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혜옹주’가 연일 화제다. 역사왜곡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영화로 인해 문화유산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오늘은 덕혜옹주의 흔적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덕혜옹주는 덕수궁에서 태어났다. 고종황제의 나이가 회갑이 되던 해에 태어났으니 고종황제의 늦둥이 딸인 셈이다. ‘덕혜’라는 이름 뒤에 옹주가 붙은 이유는 덕혜옹주가 고종황제와 후궁 복녕당 양씨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덕혜옹주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 고종황제의 침전인 함녕전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아무리 예쁜 딸이지만 엄연히 궁중의 예법이 있을 진데,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덕혜옹주가 아버지 고종황제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덕혜옹주는 함녕전 온돌방과 대청마루를 아장아장 걸어 다니면서 행복한 유아기를 보냈을 것이다. 고종황제는 늦둥이 딸, 덕혜옹주를 위해 궁궐 안에 유치원을 만들었다. 준명당이 바로 덕혜옹주의 유치원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원이다. 고종황제는 덕혜옹주를 위해 선생님도 초빙하고, 혼자는 외로울까봐 함께 공부할 친구들도 초대했다. 그리고 유치원 입학식에도 친히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또한 어
몇 년 전 캐나다 밴쿠버 총영사관에서 경찰 주재관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해마다 경찰청에서는 해외 각국의 한국계 경찰관들을 국내로 초청, 한국경찰 및 한국 문화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현지에서 우리 관광객이나 유학생 범죄피해자들의 보호에 매우 적극적이던 한인 1.5세 밴쿠버 경찰관이 있어, 이 프로그램에 추천했다. 1주일간의 경찰청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돌아온 그는 한국방문 전보다 훨씬 밝은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한국방문 중 있었던 여러가지 체험사례를 신나게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때 캐나다에 이민 온 후 첫 모국방문이었으며, 밴쿠버보다 훨씬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높은 범인 검거율, 첨단 과학수사 장비와 기법, 적극적인 방범활동 등 한국경찰의 발달된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는 말 또한 빼놓지 않았다. 그런데 그와의 대화중 아직까지도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었다. 그가 한국에서 체험한 가장 이색적이고 신기한 것은 ‘늦은 저녁시간, 신사복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멀쩡한 성인들이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다니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을지 국무회의를 통해, “북한의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으로의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대통령께서 북한체제의 붕괴 조짐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이요,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북한체제붕괴론이 공식 제기된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통령께서 직접 거론하고 공식 제기한 북한체제붕괴론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가? 우선 박대통령께서 북한체제붕괴론의 배경을 북한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탈북망명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고 있다. 예컨대 북한 당서기실 내 여론조사팀의 간부 탈북후 국내입국,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3등 서기관 탈북후 국내입국,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의 탈북망명후 국내입국 등이 결정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박대통령께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발사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이 북한체제의 심각한 균열 조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근인하고 있다. 예컨대 박대통령은 북한의 핵포기와 체제생존여부와 관련해 체제의 붕괴 재촉과 자멸 등을 강조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꽃 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오 사랑 나의 집/즐거운 나의 벗 집 내 집뿐이리” ‘즐거운 나의 집’이란 노래의 가사다. 험한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가정과 가족뿐이라는 사실을 아름다운 선율로 잔잔히 표현해 한때 단란함을 자처한 대한민국의 보통가정 최고의 애창곡이기도 했다. 원곡 제목인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이란 문구 또한 자수로 놓아진 장식으로 만들어져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집집마다 걸려있던 애장품(?)이기도 했다. 1823년 만들어진 이 노래는 미국 남북전쟁 때 남군, 북군 할 것 없이 널리 불렸으며 당시 대통령이던 링컨은 이 노랫말을 전쟁 승리의 이유로 내세워 더욱 유명해졌다. 기독교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있고’란 찬송가가 있다. 이 찬송가엔 이런 노랫말이 있다. “어버이 우리를 고이시고/동기들 사랑에 뭉쳐 있고/기쁨과 설움도 같이 하니 /한간의 초가도 천국이라/아침과 저녁에 수고하여/다 같이 일하는 온 식구가/한상에 둘러서 먹고 마셔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라” 굳이 노랫말을 예로 들지
하이패스 /임희구 외곽고속도로를 규정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속도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속도를 버리니 가야 할 곳의 멀고 가까운 개념이 없어졌다 급한 것 다 버리고 살아야겠다 생각하며 달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버스가 내 앞을 가로질러 간다 꽁무니에 근조라고 써 붙인 황천 행 버스다 살아오는 동안도 숨 막히게 바빴을 것인데 싸늘한 시체가 된 고인의 세상 마지막 길을 급하게도 모셔간다 앞차들을 추월하여 톨게이트를 하이패스로 통과한다 사는 것만큼이나 저승길 문턱도 하이패스다 라고 빠르게 보여주며 달려간다 쌩쌩 - 임희구 시집 ‘소주 한 병이 공짜’ 중에서 속도를 버리고 싶다. 흙이 묻은 신발을 천천히 옮기고 싶다.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 구조적인 발전은 눈부시다. 세련된 여자 앞에서 기가 죽는 것은 문명 탓이다. 문명은 중앙선을 중심으로 자연적이고 원시적인 문화의 반대쪽으로 달리는 차선이다. 살아내는 것은 숨 막히게 바쁜 생활이다. 출근버스나 관광버스나 싸늘한 시체를 모시고 저승길로 가는 황천행 버스의 마음은 한 시가 급하다. 살아오던 정든 마을과 골목을 돌아보고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고인은 어떤 기분일까
세상이 많이 변하기는 변하는가 보다. 미래의 내 고장 모습을 그리는 시·군 기본계획을 입안하는데도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해서 위원으로 추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 하는 것을 보면 점점 좋은 나라 좋은 동네로 가는 것만은 확실한가보다. 오늘은 두 번째 모임으로 가평 읍사무소 2층에서 오후 7시에 모임이 있었다. 군 기본계획 수립을 하는데 주민 참여단을 꾸린다는 공고가 나오고 그것을 먼저 본 이웃주민이 함께 참여해보자는 제의를 해와 지원서를 넣었다. 늘 지역 발전과 현안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좋은 기회다 싶어 지원서를 냈는데 다행히 선발이 되었다. 참여를 하고 보니 잘했다 싶은 생각과 함께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자발적 참여라니 놀랍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한 달에 두 번씩 6차 토론까지 해가며 의견을 모아 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데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고 대부분 초면인 사람들과의 무거운 대화이니 분위기가 서먹하고 가라앉는 듯 했으나 시간이 흐르다 보니 여기저기서 그간에 2020 부분에서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한 질의와, 앞으로 토의를 거쳐 입안되는 사안들이 2030 기본계획에 얼마나 반영이 되는지 등 궁금증은 여러 방향으로 표출이 되었다. 가평
어느 대통령이 어린이날 아이들과 면담하는 장면을 중계한 적이 있다. 그 발언이 예상되었던 건지 혹 돌발 상황이었는지 의문이긴 했지만, 한 아이가 불쑥 숙제 좀 내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는 걸 보며 “저런! 왜 하필 저걸…” 싶었는데 대통령은 그게 아니었다! 선뜻 그러겠다고, 그 정도는 생각해보고 말고 할 것도 없는 간단한 문제라는 듯 즉시 약속해버렸다! “아무리 어리기로서니 학생이 숙제를 싫어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 하고 되받았다면 그것도 우스운 일이긴 하겠으나 초등학교 아이들의 사소한 문제라 하더라도 짐작으로는 전문가들이 대통령의 답변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했을 것 같고, 그렇게 하여 단호히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니까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께 그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석연치 않은 일일 것 같아서 이래저래 복잡하게 됐다는 오지랖 넓은 걱정을 했었다. 결과를 알아보진 않았다. 다만 “초등학교 숙제 금지!”라는 공문서가 각 학교에 시달되는 상황은 아무래도 그리 교육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아이들 간의 소중한 약속
‘개미가 줄지어 간다. 청개구리가 운다. 제비가 낮게 날아간다. 달무리가 나타난다. 연못이나 강에 거품이 인다. 화장실 냄새가 심해진다. 연기가 안 빠진다. 고양이가 소동을 피운다.’ “비가 오려나…” 일기 예보가 없던 시절 사람들이 생활 속에 경험으로 터득한 날씨 예측방법이다. 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그저 ‘옛 이야기’로 남아 있을 법 하지만 최근에도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럴 땐 어김없이 국민들의 입에 기상청의 오보 사실이 오르내린다. 500억원이 넘는 고가의 기상용 슈퍼컴퓨터가 2대나 되고 테이터 분석능력이 선진국 수준이라 지만 번번이 예측이 빗나가서다. 물론 간혹 틀리긴 해도 기상예보는 그 자체로 권위였던 시대도 있었다. 정확한 예보로 안전과 건강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일기예보의 역사는 오류로 점철돼 왔고 믿음이 흔들린 지 도 오래 됐다.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은 더하다. ‘언제쯤 꺽이려나’를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한달 넘게 “폭염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헛 정보’를 제공 하고 있어서다. “다음주 다음주 다음주 지금 한 달째 다음주야” 폭염이…
소사나무 /조숙향 어느 날 21년 키운 딸년이 엄마가 되겠다고 떠나갔다 그 후 남편은 분재를 했다 마지못해 참석한 결혼식에서 돌아온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오후 내내 소사나무 분재를 손질했다 나는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었다 - 조숙향 시집 ‘도둑고양이 되기’ 결혼 인식도가 많이 달라졌다. 여러 가지 출산장려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결혼적령기의 젊은이들 관심은 줄고 나이도 많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화자의 딸은 일찌감치 엄마가 되겠다고 집을 떠났다. 그 후 화자의 남편은 소사나무 분재를 한다. 이는 아직 어린 나이의 딸을 제멋대로 내버려 두어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웃자라는 가지를 사정없이 쳐내고 발을 동여맸어야 할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는 자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사 어디 쉬운 일이 있는가. 특히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한 남편을 보며 화자는 개그콘서트를 본다. 어떠한 잣대로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는 우리의 인생사 희로애락을 유머로 풀어내는 것에 마음을 달랜다. 성인이 되어 떠났지만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되는 딸, 이처럼 세상 모든 부모는 자식을 떠나보내기 쉽지 않다. /서정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