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프랑스 미래학자들은, 2030년쯤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여기에 화답하듯 당시 미국의 미래학자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결혼제도 자체를 부정하면서 “과거 1만년 동안보다 최근 100년간 결혼 관습이 더 변화한 사실을 볼 때 앞으로 20년 동안 결혼제도의 변화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며 “평생 동반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즐기는 사랑만 판칠 것”이라고 예견한 게 그것이다. 거기에 유엔은 2045년 세계를 전망한 미래보고서에서 결혼제도는 낡은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시 말해 ‘결혼’의 의미를 “성인 남녀를 사회적 규범으로 속박하는 예식”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처럼 결혼의 개념은 사회 발전에 따라 계속 진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결혼은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의 중요한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결혼을 통해 신랑 신부 당사자들은 물론 양가 모두 새로운 가족의 일원을 받아들이는 매우 중요한 일생의 의례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혈연공동체를 위주로 한 결혼의식이 발달하게 되었다. 일부 사회학자들이 우리의 결혼식에는 신랑과 신부는 없고, 신랑 신부의 가족들과 이들…
풍경의 깊이 /김사인 바람 불고 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이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옅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년쯤 아니라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석달이며 열흘이며 하는 이름만큼의 내 무한 곁으로 나비나 벌이나 별로 고울 것 없는 버러지들이 무심히 스쳐가기도 할 것인데, 그 적에 나는 꿈결엔 듯 그 작은 목숨들의 더듬이나 날개나 멧된 다리에 실려 온 낯익은 냄새가 어느 생에선가 한결 깊어진 그대의 눈빛인 걸 알아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시선 키 낮은 풀들과 나를 동일시한 철저한 감정이입이다. 김소월의 ‘산유화’ 中 ‘저만치 홀로’와도 상통한다고 본다. 나는 이렇게 떨고 있는데 아무도 눈여겨보는 이 없다. 그러나 그 외로운 떨림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처음에 애인이었다가, 애인이 친구가 되고, 친구가 가족이 되고, 가족이 원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부부는 가족이나 혹은 원수처럼 생각하며 한 가정 안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 미운 사람을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혹은 미운 사람은 아니더라도 가족처럼 느껴지는 사람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게리 채프먼은 이렇게 주장한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사랑 탱크가 있다.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릇된 행동 즉 탈선이나 일중독이나 알코올이나 취미생활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수많은 아이들의 탈선도 빈 사랑 탱크가 채워지기를 갈망하는 데서 비롯된다. 부부 사이에도 사랑 탱크가 꽉 차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배우자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만 사랑 탱크가 비면 거친 말이나 비판적인 태도, 외도를 할 수 있다. 배우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는 결혼의 핵심이다. 섹스리스이거나 이혼을 결심하는 것은 사랑의 탱크가 비워서이다. 이 텅 빈 탱크를 채울 수 있다면 결혼생활은 다시 새로워질 수 있다. 결혼 생활에서 감정의 탱크를 비
충청권과 호남권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부터 본란(11월21·24일자)은 AI가 경기도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방역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국에 당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기도 역시 AI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채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양주시가 먼저 뚫렸고 포천에 이어 이천과 안성, 평택으로 확산됐다. 동서남북 모든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가축들을 정성껏 길러온 축산농들에게 피눈물을 쏟게 만드는 이른바 ‘살처분’도 예외 없이 실시되고 있다. 양주 13만3천300마리와 포천 23만 마리, 안성 2만7천 마리, 이천 16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또 평택시 고덕면 한 농가의 오리 60여 마리가 이틀에 걸쳐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정밀검사를 한 결과 AI 감염 사실이 확인돼 오리 4천500마리가 살처분 됐다. 이와 함께 화성시 양감면의 한 종계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200여 마리가 집단폐사하자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2만3천마리를 도가 예방적 차원에서 도살 처분하기로 했다. 이처럼 도내 전역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산되고 있다.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을 더욱 긴장시키는 것은 시작된 겨울이 본격적인 철새 도래 시기라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금년 겨울은 예년보다 더욱 추워질 것이라는 기상예보다. 집 없는 취약계층 사람들의 주거문제는 심각하다. 논밭에 방치된 비닐하우스에서 보금자리를 만들어 겨울을 지낸다. 정부와 지자체도 한정된 예산으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지 확보가 어렵다. 오갈 때 없는 이들에 대한 안전한 겨울나기 대책이 절실하다. 경기도내에 화재에 취약해 안전 사각지대인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이다. 지난 2001년 인명과 재산피해 예방을 위한 주거용 비닐하우스 해소 대책을 마련하였다. 임시방편적으로 근본적인 대안모색이 안 되고 있다. 사회복지차원에서 해결해 가야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되는 현실을 해결해가기가 어려울 뿐이다. 존엄한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30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도내 비닐하우스는 2천174단지 2천930동이다. 시·군별 분포를 보면 고양시가 661동으로 가장 많다. 과천시가 331동, 성남시 157동, 하남시 149동에 거주하고 있다. 주거용 비닐하우스는 화재발생의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이다. 매년 지속되는 화재로 인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
온 나라가 시끄러운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전대미문의’ 국가 최고 지도자가 연루된 갖가지 비리의 실체가 연일 드러나고 있다. 능력과 자질은 둘째 치고, 최소한의 윤리조차 지켜지지 않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제는 집권여당의 윤리위원회에서조차 대통령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는다고 한다. 출당 및 제명 심사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안 그래도 낮았던 위정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이제 더없이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이번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행정부의 곳곳이 심각하게 곪아 있다는 점이고, 이는 그러한 행정부의 윤리를 바로잡지 못한 입법부에 대한 실망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도 우려되기도 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국회가 ‘더욱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는다. 의원…
약속시간은 다가오는데 도로가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마음만 초초해졌던 경험이 누구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집에 화재가 났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다그치는 시민의 신고를 들으며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의 마음도 똑같은 심정이다. 이에 의왕소방서는 교통문화 개선을 바라는 마음에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 운동이다. 골든타임 5분. 5분은 짧은 시간이지만 화재 발생시 5분이 경과되면 화재의 연소확대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옥내진입이 곤란해지며, 화재발생 5분 이내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면 연소 확산 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또한 구급현장에서 심정지 응급환자의 경우 5분 이내 적절한 응급조치가 시작되지 않을 경우 생존율이 25%미만으로 급감한다. 짧은 시간 5분은 어느 누구에겐 평생 긴 시간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사수하는데 운전자의 배려가 필요한 실정인 것이다. 이처럼 골든타임 5분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현장 도착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혀버린 구급차, 이를 외면하고 제 갈길 가기 바쁜 차량들, 그리고 긴급차량을 추월
2013년 5월 22일자 개정된 경범죄처벌법에는 45개 항목이 넘는 경범죄의 종류가 규정되었는데 그 가운데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이 2개가 있다. 바로 ‘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과 ‘거짓신고’이다. 60만원이란 법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데, 형사소송법상 50만 원 이하 사건은 소위 경미 사건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 두 형이 60만원으로 규정하여 경범죄처벌법에 있으면서도 경미사건으로는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연인지 이 두 조항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소방, 경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공서주취소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다. 이는 결코 주취자에 시달리는 경찰내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주취자 자신은 물론 방문한 일반 민원인들에 대한 피해발생 우려는 물론 촌각을 다투는 112신고 출동에 늦어진다면, 이는 곧 다른 치안공백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즉, 관공서 주취소란의 엄정한 대응의 최종 수혜자는 곧 선량한 대부분의 국민이 될 것이다. 과거 중국 제나라 환공은 가득차면 넘어지는 술독을 항상 자신이 앉는 자리 오른쪽에 두고 경계로 삼았다고 한다
유럽을 대표하는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작가이기도 했던 볼테르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톨레랑스 문화의 정수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일갈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나 신분에 따른 권력을 행사하는데도 그 후과에 대한 책임은 엄격해야 할 터인데, 하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의 무분별한 행사가 초래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더욱 엄중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촛불 정국을 초래한 사태가 ‘큰 힘에는 큰 기회가 따르고, 그 큰 기회들을 다 얻어야 할 책임이 있다’라는 식으로 볼테르의 가르침을 오역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남용된 권력에 대한 책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은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했음을 전제한다. 선출된 대통령에게 퇴진과 탄핵의 책임을 물어야만 하는 오늘의 시점에서 지난 수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적·공적 피해가 누적되었는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또한 현재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 손실을 앞으로 감내해야만 하는지도 파악이 불가능하다. 오늘의 문제를 올곧이 처리하는 것과 더불어 미래를 위한 예방에도 힘써야 하는 이유가…
북한이탈주민인 한 여성이 꿈과 희망을 갖고 죽음을 무릅쓰고 단신으로 탈북한 지 10여 년, 그러나 낯선 남한에서 여성 혼자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일정한 정착지 없이 모텔 등을 전전하며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한 탈북여성이 있었다. 살 빼는 약을 과다복용하고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녀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는 등 삶의 의지가 없었다. 그렇게 피폐한 삶이 지속되는 것을 발견한 신변보호 경찰관은 이 탈북여성에 대해 병원치료와 관계기관의 도움받을 것을 적극 권유했다. 그러나 그녀는 심한 우울증에 의한 대인기피 심화로 모든 치료와 지원을 거부했다. 이에 신변보호 경찰관의 끈질기고 지속적인 애정어린 관심과 노력을 펼쳤고, 결국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면서 새로운 안식처를 마련해 주기로 하였다. 마침 수원의 한 종교단체(사찰) 주지 스님께서 “평상시 탈북민은 절대 남이 아닙니다. 이들을 돕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은 곧 나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불자들 모두의 과제”라며 “이 탈북여성의 딱한 처지를 접하고 흔쾌히 사찰에 새로운 안식처를 제공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