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화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다 보니 많은 인생역정을 만난다. 그 많은 만남 중에 수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분이 있다. 내원당시 77세였던 그녀는 10년전에 이혼을 했다. 사연인즉 평생 열심히 돈을 벌었고 꼬마빌딩도 사고 제법 재산을 모았는데 평생 일 안하고 속썩이던 남편이 어느 순간 잘해주고 해서 잘 지내게 되었다 한다. 그 즈음 남편이 건물을 자기명의로 해달라고 해서 그래도 아이들 아버지인데 하는 생각에 그녀는 그렇게 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편이 이혼하자고 했고 알고보니 그가 건물도 팔고 재산을 많이 빼돌려 놓아 이혼하고 나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한다. 남편을 바보같이 믿었다고 자책하며 많이 아팠는데 설상가상으로 뇌경색이 왔다. 15년전 이미 요통으로 수술을 3번 한 그녀는 3년전에는 자다가 넘어져서 어깨가 골절되어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하였고 그 즈음부터 양쪽 4번째 발가락이 아프기 시작 했다. 치료로 아픈 발가락을 긁어내는 수술을 했는데도 여전하였고 약물치료를 시작하였는데 1년동안 복용 후 아픈통증이 크게 변화가 없자 그 병원에서 추천한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후 또 1년 가량 약을 복용하였는데 신장기능이 11퍼센트밖에 남지 않아 약을 쓰기가 어렵다는 결과를 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움직이면 극심한 통증과 양쪽 4째발가락의 대부분이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속에 그녀가 복용하는 약들은 그녀가 가져온 처방전을 보니 마약성진통제 패치와 우울증약, 스테로이드를 포함하여 11가지였다. 억울한 인생에 더해진 고통스러운 몸의 사연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에 물었다. “아이고, 약을 1년을 먹어도 통증에 큰 차도가 없었는데 왜 계속 드셨어요?” 하니 “의사가 처방한거니까 시키는데로 먹으면 병이 좋아질 줄 알았지.‘”한다. 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개이상 약물을 60일이상 복용하는 다제약물복용자(polypharmacy)가 매년 증가해 2019년 200만명을 넘어섰다. 75세 이상 인구의 다제병용처방율도 23.6%에 달했다. 특히, 소득분위별로 통계를 볼 때 위의 그녀와 같은 의료급여자의 경우 다제약물복용률이 19.4%로 가장 높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제약물복용의 문제점은 약의 수가 늘어나고 복용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작용도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고령자에서 취약성, 기능장애, 인지장애, 낙상, 사망과 같은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노인다약제복용에 대한 기준점으로 Beer’s criteria 등 대응책을 마련해왔던 미국에서의 연구는 이런 활동들이 중복되는 약의 개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임상적 유효성은 보이지 못했다고 한다. 환자들이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데는 위의 환자처럼 다양한 상황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대안이 없이 약에 대한 교육만 이루어지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훌륭한 의료체계안에서는 가능하다. 한약과 침치료 부항 뜸치료 등의 복합적인 한방치료방법들은 식이요법과 운동과 결합하여 몸의 치유력과 자생력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킨다. 너무 늦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한편 몇 번 내원하던 그녀는 한의원에 오려면 발이 너무 아파 택시를 타고 와야 하는데 추운 겨울날씨와 여러 이유로 힘들어서 내원이 끊기었다. 그 후 자다가 발톱이 빠졌는데 곪아서 수술을 했고 잘 낫지 않아 입원을 오래하였고 신장기능이 더 나빠져 투석을 시작하였다는 것이 소개한 분이 전한 마지막 소식이었다,
“내가 대통령 시절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었다. 첫 여성 부통령도 나왔다. 이번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은 지난 2백년 동안 지속된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오바마의 말이었다. 이어 부시가 입을 열었다. “우리 세 전직 대통령이 이렇게 한 자리에 서서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자체가 바로 그런 전통의 제도화가 존재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자 클린턴이 조금 길게 마무리한다. “정말 이례적인 사태였다.(트럼프 추종자들의 의회점령사건을 의미.) 우리 모두는 미국이 ‘정상’(normalcy)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도대체가 전적으로 비정상적인 도전이었다. 정상회복이 된 것은 이걸 잘 다룬 결과가 아니겠는가? 정말 짜릿할 정도로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전직 대통령들의 합창, 평화적 정권교체 오바마, 부시 그리고 클린턴 세 전직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 1월 21일 저녁 워싱턴 국립묘지 앞에 함께 서서 바이든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의 한 대목이었다. 트럼프 시기에 경험한 미국의 분열을 넘어 건국 이래 오랫동안 유지했던 민주주의의 전통이 미국의 정상상태를 지켜준다는 논조였다. 바이든이 수신자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발언이었다. 부시만 공화당 출신이지만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가리지 않고 선거 후유증을 딛고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통합(unity)과 격조(dignity)”, 이 두 단어에 힘을 주었다. 그만큼 미국 내부의 갈등과 대립은 아직도 치열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세력들끼리 주고 받는 언어들을 살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진보적 뉴스 매체 '지금 바로 민주주의를! Democracy Now!'의 뛰어난 진행자 애미 굿맨(Amy Goodman)은 이 “정상상태(normalcy)”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묻는다. 그건 헌법이 규정한 대로 선거에서 선출된 대통령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완성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미국의 국가적 본질에 대한 중요한 문제제기였다. “정상”이라? 그게 뭔데? 이 질문을 받아든 하바드 대학의 흑인 철학교수 코넬 웨스트(Cornell West)의 대답은 명확했다. “이들 전직 대통령 셋이 집권했을 때 모두 다른 나라를 공격,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는 인류에 대한 범죄이다.(crime against humanity) 월가의 금융자본 편에 서서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했다. 제국의 본질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이게 이들이 말하는 ‘정상’이라면 끔찍한 일이 아닌가?” 이제 막 시작한 새정부에 대해 너무 강하게 나갔다고 여겼는지 코넬 웨스트는 결론 부분에 가서는 논조가 다소 누그러졌다. 바이든도 제국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전임 대통령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나, 그래도 파리기후 협약에 다시 들어가겠다고 밝혔고 서류미비 이민자들에 대한 사면 조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일단 지켜보겠다고 덧붙인 것이다. 웨스트는 '인종문제야말로 중대한 사안 아니냐? Race Matters'라는 책을 써서 미국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네오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다. 그는 담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그것이 기성의 권력을 해체시키는 역할을 끊임없이 할 때 비로소 그 사회는 합리성의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렇지 못하면 권력이 제공하는 담론에 휘말려 진실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권력이 말하는 “정상상태”라는 것도 그런 각도로 비판적인 독해를 해야한다는 논점이다. 애미 굿맨과의 대담에서 그가 특별히 강조한 바는 미국 정부가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자원을 부자들, 대자본의 몫으로 챙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사회의 인종문제는 자본주의의 지배체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미국의 체제적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이런 정책적 사고가 만일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의 움직임이 국제관계에서는 어떻게 작동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제국과의 협상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우리로서는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 뭔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내의 현안만 다루려 해도 골머리가 부서질 듯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말했듯이 “민주주의는 깨지기 쉽고 (Democracy is fragile.)” 미국 사회 내부의 통합을 가로막는 요인들은 너무나 뿌리깊게 박혀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미국이 바로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서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 미국은 과거처럼 강성제국의 일방적 헤게모니보다는 연성제국이 요구하는 협력주의를 통해 자신의 세계적 위상을 지켜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력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백번을 되풀이 말해도 평화협정체제로 가는 길이다. 이는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열쇠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체제의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첩경인 것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까닭에 지금처럼 적대적 군사주의가 중심에 있는 한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새로운 협력주의가 절실해진다.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할 경우 미국은 동아시아 정책에서 상당한 부담을 덜고 중국과도 대결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협력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전력을 다해 설득해내야 한다. 아니면 서로가 자해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방식의 협력주의가 미국의 자원을 미국 자신의 미래를 위해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낼 것이며 COVID 19와 기후위기를 인류적 차원에서 공동대응하는 틀도 원활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날 협력적 리더쉽이 세계적으로 확보되지 못하면 인류는 끊임없는 위기에 몰리게 된다. 트럼프 정부 시절은 그런 위기를 증폭시킨 기간이었다. 우리가 해야 할 말, “정상은 이런 것입니다” 물론 난관은 여전할 것이다. 미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이며 우리를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수단을 너무나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이를 상대로 해서 힘겨운 전략을 구사해야 하니 간단치 않다. 그러나 결국 우리 모두의 끈질긴 의지가 관건이다. 현실적 수단에 제약이 많은 우리는 아무래도 명분을 강조해야 한다. 이것이 국제적으로 공유되고 미국이 그런 흐름에 함께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바이든은 취임식에서 통합과 격조를 통해 모범적 본보기로 세계에 자신의 리더쉽을 보이겠다고 했으니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라고 말해야 한다. 미국의 명예에 명분을 주고 지금이 바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그 명예로운 역사적 해결에 최적의 시간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한반도의 남과 북을 함께 존중하고 그 존중의 자세가 동아시아에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그것이 바이든 정부의 기여가 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거대한 제국이 지금 내부의 갈등으로 엄청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제국의 본질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아니다. 반면에 우리는 절실하다. 평화가. 통일이. 주저말고 움직여야 한다, 함께. 남과 북이 하나로 마음을 모아 제국의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 진정한 “정상”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정상이라면 평화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은 더더욱 정상이라고. 그걸 향해 함께 가자고!
‘염치(廉恥)’라는 말이 있다. 쉬운 뜻으로 풀이하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염치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염치가 없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정당에도 있다.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리비용은 각각 487억5111만원과 205억6683만원이다. 공직선거법 277조에 따라 지방선거 비용은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두 선거를 합치면 약 700억원 상당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와중에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상황 악화로 인해 선거비용자체를 분납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원흉인 민주당은 이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질 생각도 없이 오히려 후보자를 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는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장아이링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여성 스파이 정핑루(鄭平如 1918~1940)를 모티브로 삼는다. 일제가 점령했던 1930년대 상하이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여성 왕치아즈는 정핑루라는 인물의 행적을 따라간다. 왕치아즈는 친일파 정보부 대장 이를 척결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유혹에 성공하지만,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적 삶을 마감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과 거의 비슷하다. 영화는 사실적인 정사 장면을 통해 암울한 시대와 인간의 욕망,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담아낸다. 길고 노골적인 성애 장면은 스크린 안에서 주제와 어우러져 예술로 승화되었다. 이처럼 예술의 영역에는 아름다움과 고귀함뿐 아니라 추함과 농도 짙은 에로티시즘까지 포함된다. 최근 청와대 청원 20만 명을 넘기며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청원인들에 의해 심판의 무대에 오른 알페스는 팬덤이 만들어낸 하위문화의 한 장르이다. 'RPS(Real Person Slash)'의 한국식 발음을 붙인 알페스는 주로 남성 아이돌의 동성애를 그리는데, 여성 아이돌이나 팬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알페스의 작가는 실존하는 유명인의 이름을 차용하고 이들이 각종 매체에서 보여준 특성을 모티브로 상상의 나래를 펴지만 주류에 편입되지는 못한 채 소모되는 창작물을 생산한다. 알페스를 n번방과 비교하며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여성혐오주의자들의 물타기 전략이다. n번방은 생존하는 여성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신체부위를 촬영하고 성적 모욕과 폭력을 행사하는 성착취 범죄이며 처벌의 대상이지만, 알페스는 대중문화가 양산한 소비의 한 형태로 창작 행위라는 점에서 엄연히 다르다. 실존 인물을 다루어 명예를 훼손했다면 당사자의 문제제기가 있어야 할 것이며, 예술적 측면에서 비판한다면 완성도를 문제 삼아야 한다. 그러나 팬들의 상상력을 동원한 글쓰기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되거나 법을 제정해 행위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창작의 자유를 옭죄는 일이다. 노골적인 성 행위 영상을 보고 싶다면 성인 영화를 보면 되고, 노골적인 성 행위를 묘사하는 글을 읽고 싶다면 19금 소설을 이용하면 된다. 성인의 합법적인 소비를 위한 합법적인 콘텐츠는 넘쳐 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제작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굳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불법 동영상을 시청하려고 하는 걸까. 몰래카메라나 성적 착취에 의한 제작은 범법 행위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은 변태적 관음증의 충족을 위한 범죄 행위라는 것을 알지 못해서일까. n번방 사건의 중요성을 축소해 성 착취 사건을 물타기 하려는 일부 연예인과 정치인의 놀음에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가 지난 20일 출범하면서 파리기후협약 복귀 등 국제사회에 이목을 끄는 결정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정부가 자동차같은 장비를 구입할 때 미국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해 파장이 일고 있다. 자국제품 우선 구매가 세계적인 흐름이긴 하지만 국제사회의 존중과 협력을 언급해온 바이든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이같은 카드를 들고 나오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 해 연방정부가 구입하는 6천억 달러(약 661조원)의 상품과 서비스가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관세 등으로 압박하며 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복귀와 세계 주요 기업들의 미국내 생산 기지 건설을 노골적으..
문재인정부는 언론에 대해 말을 아낀다. 말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별다른 언론 정책 없이 집권 5년 차를 맞고 있다.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이 마무리되고 있어 이어 언론개혁 논의도 본격화될 거라는 기대가 많다. 지금 상황에서 시급한 일은 MB정권 이후 망가진 우리 언론시장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MB정권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겪으며 한국언론 전반에 수구DNA를 확실하게 심었다. 방송은 장악하고, 보수 신문에는 선물을 안기고 소셜미디어로 진화하던 인터넷에는 재갈을 물렸다. 먼저 MBC, KBS라는 공영방송을 무력화시킨다. 진보적 노조원을 길거리로 내몰고 낙하산 사장 투입을 통해서였다. 국세청에서 검찰까지 모든 국가기관을 동원했던 KBS 정연주 사장해임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어 신뢰성과 영향력 저하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던..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은 전세계 패권을 장악한 초강대국이 되었다. 전쟁 당시 연합국이었던 옛 소련과 군사적 대결의 길로 들어선 미국은 한국전쟁을 통해서는 전세계적 수준의 냉전체제를 구축했다. 일제에 빌붙어 사리사욕을 채우던 반민족세력은 이제는 재빨리 미국에 충성을 다하면서 다시 민족의 압제자로 돌아왔다. 이런 사정은 남미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긴 세월 스페인 침략자들과 싸운 남미인들은 20세기 들어 미국 침략에 대한 투쟁으로 피를 흘렸다. 애국 전사들은 ‘라틴 아메리카 해방의 아버지’ 시몬 볼리바르의 뜻을 이어받아 반제 반봉건 혁명을 쉼없이 전개했다. 그들의 희생과 헌신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형제가 주도한 쿠바혁명을 비롯해 남미 곳곳의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쿠바 혁명이 남미 전체로 확산되는..
새해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바로 환경 문제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야생동물 생태계 파괴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더니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쓰레기 재활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는 기존 계획보다 5년 앞선 2030년부터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친환경, 공정경쟁,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ESG(Environment, Society, Governance)가 새해 기업들의 주요 경영 화두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정부는 취임 일성으로 파리기후협정 복귀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50년까지 탄소 배출과 제거의 총량이 ‘제로’에 수렴하는 이른바,..
최근 ‘한국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본부’라는 IM선교회가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비인가 IEM국제학교에서 171명(26일 0시)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3차 대유행이 다시 집단으로 확산될까봐 우려된다. 얼마 전 광주광역시의 한 교회에서도 신도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인터콥 BTJ 열방센터 발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8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 19 확진자는 전국으로 번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백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여전히 코로나 19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에..
2021년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포의 년도였다. 인문계, 실업계, 재수생을 합친 고교졸업생 숫자가 4년제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진 사상 첫 해였기 때문이다. 현실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초유의 입시 충격파가 대학을 덮쳤다. 수시모집부터 조짐이 있었지만, 본격적 쓰나미는 1월 중순에 끝난 정시모집에서 닥쳐왔다. 서울과 수도권도 하락 추세가 없지는 않았다. 문제는 지방대학이었다. 초토화에 가까운 경쟁률 추락이 나타난 것이다. 학령인구 급감 때문이다. 여성 한 사람이 평생 낳을 걸로 예측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합계출산율이다. 이 수치가 2018년에 처음으로 1.0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하락 추세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올해 예상 합계출산율은 고작 0.78명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조사한 198개국 가운데 이 수치가 0점대인 나라는 몇 년 째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