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만 명이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 버스가 파업에 돌입할 때는 뚜렷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교섭과 단체행동은 노사 자율 영역이므로 파업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뤄지는 파업은 시민을 볼모로 한 싸움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 인천 삼화고속의 파업이 선언된 전후사정을 살펴보면 상식 수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을 발견하기 어렵다. 왜 파업을 하는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 사측이 파업을 유도한 건 아닌지 석연치 않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천시가 나서서 주요 4개 노선을 정상 운행키로 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표면적인 파업 이유는 통상임금 소송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 측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지난 5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고, 노조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쟁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하느냐 여부다. 1심 재판부는 삼화고속의 상여금은 성과급에 해당한다며 제외시켰다. 사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임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계속되는 한 패소에 대비해 구조조정 노력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노선 폐지를 결정했다. 사측의 이 같은 결정은 노조의 소 취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성
흡사 체증이 걸린 듯, 호흡곤란증이 생긴 듯 답답했던 한반도 정세가 생기를 찾은 것 같다. 이명박 정권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활로를 찾을 것 같기 때문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6일 6·15 공동선언 발표 13주년을 계기로 삼아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이날 발표한 대변인 특별담화문에서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오는 12일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북측의 제의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인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속내야 어떻든 우리는 일단 북측의 제의를 환영한다. 왜냐하면 조평통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논의뿐 아니라 이산가족과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기념행사의 공동개최도 제안했다.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망의 복구의사도 밝혔다. 이번 북측의 제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응
劉向(유향)이라는 사람이 지은 책에 이 내용이 있는데 ‘낚시로 유명한 전략가 강태공은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의 집 지붕 위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며(愛其人者 兼愛及屋上之烏), 사람을 미워하면 그 집종들까지도 미워한다(憎其人者 憎其儲庶)’라는 말을 했다. 시인 두보도 그의 詩에서 ‘장인 댁 지붕위에 까마귀, 사람이 좋으니 까마귀도 좋구나(丈人屋上烏 人好烏亦好)’며 읊었다. 옛글에 너무 지나치게 아끼는 것이나 엄청나게 간직하려는 것은 분에 넘치게 애걸하는 것과 같다. 명성을 애걸하면 할수록 추해지고, 재물을 탐하면 탐할수록 더러워지며, 이득만 노리면 노릴수록 사납게 되고 만다. 그래서 살아서 명성을 누리는 것은 의심스러운 것이고 죽어서 얻은 명성은 영원하다 하였다. 그러므로 명성을 심애(甚愛)하지도 얻으려 애쓰지도 마라. 생쥐가 꿀단지 있는 곳을 알면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사랑이건 재물이건 지나치거나 너무 치우치지 말 일이다. /근당 梁澤東 (한국서예박물관장)
몇 년전만해도 발레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문화코드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올 들어선 그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상반기 고전발레 공연이 매진됐거나 매진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무리 인지도 높은 클래식 발레라 해도 지난해까지는 유료 예매율 70%를 채우기가 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국립발레단의 지난 2월 ‘지젤’ 공연은 한국 발레 공연 사상 처음으로 전회 전석 매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5개 공연장에서 대한민국 발레 축제가 열리고 있다. 7월13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축제에 양대 국내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포함 15개 발레단이 총 출동한다. 이 또한 시작부터 관심이 대단하다. 발레가 우리 곁에 친숙하게 다가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동안 발레는 값비싼 고급문화라는 인식들 때문에 대중화 되지 못하고 일부 부유층만 즐기는 고귀한 품격의 공연으로 치부됐었다. 발레의 대중화에 일등공신은 국립발레단이다. 그동안 단장과 단원들은 10여년동안 발레 대중화에 발 벗고 나섰다. 발레를 쉽게 이해할 수 있
‘읍참마속’이란 말이 있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며 전략가인 제갈량이, 마속이 군령을 어기어 전투에서 패했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마속의 목을 베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큰 목적을 위하여 자기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을 버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조조의 명령으로 위나라의 명장 사마의가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제갈량의 군사와 대치하게 되는데, 천하의 제갈량이었지만 지략이 뛰어난 사마의와 전면전을 벌일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 그때 마속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조조의 군대를 무찌르겠다고 자원하게 된다. 그러나 노련한 전략가인 사마의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렸고, 그래서 제갈량이 주저하자 마속은 거듭 간청하기를 “만약 패하면 저는 물론 일가권속까지 참형을 당해도 결코 원망치 않겠다”고 서약을 하고 출정을 했지만 결과는 참패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제갈량은 그 당시에는 마속에게 책임을 묻지 않다가, 갑자기 그 이듬해 마속을 처형하고야 만다. 마속의 일급 참모들은 마속 같은 유능한 장수를 잃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라고 설득했으나 제갈량은 듣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전쟁이 끝났는데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만류하는
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과 그들의 재력을 탐한 젊음이 공모한 더티 판타지(Dirty fantasy). 재벌가의 뒷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그린 영화 ‘하녀(2010)’로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등극시킨 임상수 감독이 지난해 세상에 던진 영화 ‘돈의 맛’에 대한 감상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씁쓸했던 기억이 아직도 오롯하다. 재벌에 대한 환상따위야 이미 개에게 줘 버린지 오래지만, 탐욕의 정점이 육체를 포함한 쾌락에 집중되는 구도는 아니올씨다, 였다. 욕망을 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에라이.’ ‘돈의 맛’의 인물 대강은 이렇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扮)’과 돈에 중독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 扮)’.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 扮)’. 감독은 이들이 벌이는 돈에 의한, 돈을 위한, 돈의 인생을 권력과 욕정, 집착 등을 섞어 여러 겹의 데칼코마니로 그려냈다.
최근 소설 사재기 파문으로 출판계는 위기감에 빠졌다. 만연한 출판계 사재기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쉬쉬했을 뿐 ‘사재기 베스트셀러’ 꼼수는 출판계에서 공공연한 영업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온라인서점을 통한 도서기증, 너무나 지나친 할인 판매, 다른 도서를 한 권 더 끼워 팔기, 과도한 경품 증정 등과 아울러 근절되어야 한다. 이제는 ‘출판 윤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자 서평, 판매 부수, 베스트셀러 순위 등을 참고하며 책을 사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그중 온라인 서평 이벤트에는 수십 부의 판매량도 책 발간 초기에는 의미가 크다.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작게라도 노출되기 위한 최소의 양이라는 것이다. 서평은 ‘책에 대한 비평’이기에 ‘가치 판단’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을 적은 글’인 독후감과는 엄연히 다르다. 독자가 저자에게 빠지면서 읽은 결과물이 독후감이라면, 서평은 독자가 저자에게 따지면서 당당하게 읽는 것이다. 호평으로 가득찬 독후감은 흔한 반면에, 서평에는 호
어제 본보 보도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임시 피난처가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도내 임시 피난처는 24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올 들어 정부가 4대악 척결을 강력하게 내세우면서 일선 경찰서가 관내 병원들과 속속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늘어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31개 시군에 24곳이면, 임시 피난처가 없는 시군이 많고, 있더라도 1개 시군에 1~2곳 수준이 고작이라는 얘기다. 이래서야 여성과 아동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라는 구호가 민망하다. 2차 폭력을 막을 장치가 시급하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30일 ‘국민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가정폭력의 경우 현재 32.2%인 재범률을 매년 4.5%씩 줄여나가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가정폭력 재범률 32.3%는 한 번 폭력이 발생한 가정 3곳 가운데 1곳은 또 욕설·구타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려면, 임시 피난처, 쉼터, 장기 쉼터와 같은 보호시설을 크게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피해자가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해도 갈 곳이 없는 경우가 62%, 친구 또는 친인척 집이 17%라는 통계도 있고 보면, 이러한 사회적 보호시설의 필요
SNS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사람끼리의 교감을 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개인간, 소집단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공공 커뮤니케이션까지 원활히 할 수 있게 됐다. 가히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SNS의 위력은 선거 때 유감없이 발휘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끈 한 유업회사와 대리점 간의 갑·을 관계도 SNS를 통해 낱낱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관행’처럼 여겨왔던 갑·을 관계를 뒤바꾸는 계기가 됐다. 갑의 횡포가 공개되자 이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을이 똘똘 뭉치자 회사는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처럼 갑의 횡포를 일순간에 무너뜨린 것이 바로 ‘SNS의 힘’이다. ‘SNS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이 바로 ‘윤창중 사건’이다. 주지하다시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국인 미국에 방미공식수행원으로 함께 했다. 그리고 성추행 사건을 저질러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성추행 사실은 SNS를 통해 미국과 한국, 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양곡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평균 83%를 크게 밑도는 2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곡물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쌀의 자급률이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105%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는 83%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더욱이 2012년에는 두 번의 태풍으로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22만t가량 줄어든 407만t으로 집계되면서 식량자급률은 더욱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총 곡물 수요량이 연간 1천900만t 정도 되므로 곡물자급률을 5%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100만t의 추가 생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농경지의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도로나 택지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작물별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절실하다. 단기대책으로는 국내에서 생산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쌀의 자급률 유지가 필요하다. 쌀 자급률을 정부의 목표치인 98% 수준으로 유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약 4% 증가된다. 그렇다면 쌀 자급률이 120% 수준이 된다면? 2012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9.8㎏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