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는 돌발 변수는 바로 설화(舌禍)다. 이번에도 설화는 여야 가리지 않고 예외 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설화는 왜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일까? 선거란 권력을 잡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의례이기 때문이다. 선거란 그런 존재여서 모든 정당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보면 오버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방어를 위해, 때로는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오버한다. 설화는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가짜 뉴스도 동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모든 국가의 선거에서는 설화와 가짜 뉴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미국도 선거에서 가짜 뉴스와 설화가 종종 등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은 우리보다 설화나 가..
‘코로나19’ 백신이 이달부터 국내에 들어온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우선 미국 화이자 백신 약 6만명분이 공급된다. 변이 바이러스라는 위협요인이 남아 있지만 백신 접종 선두 국가인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코로나 감염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백신 접종을 앞둔 우리에게는 고무적일 일이다. 백신은 그 종류 만큼이나 효능이나 접종 방법이 다양하고, 까다로운 보관 조건 등으로 매우 과학적이고 셈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백신 배포 과정은 난이도가 높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민관군경 합동으로 백신 운송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빈틈없는 대비”를 당부한 정도로 백신 유통 과정은 엄중하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오..
우리는 뉴욕에 있는 브루클린 대교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18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 뢰블링이란 뛰어난 영감을 지닌 한 엔지니어 이야기다. 그는 뉴욕과 롱아일랜드 사이에 거대한 다리를 놓는 장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그는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몇몇 교량전문가에게 이 일에 대한 자문을 구해 보았다. 결론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건축가의 가슴에서 다리를 놓는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한 시도 그 꿈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언젠가는 그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또 몇몇 전문가에게 그 일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긴 과정을 거친 끝에 그는 마침내 한 지원군을 만났다. 바로 젊은 엔지니어인 그의 아들 워싱턴 뢰블링이었다. 그들은 다리건설에 따른 구체적인 콘셉과 장애물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이 장..
“나는 스물일곱살에 죽지 않았으니, 천재는 아니었군.” 예전 음악하던 동료가 스물여덟살 생일을 맞이하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장난삼아서 했던 이야기였지만, 당시에는 그 말이 꽤 그럴싸하게 들렸다. 우리가 좋아하던 영웅 같은 뮤지션들이 대부분 그 나이 즈음 요절했기 때문이다. . 동료가 언급했던, 스물일곱 살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뮤지션들이 있다. 아마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3J에 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그리고 짐 모리슨(Jim Morrison)이다. 이름이 이니셜 제이(J)로 시작하는 세 명 모두,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불과 같이 살다가, 스물일곱의 어린 나이에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1960년대 중후반 미국을 사회적 문화로 보자면 반체제 평화주의를 부르짖던 히피..
새댁은 경찰서 앞마당 우물에 몸을 던졌다. 휴전협정이 막바지로 치닫던 그 해 정월이었다. 형사들의 겁박에 시달리던 새댁은 우물로 도망쳐 빠져 죽었다. 살아남은 건 우물가에 벗겨진 고무신 한 짝 뿐이었다. 딸이 남긴 고무신을 보자 새댁의 어미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새댁의 시신은 두레박에 묶여 우물 밖으로 나왔다. 건져 올린 시신 위로 가마니가 덮일 때, 좌익이었던 새댁 남편은 북으로 가고 없었다. 소달구지에 실린 주검이 마을로 돌아왔지만 누구 하나 고개를 내밀지 못했다. 곡소리조차 담을 넘지 못하고 마당에 붙어 기어 다녔다. 장례랄 것도 절차랄 것도 따로 없었다. 시신은 관도 없이 덕석에 말아 뒷산에 묻었다. 얼어붙은 뽕밭에 시신을 묻을 때, 늙은이와 아낙네들만 구덩이에 코를 박고 울었다. 개중에는 왜 우는 줄도 모르고 따라 우는 어린 것도 있었다..
한국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는 통계는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형사사법기관들의 국민 신뢰도 추이에서 법원은 35.3%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의원이 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OECD 통계와 맞아 떨어진다. 판결을 톺아보면 밑바닥인 신뢰도 통계수치가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인지, 억울한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즈음 판결 몇 개만 비교해보자. '지난 총선 당시 재산 11억 원을 누락 신고한 국민의힘당 조수진 의원, 벌금 80만 원(의원직 유지) VS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턴한 대학생에게 증명서를 발급해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원직 상실)', '86억 원 횡령-배임-뇌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징역 2년6개월 VS 회삿돈 10억 원 횡..
도시인의 삶은 하루살이다. 해 뜨면 전쟁하듯 일하고 해 지면 뻗고, 또 해 뜨면 전쟁하듯 일하고 해 지면 뻗는 처참한 삶이 반복된다. 그렇게 사는 데 지쳐서 도시를 떠나 농촌에 안착한 친구가 있다. 도시와 농촌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 물으니, 그곳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단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 아니냐, 삐딱하게 되받아치는 나에게 친구가 제법 현자처럼 말한다. 도시의 시간은 해가 기준이지만, 농촌의 시간은 달이 기준이라고.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친구의 입에서 절기가 술술 흘러나오더라. ‘입춘’이니까 농기구를 손봐야겠다는 둥, ‘우수’니까 고추 모종을 심어야겠다는 둥, ‘경칩’이라 개구리가 운다는 둥. 친구의 시간은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보름 단위로 흐르고 있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농부의 달력인 음력은 달이 지구 둘레를 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제작하는 사업체로 코로나19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해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진단키트는 지난해 9월 WHO(세계보건기구)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11월에는 전국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식 허가를 받았다. 최근 수원시에 1만 명분의 진단키트를 무상 기부했으며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등 몇 지역에도 수만 개의 키트를 후원했다. 이 회사의 선행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3일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어린이를 위한 기금 1억 원을 전달했다. 같은 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수원시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9월에도 경기사랑의 열매의 나눔명문기업(1억원 이상 고액 법인 기부자 프로그램)으로 가입, 1억5000만원을 기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7월엔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보건복지부,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출자로 2018년 7월 설립한 글로벌 민관협력 연구기금 라이트펀드와 신종 및 풍토성 감염병 R&D 지원 확대를 위한 연구기금 출연 약정을 체결, 매년 2억5000만원 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창업자 조영식 회장이 지난 2010년 12월 설립한 체외진단기기 업체다. 이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신속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체외진단업계에 잘 알려진 기업이다. 인플루엔자, 지카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 대한 진단키트도 개발, 한국 진단 기술의 위상을 격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자인 조영식 회장도 역사·민족관이 뚜렷한 기업인이다. 수원에 있었던 서울대학교 수의대를 졸업한 뒤 진단 시약과 측정기를 개발·생산하는 체외진단 전문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설립했다. 현재 인도, 중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아픈 민족 역사에 무심하지 않았다. 국내 체류 고려인 동포들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너머’의 초대 대표이사도 맡았다. ‘너머’는 2011년 경기도 안산지역 고려인 대상 한글 야학단체로 시작해 2017년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조 회장은 ‘너머’를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등 고려인의 복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공로로 2020년 8월 사단법인 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로부터 제1회 ‘최재형상’을 수상했다. 기념사업회의 평가처럼 조 회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최재형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상의 취지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어려운 시기지만 많은 기업인들이 조회장과 같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호박과 오이는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둘은 함께 살기로 했다 뿌리째 텃밭에 옮겨 함께 살기로 했다 그러다 열매가 서로 달라지자 속마음을 알 수 없다며 원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둘은 꽃이 시들 때까지 잎과 줄기가 다 마를 때까지 한 번도 그 텃밭을 떠나지 않았다 박태현 ▶[서정과 현실](2011)로 등단. ▶시집 [부메랑] [둥근 집] [새들이 해를 물어 놓았다] 등.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2015),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등 수상.
한국현대시조대사전(韓國現代時調大事典)이 발간된다. 코로나의 엄중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현대시조의 종가인 (사)한국시조시인협회에서 3년 동안 준비기간을 거쳐 한국시조의 결정판을 발간하게 된 것이다. 협회는 한국현대시조 대사전 작업 이외에도 현대시조창작교육센터의 설립, 중앙일보의 학생시조 백일장과 시조 낭송대회 개최, 백수문학상과 백수문학축제, 시조창작교육지도사(1급, 2급, 전문가) 자격증 제도 신설과 승인 등 많은 일을 진행하였다. 2020년에는 많은 행사가 축소되었지만 이번에 가장 중요한 대사전 사업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지만 현대시조의 발전을 위해서 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조를 자연스레 접하고 익힐 수 있는 문화풍토의 조성과 세계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화풍토는 단순히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