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된 것은 힘을 잃는다 솟구치기 전, 튀어나가기 전 가장 센 힘은 표현되기 직전(直前)에 모여 있다 쿠데타군의 총칼 앞에 서서 미얀마 여인이 그릇을 두드린다 총알이 날아오면 피를 흘리며 찌그러질 얇디 얇은 자신을 치고 있다 공포와 원망으로 눈물이 흘러내리기 직전, 그렁그렁한 눈 통곡이 터지기 직전, 울먹이며 깨문 입술 수많은 사람들의 두개골이 부서지고 내장이 흩어진 살육의 거리에서 울음을 참고 쿠데타군의 총칼 앞에 우뚝 선 미얀마 여인 달려나가지 못하는 순간 울어도 울지 못하는 순간 고통을 터트리지 못하는,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선 극한의 순간에 울 수 없는 자신을 당당당당 당당당당 두드린다 총알이 날아오기 직전 눈물의 직전에 몸의 예감을 따라 흘러온 인류는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변화의 직전에 서서 인간의 고유한 사랑을 최대한 끌어올려..
1. "어차피 한 두 달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 일파만파로 충격이 확산되고 있는 LH 땅투기 사건에 대해서, 해당 회사의 직원이 올렸다는 글이다. 이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이 조직의 구성원이 오랜 역사를 통해 체화(體化)시킨 일종의 확신이다. 해방 되기 4년 전인 1941년 ‘조선주택영단’에서 출발했다. 이후 ‘대한주택영단’으로 개명했다가 ‘대한주택공사’, ‘토지금고’, ‘한국토지개발공사’, ‘한국토지공사’ 그리고 2009년부터 현재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지만 그러한 80여년이 흐르는 동안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이 조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민간 토지를 수용하고 그것을 건설업체에 불하하거나 직접 주택을 지어 공급하면서, 배후권력인 국토교통부의 힘을 빌린 한국 토..
군 쿠데타로 빚어진 미얀마의 정정이 혼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 확산에 대해 군부 정권이 무차별 유혈 진압에 나서며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하루에만 시민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하고 소년들을 쇠사슬로 고문하며 시민들은 절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군정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국제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그리고 미얀마의 민간정부를 이끌었고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중국과 가까워져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는 고도의 심리전까지 펼치고 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얀마는 지난 1962년 군 쿠데타 이후 2015년 총선에서 민주화 세력이 승리하기까지 50여년간 군부 독재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희..
한국 주요 일간지의 발행부수는 극비였다. ‘어쩌다’ 조선일보 등의 신문발행부수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 주요 일간지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유료부수 조작이라는 ‘사기행각’을 지속해왔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권력과 유착을 넘어 권력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신문의 발행부수는 단순한 사세 과시 수단만은 아니다. 이번에 부수 조작사실은 발행부수 인증기관인 ABC협회에 근무하는 직원의 ‘양심선언’으로 드러났다. 문화부의 유가부수 실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해 ABC협회는 ‘1등 신문’ ‘조선일보’의 유가 부수를 116만 2953부라고 공개했는데, 표본 실사 결과 그 절반 수준인 58만 부에 불과했다. 73만 3254부라고 공개한 '동아'와 19만 2853부라고 공개한 ‘한겨레’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발행부수는 광고단가 산정을 포..
안전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방구석1열 모니터엔 드론이 공유해주는 낯설고 설레이는 영상들이 끊임없이 흩어졌다 모아진다 들떠, 끼니도 거른 채 내 무릎 뼈는 상기된 듯 파르르 책상 의자가 마치 이코노믹 좌석처럼 불편하지만 와인 잔에 쏟아 붓던 다양한 불안들을 마신다 허기진 천 리 길, 시큰한 발목으로 찍어놓은 나라 밖 스탬프 남아있는 빈칸들이 긴 탄식을 한다 낯선 곳의 새벽녘 공기를 여닫던 문들이 신기루처럼 떠오르고 영상들은 세계의 아름다운 곳들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유혹을 한다 일상의 바람이 벼랑 아래로 매번 고꾸라지고 모국어를 남발하는 불법 체류자처럼 수시로 넘보고 있는 이국의 땅 집 밖은 우한의 바람이 미친 듯 불고 손톱 아래 요거트가 끈적거린다 소비하지 못한 화장품을 치덕치덕 바르고 유리 발판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며 찝찝한 휴일..
지난 3월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결과에 많은 국민들이 놀랐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 보도가 나경원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반복 보도한 것과 달리,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국민적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경선이 정해져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됐기 때문이었다. 유권자의 이런 선유관념은 누가가 심었을까? 여론조사기관 탓으로 돌려야할까? 아니다. 잘못된 선거 여론조사 보도 관행을 답습하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언론은 나경원 후보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앞섰고, 여성 프리미엄 10%까지 얻어 결과가 뻔할 것이란 확증편향에 매몰돼 있었다. 아집의 결과는 처참 했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언론은 이변이라는 이름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이변은 언론이 정확한 민심을 전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이변은 흥미를 낳는다. 약자로 평가 받던 후보가 강자를 꺾은 결과를 흥미롭게만 바라만 볼 수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여론조사 보도가 언론의 신뢰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3월 9일자 일간지들은 윤석열 전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지지도 1위에 올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유권자들은 과거 반기문, 고건, 박찬종 같은 분들의 인기가 포말처럼 사라졌던 사례를 봐왔다. 그의 인기도가 검찰총장 사퇴를 고도로 정치이벤트화 했기 때문이라는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윤 전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7일~9일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오차범위 안에서 첫음 1위를 했었다. 언론은 이 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도 호들갑이었다. 26개 언론사가 이 보도 후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대선주자 지지율 윤석열 첫 1위에’라는 기사 때문이었다. 대선주자 지지율 보도를 하면서 오차법위내 지지율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조사결과는 윤석열(24.7%), 이낙연(22.2%),이재명(18.4%) 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인 조사였다. 격차가 6.2% 이내면 순위를 매겨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경합’이나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하도록한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을 위반한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약 4개월 사이에도 유력 대선주자들간에 상당한 지지율 부침있었다. 앞으로 남은 1년간 수없이 지지율 변화가 있을 것이다. 순위 매기기에 급급할수록 이변의 가능성은 커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이 79개다. 전문가들은 조사기관이 난립해 조사의 질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경마식 보도에 길들여진 언론이 덤핑조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년 1년은 선거여론조사가 계속 될 것이다. 같은 날 조사된 결과가 조사기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면, 왜 그런지를 해설하고 조사내용을 따지는 까탈스런 언론이 나와야한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수원시가 군 공항 이전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반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범대위는 지난 5일 임시총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국방부 묵인 아래 수원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군 공항 이전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는 화성시민을 군 공항 이전을 빙자한 수원 도시재생 사업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면서 수원시의 이전 계획포기와 군공항특별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본보 8일자 8면) 국방부는 2017년 2월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했으나 화성지역 반발로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군공항이 수원시 최대 민원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도시팽창과 인구증가 때문이다. 수원시의 인구는 1980..
올해도 어김없이 3·1절이 지나갔다. 모든 언론이 3·1운동 102주년이라고 썼다. 오랫동안 사용해 화석화된 잘못된 용어이다. 102년 전 3월 1일 민족대표들은 탑골공원 인근의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을 했고 일경에 체포되어 갔다. 독립만세를 외치는 경성 거리의 민중들을 바라보며 끌려가던 그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3월 1일의 거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국외의 독립선언과 의문스러운 고종황제의 죽음으로 민중의 분노가 치솟자 당시 국내 최대 종단인 천도교의 지도자들은 비밀리에 독립선언을 준비하였다. 각계의 지도층에게 함께 할 것을 제의했지만 대부분 동학의 후신인 천도교를 무시하며 함께 하기를 거부했다. 마침 개신교에서 독립청원을 준비하고 있었고 불교계의 두 분의 스님이 합류하니 종교계가 앞장서는 모양새를..
하나의 왕국을 세우면 왕과 왕비가 있듯이 운동을 왕에 비유하면 영양은 왕비에 비유된다. 그만큼 운동과 영양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는 근육의 성장, 발달 및 회복과 면역의 향상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요즘 운동 인구의 저변 확대와 웰빙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스포츠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엄청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사이클과 마라톤과 같은 장시간 운동으로 인해 근육에서 고갈된 탄수화물과 체내에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기능성 스포츠 음료와 보디빌더와 역도와 같은 저항성 운동 시 근육의 단백질 합성을 통한 근 비대를 촉진시켜주고 운동 후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관심이 전문선수와 스포츠 동호인들 사이에서 무엇보다 크다. 즉 스포츠 식품의 섭취는 피로 없이 운동을 지속하거나 근력을 향상시키고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키는 등 운동 수행을 전제로 운동 효과를 최대한 얻기 위함이다. 따라서 무엇을 많이 섭취해야 좋은가? 보다는 언제 무엇을 얼마의 양으로 섭취해야 하는가 ? 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단·장기간 고강도 운동 후 근육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운동 직후 30분 이내에 단당류 형태의 탄수화물과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된 단백질을 3 : 1 혹은 4 : 1의 비율로 혼합 섭취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스포츠 식품을 애용하는 소비자들이 한번쯤 생각해 본 질문에 두 가지 연구 사례를 들어 답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즉 흡수가 빠를수록 에너지의 생성 속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고 하는 가정 하에 에너지 바, 스포츠 젤 혹은 스포츠 음료 중 어느 것이 흡수가 빠른가 ? 이다. 먼저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과 수분이 함유된 스포츠 음료와 스포츠 젤을 비교한 결과 (그림 참조) 로 인체 내에서 섭취한 탄수화물의 사용량 (외인성 탄수화물 산화) 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원인은 탄수화물량이 동일하고 탄수화물 전달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다음은 스포츠 음료와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과 수분이 함유된 에너지 바와 비교한 결과 (그림 참조) 로 스포츠 음료가 에너지 바에 비해 인체 내에서 섭취한 탄수화물의 사용량 (외인성 탄수화물 산화) 이 평균치를 보았을 때 약간 높았으나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원인은 에너지 바가 지방, 단백질 및 식이섬유가 낮게 함유돼 위에서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인 위 배출과 탄수화물 전달이 스포츠 음료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연구 사례가 의미하는 것은 섭취한 탄수화물의 형태가 탄수화물 산화 즉 탄수화물을 이용한 에너지 생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선수와 스포츠 동호인들은 본인들의 기호에 맞는 형태의 스포츠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을 듯 하다.
청년은 “학살중단! 군부퇴진!”이란 피켓을 들고 있었다. 마스크 위 청년의 눈은 맑고 깊었다. “고향 가족들 걱정에 많이 힘들겠어요”라고 말을 던지자 눈동자에 금방 물기가 맺혔다. 7일 창원시청 앞 미얀마민주화투쟁 연대집회에서 만난 청년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미얀마교민들과 창원시민들이 광장에 띄엄띄엄 둥글게 섰다. 그야말로 국제집회였다. 교민들은 ‘미얀마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 알려진 민중가요 ‘예찌비’(Thway Thitsar)를 불렀다. “형제자매들이여. 단결하고 또 단결하자. 우리는 피로 역사를 썼다..”로 시작하는 내용으로 3천명이 희생된 88년 투쟁을 기리는 상징노래이다. 집회에 참여한 창원시민들은 답가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군부의 탄압을 피해 떠돌다 94년 한국으로 망명한 '한·미얀마연대'의 조우모아대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