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영원한 2인자로 불리던 전직 고위층의 상가에 이름만 대면 금방 알만한 인물들의 면면이 화면에 명멸하고 가까운 집안이기도 한 대통령께서도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며 명복을 빌고 유족을 위로하는 장면은 여느 상가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평생의 반려를 떠나보내는 자리에서도 노 정객은 훈수 정치로 불리는 이런 저런 말을 들려준다. 시국이 어수선하고 살기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국정의 중심에서 이끌던 인물로 안타까운 마음이 어찌 없을까. 얼마 전 고인의 생전에 그렇게도 극진하게 병간호를 한다는 소식을 신문지상에서 접한 적이 있다. 정계의 거물로서가 아니라 한 지아비로 보여주는 사랑이 존경을 넘어 감동으로 전해진다. 부부란 천겁의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하는 말이 있다. 성경에도 사람이 부모를 떠나 한 몸이 된다고 했고 결혼을 인륜지대사요 이성지합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결혼이 인연의 소중함 보다 신혼집과 혼수품에 딸린 판촉물처럼 보인다. 물론 남의 일이라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쉬운 만남이 헤어짐 또한 어렵지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공직사회의 오래된 병폐중 하나는 복지부동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켜도 정년이 보장돼 생겨난 말이다. 이젠 복지부동이 옛말이 됐다. 요즘 공무원들은 성과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침소봉대(針小棒大)다. 인천시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해온 교육비 지원사업을 마치 시(市)가 적극 추진하는 것처럼 포장해 자료를 냈다. 시가 발표한 자료 제목은 〈초·중·고·저소득층 학생 교육비 지원에 만전〉이다. 이 사업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기 때문에 관련 인천시 예산은 0원이다. 시는 단지 교육비 지원 신청자들의 신청접수만 받는다. 이를 위해 시는 임시인력 105명을 뽑아 각 구 동 주민센터에 배정했다. 이들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식작성 방법과 유의사항 안내 등의 업무 지원을 담당한다. 한 달 임시직으로 일인당 150만원을 받게 된다. 교육비 지원 사업 신청기간은 3월2일부터 13일까지로 토·일요일을 제외하면 이들이 일하는 기간은 10일이다. 또 방문접수와 온라인 접수가 모두 가능하다. 이들 업무는 단순하다. 기존 인력을 활용해도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도 시는 1억5천600만원을 인건비로
조선시대엔 당시 법 대명률(大明律)의 규정에 따라 미혼과 기혼을 불문하고 남녀를 동일하게 처벌했다. 그러나 유독 유부녀의 간통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가중 처벌했다. 반면 같은 간통이면서도 양반 남성들에겐 관대했다. 특히 노비와의 간통은 ‘없었던 일’이라며 특혜(?)까지 줬다.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쳤다. 대표적인 게 세종시대에 일어난 ‘유감동(柳甘同) 사건’이다. 평양현감의 아내로 무려 39명의 남자들과 간통 행각을 벌인 이 사건은 유감동과 사통한 인물들이 사헌부 관리, 판서, 고을의 수령, 공신의 자제들이어서 조정과 나라 안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법에 따르면 유감동은 사대부의 부녀자였기 때문에 관계한 남성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져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 장형 또는 파직에 그쳤다. 그들을 유혹한 유감동의 잘못이 더 크다는 판결 덕분이었다. 이러한 남성중심의 성문화는 1905년 간통죄가 공표되면서 표면상 사라지기 시작했다. 간통죄는 1889년 3월 개화기 여성 50여명이 고종황제가 근무하던 덕수궁 앞에서 ‘한 지아비가 두 아내를 거느리는 것은 윤리를 거스르는 일이며, 덕의를 잃는 행위(一夫二失 悖倫之道 德義之失·일부이실 패륜지도 덕의지실)’란 글을 들고 ‘축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는 수원천이다. 수원시는 지난 1991년 수원천 중 1차로 지동교∼매교 790m를 복개하는 공사를 시작해 1994년 완공했다. 복개의 명분은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고, 오염돼 해충과 악취로 가득하던 하천을 덮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이어 지난 1995년 수원천 2단계 복개공사에 나섰으나 당시 심재덕씨가 원장으로 있던 수원문화원을 중심으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수원천 되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결성, 1년여에 걸쳐 복개 반대와 자연형 하천 조성을 요구한 결과 시민들의 승리로 끝났고 복개는 저지됐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심재덕씨가 곧이어 수원시장에 당선됐고 복개공사는 중지됐다. 이후 2012년 4월 수원천 복개부분은 철거되고 21년만에 자연형 하천으로 완전 복원됐다. 부천 시내를 흐르는 심곡복개천도 지난 1월부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명하천으로 다시 태어날 꿈에 부풀어 있다고 한다. 심곡복개천이 생태하천으로 성공적으로 복원되면 오는 2017년 4월께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심곡복개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는 김만수 시장은 “부천 원도심을 관통하는 심곡복개천이 생태하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일상생활의 편리함 뒤에는 폐기물을 남기게 된다. 날로 늘어나는 도시 및 공장폐기물 처리에 각별한 대책이 절실하다. 선진국의 지나친 폐기물을 후진국에 수출하여 환경오염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서 폐기물에 대한 국제적 공동 관리와 처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일회용품의 양산과 과잉포장 등 으로 폐기물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가 폐기물재활용이나 태양광에너지 등 도내 환경 분야 사회적 경제 기업에 최대 2천만 원의 기술개발 및 마케팅비를 지원한다. 폐기물 처리도 중요하지만 전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개선되어 폐기물 생산을 감소시켜 가는 일이 우선이다. 도는 올해 2억 원을 투입하여 사회적 경제 환경기업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사회적 경제 환경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철저한 지도와 관리가 필요하다. 대상은 도내에 사무소를 두고 환경보전활동을 주로 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 예비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도 포함된다. 지원은 종사자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종사자들이 교육을 통하여 환경보호와 자원재활용을 위한 업무를 현명하게 대처해가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생활밀착형 환경기술 개발
우리나라 한 해 기부금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3조원에 육박해 액수만 보면 적지 않은 것 같으나 국내 총생산의 0.9%수준으로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영국에서 조사한 세계기부지수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은 2012년 45위였으나 2014년에는 60위로 하락했다. 기부문화의 참여가 낮은 이유는 경제적인 불황을 제외하면 나눔, 사회적 배려, 기부문화에 대한 무관심이 가장 크다. 우리의 경우 개인기부금의 비중이 늘고 다양한 기부방법이 생겨나는 등 다수의 시민이 소액을 기부하는 선진국형 기부문화로 진행되고 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해서 발생한 수익금중 일부를 공익사업에 기부하는 공익형 펀드와 신탁상품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을 돕는 금융권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의 기부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얻은 이윤을 사회로 환원한다면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높아지고 국민들은 그 작은 선행에 또 다시 이윤으로 돌려 줄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은 단순히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넘어 기업과 국민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돈이 적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빌게이츠나 워런버핏
지난 1월 16일자 본란은 화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급 종합장사시설에 대한 수원시민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갈등이 더 깊어지기 전에 도나 중앙정부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수원시 권선구 금호동 등 서수원권 주민들은 화성시가 불과 2㎞ 거리에 지나지 않는 매송면 숙곡리에 자신들을 무시한 채 대규모의 장례시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화성시 광역급 종합장사시설은 5개 지자체가 함께 사용하는 시설로서 36만4천㎡ 일대에 화장로 13기, 봉안시설 2만7천기, 자연장지 3만8천기, 장례식장 6실 규모다. 지자체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장사 시설은 화장장과 봉안시설이 많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참 괜찮은 발상이다. 예상됐던 주민들의 반발도 넉넉한 지원으로 인해 무마됐다. 그런데 이곳에서 2㎞ 떨어진 수원시 서수원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금호동 일대는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이 다소 불편하지만 칠보산이 둘러싼 친환경지역으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불과 2㎞거리에 인체를 화장하는 시설이 들어선다니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은 당연하다. 화성시는 사업 추진 전 이웃도 생각했어야 했다. 장사시설로 인한 갈등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로 생산원가를 낮추어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금과 인력난의 문제를 극복해가는 일이 당면과제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성과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저금리 기조로 자금 운용에 고충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521조2천841억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중소기업의 대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 및 대기업 대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금융 지원을 확대할 것을 독려했다. 기술금융 활성화 기조에 기술신용평가를 토대로 한 대출은 지난해 말 8조9천억 원까지 증가하였다. 경기도의 경우 장기적 금리 하락으로 중소기업육성기금을 포함한 17개 도 기금의 이자수입이 최근 2년간 200억 원 이상 감소하였다. 도는 올해 중소기업육성기금 잔액 1조254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1억 원
설 연휴가 끝나는 날 찾아간 동네시장은 썰렁했다. 대목을 보려고 준비한 과일을 싸게 팔고 있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명절이 다가오면 여러 언론에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면 대형마트보다 20~30% 저렴하다는 기사를 내보내지만 소비자의 호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멀어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언론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마음이 멀어지면 발걸음도 뜸해지기 마련이지 않던가. 최근 언론보도에서 건물주가 무리하게 올리는 상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영화 ‘국제시장’에 나와서 유명세를 탄 점포주가 월세가 벅차다면서 장사를 접겠다는 보도도 있었다. 가까스로 지방자치단체의 중재로 계속 영업을 하게 되었지만,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틈을 봐서 세를 올리는 건물주가 있는 한, 전통시장 살려서 영세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정부의 정책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상생과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골목상권의 갑과 을인 건물주와 입점상인 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전통시장의 시설을 현대
어지럼증은 임상에서 두통과 더불어 가장 흔히 접하는 질환이다. 환자마다 증상표현이 다양하지만, 자세히 병력 청취를 하다보면 어느 정도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후를 알 수 있는 어지럼증의 3가지 용어가 있다. 단순하게 어질어질하다고 표현하는 ‘현기증(dizziness)’을 말하는 것인지, 회전성을 포함하는 ‘현훈(vertigo)’을 의미하는 것인지,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실조(ataxia)’를 말하는 것인지를 감별해 내는 게 중요하다. ‘현기증(dizziness)’은 ‘단순어지럼’을 말하는 것으로 갑자기 움직일 때 혹은 앉았다 일어설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할 때는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기력이 떨어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우리 몸의 감각들을 통합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서 올 때가 대부분으로 심리적 요인이 가장 많다고 그 외에 혈액순환 장애, 자율신경계 실조에 의한 경우도 있다. ‘현훈(vertigo)’은 자신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이 느끼는 심한 어지럼증으로 속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