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 /김송포 조금씩 조금씩 당신의 심장을 갉아먹다가 나는 철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지독한 사랑이라 했다. - 김송포의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 심장을 갉아먹힌다는 것은 심장을 지닌 존재의 영적이며 육적인 모든 구성인자들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유기질은 물론 무기질까지 모두 희생한다는 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그럴 수 있는가. 그것은 ‘지독한 사랑’의 관계가 아니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 관계는 절대적이다. 이 관계는 외부는 물론 내적인 정신세계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받지 않아야 한다. 도덕과 윤리까지도 넘어서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지독한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 고통은 또한 절대적 행복을 동반한다. 우리는 엄마의 심장을 갉아먹고, 아버지로서 갉아먹힐 심장을 내놓는다. /김명철 시인
인천중부경찰서는 하루에 4건의 허위신고를 한 김모씨를 형사입건을 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하였다. 이유는 허위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를 민사상 손해배상을 신청한 것이다. 최근 경찰청은 과도하게 112허위신고를 하거나 불법 폭력시위로 경찰에 피해를 입히는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 형사 책임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적극적으로 지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허위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가 심각한 수준인 데다 음주운전 단속이나 폭력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관이 다치거나 숨지는 등 공무집행 방해로 인한 물적·인적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집계에 의하면 허위신고 건수는 지난 2014년 2천350건에서 2015년 2천927건으로 증가하였고 2016년엔 3천195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통신매체가 발달하면서 112신고는 더욱 증가하고 있으나 허위·장난신고로 인해 정말로 생명이 위험하고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위급한 곳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현실이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부터 112 허위신고 근절을 위한 홍보 UCC를 SNS에 게재하고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다양한 홍보와…
사람에게 5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그저 커피나 한잔 할 정도의 의미 없고 짧은 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5분은 사람의 생사가 걸려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화재 발생시 5분이 지나면 급격하게 화재규모가 확대되어 주택이나 아파트 화재시 건물내부에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 현재 국민안전처에서는 ‘소방차량 5분 이내 현장 도착’이라는 시책을 내놓고 소방차 출동 5분 초과지역에 대해서는 철저한 도로분석을 통해 출동로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화재진압 등을 위해 소방차가 출동할 경우 신호가 모두 적색으로 변환돼 소방차량이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소방차 전용차로제’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소방출동로=생명로’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 교통의 현실은 5분 이내에 현장 도착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대에는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사이렌을 크게 울리고 비켜달라고 손짓을 하지 않는 이상 자발적인 양보를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씨가 지난 30일 전격 귀국하면서 검찰수사에 온 국민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31일 오후 검찰이 최씨를 소환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입국과정에서 정부의 대응을 보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의 장본인이 입국하면서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모처로 유유히 사라진데다 서둘러 입국하게 된 경위도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귀국 즉시 긴급체포를 통한 신병확보로 증거인멸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검찰은 최씨가 입국한 지 36시간이 지나서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고 한 것 역시 관련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9월 29일 최씨 관련 고발이 접수됐음에도 3주 이상이나 미적거리다가 지난달 20일에야 본격 조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뒷북 수사’라는 비판을 받는다. 조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은폐를 위한 시간을 주는 것이며 핵심 관련자들이 검찰수사에 미리 대비하고, 또 증거 자료들 역시 다수 폐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의혹의 몸통인 최씨가 귀국 전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께…
지난 28일 동두천에서 ‘제3차 경기도 동반성장 포럼’이 열렸다. 전통시장-대형마트 간 동반성장 모델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주지하다시피 전통시장과 골물 상권은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들과 SSM이 상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돼 인터넷 쇼핑시대를 맞으면서 그동안 전통시장에서 이루어졌던 기능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사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친목을 다지던 지역공동체의 의미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제 강점기에 장터에서 독립만세 시위가 많이 벌어진 이유다. 지역이나 정부에서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성공적으로 회생하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 이날 포럼에서도 이런 점이 지적되고 극복방안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우형 경희대학교 기술경연대학원 교수는 동두천 지역 시장 상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SSM 등 대형마트의 진출과 함께 외곽 대규모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한 상권의 다핵화를 들었다. 아울러 상인들의 고령화, 청년 소비층의 신업태(온라인) 쇼핑으로의 이동 등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극복할 방안
정조는 창덕궁 후원에서 아름다운 전경을 열 곳을 뽑아 시를 썼는데 마지막 열 번째 장소는 능허정(凌虛亭)으로 ‘능허 모설(凌虛暮雪)’을 지었다. 해가 쌓이고 쌓여 저물어 가는 하늘에(歲色?嶸欲暮天)/ 펑펑 내리는 가벼운 눈이 가련하구나(騷騷輕雪也堪憐)/ 잠깐 사이에 산하를 두루 뿌리고 가니(須臾遍灑山河去)/ 옥 같은 나무와 꽃이 앞뒤에 가득하구나(瓊樹琪花擁後前) 겨울의 어느 날 초저녁에 능허정에 갔더니 함박눈이 날리더니 잠깐 사이에 온 천지를 눈으로 하얗게 덮은 모습을 시로 표현하였다. ‘궁궐지’에 의하면 ‘능허정은 숙종 17년(1691)에 세웠다’라고 기록되어 3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능허(凌虛)는 위(魏)나라 조식(曹植)의 시 ‘칠계(七啓)’에 나오는 용어로 ‘허공에 오른다’는 뜻이 있다. 능허정 이름을 가진 정자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 있으며 보통 높은 곳에 자리하여 경치가 좋은 편이다. 숙종이 쓴 ‘제능허정(題凌虛亭)’ 시에서는 “백악산은 안개를 머금어 검게 보이고, 낙산에 해가 비치니 눈
자고 나면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목록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딸의 고교·대학 특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설립, 대통령 연설문의 외부 유출과 수정, 고위 공직 인사개입 등 분야도 다양하기만 하다. 급기야 일부 정당과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기까지 이르렀다. 지금까지의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최씨가 자진해서 귀국했으므로 검찰은 조속히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여차하면 특검이 시작될 예정이므로 검찰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의 시도는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진실을 규명하고 빨리 사건을 마무리 하는 것이 대통령을 위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제도 어렵고 북핵문제도 진전이 없는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이 문제로 국력이 낭비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사안 별로 대응책을 찾아야 아직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 시점에서 온 국민이 침통해하거나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건들은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최씨 딸을 비롯한 가족들의 비리와 축재문제, 둘째
목민심서의 저자 정약용의 호는 다산(茶山)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다. 조선 최고 사상가, 개혁가인 그가 강진에서 18년간 유배를 당하면서 지은 다산초당이 워낙 유명하고 익숙해서일 게다. 하지만 정약용의 호는 이것 말고도 여럿 있다. 호가, ‘부모님이 지어주시는 이름’과 달리 자신의 철학을 반영해 스스로 지을 수 있어서였다. 젊은 시절 사용했으며 한강의 옛 이름이라는 ‘열수’에서부터 ‘삼미(三眉)’ ‘사암(俟庵)’까지 무려 10개나 된다. 그중에는 ‘여유당(與猶堂)’이란 호도 있다. 경기도 양수리에 있는 그의 생가에 걸려있는 당호지만 목민관을 이야기 할 때마다 그 의미가 인용돼 꽤나 알려져 있다. 한글명으로만 보면 ‘정계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와 여유롭게 여생을 살아가겠다’는 뜻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여유당에서의 ‘여유’는 도덕경에서 따온 것으로 “겨울에 살얼음이 언 개울을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게 하고(與)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경계한다(猶)”는 뜻이다.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의 자질과 업무역량은 국민들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공직자의 사명과 책임이 제대로 발휘될 때 민본과 위민의 정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
애기나리꽃 /박효숙 예순 넘어서야 애기나리꽃 이름 알게 되었네 백합 닮은 그 꽃을 애기 손톱만한 그 꽃을 해마다 오월이면 피었을 그 꽃을 내가 애기였을 때도 피었을 그 꽃을 하찮은 풀이라고 뒤뜰의 잡초라고 관심 두지 않았네 바람 한 톨에도 고개 숙이고 이슬 한 방울로도 여유로운 미소 애기로만 살다가 가는 꽃 예순 넘어서야 겨우 알았네 -박효숙 시집 <은유의 콩깍지>에서 바쁘게 살다보면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많다. 바로 앞이나 옆에 있음에도 보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아름다웠던 유년의 기억들이나 청춘의 뜨거웠던 열정들도 반추하며 돌아볼 여유가 없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는 것은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너그러운 이해와 사랑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제는 가능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는 미래 어른의 세계가 꿈이었으나 나이가 들면 다시 어린 시절이 꿈이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