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마나부’ 교수는 공부와 배움의 차이를 ‘만남과 대화’의 유무에 있다고 했다… 공부가 무엇과도 만나지 않고 아무 대화 없이 수행되는데 비해 배움은 사물이나 사람, 사항, 다른사람 혹 자기 자신과 만나고 대화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Nationalism이란 주제에 대해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 Nationalism이 어떻게 표출되는가를 A4 10페이지를 쓰라”- 스웨덴 고 2기말고사 국어, 역사, 사회 통합 문제.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에게 이런 문제를 출제했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도입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오는 26일 5번째로 치러진다. 교과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교육정책 연구·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 풀이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교육이 학생의 학력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학력의 본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교육정책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학력은…
담합(談合)은 기업이나 사업자가 서로 짜고 계약과 협정 등을 통해 가격, 조건, 판매지역 등을 제한하는 불법행위다. ‘짬짜미’라고도 불리는 담합은 정부 등 발주처의 예산을 갉아먹고, 기업의 공정한 시장진입을 막는 현대경제의 대표적 범죄다. 우울한 것은 우리사회는 갈수록 담합이 기승을 부려 경제의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담합을 부추기는 주범이 바로 정부라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3개 업체가 관련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의 비중이 2002년 47.6%에서 2009년 55.4%로 늘었다. 이같은 수치는 기업들이 담합할 환경이 그만큼 폭넓게 조성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독과점구조는 곧바로 담합으로 이어져 2003~2008년까지 상위업체간 담합으로 독과점산업의 소비재가격 상승률은 24.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16.8%를 크게 상회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간 담합을 적발하고도 느슨한 처벌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담합 적발시 유럽연합은 총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물리고, 미국은 기업뿐 아니라 담합에 연루된 개인까지 처벌함으로써 ‘담합은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
학습에서 질적 학습으로,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바꾸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배움을 일으켜야 한다. 이제 공부와 결별해야 한다. 공부야 잘 가라. 가난할 때 사궜던 친구를 잊어서는 안된다(貧賤之交不可忘, 빈천지교불가망). 쌀겨로 겨우 식사를 때우며 가난을 함께해 온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되며, 가난하고 힘들 때 서로 정을 나누며 사겨온 벗을 잊는다면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중국 후한서에 있는 내용이다. 후한 광무제 때 송홍(宋弘)이라는 대신과 황제가 나눈 대화로 오랜 벗이나 고락을 같이했던 아내는 잊거나 버려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송홍은 미천했으나 황제의 신임을 얻어 높은 자리에 오른 유부남이었다. 황제에게는 과부인 누님이 있었는데, 그가 손홍을 사모한지라 황제가 자기 뒤편 병풍에 누님을 숨겨놓고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높아지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꾸는 것도 흠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公)의 마음은 어떻소?”하니 송홍이 말하길, “폐하, 예부터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되며,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들
일반인들에게 아트센터에서 예술을 관람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 부담을 비롯해 시간의 할애 그리고 정보검색을 통해 최대한 만족스러운 공연을 선택해야 하는 까다로운 안목 등이 필요하다. 영화관을 찾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센터서의 예술 관람은 시간소비가 아닌 비교우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우선 정보검색이 용이한 유명예술의 경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고, 아트센터를 방문해 예술을 관람한다고 해도 한번 실망을 하게 되면 두 번 다시 아트센터를 찾고 싶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림자(shadow price)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예를 들어 콘서트에 가려면 티켓을 사야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그 밖에 비용이 들어간다. 무엇보다도 설명하기 쉬운 것은 콘서트를 개최하는 아트센터까지 이동하는 데 들어가는 교통비이다. 자택 근처에서 콘서트를 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필히 교통비는 들어간다. 그리고 아트센터 근처에서 비싼 식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술을 관람하는 시간을 할애하는 기회비용의 포기와 함께 비용부담도 갖게 되는 것이다. 또 제한된 생활비에서 문화비를 지출하다가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보
바람잘날 없는 정치권이 구태를 재연하는데는 옛날 정치인들이 국회를 장악해 과거를 답습하는데서도 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여야 모두 전면에 나서 국민의 뜻과는 상반된 논리를 펴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자기모순에 사로 잡힌 구습 정치인들이 대부분이다. 국회가 19대 국회 개원식을 열지 못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라고 볼 수 있다. 여야가 5일로 예정된 국회 개원식을 열지 못한 것은 임기 개시 후 7일에 첫 임시회를 갖도록 한 국회법(5조3항)을 위반한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4년 임기가 시작된 19대 국회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펼치기도 전에 위법행위부터 자행한 셈이다. 입법부인 국회가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헌법이 정한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2일)을 지킨 것이 지난 1996년 이후 단 두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위헌’도 서슴지 않는 여야가 국회법을 어기는 것은 거의 통과의례로 치부되고 있는 게 우리 국회의 자화상이다. 아무리 사소한 절차라 하더라도 국회가 스스로 정한 법을 준수하지 않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입법부의 권위와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법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나 징벌을 받지 않는 것이 바로 ‘특
먼저 삼성전자 LCD 패널 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로 쓰러져 투병해오다가 지난 2일 밤 숨진 윤슬기(31·여) 씨에게 애도를 표하며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윤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후 악성 뇌종양이 발병해 지난달 7일 사망한 이윤정(32) 씨에 이어 올해 네번째 사망자다. 고인은 여고 3학년 때인 18세 나이부터 삼성 LCD 천안 공장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입사 후 스크럽 공정에서 검은색 유리재질의 LCD 패널을 자르는 업무를 담당했는데 입사 5개월 만에 일하던 도중 쓰러졌다. 그녀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13년 동안 투병해 오다 최근 사망한 것이다. 이곳에서 지난달 5월 7일 고 이윤정 씨를 포함해 올해에만 벌써 네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삼성전자 생산라인 근로자 가운데 백혈병 등으로 사망한 56번째 희생자라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 관계자는 밝힌다. 의학 관계자들은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손상으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감소하는 혈액암으로 방사선이나 벤젠 등에 노출됐을 때 발병하며 80%이상이 후천성이라고 밝힌다. 반올림 관계자는 입사 당시 윤 씨는 혈액 검
1920년 오늘, 중국 지린성 허룽현 봉오동 골짜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우리 독립군이 일본군을 참패시킨다. 독립군에게 유인된 일본군 1개 대대가 봉오동 계곡까지 들어오자 매복해 있던 900여 명의 독립군이 홍범도 장군의 명령에 따라 집중사격을 가했다. 일본군은 3시간 정도 응사하다 막대한 희생자를 내고 후퇴했다. 이 싸움에서 일본군은 전사 157명, 중상 200여 명의 피해를 봤지만 독립군측은 전사 4명의 피해를 보는 데 그쳤다.
1996년 오늘, 우리 나라 대중음악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음반에 관한 사전심의와 사후제재가 철폐됐다. 7개월 전 정기국회에서 개정, 공포된 ‘음반과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 이날부터 시행됨에 따라 가요 음반 제작과 수입 때 의무적으로 받던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됐다. 그러나 유해음반에 대해서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선별 심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음반 사전심의제는 1933년 일제가 ‘레코드 단속 규칙’을 제정한 이래 63년 동안 지속됐다. 음반 사전심의제 폐지로 정태춘 씨의 앨범 ‘아, 대한민국’을 비롯해 불법 딱지가 붙었던 대중음악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날 정태춘 씨와 윤도현, 장사익 씨 등 대중음악인들은 서울대 문화관에 모여 ‘자유’라는 제목의 자축공연을 펼쳤다.
1937년 오늘, 백인 육체파 여배우 진 할로우(Jean Harlow)가 26살을 일기로 사망했다. 할로우는 심각한 방광염을 앓았음에도 기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해 끝내 죽음을 맞이했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재벌 아들과 결혼한 뒤 배우인 친구를 촬영세트장에 데려다 주면서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그녀는 ‘헬스 엔젤스’, ‘퍼블릭 에너미’ 등 영화에 출연해 마릴린 먼로보다 먼저 탄생한 이른바 ‘섹스 심벌’의 원조가 됐다. 할로우는 유흥가나 군대의 병영 등 가는 곳마다 그녀의 사진이 걸려 있을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진 할로우는 남자 배우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할로우는 숨지기 전까지 영화의 상대역으로 나온 남자 배우와 함께 지냈다.
‘숨n쉼’이 매주 수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 갑니다. ‘숨n쉼’의 ‘n’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n으로 인맥을 새롭게 쌓거나, 기존 인맥과의 관계를 강화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각종 문화적 기기들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해왔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쉼’ 공간은 필자와 독자가 만나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될 것 입니다. 성공과 쾌락만을 쫓아 황폐해진 일상 생활에서 잠시 한숨돌려 주변을 돌아보고 또 쉬어가면서 삶의 여유로움을 찾는 것이 그리운 때 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뛰어왔고 무엇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그 명쾌한 답을 ‘숨n쉼’을 통해 독자여러분들께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필진은 조희문 인하대 교수(55·영화평론가·한국영화학회장), 곽재용 영화감독(53·영화 엽기적인 그녀 감독), 강진갑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장(59·인문콘텐츠학회장), 박병두 작가(48·시인·낯선 곳에서의 하루 외 다수),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