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눈에 띄는 두개의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경기도의료원이 29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기아대책)와 의료인 교육, 긴급구호·의료봉사활동, 긴급의료지원 등에 관한 보건의료지원 협약을 체결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 하나는 경상남도가 29일 도립경남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함으로써 103년 역사의 진주의료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홍준표 경남도지사 모두 새누리당 소속인데도 공공의료에 대한 생각이 이처럼 다르다. 지난해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도지사는 지난 2월 26일 만성적자와 부채 누적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야권 도의원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심지어는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서 만류했다. 그러나 누구도 홍 지사의 ‘소신’을 꺾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100년 넘게 경남도민과 애환을 함께하며 공공의료의 산실로 자리 잡았던 도립경남 진주의료원은 이제 경남도의회가 진주의료원 법인 자체를 해산하는 조례안을 다음 달에 가결하면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그것도 번듯한 새 건물과 첨단 장비들을 갖추고 새로 출발한 지 5년 만에. 공공의료를 무조건 자본주의 논리로 몰아가려는 일
요즘 국내에서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내 건강식품시장 또한 제약시장에 필적할 만큼 성장하였다. 먹을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농산물에 대한 연구 정보 또한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올해 초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식품산업을 위해 미래 한국의 먹을거리 산업에서 농산업이 어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지 아직은 불분명하지만, ‘농업기초연구’가 창조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장 수출 또는 상품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기초과학 분야가 흔히 그렇듯이 농업기초연구도 국가 주요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쉬운 분야다. 그러나 농업기초연구는 새로운 정부의 창조경제 구축에 꼭 필요한 분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농업은 사람들이 먹는 식품을 생산하는 1차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영향력이 매우 큰 서비스 산업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연구 정보가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예가 하나…
오산시의회가 의장과 부의장 관련 구설로 연일 시끄럽다. 최웅수 의장은 지난 16일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자 조수석 여성과 자리를 바꿨다는 진실공방에 휘말렸다. 당시 단속 중이던 의경 등은 최 의장 차의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가 바꿔 앉는 걸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장은 이 자리에서 측정 결과 운전면허 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로 나타났지만 지금까지 자리 교체 자체를 극력 부인하고 있다. 한편 김지혜 부의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인 K어린이집의 불법 건축, 보육료 부정수급 적발 건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래서야 통틀어 의원 7명인 시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최 의장 건의 경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도 일반인이 같은 상황이라면 경찰의 목격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그러나 최 의장이 조수석 여성과 자리를 바꿀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강력히 주장함으로써 자리바꿈을 목격했다는 경찰 3명이 동시에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이들이 의장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인지, 의장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인지 반드시 가려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사건을 맡은 화성
올 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돼서 늦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그런데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전력공급 차질로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6월부터 비상상황이란다. 오는 8월에는 매우 심각한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 발단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사태 때문이다. 원자로 부품인 제어케이블이 해외 시험기관 검증에는 탈락했는데 국내 시험기관 직원이 이를 위조해 합격시킨 것이다. 정말 몹쓸 인간이다. 미증유의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참사를 모르진 않았을 텐데. 중요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 등 6기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사용된 것을 정부가 확인했고 원전 2기 발전이 중단됐다. 현재 전국 원전 23기 중 원전 10기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총발전량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였다. 따라서 원전 10기가 가동을 중단한다는 것은 전체 전력공급량의 10%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당연히 여름철 전력수요 폭주를 앞두고 전력수급에 비상
얼마 전 ‘삶이 사랑이고 사랑이 삶이라고’라는 시집을 출간한 이경렬 시인과 가까운 문인 몇몇이 조촐한 자리를 가졌다. 이번 시집은 이경렬 시인이 세 번째로 펴낸 시집이다. 이경렬 시인은 교육자로 교단에 서 있으면서 시를 쓰고 있다. 1957년생이니 필자의 큰형과 동갑인데, 이 시인을 대면할 때마다 작은형을 연상한다. 구수한 마음과 정겨운 미소 때문이다. 1990년 봄에 우리는 그렇게 마주했다. 이경렬 시인은 산을 좋아한다. 500개 이상의 주요 명산뿐 아니라 마음 가고 발길 닿는 대로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그래서 그는 2007년에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구나’라는 수상록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백두대간의 시작점인 지리산 천왕봉을 향한 첫 등정을 시작해 우리나라 산하 굽이굽이를 모두 넘어 1천800리의 산 능선을 따라 백두대간 35구간 대장정을 종료했다. 1년 6개월에 걸쳐 남쪽 백두대간을 종주한 과정과 종주를 통해 얻은 영감과 지혜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백두대간의 종주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직 북으로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리산부터 출발해 휴전선까지 이르고 언젠가 통일이 되면 백두산까지…
‘청소년에게 희망을.’ ‘가족에게 행복을.’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가정의 달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흩날리듯 5월이 가고 있다. 친정 엄마의 옛이야기를 시작으로 요즘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친정엄마께서는 좁은 관사에서 온 가족이 함께 지내기가 어려워 시골 할머니 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도시로 나와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되셨는데 가끔 빳빳하게 풀 먹인 하얀 교복을 입고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온 동네 아이들이 졸졸 따라다녔다는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것을 종종 들으며 엄마의 학창시절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나의 학창시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리를 둘둘 말아 입어도 빙빙 돌아가는 교복스커트를 입고 다니면서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던 때가 있었다. 더욱이 학생들은 외출 시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교칙 준수 차원에서 항상 교복을 입고 지냈던 것 같다. 머리모양부터 발끝 신발까지 규격화된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스스로 학생이라는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교복 입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요즘은 각 학교마다 특징 있는 교
컴퓨터를 통해 특정 웹 페이지 접속과 동시에 나타나는 별도의 창을 팝업(pop-up)창이라 부른다. 이 팝업창에 요즘 이런 안내 문구가 뜬다. ‘옥션 해킹사고로 정보가 유출되어 인증서 및 개인정보 보안을 검증해야 합니다. 인터넷뱅킹 이용고객께서는 아래 내용을 참고해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공인인증서가 본 PC에 설치되었나요? 보안카드를 이용 중이신가요? 보안관련 인증절차를 받으면 더욱 안전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원장 최수현.’ 얼핏 보면 정보 보호를 위한 정부 당국의 믿을 수 있는 안내문구 같다. 하지만 가짜다. 금융감독원 보안관련 인증절차 진행을 사칭해 피싱 사이트로 유도되는 팝업창이다. 새롭게 진화한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 편취 수법이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기관 인터넷뱅킹용 홈페이지 접속 시 피싱 사이트로 연결되는 기존의 파밍 방식과 달리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인터넷 실행과 동시에 피싱 사이트 유도용 팝업창을 게시한 신종수법이라고 밝히고 28일 주의보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을 도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도 있었다. 이때도 유도 문자가 아주 교묘했다. 「금융은 믿음가득, 국민은 희망가득 - 금융감
한적한 오전이다. 이제 막 배회를 시작한 햇살을 거느리고 나만의 여유를 만나러간 공간. 나는 친숙한 메뉴판을 검색하고 오늘의 데이트 상대를 고른다. 깔끔하고 진중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주한 나. 나는 오늘 또 다른 소박한 행복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행복은 간혹 의외의 공간에서 보너스로 얻어질 때도 있고, 전혀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잔잔한 감동으로 또는 폭죽처럼 쏟아지는 희열로 찾아오기도 하는 것. 지난여름 터키 여행 중의 일이다. 우리가족은 밤새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이스탄불에서 전철을 타고 이동하여 아침 아홉시, 문을 열자마자 아야 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를 관람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밤 열두시부터 시작될 열두시간의 버스여행을 위한 차표를 구하고 나니 몇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다시 이스탄불로 들어와 터키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을 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은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리가 두렵지 않게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은 아무 데도 없었다. 섭씨 40도를 향하고 있는 터키의 여름 날씨를 야외에서 견뎌내기란 너무나 힘들었다. 정말 간절히 쉴 공간이 필요했던 그 순간, 우리 눈에
다가오는 6월 6일은 현충일(顯忠日)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충일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한편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보는 뜻 깊은 날이다. 현충일을 앞두고 우리 역사의 몇 장면을 돌이켜보고자 한다. 1 천안함 피격 사건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인 PC-772 천안함이 조선인민군 해군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되었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해군 46명이 전사하였다. 2 연평도 포격 사건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은 서해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해안포와 곡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100여발을 발사했다. 이 도발로 해병대 대원 2명이 사명했으며,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한편 10명이 부상당하는 등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공격이었다는 점이다. 3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정전협상 백지화 선언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과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그리고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그리고 2013
길잡이 늑대(Guiding wolf), 북미 대륙의 원(原) 주인인 인디언들이 믿는 숲의 정령(精靈)이다. 인디언들은 숲에서 사냥하다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한다. 그러다 눈을 뜨면 앞에 늑대가 앉아 있는데 그 늑대를 따라가면 길을 찾게 된다. 누구나 인생에 ‘길잡이 늑대’ 한 사람쯤은 품고 산다. 길잡이 늑대는 때론 부드러움으로, 때론 죽비(竹扉)로, 때론 할(喝)로, 때론 묵언(默言)으로 삶을 인도한다. 시인 윤동주에게 길잡이 늑대는 청년 문사(文士) 송몽규다. 중국 연변 용정시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생가도 사실은 송몽규 생가이기도 하다. 송몽규가 1917년 9월 28일, 윤동주가 같은 해 12월 30일에 태어났으니 송몽규가 3개월 빠른 고종사촌 형이다. 송몽규의 모친인 윤신영이 동주의 부친 윤석영의 누이동생이니. 당시 명동학교 조선어교원이던 몽규의 부친 송창희가 처가에서 살았던 까닭에 둘은 같은 집에서 태어나는 운명을 함께한다. 두 소년이 문학에 뜻을 둔 건 명동소학교 시절부터다. 4학년 때 몽규는 월간잡지 ‘어린이’를, 동주는 ‘아이생활’을 구독한다. 당시 몽규의 학급은 문학소년반으로 유명했다. 담임교사의 지도로 월간잡지 ‘새명동’을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