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甲乙) 관계’의 논란이 진행형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그렇다면 병원에서 의사는 갑인가, 을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정도다. 논쟁 결과, 의사는 을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명쾌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다만 갑의 정의가 “비용을 지불하고 재화와 용역을 제공받는 입장”임을 감안한다면 을은 반대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는 을이고,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돈을 내는 환자는 갑이라는 논리다. 한편으론 수긍이 가지만 아리송하다. 국회에서도 지난주 이런 아리송한 논쟁이 여·야 간에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윤창중이라는 메가톤급 이슈 때문에 수면 밑으로 잠겼지만 당시는 우리가 을이니, 너네가 갑이니 그야말로 ‘갑론을박’ 하며 지도부까지 나서 신경전을 펼쳤다. 신경전의 요지는 이렇다. 보도를 보면 지난 8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가 요즘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더 ‘갑’인 거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자 민주당은 원내의석 절반을 넘는 거대 여당인 새누리당이 당연히 국회 관계에서는 ‘갑’이고 민주당은 ‘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도 과거에는 여
최근 진보정의당은 삼성X파일 폭로 건으로 노회찬 공동대표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노회찬 대표의 지역구에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출마하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남의 아픔을 자신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안철수 의원의 이런 결정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기회주의적 결정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다. 그것은 국민들의 뜻이고 정치권은 그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그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준 것은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안철수 의원은 새로운 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통령 선거에 임했고, 그 선언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유효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새 정치란 무엇일까? 지금까지 그의 언행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정당공천 배제와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기초단위 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와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문제이다. 정당공천 배제가 과연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나 과거 우리나라 사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는지, 현
그 자체로 행복한 것,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있다. 그것을 하느님이라 부르던, 부처님이라 부르던, 아니면 ‘참나’라 부르던 바로 순일한 그 무엇을 느끼는 일, 절대순수를 만나 순수해지는 일이다. 그래서 기독교 신자는 마음이 가난한 자의 복을 믿는 것이고, 불자는 가장 순순한 마음을 담아 등을 켜는 것이다. 그러나 세속에 사는 우리는 언제나 순수할 수가 없다. 순수해지기 위해 도시를 떠날 수도 없고 속세를 버릴 수도 없다. 산으로 들어가 산이 되기는 더더욱 힘들다. 그저 우왕좌왕, 좌충우돌, 동분서주하게 만드는 이 산만한 도시에 살면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괴로워한다. 그 진흙탕이 내 속에 참사람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다. 곧 부처님 오신 날이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했다는 그 분! 그 말이 어찌 과대망상증 환자의 변이겠는가. 그것은 자기를 바로 보는 일이 가장 귀한 일이고 으뜸의 일이라는 뜻일 것이다. 자기를 바로 보는 일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얀마에서 존경받는 비구 우 조티카의 책 <여름에 내린 눈>을…
난감하다. 그 이름 세 글자로 귀한 지면을 더럽혀야 하나. 어지럽다. 그러나 해야겠다. 그 황망한 사태가 벌어진 후 내가 본 가장 짧고도 적확한 반응은 “윤창중. 자진해야 한다. 그것이 자네가 선택할 마지막 기회이다”였다. 한국 문단의 기라성 같은 시인과 소설가를 배출한 강원고등학교 문예부의 스승인 최돈선 시인의 일갈이다. 또 하나. 최근 페이스북에서 독설미학(毒舌美學)의 정수(精髓)를 선보이고 있는 홍성식 시인은 패왕(覇王)과 우미인의 예를 들며 이렇게 갈한다. “…/못난 놈. 저 하나 살겠다고 함께 일 해온 주위를 욕보이고, 딸 또래 여자애까지 ‘이상한 여자’로 몰아가는 이런 것들을 데리고 무슨 정치를…./김재규가 박정희를 쏘던 1979년 늦가을 밤. 김은 철몰라 찧고 까불던 차지철을 지칭하며 이렇게 일갈한다. ‘각하, 저런 버러지 같은 새끼와 정치를 합니까?’/내 보기에 쪽은 윤창중이 차지철보다 더 팔고 있다. 나라 쪽, 각하 쪽, 청와대 쪽, (전직)기자 쪽, 사내 쪽. 아니다. 마지막은 아니구나. ‘논어’에 따르면 ‘자신을 위해 자신을 변명하는 건 군자의 법도가 아니’기에.” 이미 사내가 아니므로 사내의 쪽을 팔 주제조차 못 된다는 이야기일 터. 이
막걸리의 해외, 특히 일본 수출은 포천 이동막걸리가 일등공신이다. 우리나라의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한 2005년과 거의 동시에 일본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었다. 그때 한류 붐이 일었고, 특히 부담 없는 저 알코올 도수에,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더했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이동주조가 최초로 TV CM을 하면서 인기는 더욱 치솟았고, 연이어 2010년에는 진로가 막걸리 사업에 진출, 최고 실적을 올렸다. 그 후 서울탁주가 캔 막걸리로 수출을 더하는 등 수많은 우리나라 막걸리가 일본에 진출했다. 그 덕분에 2011년도에는 ‘맛꼬리’란 일본 막걸리 호칭이 일본 경제신문이 선정한 핫 키워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해의 수출기록은 2005년 대비 20배를 넘었다. 우리나라 막걸리의 일본 내 르네상스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인들의 막걸리 사랑은 우리나라 못지않았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런 막걸리의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이 장관이 지난주 포천시 이동주조 막걸리 공장을 찾았다. 전통주에 관해 조예가 깊고, 그중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그가 이곳을
안전행정부가 의정발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내용을 보면 광역의원의 경우 회기 중 결석일수만큼 의정비를 삭감하는 등의 불성실 의원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방안과 관광성 외유라는 비난을 받아온 국외연수에 대한 제도개선, 모호한 겸직금지 규정을 명확히 하는 것 등이다. 늦은 감은 있으나 매우 잘한 일이다. 특히 그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돼 왔던 겸직 규정에 관한 부분을 이번 기회에 정립한다고 하니 기대 또한 크다. 현재 지방자치법에는 공무원이나 교사, 공공기관과 공기업 및 농·수·축협의 임직원 새마을금고·신협 임직원, 국회의원 보좌관·비서관 등 일부 직종이 아니라면 다른 어떤 직업도 지방의원을 하면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겸직을 허용하고 일부 직종만 예외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금지 외 직종에 종사하는 일부 지방의원들이 그 자리를 이용해 이권개입이나 비리, 특혜 의혹 등의 모럴해저드 사례가 숱하게 발생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도의회는 2009년 조례 제정을 통해 ‘지방의원은 해당 상임위원회 소관 업무와 관련된 영리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과거 행정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따라서 죽은 이와 가족들을 위한 장사시설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시설의 필요성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집 옆에 들어선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하긴 죽은 사람을 실은 영구차가 새벽부터 매일같이 내 집 앞으로 지나다니고 상주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면, 또 시신이 타는 연기가 대기 중에 섞여있어 항상 호흡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장사시설 추진은 ‘님비현상’으로 인해 어느 지역에서나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장장이 없는 경기남부지역 8개 시가 공동으로 화성시에 종합장사시설을 설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화성시에 가칭 ‘화성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부천·안양·평택·시흥·군포·의왕·과천 등 8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시청 대회의실에 가칭 ‘화성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시설 건립에 따른 제반사항 등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후보지 공개모집과 타당성 조사용역을 거쳐 오는 9월 후보지를 선정한 후 2018년까지 화장로…
헤엄 잘 치는 자가 물에 빠지고 말 잘 타는 자가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가 그렇게 되는 것으로 도리어 화를 자초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해를 입고 이익을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궁핍해진다(善游者溺 善騎者墮 各以其所好 反自爲禍 是故好事者 未嘗不中 爭利者 未嘗不窮也).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침은 부족한 것보다 못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싶어하며 그것이 지나쳐서 욕심이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진정 욕심쟁이 아닌 사람을 어디 찾을 수 있을까. 말로는 마음을 비웠다, 나는 욕심을 모른다 하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또 그렇게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그 욕망이 욕심이 되어 어렵게 얻은 벼슬자리에서 떨어져 추풍낙엽보다 더 쓸쓸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우리는 밥그릇 숫자보다 더 많이 보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내려놓을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너무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최근 인천시광역시의회는 8조4천억여원의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시가 재정위기와 더불어 유동성위기도 겪고 있기에 이번 예산안 처리는 시민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인천시와 시장이 시정의 주요과제로 삼았던 원도심 활성화사업도 이번 추경의 주요대상사업이어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고통 받아온 다수 원도심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예산편성 방향인지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와 의회의 추경과정을 두고 뒷말이 많다. 우선 재정 및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해 자산매각으로 들어온 2조원 규모의 세입이 그동안 어떻게 쓰였는지이다. 그리고 원도심 활성화사업 등이 주요 현안사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며, 이들 사업예산의 출처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인천시장이 ‘5·30 인천시 재정 현황 및 대책’을 발표한 지 1년이 경과된 시점이기에 시와 의회는 추경에 앞서 현재의 시 재정현황 및 전망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했다. 지난 3월 말, 예산감시단체인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는 ‘시 재정위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우선 자산매각으로 얻은…
국민가수 나훈아를 빼닮은 나운하는 흔히 말하는 짝퉁가수다. 그는 고등학교 때 나훈아를 연상케 하는 얼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본명은 박승창이고, 그의 노래 인생은 벌써 3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 그는 여전히 이미테이션 가수다. 그런 그가 지난 9일 강남의 한 고급 호텔에서 디너쇼를 가졌다. 나훈아와 아주 흡사한 얼굴과 무대 매너, 음량까지 모두 나훈아를 닮아 마니아들을 매료 시켰다. 코미디언 엄용수는 “가수 중 평생에 디너쇼를 하는 가수는 전체의 2%가 안 된다”고 했다. 그만큼 디너쇼는 가수로서는 가장 영광스런 자리이며, 누구나 가수가 되면 하고 싶은 쇼가 바로 디너쇼인 것이다. 나운하는 자신의 노력으로 2%의 범위에 든, 유일한 짝퉁 가수로 재탄생했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디너쇼를, 짝퉁 가수가 해낸 것을 놓고 엄용수가 연예계의 드문 일로 꼽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나운하의 2%는 그냥 된 게 아니다. 무명시절 ‘딴따라’에 대한 편견을 연습으로 극복했다. 밤무대에서 주정뱅이 손님으로부터 받았던 술 세례의 아픔을 기억하며, 연습을 통해 나훈아를 닮으려 노력했다. 슬프고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