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정부 관계당국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에 따라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데다 일부 인사들의 막말로 인해 슬픔에 잠긴 국민들의 분노가 극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애도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참사를 애도하고 영혼들을 위로하듯 하루 종일 비가 내린 지난 27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조문객들이 묵묵히 차례를 기다렸다. 줄은 합동분향소에서 약 300m 떨어진 고잔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이어졌다. 운동장에도 S자로 촘촘하게 줄을 선 조문객들이 가득 들어찼다. 수원시연화장과 수원시청에도 조문객들이 연이어 찾았다. 인터넷 공간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도 노란리본을 단 추모의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침몰 당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제자와 친구, 승객들을 구한 ‘의인(義人)’들의 눈물겨운 사연이 퍼지고 있다. 생일을 하루 앞두고 희생된 단원고 2학년 정차웅(18)군은 부모님의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던 모범생으로서 사고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가 희생됐다. 남윤철(35) 교사는…
지난 3월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와 인권회복뿐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반인권적, 반인륜적, 반역사적인 만행이 이 땅에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건립 추진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시민모금 활동을 위해 거리에서, 성당에서, 교회에서, 공원에서, 마을 꽃길에서 홍보 캠페인은 30차례 넘게 진행되었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한 합동회의에서 진행사항을 공유하고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목표는 수원평화비(평화의소녀상) 건립 활동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이었다.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수원시민의 모금으로 건립된다. 그동안 4천여명의 시민이 모금에 동참해 주었고 5천600명이 넘는 시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세계 1억인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모금액은 무려 8천만원을 넘어섰다. 아이에서 어르신까지 3월1일 ‘시민결의대회’에 참석하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첫 번째 모금을 해주셨다. 숙연해지는 대목이자 큰 힘이 되어주신 사례이다. 벼룩시장에
2010년 6·2 지방선거 때의 일이다. 돈다발 사건이 터진 여주시는 발칵 뒤집혔다. 현직 L군수가 지역구 L의원에게 2억원의 돈다발을 전달하려다 L의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던 것. 당시 공천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다. 결국 L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어요.” 지금도 이 얘기만 나오면 시민들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주시에서는 시민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4년 전 당시 물의를 일으켰던 L 전 군수가 특정후보의 동선에 자주 목격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시민회관에서 특정후보 곁에서 함께 분향했다. 가족, 선거운동원을 대동하고 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요즘 기자에게는 L군수의 부적절한 행태를 제보하는 내용이 자주 걸려온다. 흥천면 잔칫집에선 특정후보를 직접 데리고 다니며 인사시킨 것을 비롯해 점동면에선 특정 후보를 위해 직접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 이런 모습이 자주 목
방송가에는 일반적인 프로그램들의 시청 타깃에 대한 불문율이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4~5학년 눈에 맞추면 성공한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TV라는 매체는 복잡하거나, 금방 이해가 되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왜 TV를 ‘바보상자’라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제 이 불문율은 설득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것은 매체가 없던 시절, TV 채널은 공중파 방송사뿐이며 신문이나 잡지도 한정적이던 시절로 인터넷 또한 대중화되기 전, 정보라는 것이 다소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시절을 기준으로 나온 문구라 할 수 있다. 누가 보아도 요즘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TV를 틀면 수십 아니 수백 채널이 있어 리모컨으로 100단위 이상의 번호를 쉽게 누르고, 속보가 나오면 스마트 폰으로 먼저 확인하고 SNS로 사방에 전파한다. 이런 스마트 시대에 ‘비밀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나?’라고 의심을 가질 만하지 않겠는가? 조간신문을 맹신하던 그 시절, 아침에 일어나면 석유냄새 나는 신문에, 검정색 굵은 잉크로 적혀 있는 글자들이 마치 세상의 모든 사건·사고인 것으로 생각하
세금납부는 국방의 의무와 같이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다. 소득을 올리고 재산을 가진 국민에 대해 국가는 치안, 국토방위, 교육, SOC 등을 제공하여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돕는 대신, 소요되는 비용을 국민으로부터 세금이라는 형태로 조달받는 것이다. 세금이란 사회공동체의 회비와 같은 것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국민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노블레스 오브리주를 실천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차제에 국가는 세금을 많이 낸 국민을 유형적, 무형적으로 우대하는 방안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조세제도는 선량한 납세자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며 납세자의 입장을 크게 배려하고 있다. 누진과세의 원칙을 채택하여 낼 능력이 되는 사람이 더 내도록 하여 수직적 공평을 달성하고 있으며, 근로장려세제를 통해 총급여액이 일정수준에 미달하면 오히려 세금을 돌려주기도 한다. 생존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소비해야 하는 지출은 과세표준에서 제외하고 있고, 자녀가 많거나 장애인·노인 등이 가족 구성원으로 있는 경우에는 추가로 공제를 해주며, 주택임차·보험가입·병원비·교육비·기부금 등의 지출에 대해서 세금을 공제해…
28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지난 21일 방북 후 ‘제29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정례회의’의 참석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최 사장의 방북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을 방문한 최초의 고위급 공직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 사장의 이번 방북 의미로는 남북철도의 교류협력방안 활성화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남북이 서로 다른 철도시스템의 이해문제와 운영상의 문제점과 관련해 ‘철도용어 표준화’의 공동연구 필요성, ‘코레일 국제철도연수센터’를 통한 대륙철도 진출 국제철도 전문가 양성방안 등도 논의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관계를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지난 2월에 남북 개성공단 3통분과위원회 통신분야 실무협의, 남북고위급접촉,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이 개최된 이후 3월부터 4월말 현재까지 남북관계가 만나서 대화하자는 요구보다도 극단적 언쟁(言爭)의 대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ldqu
‘분향’은 침향(沈香), 유향(乳香), 정자(丁字)와 같은 식물질 또는 사향(麝香), 용연향(龍涎香) 같은 동물질을 태워 발하는 훈향을 말한다. 향(香)의 연기는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연결한다고 해서 예부터 제사(祭祀)에 불가결한 것이었다. 사용 또한 인류의 문화와 함께 할 정도로 오래 됐다. 특히 종교적으로는 우수한 상징화의 기능으로 인해 폭넓고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향의 사용은 가끔 위생ㆍ의료 등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됐다. 고대 이집트나 페르시아에서 미라 제작의 공정이나 사체처리 과정에 다량의 향이 소비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악취를 없애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자(死者)에 대한 숭경(崇敬)과 위로(慰勞)의 기원도 포함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분향은 속죄를 의미하기도 한다. 종교학사전에는 부정의 불식에 대한 기원과 타오르는 향연에 위탁된 하늘의 신에 대한 경건이 하나로 결합된 의식이라고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향을 피우는 것은 공경(恭敬)과 기도(祈禱)를 표현하고, 분향은 교회의 예물과 기도가 향이 타오르는 것과 같이 하느님 앞에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가톨릭 예식의 미사에서 입당 행렬을 하거나 복음을 선포할 때…
회생절차는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나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회생절차는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에서 금융기관 등에 의한 사적 협상을 통하여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워크아웃(work-out)’과 구별되고, 사업을 재건하여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재건형 절차라는 점에서, 자산을 신속히 처분하고 그 대금으로 채무를 변제한 후 소멸하는 청산형 절차인 ‘파산절차’와 구별됩니다. 회생절차는 채무자 또는 채권자, 그리고 주주·지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시작됩니다.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원인이 있다고 인정되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합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회생채권자나 회생담보권자는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회생절차개시결정 역시 법원에 따라 다소간에 차이가 있으나 통상 1개월 이내에 발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나올 때 원칙적으로 기존의 대표이사를 관리인으로 임명하지만,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그해엔 1학년을 담임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란, 무슨 볼일들인지 고물고물 끝없이 기어 다니는 개미들 같고, 뱅글뱅글 맴도는 앙증맞고 야단스런 풍뎅이 같은가 하면, 팔랑거리며 날아다녀봤자 잡히는 순간 가루로 바스러질 나비 같았다. 그런 것들에게 아침자습은 무슨… 교장이 쳐다보거나말거나 교감이 잔소리를 하거나말거나 아침부터 함께 놀았고, 엄마들이 와서 투정을 하거나말거나 공부는 하는 둥 마는 둥 수업시간에도 번갈아 무릎에 앉힌 채 세월을 보냈다. 고것들은 받아쓰기를 시켜도 서로서로 보여주며 사이좋게 지내는 걸 과시했고, 글자를 채 익히지 못한 친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정답을 확인해주는 열성을 보였다. 그 개미·풍뎅이·나비 중에 남루하기 짝이 없는 어느 교회 집사 부부의 아들 녀석도 들어 있었는데, 녀석은 주제에 내 무릎을 전용(專用)으로 쓰고 싶어 했다. 그해 겨울 전근을 가게 되었고, 이듬해 어느 날 그 학교를 찾아갔을 때, 아이들은 변함없이 나를 반겨주었는데, 녀석만은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펑펑 눈물만 쏟았다. 썰물처럼 아이들이 다 돌아간 뒤에도 떠나질 못했고, 마침내 한마디 말도 못한 채 흐느끼다 돌아갔을 때 누가 귀띔
지난 주말 인기드라마 ‘정도전’에서 문하시중(門下侍中)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이인임이 숨을 거뒀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으로 나라의 모든 정치를 총괄했지만 결국 또 다른 정치논리에 희생돼 비운을 맞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조선(朝鮮) 건국의 주역 정도전(鄭道傳)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사실 고려시대 말 문하시중의 권한은 드라마와 달랐다. 권한이 매우 미약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6조의 장관과 역할이 거의 비슷했다. 다만 그들의 수장으로서 문서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역할만 달랐다. 때문에 국사를 제대로 이끌지도 못했다. 그래서인지 정도전은 조선 건국 초기 재상의 권한을 강화해야 나라가 잘 다스려진다는 논리를 강하게 폈다. 정도전은 ‘재상론(宰相論)’에서 “재상이란 위로는 왕을 보필하고, 아래로는 백관을 통솔하며 만민을 다스리는 사람”이라 규정하고 ‘권한’을 이렇게 강조했다. “재상은 왕을 실질적으로 대행하는 사람이다. 정치를 잘못해 변고가 일어날 경우, 왕 혼자 책임지는 게 아니다. 재상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 재상은 하늘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재상의 자리는 이처럼 막중하다. 따라서 정권은 하루라도 재상에게 있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