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수원시 시장통인 지동교 위에서는 지동 상인회가 마련한 어린이 보부상체험과 장금이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불고 기온이 차가운데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팔달문 인근 전통시장을 찾았고 체험 행사장도 둘러봤다. 최근 수원화성과 수원 팔달문 지역 시장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전통시장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 효과가 반짝 현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날 체험장에서 만난 지동 상인회장 최극렬 씨의 말이다. 그런데 한껏 고무된 그의 표정에서는 걱정도 엿보였다. 수원역에 들어서는 롯데백화점 때문이다. 모처럼 시장에 훈풍이 도는데 이 매머드급 백화점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업체가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만들어내며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치 못했다. 최 회장의 고민은 본보 8일 23면 ‘상생법·유통법 강화를… 목청 높인다’ 제하의 기사와 같다. 상인들은 중소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법의 강화를 요구한다. 본보 보도에…
4월 임시국회가 8일 개막해 이달 말까지 열린다. 이번 임시국회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화되는데다 경제 상황마저 악화하고 있는 시점에 열리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런 관심을 의식해 국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는 ‘민생 국회’를 가동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여야가 이번 국회에서 다뤄야 할 법안도 적게는 60건, 많게는 80건에 이른다. 특히 ‘4·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은 하루빨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다뤄야 할 시급한 민생 현안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임시국회는 민생안정과 국민과의 약속 실천을 위한 중요한 국회”라면서 “여야 간에 다소 이견이 있지만 4·1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추경예산에 대한 논의를 잘 마침으로써 새 정부가 민생안정과 국가 위기 극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적극 화답해 정파를 떠나 민생을 챙기고 위기극복에 일사불란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같은 당 박기춘 원내대표도 그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에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살펴라(欲知來者察往)는 말이 있는데 과거 없는 미래도 없다는 말도 된다. 또 千歲(천세) 후를 알려고 하면 곧 오늘을 살피면 된다(欲觀千歲 卽審今日)라는 말도 있다. 공자는 옛것을 되새겨 새 것을 살필 줄 알면 가히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고 했는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 것을 아는 것, 즉 옛 학문을 연구해 기본으로 삼고 현재를 궁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을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의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온고(溫故)라는 뜻은 적극적으로 찾아들어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故)가 옛것을 말함인데 익히거나 들었던 옛것을 나타내고, 신(新)이라 함은 이를 통해서 새로이 터득한 것을 말함이니 고전을 통해서 올바른 지식을 얻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지 옛것만을 익혀서 남을 가르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고, 자기 수양과 소양 그리고 오늘날 학문의 다양한 자기전공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한 다음에 남을 지도할 수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옳은 것이다. 정조대왕이 어느 신하에게 ‘온고지신이 무슨 말인가’ 하고 물으니 신하는 ‘옛글을 익혀 새 글을 아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溫故書而知新書之謂也).
독일 유학시절, 5살이었던 다나가 10대가 될 때까지 베이비시터를 했다. 다나가 10살이 되기 전 어느 날 가방에서 바나나와 콘돔이 나와 지레 혼자 놀라서, 뭐냐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다나는 태연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웠다고 했다. 당시 성교육을 순결교육으로 대체했던 우리와 매우 대조되는 교육이었다. 이후 다나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0살 이후 어느 날 조별과제라고 보여준 종이를 보며 또 다시 놀라게 되었다. 거기에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권리 및 노조에 대한 설명 이후 단체협약 사항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조별토론과제가 제시되었다. 토론을 위해 사업장이 처한 상황이 예시로 제시되었다. 이것은 연방정치교육원(Bundeszentrale fur politische Bildung)에서 작성된 자료였다. 중등교육 과정에서 독일의 아이들은 노동자 권리에 대해 배우고, 그 내용의 상당부분은 연방정치교육원 자료에 의존한다. 이곳은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되 교육내용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여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독립적이다. 2차 대전 중 나치체제에 대해 침묵하고 동의했던 독일인들은 전후 밝혀졌던 전쟁의 참상에 충격을
북한이 지난 주말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 유사시 철수계획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제기했던 방식과 유사한 화법이다. 마치 전쟁이 곧 발발할지 모른다는 뉘앙스를 짙게 풍기면서 대외 메시지의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실제 전시상황이라면 공업지구는 즉각 폐쇄해야 하고, 외국 공관은 당장 철수시켜야 한다. 이런 식으로 위협과 압박의 수위를 점차 높여간다는 것은 반전(反轉)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치킨 게임’은 참가자보다 구경꾼이 더 조마조마한 놀음이다. 당사자는 설령 사고가 나더라도 질 수는 없다는 오기로 뭉쳐있을 따름이다. 기차가 다가올수록 구경꾼의 불안은 점점 커지다 못해 견디기 힘든 공포로 변한다. 더구나 구경꾼이 당사자의 피붙이라면…. 참, 끔찍한 게임이다. ‘한반도 치킨 게임’이 공포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밖에서 보는 한반도는 벌써 전쟁 중이란다. 내부에서는 아직 낙관론이 우세하다. 설마 전쟁이야 나겠어? 하지만 최소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만은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파국을 막고 반전을 끌어낼 &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붙은 ‘샴쌍둥이’는 한쪽이 죽으면 함께 죽는다. 가뜩이나 사망률이 높은데, 상호 불화는 죽음에 이르는 첩경이다. 하지만 ‘샴쌍둥이’이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태국의 ‘창’과 ‘엥’ 형제는 사이가 좋았다. 이들은 1811년 태어나 1874년 사망했으니 60년 이상을 24시간 붙어살면서 각각 10명과 12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야말로 ‘운명공동체’다. 그동안 개인주의자들은 공동체의식보다는 개인주의가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고 믿었다. 개인의 최선을 끌어내기 위해 국가의 간섭조차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들의 신념은 20세기 ‘신자유주의’로 이어져 세계를 뒤덮었다. 그리곤 끝을 모르는 탐욕과 부패, 타락을 최고의 가치로 숭앙하더니 세계를 거덜 냈다. 대한민국 사회에도 신자유주의의 파고는 거셌다. 서구적 가치가 뒤늦게 부러워한 우리 특유의 인간적 유대감과 공동체를 고사시켰다. 이기심으로 중무장한 소수가 다수의 밥그릇을 빼앗고, ‘경쟁’이라는 미명아래 모든 것을 차지했다. 자기들만의 이너서클을 귀족화하고, 오르는 사다리마저 치워버려 계층을 고착화했다. 입으로는 부정하지만, 선택의 모든 잣대는 욕망과 돈이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도
꽃 소식이 빠르게 북상한다.남녘에 만개한 벚꽃이며 매화가 TV 화면을 환하게 밝히는 가운데 북한은 우리를 긴장케 한다. 개성공단 철폐며 통신두절, 핵, 미사일 등 안보를 위협하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 두려운 요즘이다. 조카가 며칠 전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터라 가족들의 긴장과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하필 이럴 때 자원해서 군대를 꼭 가야겠느냐는 염려에 스물한 살의 청년은 당차고 믿음직스럽다. 대한민국의 사내로 태어났으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잘 지켜야 가족과 국민이 편안히 살 수 있지 않겠느냐며 본인은 걱정 말고 건강이 안 좋은 아버지를 부탁한다며 눈시울이 젖어들던 모습이 선하다.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철부지인 줄 알았는데 언제 저 녀석이 저렇게 의젓해졌나 싶다. 자유분방함을 벗어나 제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두렵고 긴장되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당당히 나서는 것을 보면서 굳건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해병대에 자원하는 젊은이가 많아졌다고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위협을 무릅쓰고 나서는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간혹 고위층이나 인기에 영합한 일부의 병역비리 문제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공격적인 언사를 쏟아놓았다.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진주의료원 문제 처리에 전력해도 모자랄 경남도지사가 엉뚱하게 경기도지사에게 화풀이를 하는 격이라 어이가 없다. 홍 지사는 지난 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에 대해 “그러니까 경기도 살림이 엉망이지. 도 살림이나 잘 하라 그러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해도 막말에 가깝다. 홍 지사로서는 김 지사가 지난 2일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도민 설문조사를 해서 1%만이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의료원을 유지하겠다”고 한 점이 고까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도백이 그런 감정 하나 여과하지 못한다는 것은 볼썽사납다. 의료원 운영 문제는 설전으로 맞설 일이 아니다. 각자의 관점과 해법대로 대처해서 어느 쪽이 진정 도민을 위한 선택인가 판단 받으면 될 문제다. 두 사람이 모두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여당 후보로 점쳐지는 만큼 지금부터 의료문제, 노동문제 등이 얽힌 지방의료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선의의 정책경쟁을 벌이면 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남짓한 이 시점에서 벌써부터 라이벌 의식만 도드라지는 경솔한 언쟁을 벌일…
‘짜장스님’은 국가 지정 보물 제422호인 철불좌상이 모셔진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의 별칭이다. 자신도 이 별칭을 기꺼워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운천 스님은 자신이 직접 짜장면을 만들어서 소외되고 가진 것이 없는 이들에게 무료로 먹인다. 군인들과 장애인, 노인, 노숙자 등 부르는 곳이 있으면 마다않고 달려가 현장에서 직접 면을 뽑고 짜장을 볶아 대접한다. 100여명부터 2천명에 달하는 많은 인원에게 한꺼번에 급식을 하려면 원가만 해도 만만치 않다. 스님은 ‘국우차’ 판매수익금으로 비용을 마련한다. 국우차는 돼지감자차다. 남원 가까운 지리산 자락에서 야생하는 돼지감자를 채취해 씻어 말리고 덖어서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에 좋다는 차를 만들어 불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찰 인근 밭에서 선원사 신도들과 손수 유기농 농사를 지어 짜장면 재료를 조달해왔다. 그런데 경제사정이 팍팍해지면서 국우차 판매도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짜장봉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님의 속가 고향인 수원에서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율천동 노인들을 위한 짜장봉사 도중 면을 뽑는 기계에 손가락 세개가 빨려 들어가 으깨지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최근 서울시가 개최하는 청책회의 사회를 보는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정책회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알았으나, public hearing을 공청회라 하지 않고 정책(策)을 듣는다(聽)고 하여 청책회라고 명명하고 있었다. 이번의 주제는 공공 구매 및 계약과 관련하여 업계의 이야기를 듣자고 하는 쉽지 않은 모임이었다. 을의 위치로 항상 약자에 있는 업계 대표들이 제대로 이야기를 할 것인지 사회를 맡으면서 걱정이었다. 지방계약법 제6조(계약의 원칙)에 의하면 계약은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하도록 하고 있고,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건설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원칙)에 따르면 건설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당사자는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모두가 ‘대등’과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1월 잡 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당한 대우로 ‘정해진 일 외의 다른 일도 요구(47.6%), 반말(25.4%)과 무시(25.1%), 선물이나 향응요구(14.1%)&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