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표현이 명확하지 못한 아이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 낮시간 동안 머물고 있는 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대는 아이에게 강제로 수면제를 먹이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쥐어박기를 일삼는 외국의 동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겨줬던 어린이집에서 불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충남 당진의 한 어린이집에서 18개월 여아의 발을 바늘로 찔러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포털 사이트에는 “지난달 31일 아는 동생의 18개월 된 딸이 어린이집 차에서 내리자마자 발을 만지며 ‘아파 아야’라고 하며 칭얼대기에 양말을 벗겨 발을 보니 발바닥이 바늘에 찔리고 긁힌 듯했다고 한다”는 글을 복사·인용한 글이 올라와 있다. 이 작성자는 “동생이 어린이집 원장에게 아이 발에 관해 문의하자 ‘그럴 리가 없다. 담임과 얘기해 보겠다’라고 하고는 ‘아무 일이 없었다’고 했다”며 “담임 선생님의 휴대전화는 주말 내내 꺼져 있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링크했다. 동영상이 퍼져나가면서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우려와 분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린이집 여덟 곳 가운데
학교폭력 문제가 갈 데까지 간 느낌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까지 하는 학생들이 생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비록 미성년자들이지만 가해자를 강력 처벌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 2월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 가운데 하나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되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징계내용을 초·중·고교 졸업 후 5년간 학교폭력 징계 사실을 기록 보존해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지침을 전국 초·중·고교에 내려 보낸 것이다. 이 지침은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과부의 학생부 입력 안내 자료를 보면 ▲학적사항 특기사항란에 전학, 퇴학처분 기재 ▲출결사항 특기사항란에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에 대해 형평성 및 대학입시, 취업에서 불이익 등의 문제와 함께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경기·강원·전북교육청 등은 학생부 기재 보류를 선언했다. 학생들의 성장과정에서 저지르는 일시적 문제행동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효과, 입시와 취업 등에서 회복할 수 없는 불이익 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갈등이 생겼다. 교육과학기술과부가 경기도교육청 등…
이 땅 위에서 성폭력이 근절되는 날은 언제일까? 아동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차별적 성폭력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우리는 며칠전 통영 초등학생 성폭력 살해 암매장 사건에 이어 나주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으로 또 한번 충격에 빠져 할말을 잃고 말았다. 통영 초등학생 성폭력 살해 암매장 사건이나 나주 초등학생 납치 성폭력 사건등이 모두 이웃에 사는 주변인물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 우릴 더욱 놀랍게 한다. 이처럼 요즘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이 인근에 살고 있는 이웃에 의해 발생되는 범죄이다 보니 우리 동네 성폭력 전과자 거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성범죄자 알림e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동네 성 범죄는 안전한가? 지난 22일은 통영 초등학생 살해범이 검거된 이후부터 혹 내집 주변에 살고 있을지 모를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네티즌들로부터 성범죄자 알림e 접속이 급증하면서 다음날까지 인터넷접속이 폭주, 마비 상태가 이어졌다고 한다.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자 인터넷 공개는 2008년 안산의 조두순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준비하는 동안 그놈을 미치도록 잡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도 박병두의 장편소설 ‘그림자밟기’란 영화의 시나리오와 씨름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몰두를 하기 시작했고, 과거에 봉 감독이 그랬듯이 범인을 잡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 난 신혼생활을 막 시작할 때였고,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들을 강간 살인한다는 소문이 퍼져서 아내에게 주의를 준 기억도 있다. 잊혀질만하면 신문과 TV에 동일한 수법의 범죄가 이어졌다. 어느 때 부터는 범인이 수원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수원의 화서역 주변에서도 대학 입학을 앞둔 여학생이 참변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 난 재수 없으면 용의자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알프레드 히치콕’식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주인공들은 죄 없는 자들로 억울하게 용의자가 돼 경찰에 수배된다-공포감을 품고 다니기도 했었다. 모든 수원시민들이 그러했으리라. 80년대 중후반만…
국회의원의 봉급이 또 올랐다. 그것도 서민들의 연봉에 가까운 2천326만원이나 올랐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들의 1인당 평균세비는 평균 1억3천796만원으로 18대 1억1천470만원 보다 20.3% 인상됐다고 한다. 여기에 국가공무원법상 가족수당과 학비보조수당을 국회의원까지 확대, 해당 의원들의 지갑은 더욱 두꺼워진다. 국민들이 알까 과정을 공개치도 않고, 슬그머니 자기들의 봉급을 원하는 만큼 올려 받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19대 국회는 출범 후 정치일정과 대선을 앞둔 힘겨루기로 표류했다. 7월과 8월 임시국회가 각 한차례씩 열렸으나 원구성, 대법관 임명동의안,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의 체포동의안 처리문제로 일없이 지샜다. 특히 8월에는 임시국회를 열어놓고 여야간 합의실패로 본회의조차 열지 못했으나 국회의원들은 1인당 1천만원이 넘는 세비를 챙기는 후안무치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나주에서 발생한 7세 여아에 대한 성폭행사건으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 관련 법안은 낮잠을 자고 있다. 19대 국회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 6건,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 8건, 성폭력방지와 피해자보호법 개정
사기에 있는 내용으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사람을 알아주는 것(認定)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오자병법(吳子兵法)을 지은 오기(吳起)라는 사람은 정치가이며, 군사 지도자였다. 그는 명장으로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의 말을 남긴 사람이다. 이 말은 이순신 장군이 이를 실천하고 붓글씨로도 남겨 더욱 유명하다.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라는 뜻이다. 그는 병사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했다. 어느 날 병영을 순찰하다 등에 종기가 나서 괴로워하는 병사를 보고 자기의 입으로 병사의 종기 피고름을 빨아 낫게 해줬다. 주변의 병사들이 이에 감격해 이런 장군이라면 우리 목숨을 바칠만하다고 여기고 있을 쯤, 그 병사의 어머니가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지나간 해엔 저 아이의 아버지의 등창도 오장군(吳將郡)이 직접 입으로 빨아 낫게 해줬다. 그 고마움에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죽었다”며 “저 아이도 장군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충성을 다할 것이니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오 장군은 진군할 때도 말을 타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겠나’하는 우려가 그야말로 우려로 끝났으면 좋겠다. 19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3일 100일간의 회기에 들어갔다. 늘 그랬듯이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정쟁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사실 여야는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 등 앞으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되는 핵심 사안이 즐비하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대정부 질문과 국감을 통해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의혹, 박지만씨 부부의 저축은행 연루의혹 등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박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강력히 차단하는 한편, 이달 하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민주당 후보와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한 검증을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국회 역시 한 치의 양보 없는 난투장으로 변질
얼마 전 최진연 유적전문 사진기자가 2년 동안 도내 전역에 분포된 옛 산성 211여개소를 직접 답사한 결과물인 ‘역사의 흔적- 경기도 산성 여행’은 산성사진과 해설이 담긴 국내 유일의 산성 에세이집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펴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경기도에 이렇게 산성이 많았나’하는 놀라움을 줬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이 기억하는 경기도내의 성은 그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남한산성, 당항성, 독산성, 북한산성, 이성산성, 처인성, 설봉산성, 파사산성, 문수산성 정도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 특히 산성이 경기도에 유난히 많은 이유는 이 지역이 삼국 쟁패의 요충지였을 뿐 아니라 중국과 가까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군사상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의 산성에 대한 관심을 아주 미미하다. 특히 북한산성은 요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으로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남한산성과 달리 오랜 역사와 귀중한 문화자산을 담고 있음에도 무관심 속에 저평가돼 왔다. 현재 사적 제162호로 지정돼 있는 북한산성은 백제가 위례성에 도읍할 때 도성을 지키는 북방의 성으로 132년(개루왕 5)
붉게 물든 버스 한대가 서지 않고 지나간다 물끄러미 서서 기다리는 나는 바람에 아직 떨어지지 못한 단풍이다 또 한대의 가을이 지나간다 우르르 뒤따르던 바람들이 모든 것을 / 쓸어가고 있다 지워진 공간 내가 탈 정거장이 없다 이러다 가을을 놓치겠다 - 이인철 소시집 /2010년/시와세계/겨울호 가을바람 황량한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한겨울 추위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허전함이 몸을 엄습해오는 것을 시인은 버스를 놓쳐버리고 물끄러미 서서 자신을 아직 떨어지지 못한 단풍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대의 버스가 지나가고 뒤따라온 바람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가 버린다. ‘더 이상 내가 탈 정거장이 없다’고 시인은 절망한다. 사는 일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기다리는 버스는 늦게 도착하고 늘 만원이다. 나보다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이미 가득 차있다. 시인은 이러다 가을을 놓치겠다고 초조해 한다. 우리의 삶도 이러한 날들의 연속이 아닐까? /최기순 시인
사람이 사는 집은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 주택경기 장기 침체와 인구 감소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일자리 주변의 주택 수요는 경기도의 주택공급 필요성을 지속시키고 있다. 최근 무분별하게 뉴타운 지구의 대규모 지정이 이뤄졌고, 주민들의 반대로 상당수 해제가 이뤄졌다. 또 중앙정부 보금자리 주택이 광범위하게 공급되면서 혼란을 가져왔지만 이럴수록 서민들을 위한 주거환경정비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제도적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대도시 집중은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했다. 구(舊)도시재개발법, 주택건설촉진법,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임시조치법 등의 개별법 단위로 운영되면서 각종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상호간의 관련성 부족으로 인해 주택보급정책은 많은 혼선을 초래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관련법령 정비를 통해 현재는 ‘주택법’에 따른 정비사업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른 정비사업으로 이원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택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