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은 매년 1만건 이상 신청되는 상고심 중에서 100건 이하만 처리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나라의 고등법원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처리하고 있다. 때문에 연방항소법원은 연방법원의 2심법원이면서도 대부분의 소송에서 사실상 최종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 권한과 파워가 막강하다. 미국 전역에는 이런 항소법원이 모두 13곳 있다. 그리고 179명의 판사가 종신직으로 재직 중이다. 각 항소법원마다 평균 13명의 판사가 있는 셈이다. 상원의 승인으로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종신직이라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특히 여느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 판결로 유명하다. 이런 연방항소법원도 무서워(?)하는 게 있다. 바로 국민이다. 그래서 연방항소법원은 10여년 전부터 국민 곁으로 「찾아가는 법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혹시나 받을지도 모를 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이익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법부가 권위를 내던진 일종의 대국민 신뢰 프로세스인 것이다. 국민 곁으로 다가서는 연방항소법원의 이 같은 작은 배려로 인해 권위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던 사법부가 신뢰와 존경의 상징으로 점차 그 모습이 바뀌고…
한국 사회에 최근 몇 년간 걷기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걷는 길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걷기보다 등산을 즐긴다. 산이 많은 한국 지형 때문이기도 하지만,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는 데 익숙한 한국인의 정서에 맞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들이 세운 신기록들을 듣고 있노라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등산을 즐기던 한국인들이 걷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한국인들의 삶의 태도가 변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생각된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인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으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 왔다. 그 결과, 한국은 산업화를 19년 만에 달성하였고, 한국의 경제 규모와 국민의 경제생활 수준을 나타내주는 국내총생산이 2만5천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인들은 경제적 성취를 이룬 만큼 행복해하지도 않고,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경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행복해지지 않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는 ‘긍정적 정서’가 높아야 하고, 자신이 하는 일과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는 &
본보는 12일자 ‘자진사퇴 시기마저 놓친 윤화섭 도의장’ 제하의 사설을 통해 ‘모든 일의 진퇴(進退)에는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윤화섭(민·안산) 도의회의장은 실기(失機)를 한 것 같다. 사퇴하라는 여론이 확대되기 전에 진즉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섰어야 했다’고 윤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는 지금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의 거짓말이 또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13일 국가·지자체의 보조금을 유용한 위법한 돈으로 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경기도의회 윤화섭 의장과 김경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비롯, 관련 직원이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통보한 것이다. 권익위는 윤 의장과 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해 도의회에 통보하고, 부천시에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사무국 직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윤 의장과 김 위원장은 사전에 공식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도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으로부터 위법하게 집행된 여행경비 1천36만원을 지원받아 프랑스를 여행해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제11조(금품 등을 받는 행위의 제한) 및 제13조(국내외 활동 제한 등)를 위반했음이 확인됐다고 밝
엊그제 열린 행복주택 공청회가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파행을 겪은 것은 이미 예고된 일이나 진배없다. 지난 5월 계획 발표 직후부터 안산 고잔, 서울 목동 등 행복주택 예정지 주민들은 입지의 부당성 등을 들어 강력한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해당 지자체들도 국토부의 안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어서인지 국토부는 일사천리로 예정된 수순을 밀어붙였다. 요식행위를 거쳐 향후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주거단지 건설이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불행하게 출발하는 것은 문제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지구에 따라 다양하다. 입지 상 주거단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고, 슬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계획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다 해명이 가능한 걱정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또한 주민들의 주장을 지역이기주의로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항변은 단순한 우려나 걱정 수준 이상이다. 특히 지자체들까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 계획 자체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자체의 협력 없이는 행복주택 20만 채가 온전히 지어질 수 없다. 땅값이 들썩이는 문제 등으로 인해 사전에 주민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라는 1950년대 외신의 비평처럼 과거의 한국 민주주의는 절망의 언어였다. 그러나 2012년 현재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세계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상태를 조사해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국가로 분류돼 종합순위 20위로 미국(21위), 일본(23위)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한국 민주주의의 성취는 최근 선거한류(K-democracy)로 대표되듯이 후발민주국가의 모범적인 롤 모델(Role model)이자 희망의 언어가 됐다. 그러나 한국 민주주의가 성공적인 제도화를 넘어서 심화 단계로 발전·안착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선거과정(9.12)과 정부의 기능(8.21)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나 정치참여(7.22)와 정치문화(7.50) 분야에서는 답보상태로 매우 저조한…
「배짱」은 긍정과 부정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은 것 같다. 1982년 출간된 ‘배짱으로 삽시다’라는 책이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쓴 것이다. 배짱을,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소신이 동반된 행동으로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풀어내 당시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금도 꾸준히 읽히는 것을 보면 배짱은 역시 갖추고 싶은 필수 인성(人性)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선천적 강심장을 빼고는 배짱을 갖추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닌가 보다. 대부분 사람들이 두둑한 배짱을 동경하니 말이다. 정치가 중 배짱이 가장 두둑한 사람은 아마도 농사를 짓다가 하루아침에 국상(國相)이 된 을파소(乙巴素)가 아니가 싶다. 최초의 사회보장제도인 진대법을 시행했던 그는 191년에 고구려 국상이 되어 12년간 고국천왕과 산상왕을 섬겼다. 삼국유사는 그의 발탁과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고국천왕이 하루는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를 너희가 책임지고 추천해라.” 이에 신하들이 농사를 짓고 있던 을파소를 왕에게 추천했다. 면담한 결과, 왕은 그를 인재 중의 인재로 판단했다. 하지만 왕은 관직경험이 전무한 을파소를…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 그리고 울산시 중구 모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던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개선되지 않는 사회복지 근무환경에 절망하며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이 더 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의 죽음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으나 우리사회가 애써 외면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인천 남구의 경우 2013년도 일반회계 예산을 보면 총예산 3천537억원 중 복지예산이 2천43억원으로, 일반회계 예산 대비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57.76%에 달하지만 복지인력은 112명으로 일반직원 788명 대비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책임져야 하는 인천 남구 복지대상자는 2013년 3월을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6천406가구 9천737명, 보육료지원아동 1만7천109명, 기초노령연금 지원대상자 744명, 등록장애인 21천92명, 저소득층 한부모가족 1천424가구 3천690명 등이 있다. 여기에 매일같이 중앙 13개 부처 292종의 복지사업이 구청 복지부서와 동 주민센터로 쏟아져 내려오고…
최근 한 식품업계 대기업이 자사 제품을 강매하면서 욕설을 퍼붓는 영업형태가 공개되어 국민들로부터 분노를 사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파문을 일으킨 기업은 전 경영진이 사죄하는 등 기업경영 개선의 의지를 보였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급기야 매출도 30%나 급감하고, 주식도 큰 폭으로 추락하였다. 이런 사건을 통해 우리는 기업이 위대한 성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면 책임의식과 비즈니스 윤리를 보다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버클리 대학 교수이자 「The Market for Virtue」의 저자 데이비드 보겔(David Vogel)은 기업의 도덕성이 기업이익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착한 기업’은 악덕 기업에 비해 비즈니스 위험이 적고, 따라서 도덕성을 갖춘 기업이 수익성 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결론이다. 경제학자 로리 바시(Laurie Bassi)는 돈만 잘 버는 기업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착한 회사 지수’를 만들어 미국 경영 전문지인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착한 행동으로 높은
장미 아가씨, 벚꽃 아가씨, 매화 아가씨 등 다양한 아가씨들이 발 벗고 나서서 지역의 홍보대사가 되어 열심히 자기 고장을 알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미인계가 아직도 잘 통하는지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더 이상 무슨 무슨 아가씨 선발대회가 소비자들에게 전적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를 잘 이용하면 이벤트를 통해 광고를 하는 것보다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효과도 더 크다는 점에 착안하여 현재 마케터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것을 더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미인계 마케팅 차원을 넘어 ‘0원 마케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이 있다. 인구라야 87명의 아주 작은 오버무텐(Obermutten)마을에 무려 20개국 나라의 이웃주민이 생겼다. 바로 페이스북을 통한 지역홍보가 일궈낸 성과다. 지인 중에는 이 마을의 초청을 받아 신혼여행을 다녀온 사람도 있다. 물론 ‘명예주민권’ 액자는 마을 사람들의 서비스는 덤으로 받았다고 한다. 오버무텐의 사례는 소셜미디어가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는 장점을 이용해, 거기에 걸맞은 아이디어로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했다는…
한전의 처사가 안성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전은 다음달 18일 충청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765㎸ 변전소 건설 예정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안성시민들이 진노한 이유는 한전이 안성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보지 않은 채 금광면을 765㎸ 변전소 후보지로 추가했기 때문이다. 황은성 안성시장과 시민 1천여명은 지난 7일 서울 한전사옥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변전소 설치 결사반대를 다짐했다. 안성시민들은 현재 투명하지 않게 진행되는 변전소 건설지 결정 과정이 금광면으로 결정하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만약 금광으로 결정될 경우 안성은 제2의 밀양이 될 것이 분명하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한전이 지금 이 시점에서 당장 금광면을 아예 후보지에서 제외하는 게 옳다고 본다. 2010년 제5차 전력공급계획에 따르면 애초의 충청권 새 변전소 건설지는 충북 청원이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충북 진천과 충남 천안을 후보지로 추가했다. 여기서도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안성 금광까지 후보지로 끌어들인 것이다. 충청도민들도 반대하는 충청권 전기 공급 사업에 애먼 경기도 일부를 포함시킨 것은 원칙도 소신도 없는 편의적 발상일 따름이다. 더구나 한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