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거짓말처럼 가시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분다. 때맞춰 2018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원서접수도 시작됐다. 혹독한 여름을 난 수험생들에게는 대입이라는 말만 들어도 새벽 찬 바람만큼이나 으스스할 것이다. 2017학년도 4년제 대학 모집은 정원의 70%나 수시에서 뽑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조바심은 더해진다. 특히 수험생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학생부 위주 전형을 늘리고 논술과 적성시험 비중은 줄였다. 그러기에 대학별 고사준비에 부담이 없는 학생부 전형 지원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너도나도 일단 접수해보자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의 대입전형방법은 다양화하다 못해 너무 세분화돼 입시전문가들조차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최근까지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학교를 돌며 설명회를 갖고, 입시전문기관들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대입지원방법 등에 대해 홍보를 했다. 그래도 뭐가뭔지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대입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위주의 전형이 수시모집 인원의 85.8%까지 크게 늘면서 평소 학교공부가 중요해졌다는 사실이다. 같은 학급 학생들 모두가 경쟁자여서 교실이 삭막해지는
우리나라 법조계를 ‘정의를 위한 조직, 형평성 있는 법의 잣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법조계의 비리는 흔한 것이어서 국민들은 웬만한 사건에 무덤덤하다. 사실이다. 이는 대검찰청의 ‘법조 주변 부조리 사범 단속 현황’ 통계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법조비리와 관련해 사법당국에 적발된 인원은 무려 2천537명이나 됐다. 더 심각한 것은 법조 비리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부터 2008년까지 1천200~1천600명 선이던 법조 주변 비리 사범은 2009년 2천554명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작년까지 2천300~2천6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브로커가 대부분이었지만 변호사 범죄도 증가했다. 명의 대여나 부정수임으로 적발된 변호사는 10년 전 10명 안팎이었지만 작년엔 61명이었다. 금품수수 혐의로 적발된 판·검사 등 법조 공무원은 지난해 96명이나 됐다. 역대 법조비리의 대표적인 사례는 진경준 검사장이다. 공직자 재산 공개에 신고된 그의 재산은 156억원으로 법조계 최고였는데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공짜로 받은 주식을 10년 뒤인 2015년 126억원에 팔아 생긴 것이라고 한다. 넥슨으로
연일 계속되는 폭염경보도 해제됐고 뜨겁던 지구촌 축제 올림픽이 끝났다.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러시아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다이빙 선수가 연기 중 타이밍을 놓쳐 얼굴먼저 입수하면서 0점 처리되는 불운이 생겼다. 다이빙을 보면서 잊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괴산 자락에 있는 쌍곡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쌍곡계곡은 물이 좋고 계곡이 좋아 피서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자연환경 보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계곡에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 많지만 20여년 전만해도 취사와 물놀이가 자유로웠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웃과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좀 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 부지런을 떨었다. 계곡을 한참 오르다보니 물놀이하기 딱 좋을 만큼의 물과 적당한 그늘 그리고 물줄기를 향해 뻗은 소나무까지 안성맞춤인 곳을 발견했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물놀이를 시작했고 남자들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리며 흥겨운 판이 시작됐다. 물이 차서 입술이 새파래지고 오들오들 떨면서도 즐겁기만 했다. 처음엔 우리일행들만 있었는데 차츰 사람이 모여들었고 잠깐 사이에 계곡이 왁자해졌다. 물놀이를 하던 젊은이 중 누군가가 소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책 중 하나가 부모교육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업무하면서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냐라고 질문하면 잠시 망설여진다. 난임, 불임부부는 부모가 되기 위해 아주 험난하고 힘든 일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성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부모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 어떤 철학으로 아이와 소통할 것인지, 부모가 얼마나 어려운 직업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확히 그리고 소상히 배워보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부모라는 역할을 쉽게 시작하지만 그 어떤 직업이나 역할보다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시작과 동시에 알게 된다. 그럼에도 어디에 가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영유아 시절 아이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울음으로만 표현한다. 그러다보니 지금 우리 아이가 무얼 원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로 다양한 것을 해보면서 아이의 반응을 살피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좀 흐르다 보면 민감한 부모들은 아이의 울음소리로 배가 고픈 것인지, 기저귀가 축축한 것인지, 어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는 6년 전 한 뱡송에 출연, 자신보다 먼저 떠난 고 배삼룡에게 영상편지를 띄웠다. “먼저 가서 잘 있니? 너 내 생각 안 나니? 난 네 생각만 하고 있다. 거기서 잘 살아. 하늘 나라 좋은 나라다”라고. 그랬던 그가 지난 27일 그곳으로 떠났다. 향년 90세, 1945년 “딱 사흘만 하라”고 아버지께 허락받고갔던 악극단과의 인연으로 코미디언이 된지 71년만이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요즘 아이들도 아는 유행어의 주인공, ‘채플린식 코미디를 꿈꾸며 한 평생 눈물 스민 웃음을 위해 달려온 광대’, 등으로 불렸던 그는 ‘막둥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근하다. 그는 부자집 막내 아들 같은 외모 덕분에 1956년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2년뒤 막둥이 역할을 맡았던 ‘오부자’란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평생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배고프고 힘든 시절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으니 저는 분명 행복한 사람입니다.” 영원한 코미디언임을 자처하며 ‘코미디가 나의 운명’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코미디언이 나이 먹어 웃음을 선사하지 못 할망정 비난을 받아선 안 된다”며 평소의 삶 또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쉼표(, ) /박효숙 잠깐만, 숨을 고르세요 숨 가쁘게 서두르지 마시구요 끝장(. )내는 삶이 아닌, 여유로운 삶을 위해 잠시, 지친 발걸음을 멈추세요 지저귀는 작은 새도 쉼표로 노래해요 날아가는 나비도 쉼표로 앉아요 마냥 살가운 시간의 자투리 고갯마루 너럭바위 - 박효숙 시집 ‘은유의 콩깍지’에서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세상이 사람을 바쁘게 만들고 있다. 언제부턴가 속도전이 인생이 기본 전술로 바뀌어 가고 있다. 잠깐 쉬는 사이에 추월을 당할까 걱정이 많다. 추월을 당하면 이제까지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까 걱정이다. 그럴수록 여유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가고는 있다. 한가로운 시골 고갯마루 너럭바위에 앉아 건강한 바람에 신명나게 흔들리는 나뭇잎과 풀잎들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의 자투리는 이토록 살갑다. 쉼표 없이 살다가 서둘러 마침표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아름다운 인생 만들기의 하나일 것이다. /장종권 시인
문화는 인간 삶의 특성을 나타나며 성장되어간다. 반만년의 역사 속에 조상들이 발전시켜온 전통문화는 세계무대까지 확산시켜야 할 때이다. 무형문화재에서 전통의 가치와 글로벌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는 일이 중요하다. 유무형의 문화가 시대에 따른 가치와 전통 속에서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변화시켜왔다. 옛날부터 전승되어온 예술과 기술은 미래사회에도 소중하게 보전하여 발전되어야한다. 판소리, 탈춤, 궁중 요리와 전통 부채나 은장도와 항아리를 만드는 기술의 모든 무형 문화재를 확산시켜 갈 필요가 있다. 문화는 민족의 삶을 이해하고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근본이 된다. 계명주(鷄鳴酒)를 비롯해 경기도 무형문화재 61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경기도는 오는 26~28일 고양 킨텍스에서 올해 경기도 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갖는다. 1999년부터 시작해 금년에 1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경기도 무형문화재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알려 대중화 시켜간다. 지자체는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통문화 확산과 보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시켜 가야한다. 무형문화재보유자에 대한 지원예산을 확대해가는 일이 당면과제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조교 , 이수자 등 1천500여명이 참여해 경
이제 추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경기는 아직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민경제는 파탄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어렵다’는 소상공인들의 한탄이 주변에 넘친다. 대출금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간다는 소상공인도 많다.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서서 더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9.2%였던 청년 실업률은 올해 7월 말 현재 평균 10%대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10%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 최고치다. 경기침체로 인해 추석명절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원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원지역 소재 10인 이상 기업체(공장) 5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업체는 37.8%나 됐다. 미지급 사유는 ‘경영 실적 악화’라는 응답이 50%였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작년보다 더욱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본급의…
2016년도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수원시는 관광 선진도시로 업그레이드를 위한 첫걸음으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준비했다. 지난 1월에는 수원관광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관광포럼과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수원화성 관광특구 선포식을 통해 방문의 해 시작을 알렸다. 4월부터 KBS 열린음악회, 수원연극축제, 아시아모델페스티벌 in 수원, K-POP 슈퍼콘서트 등이 개최되었다. 현재는 수원국제음악제가 진행 중이다. 방문의 해 대미는 수원의 대표 축제인 ‘수원화성 문화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이다. 특히 올해 능행차 재현은 200여년 전 정조대왕 행차를 서울 창덕궁에서 화성행궁까지 재현하는 방문의 해 하이라이트 행사이다. 방문의 해 상반기를 결산하는 ‘수원화성 방문의 해’ 중간평가 보고회가 지난 7월에 개최되었다. 관광관련 기반조성과 다양한 홍보를 통한 수원화성 인지도 향상, 전년대비 88.6% 증가한 307만여명이 수원을 다녀간 것으로 발표되었다. 방문의 목표 달성을 위해 순항 중이라는 주된 내용이었다.…
얼마전 우리는 김영란법의 합헌 소식을 접했다. 김영란법의 정식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이다. 이는 지난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법안으로써,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은 공무원, 국회의원 등 공직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뒷돈 수수를 금지하는 이른바 부패방지법이다. 이 법은 지난 2015년 3월 3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후, 3월 27일 법령공포되었으나, 위헌소송이 제기되면서 혼란을 거듭하던 중, 헌법재판소에서 올해 7월 28일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이제 9월 28일 시행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이다. 기존 형법상 뇌물죄는 받은 뇌물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이 있어야만 처벌가능하였다. 때문에 벤츠여검사 사건과 같은 경우, 고급차량을 선물로 받았음에도 직무관련 대가성이 없어서 뇌물죄로 처벌이 불가했다. 이는 스폰서검사, 세월호참사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사례들이 김영란법을 탄생시켰다. 김영란법은 일정한도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내지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권력과 뇌물은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