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재직하는 아트센터의 상주단체로 극단 ‘십년 후’, ‘구보 댄스 컴퍼니’ 2개의 공연단체가 있다. 극단 ‘십년 후’는 인천 부평에서 1994년 설립된 지역 연극단체로, ‘연극을 통한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라는 사회적 목표와 ‘공연활동을 통한 아름다운 사람 되기’라는 개인적 목표를 실현한다는 설립 취지를 가지고 지난 18년 간 지역사회를 근간으로, 활발한 연극발표 활동을 한 인천의 대표적인 극단이다. 또 다른 상주단체인 ‘구보 댄스 컴퍼니’는 2000년 창단된 단체로, 금년으로 12년 인천 부평에서, 현대 무용단체로서 아름다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상주단체들은,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아트센터와 3년째 상주단체로서 인연을 맺고 있다. ‘구보 댄스 컴퍼니’는 대담한 실험정신과 예술의 혼으로, 지역예술에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예술성을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구보 댄스 컴퍼니’는 앞으로도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유망한 단체다. 지역을 살리고 ‘살아
지구촌 슈퍼파워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우리정부 당국자들은 심히 안심하는 눈치다. 표정관리 하느라 그렇지 아마 축하주라도 한잔 하고픈 심정일 것이다. 오바마 당선소식에 “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다소 애매한 외교수사를 사용했으나 무척 환영한다는 뜻이다. 경기도와 인천의 입장에서도 오바마의 승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할 정도로 반가운 일이다. 알려진 대로 오바마의 대항마였던 공화당 롬니 후보는 전통보수주의자로, 미국 국익우선의 강경론자다. 북한관계나 재정문제 해결에 있어 힘과 원칙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어서 롬니의 당선이 가져올 파고(波高)는 우려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우선 롬니 후보의 대북강경책으로 가장 가슴을 졸였던 곳은 인천이다. 연평도 피격사건을 겪은 서해5도를 중심으로 한 인천은 롬니가 선거과정에서 이미 선언한 대북강경책이 몰고 올 불안감에서 일단은 벗어났다. 또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미 롬니의 경고를 받은 터라 오바마 승리로 무역갈등 우려는 불식됐다. 우리 주력 수출품목이자 경기도와 인천시 지역에 포진한 자동차와 IT, 전자제품 업체들이 직격탄을 피한 것이다. 반면…
지난달 하순 우리 학교 축제와 체육대회가 이틀 간 있었다. 제11회 밤밭축제와 제14회 교내체육대회가 그것. 그때마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있다.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 몇 번 되지 않는다. 각 교실에 방송으로 전달하는 행사도 있지만 일 년에 몇 회 정도이다. 이때마다 ‘어떻게 훈화를 할까?’는 교장의 고민이다. 훈화는 우선 짧아야 한다. 학생들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참을성 있게 듣지 못한다. 주의집중 시간이 짧다. 아니 어쩌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저 빨리 끝나기만 기다린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절대 금물이다. 훈화는 그들의 눈높이에도 맞아야 한다. 그들의 관심사면 더욱 좋다. 훈화는 또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아야 한다. 그리고 교육적이어야 한다. 행사 취지에도 맞아야 한다. 그래야 훈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훈화 짧기로 이름난 필자 어떻게 했을까? 첫날 훈화는 딱 네 문장이다. “①올해 밤밭축제, 학생과 교직원들이 열성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②그래서인지 내용도 풍성하고 수준도 높습니다. ③이틀 간 열리는 축제, 열심히 구경하면서, 질서 지키면
수업중인 연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 만취한 10대 3명이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10대는 소주 5병을 나눠 마시고 1교시가 시작될 무렵인 오전 9시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정문, 운동장을 지나 교실 건물로 들어섰다. 교실에서 마구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학교는 무려 25분간 무방비 상태였다. 경찰이 출동해서야 이들을 제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학교 건물 밖에 10여 대의 CC(폐쇄회로)TV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확인해본 결과, 사후 확인용이어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안 되는 것이었다. 학교 내 폭력을 예방하겠다며 앞 다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CCTV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세웠던 교육당국의 허술함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고가 난 후에 누가 범인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CCTV였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만일 이 10대들이 만취상태에서 흉기라도 휘둘렀더라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최근 4년 경기도 초·중·고교에서 외부인 침입으로 발생한 방화와 폭력 등 사건·사고가 18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내 치안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바야흐로 ‘생물자원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종자전쟁은 이미 다국적기업에 의해 판세가 결정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종자시장의 대부분이 다국적기업의 손에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생물자원전쟁은 사람이 먹고 살아야 할 식량은 물론이고 생물자원을 이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명공학기술(BT)에서 생물의 씨를 확보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무시무시한 인류의 패권전쟁이다. 즉 생명이 달린 전쟁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등한시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시설·장비, 잘 숙련된 인력, 안정적인 소비시장이 있으면 뭘 하나? 문제는 종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깨나 배추씨앗을 종묘상에서 사다가 뿌리고 수확을 했는데 문제는 그 씨를 다음 해에 뿌릴 수 없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을 고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종묘상 종자로 수확한 농산물의 씨앗을 다음해에 뿌려도 결실이 맺히지 않는 것이다. 생명을 경시하고, 우주의 질서를 뒤틀어 놓은 참 ‘대단히 못된 생명기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농업을 천시하고 생명자원을 소홀히 하는 사이, 우리 씨앗은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한국 자생생물이 별다른 규제 없이
사람들이 원하는 완벽한 웰빙의 세계가 존재할까? 이런 물음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곳이 스위스의 알프스다. 아마도 당신이 목욕이나 마사지 중에 하이크를 따라 나오는 아름다운 태양의 움직임과 알프스의 자연과 당신이 하나가 되는 것, 이것만큼 당신의 에너지를 충족시키는 건 없을 것이다. 특히 여기서 소개하는 4개의 대표적인 파노라마 루트는 이 나라를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첫째, 빙하 특급(Glacier-Express)열차이다.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이라고 불리는 빙하특급은 7시간 30분에 걸쳐 291개의 다리를 건넌 후 91개의 터널을 지나 오버랄프 고개를 넘어 달리는 스위스 굴지의 파노라마 노선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리조트인 체르마트와 생 모리츠 또는 쿠어, 다보스를 연결해주는 쾌적한 파노라마 열차를 타게 되면, 열차 안에서 장대한 스위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울창한 삼림, 알프스의 푸른 방목지대 산간의 급류와 계곡 등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대자연이 여행의 감동을 높여준다. 둘째, 베르니나 특급(Bernina-Express)열차이다. 베르니나 특급은 알프스를 종단하여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고산열차다. 그라우뷴덴주의 쿠어
발에 깁스를 하고 집에만 있을 때 우리집 초인종은 매일 울려댔다 경품에 당첨돼 세탁기도 받았으니… 가족들도 못말리는 나의 홈쇼핑 사랑 세상이 참 편해졌다. 굳이 장바구니를 들지 않아도 집안에서 물건을 구입한다. 더 좋은 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이 가능하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물건을 직접 보고 가격을 깎아야 하는데 그런 수고는 미리 다 알아서 척척 해결까지 해준다. 깎아 달라는 말을 모기소리 만하게 하는 내겐 적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생활에 홈쇼핑이 들어온 지 10여 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 집을 봐도 홈쇼핑에서 구입한 것이 여럿 된다. 지난번 장어를 주문하여 저녁 별미로 내놓았는데 가족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들었고, 이번에는 중화요리 세트를 주문했다. 튀기는 부분이 손가긴 했어도 깐풍기와 누룽지탕에 탕수육까지 근사한 만찬이 되었다. 쇼 호스트가 말 한대로 내가 구입한 돈으로 중화요리 식당에서 시켜 먹을 수 없는 가격이었고 대만족이었다. 홈쇼핑 초기 무렵이다. 가방을 구입하면 증정품이 있다고 했는데 내가 갖고 싶었던 명품백이 함께 따라왔다. 창고직원의 실수였고, 순간 갈등이 생겼다. 몇 십만 원은 족히 줘야하는 가방이
파리시민 2만 명이 에펠탑 앞에서 싸이(Psy)를 따라 말춤을 추며 열광한 날, 싸이가 문화훈장 옥관훈장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하나로 단군 이래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된 싸이다. ‘강남스타일’은 발표 4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차트 ‘핫100’에서 연속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인이 공유하는 유튜브에서는 조회수 6억 건을 간단히 돌파했다. 또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미국과 호주의 정상급 TV프로그램에서 ‘강남스타일’의 흥겨운 음악에 말춤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KOREA’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지구촌의 현실로 미루어 한국 문화와 한국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은 싸이에게 문화훈장을 주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나 SNS에서는 반짝하다가 끝날 수도 있는 30대의 젊은 가수에게 대중문화예술분야 최고 영예인 문화훈장 옥관훈장을 수여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평생을 영화나 가요에 헌신한 원로들과 같은 단상에 올리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싸이의 불량한 과거를 미루어 그가 훈장까지 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사실 본명이 박재상(35)인 싸이의 과거는 불량했다. 2001년에는 대마초사범으로 적발돼 상당기간 방
세상을 속이고 이름을 도둑질한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이고 거짓 이름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법률과 규칙을 지키고 나라의 군왕에게 충성심을 가진 자가 없다. 교묘한 말로 비위를 맞추거나 간사한 짓을 다 해 어떻게든 한바탕 세상을 속이고 뒤흔들어 볼까 하는 자들이 오히려 윗사람의 신임과 존대를 받아 자주 등용되는(巧言利辭 行姦軌以倖偸世者數御) 꼴을 우리는 본다. 이 말은 한비자에 나오는데 이행투세자(以倖偸世者)라 하여 요행으로 세상 사람을 속여 분수에 맞지 않는 이익을 얻으려는 자를 말함이니, 이것이 기세(欺世)다. 순자에 남이 싫어하는 것은 나도 싫어한다. 대체로 부유하거나 고귀한 자들에게는 오만하게 굴고, 가난하고 미천한 이들에게는 애써 유순하게 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일반적인 감정이라 할 수 없다. 간교한 자는 난세를 틈타 헛된 명성을 도둑질하려는 것이니 음침하고 교활함이 이보다 더할 수는 없다. 그래서 명성을 훔치는 것은 재물을 도둑질하는 것보다 훨씬 나뿐 것(故曰 盜名不如盜貨)이다. 이것이 도명(盜名)이다. 여기저기 고전의 내용을 모아서 남겨진 것들이 많다. 이 내용도 한비자의 欺世란 말과 순자의 盜名이 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우리의 교훈으로 쓰이고 있
농약은 말 그대로 농작물의 약이다. 우리가 아프면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약을 먹듯이 식물도 병을 예방하기 위해, 혹은 아프면 그 증상에 따라 농약이 필요한 것이다. 농약은 병해충과 잡초를 방제함으로써 농작물을 보호하고, 노동력을 줄여 주며, 수량 감소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도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약의 종류와 양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농약도 오·남용 할 경우에는 식물의 병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거나, 잡초를 방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건강, 환경과 생태, 안전 농산물 생산 등에 문제를 일으킨다. 세계적으로도 농약의 문제점을 일찍이 인식하여 1957년부터 국제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공동으로 식품과 농작물의 농약잔류량 규제조치를 취했으며, 1960년대 초부터 이러한 기구에 농약전문위원회를 두고 안전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57년 8월 ‘농약관리법’을 제정·공포하고 농약의 안전사용기준과 취급제한기준을 설정하여 환경보호와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발생 병해충 종류가 다양해지고, 발생량과 발생빈도가 증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