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군대 전역 후 복학한 4학년 여름방학이었다. 일찌감치 이민 떠난 작은 형이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쉐인캐트린)에 살고 있었다. 한번 다녀가라는 형의 권유에 호기심으로 들떴다. 당시 해외여행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여권을 만들려면 남산 자유센터에서 하루종일 반공연맹의 소양교육을 받고 영화도 시청해야 했다. 캐나다로의 직항 편이 없어 미국 알라스카주 앵커리지를 경유했다. 15시간의 비행 끝에 뉴욕 존 에프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내렸다. 난생 처음 밟아보는 미국 땅 아니, 첫 해외 땅이었다. 권총을 허리에 찬 흑인이 나를 포함한 한국여행객 몇몇을 닭장차(?)에 실었다. 우리를 인근 여관으로 안내했고, 그는 밤새 우리를 지켰다. 이튿날 우리를 닭장차에 다시 실은 그는 미국 국내선 라가디아 공항으로 안내했다. 거기서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미국 비자가 없는 우리들이 밀입국하지나 않을까 우려해서 감시했던 것이다. 미국 땅을 처음 밟은 나의 해외여행은 이렇게 어리둥절하게 시작됐다. 퀸 엘리자베스 하이웨이(QEW)를 직접 달려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만 보았던 나이아가라 폭포도 구경했다. 버스와 열차를 번갈아타며 몬
무더운 여름철에 간혹 복통과 설사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식중독이나 장염의 증상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기능성 설사인 경우도 흔한 일입이다. 기능성 설사란 특별한 기질적 이상 즉 식중독 또는 장내의 세균감염 등에 의해 장점막이 손상되는 장염과 상관없이 일과성으로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기능성 설사는 과식, 너무 맵거나 기름진 음식과 ‘너무 차가운 물이나 차가운 과일’ 즉 수박, 참외 등에 의해서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차가운 물이나 과일 등을 식후 즉 공복이 아닐 때 소량 드시는 것이 기능성 설사를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기능성 설사에 노출되는 성향의 사람에게서 또한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위염이나 궤양 등의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이 복부팽만감, 통증 등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스트레스나 음식의 양이나 종류와 관련이 많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주요증상은 복부불편감, 팽만감, 자주 체함, 구역감, 복통 등 상복부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부수적으로 머리가 맑지 않거나 어깨나 등이 결림
중증이냐, 경미한 증상이냐, 차이가 있을 뿐이지 현대인은 누구나 분노 조절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당장 나부터 어제 경험했다. 출근 전 혼자 계시는 어머님 댁에 가기 위해 오전 일찍 집 앞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지난주일, 연로하신 탓인지 여기저기 몸이 불편하시다는 얘기를 듣고 안부도 살피고 이것저것 얘기도 나눌 겸 나선 것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아 잘못 탔구나’라고 느낀 것은 10여분이 지나서였다. 평소 가던 코스가 아닌 엉뚱한 노선으로 가고 있어서였다. 버스 번호는 안 보고 안내판 끝에 있는 수원역이라는 문구만 보고 탄 것이 화근이었다. 중간에 내리려고도 했다. 하지만 모르는 노선으로 달리는 바람에 수원역 근처까지 가보자는 속셈으로 버텼다. 그리고 간선도로 곳곳을 지나 수원시내를 거의 한 바퀴 돈 뒤에야 목적한 곳에서 내릴 수 있었다. 시간도 두 배 이상 걸렸다. 타고 가는 내내 속이 끓었다. 신경질과 내 자신의 우매함을 탓하는 화가 뒤엉켜 마음도 편치 않았다. 짜증도 났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정신을 어디 두고…’를 되뇌며 자책해 보지만 짜증을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주위마저 곱게 보이지…
여한 /임병호 詩’라는 미명으로 적지 않은 글 썼지만 자세히 읽어본즉 신통한 게 안 보인다. 감히 神과 통할 수 있으랴만 사람냄새 아니면 산천초목 향기 살아 있는 그런 詩를 왜 여태 쓰지 못했는가. 바라건대 이승 떠나기 전 정말 좋은 詩 한 두어 편 남겼으면 여한이 없겠다. 고독한 영혼을 목마르게 하는 갈증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땅, 돈보다 시집을 먼저 갖고 싶어하던 시인. 내 목소리로 끝까지 견디어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생명의 비밀을 언어 속에서 캐어내기 위해 사유의 밤을 밝히고 시혼을 불사르고 있는 시인. 미술을 좋아하고 신학과 문학의 접목을 꿈꾸기도 한 시인은 1965년 ‘화홍시단’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 1966년 한국문협 수원지부를 창립하고 이후 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국제 PEN한국본부 부이사장, 계간 ‘한국시학’ 발행인, 경기도문화상, 한국예술문화상 문학부문 대상 수상. 시집 ‘세한도 밖에서’ 등 16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냄새 아니면 산천초목 향기 살아 있는 그런 시를 여태 쓰지 못했다고 성찰한다. 시인은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매우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원만한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마련해 주어야한다.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들이 법정의무 사항인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도입을 재정 부담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예산을 마련하지 않는 담당공무원의 무관심이 문제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에서 지난해 말까지 도입한 장애인콜택시는 수원 48대를 비롯해서 고양, 부천, 용인, 의정부, 화성, 광명, 이천 등 총 212대가 운행될 뿐이다. 이외의 23개 지자체에서는 법정대수가 미달하거나 전무한 지역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생존권과 같이 매우 중요함으로 적극적인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해야한다. 물론 정부는 올해 2월 교통약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국비 15억6천만 원으로 78대의 차량을 지원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원과 화성은 각각 10대, 구리는 9대 등 17개 지역에서 모두 66대를 추가 도입될 예정이나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이외의 안산, 안양, 남양주 등 12개 지역은 장애인콜택시 유지와 관리비부담 등을 이유로 법정대수 확보는 고사하고 철저하게…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연평해전’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각자 다르겠지만 정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 국민이라고 할 때 분명히 일치하는 것은 남북의 평화가 지속돼야 하고 아울러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북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구를 맞대고 살상하지 않는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와 다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다시 국지전이 발발할지 모르고 자칫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실제로 남북관계는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될 정도로 경색돼 있다.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 한국정부의 대북 금융제재 등과 관련, 대남 비방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앞으로 광복 70주년 8·15 공동행사가 개최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다음 달 5∼8일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남북 화해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남측 김대중평화센터-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6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이희호 여사의 3박 4일간의 평양 방문 일정에 합의했다고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이사(전 문화부 장관)이 밝혔다. 이 여사는 지난 2011년…
얼마 전 220쪽짜리 얇은 책을 얕보고 들었다가 한참 고생하며 읽었다. 최근 경제학계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토마스피케티의 저서 ‘불평등경제’. 유명한 ‘21세기 자본론’은 너무 두꺼워 대신 들었는데 생각의 깊이가 있어 그런지 영 어려웠다. 필자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지만 책에서는 프랑스의 불평등 정도가 심해지는 두 가지 형태를 자본과 노동 간의 불평등 심화와 근로소득 자체의 불평등 심화로 들고 있는 듯하다. 구체적인 분석은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필자에게 와 닿았던 부분은 불평등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정책이 추진되어서는 안 되고, 불평등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따라 처방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 보통 (극단적인)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강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정부 간섭에 반대한다. 이와 반대로 좌파쪽 성향의 진보주의자들은 시장 자체가 불완전하고 태생적으로 불평등을 초래하므로 정부가 보다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서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며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곤 한다. 하지만 토마스피케티는 그 원인에 따라 처방이 달라져
안산시 초지동에 있었던 둔배미마을은 조선시대에 안산군 와리면(瓦里面) 포촌리(浦村里)라고 불리던 곳으로 원당리(元堂里), 원포(元浦), 원당포(元堂浦)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 초지량만호가 있던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초지진의 둔전병들이 있었으므로 둔배미, 또는 둔전병들이 농사짓던 논배미가 있었다고 해서 둔배미로 불렸다. 둔배미마을은 예부터 어업이 성행하던 지역으로 바다에서의 무사고와 풍어를 위한 제사를 지내왔었다. 둔배미마을의 수호신은 뱀신인 긴 대왕님이며 도당할아버지와 도당할머니를 모셨었다. 성어기가 되면 마을어부들은 화장만 배를 지키게 하고 선주를 비롯한 모든 선원들은 목욕재계하고 당집으로 가서 만선과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소지를 올린 후 모든 선원들이 꽹과리, 북, 징, 태평소(호적) 등의 악기를 치며 배치기소리를 하였고, 출항을 하며 배위에서는 선상배치기를 하였다. 노젓는소리, 그물의 고기를 퍼 올리는 바디질소리 등이 전승되어왔다. 둔배미 배치기소리는 경기 배치기소리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연평도(서해안풍어굿)에서 전승되는 황해도 배치기소리가 서도소리로 여리고 여성적이고, 전북 위도에서 전승되는 전라도 배치기소리가 낮은음에 늦은 가락인데 비해 안산의…
운전하다 보면 화물차들의 난폭운전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영세 화물차량에서부터 대형 덤프트럭, 물류 수송차량 등 많은 화물차량들이 도로를 운행한다. 이들은 시간이 돈이다. 화물차 업계에 ‘탕뛰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과속과 난폭운전의 유혹을 피하기 어렵다. ‘탕뛰기’란 기사들이 일당 대신, 운행 휫수에 따라 돈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다. 따라서 사고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경기도에서만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5천680건의 화물차 교통사고가 발생해 전체 교통사고(4만5천264건, 사망 945명)의 1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182명으로 19.3%의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보험회사는 화물차의 보험가입을 기피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기지방경찰청이 6일부터 이들 차량의 불법운행에 대한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 화물차량의 음주운전 및 지정차로 위반·급차로 변경·과속 등 난폭운전, 적재물 추락방지조치 위반, 과적, 조명장치 불량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집중 단속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과적 또는 정비불량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교통안전공단과 합동단속을 병행실시할 예정이다. 화물운수협회에 안전운전을
한 국가의 세계문화유산 추진 문제를 두고 이웃나라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이다. 그런데 일본이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하자 이웃나라인 한국이 이를 간섭하고 양국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하시마 탄광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에 의한 강제노역을 명기하는 문제를 놓고 등재심사를 하루 연기하는 등 공방을 벌인 끝에 합의를 이룬 것이다. 일본 정부 대표단이 강제노역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를 주목한다는 주석을 등재 결정문에 달아놓는 방식이다. 한국이 이웃나라인 일본의 문화유산 등재문제에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일본은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기를 1850년부터 1910년까지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을 해서는 안 되지만 참 여우같은 짓이다. 왜냐하면 이때는 일본이 우리나라 등 주변국을 본격적으로 침략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즉 강제징용 사실을 감추기 위한 ‘꼼수’였던 것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군데 중 조선인 징용자가 투입됐던 곳은 하시마 탄광 등 7곳이다. 무려 5만8천여 명이 이것에서 가혹한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