮤직. com을 치면 기사 속 음악을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회용 컵 대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컵인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정부에서도 일회용품을 규제키로 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식품접객업 등에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고시를 개정, 다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6월 10일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부과·일회용품 보증금제가 시행됐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시행을 유예, 실질적인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등 375개 단체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유예를 중단하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일회용 컵 보..
아침 산길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서울에서 우리 아이가 열심히 노력해 제 능력으로 K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산자락에서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를 듣자니 시골에서 자랄 때 우리 집 새벽을 깨우던 수탉의 목소리며 당당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휴대폰 알림 소리가 잠을 깨운다. 그러나 알림 소리보다 닭 울음소리가 창조주 음성처럼 먼저였다. 다음으로는 할아버지 기침 소리에 집안의 대문과 어머니의 부엌문이 열렸다. 할아버지의 기침이라는 무언의 언어가 회사 대표의 리더십 같은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일이다. 날만 새면 친구들과 어울려 지금의 골프 같은 자치기나 구슬치기, 땅따먹기, 딱지치기 등에 해가는 줄 몰랐다. 이때 해질 무렵이면 어머니는 내 이름을 부르며 골목길로 나를 찾으러 다니셨다. 어머니의 목소..
호주의 스타 가수 올리비아 뉴턴 존이 지난 8월 8일 73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하고 우주의 별이 되었다.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아버지 Brinley Newton-John과 독일 출신의 어머니 Irene Born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리비아는 1954년 아버지가 호주의 대학교수가 되어 부임하게 됨으로써 가족들이 모두 멜버른으로 이민해 호주 국적을 갖게 되었다. 올리비아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가족관계가 있다.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막스 보른(Max Born)이라는 사실이다. 보른은 ‘불확정성 원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에게 행렬역학의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역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슈뢰딩거의 방정식에서 파동함수 프사이(ψ)가 슈뢰딩거의 해석과 달리 확률의 파를 의미한다고 함으로써 양자역학의 안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보른은 1954년에 ‘양자역학의 기초연구, 특히 파동함수의 통계적 해석에 관한 연구’로 뒤늦게 노벨상을 받았다. 보른은 1933년 1월 독일에서 나치당이 집권함으로써 유대인에 대한 탄압을 피해 영국의 케임브리지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 자리를 잡아 정착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딸인 Irene가 Brinley를 만나 결혼해 낳은 딸이 올리비아 뉴턴 존이다. 올리비아의 히트 곡 중에 1981년에 발표한 ‘피지컬(physical)’이 있다. 빌보드 핫 100 순위에서 10주 연속 1위를 달성한 노래다. 원래 다른 가수에게 주려던 곡이었으니 뉴턴이나 보른을 연상할 필요는 없다. 가사가 꽤 선정적이다. 진지한 대화를 좋아하는 상대에게 “나는 당신을 은밀한 레스토랑으로 데려갔고, 암시적인 영화를 보았다.”면서 바디 토크를 듣게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서로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동물적 본능을 받아들이자고 한다. 피지컬은 ‘육체적’으로 해석되는데, 자연의 물리법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성 간에 사랑이 싹트면 몸이 반응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사랑이야말로 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했고, “성의 등장은 이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 그리고 자기희생을 탄생시켰다.” 라고 했다.(『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성의 분화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적 혼합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창조했고, 인류의 문화가 화려하게 발전할 수 있게 해준 원천이다. 임신과 양육, 오랜 뒷바라지의 부담이 덜한 남성이 여성보다 구애에서 더 적극적이다.(Mat Ridley, 『붉은 여왕』)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구애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대신에 남성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상대를 선택한다. 올리비아의 피지컬은 자연의 법칙으로서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체력 단련을 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올리비아가 에어로빅 춤을 추면서 상대를 선택하는 내용의 뮤직 비디오도 가사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100일을 맞아 거의 모든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점수 매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것은 거의 “관습”이 됐는데, 이런 “관습”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도 취임 100일 동안의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에 대해 100일간의 성적을 매긴다는 것은 의미도 없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점수로 25점을 줬다는 보도가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25점을 준 이유는 현재 지지율이 25% 정도이기 때문이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따져보면, 지지율이 곧 점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정책적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은 대부분 1회성 사건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김건희 여사의 지인을 봉하마을 방문 때 동행시킨다든지, 대통령실 비서관의 부인을 나토정상회의에 동행케 했다는 것들은 1회성 “사건”이지, 구조에서 기인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과 같은 인사 관련 문제 역시 역대 정권에서 모두 있었던 문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해프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취학연령 하향 조정과 같은 사안은 이제 “사라진” 사안이 됐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결국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사안들은 대부분 단발성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면 지지율 하락 요인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일 문재인 정권 당시의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정책적 오류로 인해 지지율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심각한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정책과 관련한 심각한 오류는 없는 것 같다. 신(新)블록화 현상이 국제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 노선의 방향은 비교적 잘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고, 경제정책도 과거 문재인 정권과 같은 “실험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를 야기할 것 같지는 않다. 단지 단발성 사건이 또 발생하는 것은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정치 메시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하고, 특별 감찰관을 다시 임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 정권 인사의 특징은, 고위직 인선을 미룬다는 것인데, 현재 장관급 자리가 5곳 비어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공석인 장관급 자리를 하루빨리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남은 4년 반의 시간이다. 남은 시간 속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할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지지율 하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오는 24일로 30년이 된다. 1992년 수교 이래 30년 동안 양국은 경제·통상을 중심으로 교류가 비약적으로 확대되며 전략적 협력 동반적 관계로 발전했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대(對)중국 교역량은 1992년 63억 달러에서 2021년 3015억 달러로 47배 증가했다. 그러나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왜곡 논란에다 최근에는 미-중 대립 구도의 여파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반도체·공급망 등 경제안보 갈등으로 이어지며 두 나라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수교 30년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양국 사이에 이렇다할 기념 행사가 없는 것이 한중관계의 현주소다. 특히 경제적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2013년(628억달러)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243억달러)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보이..
지난 달 21일 류인권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회에 추경 심의를 요청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값 상승과 금융 불안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수출기업, 농어업인 등의 민생 안정을 위해 긴급 편성한 추경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1호 결재’ 사안에 포함된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사업’ 예산 234억 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사업’ 예산 234억 원은 16일 열린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가 제362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고 ‘2022년도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 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한 것..
이재용 삼성부회장은 원죄를 안고 산다. 그는 단돈 16억을 증여세로 내고 삼성그룹 지배권을 손아귀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은 단 한 주도 줄지 않았으며 이재용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모든 것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무세승계 의지와 비서실의 무세승계 전략에 따라 계열사들이 헐값발행 등 배임행위를 마다지 않고 움직여준 덕분이었다. 무세 경영권 승계는 평생 안고가야 하는 이재용의 원죄다. 오래됐다. 이건희 회장은 1996년 말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의 지배지분을 이재용에게 헐값에 전환사채형식으로 신규발행해준 후 1999년에는 에버랜드에 삼성생명의 지배지분을 몰아준다. 이로써 이재용-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지배구조가 완성돼 이재용이 그룹경영권을 통째로 획득한다. 그 후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에,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흡수 합병되는 약간의 변화가 뒤따랐지만 이는 이재용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원죄의 후과는 끈질기다. 달랑 증여세 16억을 내고 삼성그룹 경영권을 통째로 넘겨받은 결과는 누구의 눈에도 정의롭지 못하다. 오직 이재용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 기회균등이 있을 수 없다. 경영권 무세승계라는 불법목적을 위해 법적절차를 모두 오염시켰기 때문에 공정절차라는 게 불가능했다. 당연하게도 지난 25년 동안 숱한 비난과 지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됐다. 민주화가 진행된 덕에 삼성총수의 원죄를 완전히 덮을 수는 없었다. 2000년6월 일군의 법학교수들이 정치한 논리와 법리를 동원해 검찰에 공식 고발장을 냈고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상식과 원칙이 승리할 때가 없지 않았으나 삼성의 금력과 성공신화 앞에서 빛을 잃은 때가 훨씬 많았다. 심지어는 삼성의 경영권 무세승계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잡아떼며 1심 형량을 대폭 낮춰준 2심 재판부도 있었다. 1997년 원죄가 드러난 이후 정권이 여섯 번이나 바뀌었지만 청와대의 주인들은 예외 없이 묵언수행으로 일관했다. 국회도 편법상속 조사청문회 한번 열지 않았으며 사법부도 경영권 무세세습 맥락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봐주기 판결을 내렸다. 그 덕에 삼성부회장 이재용은 원하는 건 뭐든지 이뤄지는 세상을 살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원하는 게 무엇이든 한국의 정치와 언론, 사법이 합심해서 어떻게든 이뤄주는 환상적인 세상을 살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재용이 원하므로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게 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불공정합병과 분식회계 건에 대해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가석방규정을 고쳐서 최대한 빨리 가석방을 해줬다. 나아가서 무보수/비상근/미등기 임원은 취업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으로 이재용의 부회장=총수 활동을 눈감아줬다. 지난 8월12일, 윤석열 정권은 드디어 이재용을 특별사면해서 복권시켰다. 박영수 특검의 지휘를 받아 윤석열-한동훈 수사팀이 잡아넣었던 국정농단 뇌물사범 이재용을 서둘러 복권시킨 것이다. 이재용은 현재 제일모직-삼성물산 불공정합병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중이고 그 일환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과 증거인멸 혐의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특별사면 해준 이재용을 불공정합병 재판의 결과로 1,2년 안에 다시 교도소로 보내게 된다면 이번 특별사면의 의미가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은 검사시절 자신들이 수사해서 기소한 이재용이 불공정합병 건과 분식회계 건으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무죄라고 생각하는가? 윤석열 정권은 도대체 이재용의 원죄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여전히 작은 재벌들은 이재용을 벤치마킹하며 기를 쓰고 무세 경영권세습을 도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