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쯤이면 중요한 행사를 떠올린다. 올해로 스물아홉 해를 맞이하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한국여성대회이다. 3·8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루트거스 광장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을 기념하며 시작되었다. 당시 섬유 공장의 노동자였던 여성들은 생존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빨간 장미를 들고 그들의 권리를 주장했고, 1910년 코펜하겐에서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자는 결의가 채택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국은 1920년 3월 8일, 최초로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진행했으나 일제강점기와 탄압으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1985년부터 여성의 날을 다시 기념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캄보디아 등 몇몇 나라의 경우 여성의 날은 국가가 지정한 공식 휴일이며 유급 휴가를 보장받는다. 2013년 한국여성대회의 이슈는 ‘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으로’이다. 그동안 여성들은 호주제 폐지, 여성인권 관련법 제정, 성폭력친고죄 폐지 등 알토란같은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존
현재 오산시의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따로국밥’이다. 나 홀로 의정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동료애라곤 찾아 볼 수 없는 험악한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 연출된 원인은 무엇보다 동료의원 간 소통부재와 이기적인 사고방식에 있다. 시의원은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게 본분이다. 하지만 오산시의회는 그야말로 오합지졸(烏合之卒) 그 자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민 권익은 뒷전이고 당파적 이익이 최우선인가. 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달 15일 같은 당 소속인 최웅수 시의장에 대한 제명결의안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그야말로 자중지란의 형국이오,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갖게 만드는 반(反) 지방자치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의회 의장 또한 의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의원 간 화합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비난을 면키 힘든 상황이다. 의회의 상생발전을 위해서라도 당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지만 디딤돌 역할도 절실하다. 만약 민주당의 제명결의안이 ‘당리당략’ 때문이라면 지역 주민을 볼 낯이 없다. ‘특권층’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랬다면 더 큰 문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집안 이야기지만 아들의 중학교 입학까지 입방아에 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 부회장의 아들은 서울에서도 영재들만 모인다는 Y국제중학교에 입학했다. 공부를 잘해서 당당하게 입시전형에 합격했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이 부회장은 ‘한부모 가정 자녀전형’을 이용, 아들을 ‘사회적 배려대상자’ 자격으로 좁디좁은 입학문을 통과시켰다. 이 부회장이 이혼했으니 한 부모 가정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켰다. 그러나 본래 취지를 훼손시키고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합법’적이지만 ‘정의’롭지는 못하다. 특히나 세계를 상대로 공정한 룰을 요구하는 글로벌기업 삼성의 후계자가 할 일은 아니다. Y국제중학교는 2008년 개교 당시 서민들은 상상치 못한 엄청난 학비로 여론의 화살을 맞았다. 그러자 귀족학교라는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해 나온 대안이 ‘사회적 배려대상자’ 특례입학이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입학을 꿈꾸지도 못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겠다는 취지다. 지구촌에서 손꼽히는 재벌가에서 자녀를 외국 명문사립학교에 보낼 수도 있지만 국민과 호흡하는 후계자 양성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휴일 아침 반가운 얼굴들이 한적한 관공서 마당으로 모여든다. 모두들 반갑게 손을 잡으며 활짝 웃는다. 아침부터 예고된 비가 서둘러 하루 전날 밤부터 내려 나들이 길을 열어 준다. 청명한 하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상큼했고 주위의 나무들을 살펴보니 벌써 눈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혹한에 사무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있을 것만 같았던 생각은 말 그대로 기우였다. 머리 위에서 들리는 새소리까지도 한결 맑고 높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굽이굽이 산모롱이를 돌다보니 하늘빛을 쏙 빼닮은 바다가 눈으로 들어온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해우소를 다녀온 사람들과 커피나 그밖에 간식거리를 손에 든 사람들과 한 데 모여 사진도 찍고 또다시 차에 올라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한참이나 동행을 한다. 연휴의 관광지는 음식점마다 북새통이다. 빨리 달라는 성화에 신발이 안 보인다는 투정을 들으며 들어간 곳은 기대를 능가하는 실망을 안겨준다. 뜨는 둥 마는 둥 수저를 놓고 커피를 한 잔 들고 낯선 곳에서 길을 더듬어 바닷가로 향했다. 멀리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나도 그 길을 걸었다. 오후의 봄볕이 쏟아지는 바다는 평화로운 그림이다. 부표에 빨강과 흰색의 대비가 선명한 깃발은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Juse Saramago)는 여든두 살 되던 2004년 소설 <눈 뜬 자들의 도시>를 발표했다. 10년 전 <눈 먼 자들의 도시>의 속편이다. 소설 무대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이유 없이 눈이 멀어 아비규환을 경험했고, 국가의 무능을 절감한 시민들이 일상을 되찾은 다음에 벌어지는 일이 줄거리다. 리스본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기록적인 투표율. 그러나 개표 결과 거의 대부분이 백지투표다. 지방정부 구성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당황한 중앙정부는 재선거를 치르기로 한다. 재선거 투표율도 매우 높다. 하지만 역시 백지투표가 절대 다수다. 중앙정부는 몰래 수도에서 철수하기로 한다. 무정부상태가 야기되면 리스본 시민들이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굴복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중앙정부는 계엄을 선포한 뒤 야반도주한다. 수도 주위는 군인들로 철통 경계를 세웠다. 행여 다른 지역으로부터 지원이 이뤄져 시민들이 잘 버틸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중앙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리스본 시민들은 태평하게 일상적 삶을 이어간다. 정부가 없어서 생기는 불편은 오히려 상부상조로 해결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행복한 모습으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연장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 2016년으로 끝나는 매립기한을 연장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강경 방침은 환경부와 서울시가 은근슬쩍 제3매립지 건설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데 대한 경고다. 신임 환경부장관 내정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현실론을 내세워 수도권매립지의 계속 이용을 정당화했다. 환경부의 속내가 내정자의 말에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다. 서울시도 2017년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며 올 상반기 제3매립지 착공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려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에 관한한 인천시 입장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처지가 못 된다. 폐기물관리법 상 생활쓰레기는 발생지의 기초자치단체장이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수도권매립지에서 그동안 서울 쓰레기의 44.5%, 경기도 폐기물의 38.9%를 받아준 것만도 고마워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장이 조성 초기에는 한적한 외곽지대였으나 지금은 인근에 70만 인천시민이 거주하는 시가지로 바뀌었다. 서울·경기 쓰레기로 인한 악취, 먼지, 소음을 그들에게 계속 참아내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그동안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원론보다 현실론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봉합돼왔
태양광발전은 자연광인 햇빛을 직류 전기로 바꾸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법이다. 태양광발전은 여러 개의 태양 전지들이 붙어있는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다.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태양광발전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에서는 전철에도 태양광 발전시설을 도입한다는 외신보도도 있다. 한국도 태양광발전에 눈을 돌린 지 꽤 오래됐는데 최근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STX솔라가 태양광발전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유휴부지 및 저수지 수면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 분석에 들어갔다. 제주 성산읍, 경북 포항시, 한국철도시설공단 등도 최근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는 환경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수원시가 태양광발전에 열심이다. 시는 지난해까지 공공청사 등 25개소에 태양광 발전설비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연간 1천371MWh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매년 1억3천만원의 전기료를 절약하고 있으며 온실가스를 연간 621t을 감축하고 290TOE(석유환산톤-1TOE는 1천만kcal)의 화석에너지를 대체하여 환경보전과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에도 올해 7천4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경로당 등…
대한민국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취임했다. 대통령을 만드는 데 작게나마 일조한 사람으로서 뿌듯함과 아울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은 지면을 통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한 가지 이야기 해볼까 한다. 바로 수도권의 숨은 그늘, 경기도 북부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경기 북부지역은 한마디로 수도권지역에 위치한 접경지역이다. 수도권지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를 받고 있으며, 또한 휴전선을 따라서 배치된 수많은 군사시설로 인해 광범위한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에 따른 규제도 받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 위치한 토지에 대해서만 유독 이중삼중의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을 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늘 배제당하고, 개발을 하려하면 앞서 언급한 각종 규제를 받아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반세기가 넘게 희생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2년 국정감사 때 경기북부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나랏일 꽤나 안다고 자부하는 동료 국회의원들조차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필자에게 경기도에 이렇게 열
최근 국민의 식생활 문화가 식품의 안전성과 웰빙 중심으로 변하고, 도시민의 여가 및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농촌의 쾌적한 자연환경과 전통문화가 소득자원으로 연계되는 관광, 레저, 힐링 산업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 농업도 시대적인 여건에 맞게 식량안보라는 중요한 역할과 농식품 생산, 생명공학과 신소재 개발, 도심 속 수직농장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의 농업이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다수확 생산을 중요하게 다루었다면 이제는 기능성과 안전한 농산물 생산, 기후변화 대응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원산지와 생산·처리과정을 투명하게 제시하는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희망찬 농산업 지원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텃밭 채소 가꾸기, 옥상텃밭 만들기, 아파트 베란다 정원, 주말농장 등의 이름으로 시작된 도시농업이 학교농장, 도시녹화와 온난화 방지, 생태보전, 도시 어린이의 정서함양, 이웃과의 나눔, 정서적 치유 등 다원적 기능을 가지게 되면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도시농업이 활성화…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이천수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안정환과 쇼트트랙 세리머니를 했던 장면을 기억하는 국민도 많다. 크지 않은 키와 몸집에도 불구하고, 거구의 외국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투지와 명품 프리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불러왔다. 한일 월드컵 이후 돌고 돌았던 이천수가 인천유나이티드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내세워 2002년 ‘세계 3대 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다. 그러나 소속팀 레알 소시에다드에서의 부진으로 임대됐고, 그곳에서도 정착하지 못해 2005년 ‘울산 현대’의 부름을 받아 국내로 복귀했다. 국내로 복귀한 이천수는 펄펄 날았다. 팀을 우승시키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클럽대항전에서도 골잡이로 실력을 입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또다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해 유럽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유럽은 달랐다. 부진으로 출전조차 못하던 중 수원 블루윙즈를 통해 국내에 복귀했으나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설자리가 없었다. 과거의 명성으로 자존심 강하고, 트러블메이커로 찍힌 이천수가 수원에서 방출되자 아무도 찾지 않았다. 이때 이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