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조용미 오래된 쇠못의 붉은 옷이 얼룩진다 시든 꽃대의 목덜미에 생채기를 내며 긴 손톱이 지나가는 자국 아픈 몸마다 팅팅 내리꽂히는 녹슨 쇠못들 떨어지는 소리 하얀 마당에 푹 푹 단내를 내며 쏟아지는 녹물들 붉은 빗금을 그으며 머리 위로 떨어지는 닭벼슬! 맨드라미! 백일홍! 해당화! 엉겅퀴! 큰바늘꽃붉은잎! 신음소리를 내며 막 벌어지는 상처의 입들,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며 나쁜 피를 다 쏟아내는 저녁 - 조용미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 경기도청 뒷길 단독주택 화단에 봉숭아, 백일홍 맨드라미 지천으로 피었다. 그 위로 한줄기 장대비가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다. 후드득 떨어지는 장대비에 붉은 꽃송이가 잘게 부서지며 도랑물을 붉게 물들이며 흘러간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꽃대들, 커다란 상처를 품에 안고 삶의 반전을 위하여 하늘 쳐다보며 기도한다. 갑자기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가슴이 후련해진다. 수직으로 내리 꽂는 빗줄기를 따라 내 몸 안의 나쁜 피들이 방전되고 내일을 위해 새로운 비가 생성되는 저녁이다. /정겸 시인
청년들이 일자리 마련에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적성은 고사하고 생존하기위한 수단으로 자신의 소망과 전혀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연명해가는 청년들이 많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에 비해 33만7천명 늘었다. 이는 2010년 32만3천명이 취업한 이후 5년 간 최저수준이다. 지난해 고용률은 60.3%이며 이중 청년 실업률이 9.2%로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가능성 있는 희망에 찬 일자리를 마련해 주어여 한다. 당국의 획기적인 청년고용 정책이 절실하다. 젊은이들은 취업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으나 현실은 외면할 뿐이다. 통계청발표는 지난해 12월 연간 고용동향 취업자가 2천593만6천명으로 전년보다 33만7천명 증가하였다. 현실적으로 청년고용은 어려워 실업자가 늘어만 간다. 공직과 대기업 등 선호하는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에게 취업기회는 짧기만 하다. 지난해 대비 취업자 증가는 2011년 41만5천명, 2012년 43만7천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는 38만6천명으로 감소하였다. 2014년에는 53만3천명으로 증가폭이 커졌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은
수원시에는 ‘누구나학교’ ‘누구나학습마을’이라는 것이 있다. 누구나학교는 수원시평생학습관이 마련한 강좌다. 말 그대로 누구나 강좌를 개설해 강의를 할 수 있고 누구나 수강생이 될 수 있다. 박사 학위나 강사 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노하우나 삶의 지식을 이웃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신개념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이를테면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본 할머니라 할지라도 김치찌개를 잘 만든다고 하면 김치찌개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 누구나학교는 학교 현장을 찾아가기도 한다. 학생이 교사가 되고, 친구가 학생이 되는 열린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말주변이 없어도 공부가 다소 뒤떨어져도 자신의 특기가 있으면 친구나 선후배들 앞에서 그 분야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학습마을은 누구나학교를 마을에 응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강좌 내용도 매우 다채롭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경험을 들려줄 수 있고, 뜨개질을 잘하면 뜨개질 강좌를, 꽃꽂이에 소질이 있으면 그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 현재 수원시에서 누구나학습마을 강좌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조원1동, 매탄4동, 화서1동, 호매실동 능실마을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오늘처럼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저녁이면 필자는 문득 일본 오차노미츠 대학의 마스다 마사루(增田優) 교수를 떠올려 보곤 한다. 오늘 처럼 함박눈 펄펄 내리던 일본 출장 길에 동경에서 마스다 교수를 만났었다. 그는 자율적 개방학습네트워크(Voluntary Open Network Multiversity)를 지향하는 일본의 지식협동조합인 ‘치노이치바(知の市場·Free Market of·by·for Wisdom)’를 처음 시작한 학자이다. 일본의 신 지성파 그룹 몇몇이 생각을 모아 시작한 학습나눔시민운동의 일환인 치노이치바는 필자에게 오랫동안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수학을 가르치는 평범한 교수였던 그가 2003년 지식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결국 교육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 불평등은 교육격차에서 발원되는 것인 바, 그 치유책은 결국 또 다른 방식의 교육과 학습의 공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역설하곤 했다. 치노이치바는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 즉, ‘서로 서로 배우고 서로 서로 가르치자&rs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는 노래가 온 동네 휩쓸더니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 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하는 노래가 어른들 사이에서 물결을 타고 있어 인생백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무엇을 하며 어떻게 백세를 살 것인지 생각해 보면 왠지 막막하다는 느낌이 든다. 장수가 모든 사람에게 축복일지 의문이다. 노후대책이 완벽하지 않은 말초세대인 나에겐 또 하나의 걱정으로 자리 잡는다. 국가나 지자체에서는 경쟁하듯 복지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는 해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우리 집으로서는 그냥 시큰둥할 뿐이다. 내 자리가 꽃자리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일상에 감사하고자 노력하지만 가끔은 남의 삶으로 눈이 갈 때도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일찍 여의고 당장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며 갖은 고생을 하던 끝에 다행이도 자식들이 성공해서 언제나 싱글벙글 하며 사는 날이 왔다. 늦복이 틔어 호강하며 자식 자랑이 늘어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입성이며 관광은 물론 해외여행도 해마다 몇 차례씩 다니게 되었다. 그래도 허름한 집에 혼자 사는 형편이라 독거노인으로 여러 가지 지원을 받고 산다. 그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은 하루 8시간 정도의 잠이 필요하다.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는 게 정상이란 얘기다. 물론 나이별로 차이는 있다. 신생아는 18~20시간, 소아는 12~14시간, 성인은 7~9시간, 노인은 5~7시간 정도라는 게 의학계 상식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시간보다 숙면이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건강과 노화방지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상수면은 생체 소모가 아니라 음식과 더불어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로 작용해서 더욱 그렇다. 보통 우리가 잠을 잘 때 의식상실, 신경기능 저하, 감각 둔화, 근육긴장변화가 동반된다. 다시 말해 맥박과 호흡이 완화되고 체온이 저하되며 침 눈물 소변등이 줄어드는 분비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모두가 내일을 위한 준비라는 것이다. 잠을 잘 못 자면 뇌 활동이 둔해져서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이 저하된다. 당연히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면역력이 약해져 병에 걸리기도 쉽다. 장기적으로는 고혈압 당뇨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가능성도 커진다. 또 피곤한 건 물론 기분이 나쁘고 활기가 떨어지며 신체반응도 늦어진다. 심한 경우 신경과민 불안 환각을 불러오거나 돌발 사고를 일으킨다. 실제로 밤에
내 안의 여자 /김영기 예쁜 그릇이 욕심나고 자꾸만 수다 늘어가는 내 안의 여자가 궁금해진다 늙어가는 증거라고 누군가는 놀려대지만 민들레 씨방이 비밀 신방 차려놓고 때가 되면 바람 앞에 허물어지듯 내 안에 숨어 사는 그녀에게 오늘은 입김을 불어본다 긴 머리 쓸어 넘기며 가끔 뒤를 돌아보는 여자 내가 닮아가는 나를 닮아가는 여자 만나지 못했던 여인인가 나를 만나서 잃어버린 아내의 반쪽인가 - 김영기 시집 ‘겨울 연밥’ 한세월 잘살고 있는 부부들을 보면 서로 닮아있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 얼굴 모습까지 비슷하다. 그것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생활습관과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며 지나온 젊은 날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해가 갈수록 예쁜 그릇을 욕심내고 잔소리도 늘어간다. 꽃 같기만 했던 아내의 변한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안타깝다. 하여 마음속에 간직된 이전의 아내 모습을 떠올린다.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뒤를 돌아보던 여자, 그 싱그럽던 모습이 그립다. 누군가는 늙어가는 증거라고 놀려대지만, 민들레 씨방이 비밀 신방 차려놓고 때가 되면 바람 앞에 허물어지듯 내 안에 숨어 사
‘삼성 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 피해자 가족 등 조정 3주체간의 합의가 성립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2007년 황유미씨 사망 이후 8년여 만에 백혈병 논란이 타결됐다는 것이지만 12일 최종합의서 내용은 재해 예방대책과 관련한 것이다. 조정위원회가 사전에 배부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사과와 보상, 재해예방대책의 조정 3의제 중 재해예방대책 문제와 관련해 조정 3주체 사이에 원만한 조정 합의가 성립됐다’는 것이다. 이어 ‘주요 조정 합의 사항, 조정위원회의 향후 과제와 일정은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였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인권센터와 노동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반올림 역시 이번에 합의하는 것은 재해예방대책 부분에 한정된 것이며 사과와 보상 문제는 아직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2005년 6월 기흥반도체 공장 여성노동자인 황씨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7년 3월 사망하면서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황씨가 사망하자 부친 황상기씨는 그해 6월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했고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단체인…
기후변화에 따른 농어촌의 생산유형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시의 적절한 대응전략을 수립하여야할 때이다. 농어업담당기관의 미래지향적인 창조적 사업계획추진이 절실하다. 농어업은 많은 자본을 투여하여 기반조성을 이뤄가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가뭄극복을 비롯한 농지은행 사업 확대 등 5대 추진과제를 제시하였다. 농어촌공사 경기본부는 금년 모내기까지 32개 지구에 총 2천100만t의 농업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가뭄이 예상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철저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해서 영농에 피해를 줄여가는 일이 우선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어민의 피해를 방지해 주어야 한다. 영농기반을 견고히 하여 소득을 증대시켜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가야한다.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과학적인 어획과 양식 사업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농어촌 경기지역본부는 지난해 39억 원을 투자하여 강화지구에 19.9㎞ 길이의 송수관로와 양수장 21개를 설치하였다. 화성 덕우·기천 지역의 한발에 대비해 양수장 11곳과 13.4㎞의 송수관도 만들었다. 중장기대책으로 687억 원을 투입하여 여주시 북내지구에 4대강 하천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강화지구에도
한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비는 소원 중 하나가 잘 살게 해달라는 것이리라. 붉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지난해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오늘은 나라 안에서 가장 살기 좋은 강가 마을로 손꼽히는 곳 여주로 발길을 옮겨보자. 강가마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주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여주의 아름다움 여덟 가지를 일컬어 여주팔경이라 하는데, 팔경 중에서도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신륵사에서 울리는 저녁 종소리이다. 신륵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강가에 자리하고 있다. 신륵사는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다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고 되돌아와 불교의 대중화에 힘썼던 원효대사에 의해 지어졌다 전해져 오는 사찰이다. 원효대사가 절을 지으려고 했을 당시 이 곳은 연못이었다. 이 연못이 신성한 사찰이 들어설 곳이라고 원효대사의 꿈에 한 노인이 일러주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7일 동안 기도를 드렸고, 9마리의 용이 승천 한 후에야 비로소 신륵사를 지을 수 있었다. 9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은 구룡루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다. 신륵사가 대규모 사찰이 된 것은 고려 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