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예방정비 중이던 영광 3호기의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에 대해 비파괴검사를 한 결과, 미세한 금이 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어봉은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장치고, 안내관은 제어봉이 원자로 노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배관으로 원전의 핵심부품이라고 한다. 가짜서류로 납품된 수천 개의 부품이 사용된 영광 5·6호기가 부품교체를 위해 가동 중단된 상태에서 영광 3호도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한수원은 이달 23일까지 예정했던 영광 3호기 예방정비를 안내관 보수를 위해 연말까지 연장할 계획이어서 겨울철 전력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원전이 1978년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이후 제어봉 안내관에 균열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금이 간 6개의 안내관 가운데 균열이 큰 것은 깊이가 1㎝를 넘고 길이도 6㎝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돼 미세한 정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문제는 제어봉 안내관이 원전의 핵심시설인 원자로의 헤드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환경단체는 원전이 안내관 파열상태로 가동되면 고온·고압의 물이 관 안으로 유입돼 제어봉 삽입이 어려워지
개개인이 자신의 인생활동을 결정함에 있어 장래 직업 및 이를 이루기 위한 준비로 적절한 교육기관을 선택하고, 그곳을 통해 사회적 자기실현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원조·지도하는 일을 진로에 대한 사전적 의미로 이야기한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필자뿐 아니라 모든 부모들이 고민하는 공통 과제일 것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면서 사회적, 직업적으로 신분이 상승했으면 하는 기대치에서 학업과 공부에 매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과열이 난무해져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한다. 전국의 고3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마쳤다. 마치 인생의 종착점이 수능시험을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인 양 혈안(?)이 되어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몰라도 모두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이번 수능시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필자 또한 자녀들의 인생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던 일이 떠올랐다. 2남 1녀를 둔 필자는 자녀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아내와 종종 나누곤 한다. 큰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여학생인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패션·의류학과와 관련된 공부를 하겠다고 일찍 결정을 해놓고 열심히 한 우물을 파고 있다. 논술이 필요하다고, 또는…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롬니 후보는 이날 새벽 자신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대통령선거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 나라는 지금 중요한 시점에 있기 때문에 당파적인 논쟁과 정치적인 행보를 계속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 지도자들은 국민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당선 연설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으로 흥망성쇠를 함께 할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 덕분에 이 나라는 전진한다”며 “롬니와 국가전진 방안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경쟁의 끝은 멋있었다. 롬니는 패배를 인정하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고, 오바마는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미국에서나 봄직한 아주 멋진 연설’이라고 한다면 친미주의라고 비난받을지 모르나 이것이 미국의 힘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무대를 국내로 옮겨보자. 오늘로 대한민국 대선은 딱 40일 남았다. 째깍째깍 대선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아직 후보조차도 확정되지 않았다. 한
KT가 수원시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 10구단을 창단하겠다고 밝혀 수원지역의 야구팬들이 뛸 듯이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일은 그렇게 일방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경쟁 관계에 있는 전북은 그렇다 치고 지역의 축구팬들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프로축구 수원 블루윙즈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그것이다. 수원시는 수원야구장을 25년 간 무상으로 KT에 임대하는 방안과 광고 및 식음료 등 수익 사업권 100% 보장, 경기장 명칭 사용권 등 ‘획기적’인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이것뿐만 아니다. 이른 시일 내에 신축경기장을 지어 수원야구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키로 했으며, 경기도는 야구장의 연습구장과 숙소 건립부지 확보를 위해 적극 지원 및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수원시와 경기도의 혜택이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축구팬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고 있는 모양이다. 본보 보도(8일자 18면)에 따르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는 매년 경기도와 수원시가 60대40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에 입장 수입의 25%인 8억~9억여 원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이에 블루윙즈와의…
시월 중순 초등학교 동창회에 다녀왔다. 졸업한 지도 어느새 40여 년이 되어가고 있다. 성질 급한 친구는 세상을 떠나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는 제 몫의 세상을 살아내느라 희끗해진 머리와 질퍽해진 입담으로 모교 운동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할머니가 되어 손녀 자랑을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쉰에 얻은 늦둥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세월 가는 줄 모른다는 친구. 밖으로만 돌던 남편이 아이가 생기자 집과 회사밖에 몰라 이제야 세상사는 맛이 난다며 자랑이 늘어진 그녀를 우리는 부러움 반, 걱정 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만날 때마다 편안해지는 친구가 좋아서 힘닿는 만큼 모임에 참석하려 노력한다. 육학년 때 같은 반으로 편을 갈라 게임을 하는 친구들을 목청 높여 응원하고 박수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초등학생들이다. 처음 개교하는 학교라서 일이 많았다.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고 운동장에서 돌을 골라냈다. 장마철이면 발이 쑥쑥 빠지는 운동장에서 풀을 뽑으며 하루가 멀다고 운동장에 집합하여 봉사활동 하며 손수 가꾼 학교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수시로 불려나가 작업을 했다. 꽃씨와 잔디 씨앗을 받으러 다니고, 뒷산에 송충이를 잡았고,…
우연히 카카오톡을 열어볼 기회가 있어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을 때 첫 머리에 올려진 이름이 보였다. 3년 전쯤이었던가. 법원에서 조정과 상담을 겸한 의뢰가 있어 조정했던 분이다. 아마도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분할과 양육비, 면접교섭과 관련한 조정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대략 2달 정도 이뤄졌던 짧지 않은 기간이어서 본의 아니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당사자들과 시간을 맞추는 등 개인정보가 오고갔던 터였다. 조정 이후 전화번호가 삭제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연히 첫 번째 등록되어 있던 이름에는, 길게 문장으로 표현된 말풍선에 “오늘 ○○형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형의 마지막을 함께…”라고 쓰여 있었다. 문장을 다시 읽어 보았다. 가슴이 내려앉는 말이었다. 당시 조정과 상담과정에서도 남편이 특히 불안했던 마음이 많았는데 결국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이 건강하게 헤어지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마음이었고, 특별히 이 사건을 부탁했던 판사님도 그런 사안을 주의 깊게 주문했기 때문에 기억이 지금도 생생했다. 해서 여러 차례 이어지는 조정의 과정은 다른 분들에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라치면 당국자들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우리 교육을 부러워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한국의 교육을 부러워한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한 한국 교육은 정확히 말하면 ‘교육열’이지 ‘교육시스템’은 아니다. 정권마다, 또 교육부처 장관이 바뀔 때마다 첨삭된 우리 교육시스템은 지나친 손질 탓에 거의 누더기 수준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험을 통한 수험생들의 서열화다. 어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마찬가지다. 1994년부터 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 시행되는 수능시험은 수험생을 숫자로 등급화해 장래를 재단한다. 한 차례의 수능시험이 한 인간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시험이란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있어야 하고, 제기된 결점을 계속 보완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 12년에 걸쳐 배양된 학력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불공정성은 변명할 방법이 없다. 맨손으로 나이아가라폭포 위에 매달린 외줄을 타는 듯한 긴장감 속에 치르는 시험에서 답안을 밀려 쓰는 등의 실수가 있으면 인생의 질이 달라지는 게 우리사회다. 그러나 가장 근
경찰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112신고’ 처리다. 국민이 범죄로부터 위기에 빠졌을 때 국가에 도움을 요청하는 수단이다. 범죄현장에서 국민을 구조하게 해주는 것도, 수사의 최초 단서가 되는 것도 바로 112신고다. 경찰에 걸려오는 112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1년 한해 총 995만여 건이 신고되었고, 이중 경기도가 286만여 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2006년 540만 건과 비교하면 5년 사이에 무려 450만 건이나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이 기간 동안에 증가한 경찰관수는 5천여 명으로 전·의경 감소를 대체하는 경찰관 기동대의 수를 뺀 순수 지구대·파출소 인원 증가는 800여 명에 불과하다. 바쁜 지구대·파출소의 직원들은 야간근무가 두렵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찰은 지난 11월 2일 범죄신고가 아닌 민원성 신고를 접수받는 ‘182경찰민원콜센터’를 개소했다. 112신고 중 민원성 신고는 작년 한해 283만 건에 이를 정도로 많은 부담을 주어왔다. 정작 긴급 상황 처리가 지연되거나, 신고가 장시간 접수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겨왔다. 하지만, 이제 경찰관의 출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자녀를 위한 공부욕심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지만 외국인학교 일부 학부모들의 입학비리 행태는 기가 찰 정도다. 에콰도르 남성과 위장 결혼, 3개국 외국국적 취득, 원정출산, 중남미 국가로의 장거리 비행과 현지 공무원 매수 등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이 동원됐다.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6일 학부모들의 불법행위 백태를 낱낱이 공개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돈이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금전만능주의적 행태에 검찰도 혀를 내둘렀다. 인천지방검찰청은 6일 중간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권모(36·여)씨를 구속하고 학부모 4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부정입학 알선 브로커 3명, 여권 위조브로커 1명 등 4명도 함께 구속됐다. 충청지역 유력 기업 며느리인 권씨는 2009년 브로커와 짜고 불가리아, 영국 위조 여권을 발급받은 뒤 딸을 서울의 한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여권 발급 대가로 총 1억 원가량을 브로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불구속 입건된 다른 학부모들도 브로커에게 4천만∼1억5천만 원의 거액을 주고 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 자녀를 외국
그동안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수원시와 경기도의 노력이 KT의 프로야구 창단 발표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한 협약식이 6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이석채 KT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것이다. KT는 이날 협약식에서 수원시를 연고지로 프로야구 제10구단을 창단하며, 경기도와 수원시의 야구 붐 조성 및 야구 저변확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수원시도 KT에 통 큰 선물을 줬다. 한국시리즈 및 올스타전 개최가 가능한 2만5천 석 이상 규모의 전용야구장을 25년간 무상 임대, 경기장 명칭사용권 부여 등 호혜적인 시설사용과 운영의 편의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 역시 KT야구단의 연습구장과 숙소 건립부지 확보를 위해 적극 지원 및 협조하기로 했다. 그동안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수원시는 33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시민연대’(수원유치시민연대)를 발족시켰으며, 경기남부권 시장협의회 공동지지 성명 채택, 30만 시민서명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