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가 지난 4월 3일 북한 측의 근로자 철수 결정으로 폐쇄된 지 95일 만에 양측이 재가동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반가운 일이다. 남북 관계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개성공단만은 지속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우리 정부와 국민들로서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성공단조차 폐쇄될 수 있으며, 남북관계는 100% 보장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교훈을 톡톡히 얻은 셈이다. 사실, 개성공단을 두고 남북이 서로 밀고 당기며 보다 우세한 입장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이제 시기적으로 한계에 도달했으며, 영구 폐쇄냐 아니면 남북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 온 개성공단을 살리느냐의 기로에 도착했기 때문에 영구 폐쇄를 원하지 않는다면 양측 모두 상호 대화를 통한 합의를 하지 않을 수 없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최근 북한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치열하게 전개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아베 특사인 이지마를 불러들였고, 중국은 최룡해를 특사로 보내 외교 라인을 재가동했으며, 미국은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베를린에서 회동했는데 이 모든 사건이 5월 중에 일어났다.…
나는 SNS라 이름 붙인 건 하는 게 없다. 초창기부터 지인들이 해보라고, 소통의 예술이라고 부추겼지만, 소통을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런 소통이 나하고 맞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았다. SNS와 함께 성장한 아이들은 모든 것을 SNS에 올린다. 식당에 가서도 사진을 찍어 올리고, 화가 난 일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올리고, 일기도 SNS로 쓰기도 한다. 연인에게 받은 선물, 연인과의 사진, 연인과 헤어진 심정도 SNS에 올린다. 저게 노출증이지, 싶은 일도 SNS 세대에게는 생활이다. 생활이라는데 어떻게 뭐라 할 것인가. 나는 아이들에게, 나중에 다 증거로 남아 너희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SNS에 올릴 때는 잠시, 1년 뒤, 3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고 올리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 말이 귀에 들어오면 젊은이겠는가. SNS의 소통이 중요한 일상이 된 아이들은 SNS와 함께 울고 웃는 숙명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젊은 기성용 선수가 SNS 때문에 또 구설수에 올랐다. 감독이 절대적인 축구에서 대선배 최강희 감독을 비아냥거리며 비난한 것이다. 자신이 올린 글이 문제가 되자 기성용은 곧바로 사과했다. 모두 자신의 불찰이라고, 공개의 목적은 아니었으나 어
1999년 일본 도쿄의 한 곤충전문점에서 왕사슴벌레 1마리가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판매된 왕사슴벌레는 크기가 80.2mm로 탄생 확률 수억만 분의 1의 희귀성이 가격을 높였다. 물론 구매자는 애완곤충 마니아였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애완곤충 기르기가 우리나라에서도 보편화 된 지 오래다. 웬만한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엔 으레 집에서 기를 곤충을 사고파는 펫숍이 있다. 여기엔 다양한 애완·관상용 곤충들이 구비돼 있고 이들이 지낼 케이지, 먹이, 교미를 돕는 젤 등 다양한 물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시장도 꾸준히 확장됐다. 현재 추산되는 유저만도 10만~15만명, 관련 인터넷 동호회도 170개에 이른다. 인기품종은 장수풍뎅이와 넓죽사슴벌레, 왕사슴벌레 등 남성적인 매력이 큰 것들이다. 가격도 크기에 따라 마리당 수십만원에서 몇만원까지 다양하다. 담배 진딧물을 먹이로 삼는 꼬마남생이무당벌레, 소나무에이즈 재선충병의 매개체인 하늘소를 잡는 개미침벌, 토마토와 딸기의 병해충을 박멸하는 굴파리롬벌과 칠레이리응애, 생소한 곤충 이름들이다. 하지만 해충을 자연적으로 잡아주는 식물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는 효자들이다. 이런 천적곤충을 연구하
최근 인천지역사회는 굵직하고 오래된 각종 현안들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공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방의 주체가 돼야 할 현장의 주민들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자들이 활보하는 모습이 더 눈에 띈다. 조속히 해법을 찾아내서 현장의 고통을 해소해야함에도 선거를 겨냥한 이들의 정치적 행보로 지역사회는 사분오열되어 소비적인 갈등만 빚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비지원 및 인천시 재정위기의 책임공방을 비롯해서 수도권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논란, 월미 은하레일 안전성 및 철거 논란 그리고 인천내항 8부두 우선개방 및 재개발방향 문제 등 현안의 무게와 파급력이 높다싶으면 예외 없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기 일쑤다. 정치가 유권자인 주민들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해결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 우선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비지원 문제부터 보자. 지역사회 내에서 인천시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려면 대회를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과 여론이 나타나자 여야 정치권은 인천의 자존심, 남북공동 개최 등을 내세워 반납여론을 잠재우려 했다. 대회 반납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기고와 활동들이 언론지상에 소개되면서 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기고들이 출현하기 시작했
인천시가 우수 중저가 숙박시설인 ‘굿스테이’ 지정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천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하는 ‘굿스테이’가 31곳 있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심사결과, 전국 지정업소 73곳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9곳이 새로 지정돼 모두 60곳으로 늘었고 전국 1위가 됐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인천을 찾는 내외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숙박시설 확보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결과여서 그 역할이 자못 기대된다.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과 이를 위한 기반시설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여행 중 안식을 제공하는 숙박시설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 값비싼 호텔 이외에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편히 쉴 만한 중저가 숙박시설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인 및 소수의 인원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내국인조차 관광 중 잠자리를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저가 숙박업체, 즉 여관과 모텔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객실 수를 보유하고 있는 숙박업소군이다. 하지만 선정적 이미지와 호텔 대비 질 낮은 서비스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박근혜 정부가 내건 경기·인천지역 공약이 잘 지켜질까? 기획재정부가 ‘지역공약 이행계획’을 확정,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106개 지역공약을 뒷받침할 167개 공약사업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기도의 숙원인 ▲GTX 사업 ▲한류 지원을 위한 기반조성 ▲USKR의 차질 없는 조성 ▲수서발 KTX노선 의정부까지 연장 ▲수도권 교통대책 추진 ▲DMZ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조성 ▲경기북부 특정지역 지정(강원도 연계) ▲경기만 해양레저·관광기반 조성 등 8개 주요사업이 담겨 있다. ▲아시안게임 성공개최 지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등 인천지역의 7개 사업도 있다. 이른바 ‘지역공약 가계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경인지역 공약은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네팔에 ‘카삼’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는 뜻이다. 특히 공약은 공적인 약속이다. 예전 많은 정치인들은 공약을 공약(空約) 쯤으로 여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는 사기 수준의 공약(空約)이 많았다. 언뜻 생각나는 것만 열거해 본다. 연평균 7% 경제성장, 5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카드수수료 5
오랜 역사를 통해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권문세도를 누려오면서 절개와 지조를 지킨 이들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변절하거나 후대에 부끄러운 일면을 남겨놓은 이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여러 외침으로 군란과 정변들이 있을 때 나라를 지켜야 할 교목세신들이 썩은 고기 냄새에 개미 때 달라붙듯 자기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날뛰는 일들은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아주 가까웠던 일제하에서만 보아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정조대왕의 시(詩)에 ‘喬木白江宅 文衡家宰孫 出爲關西伯 休忘二字言’이 있다. ‘교목세신 백강의 집이 대제학 이조판서의 손자로다. 평안도 관찰사 되어 나가니 두 글자의 말을 잊지 말게나’ 하였다. 교목세신에게 내린 흔치 않은 임금의 시다. 정조는 이휘지란 신하에게 이 시를 내렸는데 ‘向陽之地 向陽花木’으로 가장 신임이 두터웠다. 그것은 여러 대를 걸쳐 중요한 벼슬을 지내면서 나라와 운명을 같이한 집안이었다. 시 내용 가운데 두 글자란 정조가 가장 사랑한 백성들의 平安(평안)이었으니 우리에겐 이러한 임금의 품에 안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오매불망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우면 깨어 있는 동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잠을 자면서도 잊지 못할까? 그전에는 상상으로 지나쳤는데 그 말을 뼈저리게 느낄 일이 생겼다. 별 말썽 없이 자라준 아들이 대학 2학년을 다니다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그게 남의 일일 때는 남자라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며 정의의 편에 섰고, 그 아이들이 휴가를 나오면 벌써 하며 웃고, 고생 끝에 제대를 하면 기껏 하는 말이 요즘 군대 짧아서 좋다고 했으니 듣는 마음이 오죽했으랴. 그러다가 내 자식이 군대를 가니 훈련소에 두고 오는 날부터 걱정이 앞서고, 훈련소 카페를 들락거리며 매일 편지를 쓰고, 우리 아들 사진은 언제 올라오나 살폈다. 전화라도 오면 너무 반가운 나머지 눈물부터 나왔고, 섬으로 배치를 받아 비만 오면 섬이 떠내려가지나 않을까 청개구리처럼 밤잠을 못 이루었고, 어느 날엔 꿈에 아무 말 없이 바라보다 가기도 해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군인은 다 아들처럼 보이고 애석하게 여겼다. 아무리 잠 못 이루는 날이 쌓여도 때가 되면 휴가를 오고 어느덧 제대를 해서 품으로 돌아왔다. 다른 집 아이들처럼 그새…. 예전에 우리 친정에도
국정원이 ‘NLL 대화록’과 관련해 새로운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대화록이 국정원의 주도로 만들어졌으며, 국정원 보관본이 ‘원본’에 가깝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알려진 작성경위와 주체를 완전히 뒤집는 설명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엄청난 자기폭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뉴시스는 지난 5일 국정원 고위 관계자가 대화록의 녹음 자체가 국정원의 ‘기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안보정책비서관에게 국정원 녹음기를 주고 녹음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언행도 국정원 정보수집 영역이었다는 얘기다. 청와대 비서관은 국정원에서 시키는 일이나 하는 하수인? 국정원의 주장은 한 발 더 나간다. 녹취 파일이 국정원 것이므로, 2007년 10월에 청와대에 중간보고만 했고, 2008년 1월 완성본을 ‘생산’했다고 한다. “녹음기가 우리 것이어서 녹음 파일도 우리 것”이라는 유치한 주장은 그렇다 치자. ‘우리 것’이라 대통령에게 중간보고만 하고 말았다? 대통령 직속기관이 자신의 불법을 백주에 이렇게
1977년 3월 27일 일요일 오후 스페인령 카타리나제도 테네리페섬 산타크로스의 로스 로데오스 공항에서는 항공 역사상 가장 많은 583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항공 사고가 발생한다. 이륙하던 네덜란드 KLM 소속 보잉747기와 이륙 준비 중이던 미국 팬암 소속 같은 기종의 항공기가 충돌한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두 여객기의 당초 착륙예정지는 카타리나제도의 그랜드 카나리섬 라스팔마스 공항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자 사고가 난 로스 로데오스 공항으로 착륙이 변경되었고, 거기서 두 항공기는 대기 중이었다. 로스 로데오스 공항은 747기가 운항되지 않는 매우 작은 공항이다. 때문에 공항은 테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착륙을 시킨 비행기들로 넘쳐났다. 원래 비행기를 대는 ‘주기장’ 외에도 항공기가 활주로로 가기 위해 지나다니는 길목 ‘택싱웨이’와 활주로로 진입하는 ‘유도로’에까지 갖가지 비행기를 주기시켰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얼마 안 있어 라스팔마스 공항이 정상 운영됐다. 대기 중인 다른 비행기들은 관제탑의 지시대로 속속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KLM 소속 항공기는 그 시간 급유 중이었고, 팬암기는 그 항공기에 막혀 이륙이 지연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