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갑작스런 죽음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 상황에 대한 돌발변수가 되고 있다. 북한의 통치 엘리트들은 현 김정일-김정은 정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궁극적 이해관계를 공유한다. 흔히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의 나이와 경험 때문에 권력누수현상이 일어나 북한권력 내부에서 쿠데타 등의 정권 변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예측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북한과 같은 권력 체제의 속성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대체로 북한과 같은 개인의 폭력적 카리스마에 기초하고 있는 권력 체제는 독재 권력자 개인의 위대한 영웅적 카리스마가 정권의 정통성의 핵심이다. 이러한 독재자 개인의 영웅적 카리스마는 실제로 그 개인이 무력 또는 정권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독재자 개인이 실제 지배력을 가지지 못한 무능한 개인이라 하더라도 그를 둘러싼 주변의 실제 권력을 장악한 지배 엘리트 가운데 그 누구도 독재자를 대치할 만한 영웅적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면 오히려 이 허약한 지배자를 더욱 부각시키며 그를 정점으로 권력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방향으로 지배 엘리트들이 함께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들 지배 엘리트들의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
미국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앞서 우선적으로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부터 확인한다. 순수 소비자연맹이 월간지로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인 자동차, 전자제품, 식품, 생활용품, 건강제품, 여가용품, 유아용품 등의 특정품목을 선정 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개한다. 100명 이상의 전문가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제품분석결과는 그 제품의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제조사들에게는 저승사자와 다름없다. 무엇보다 컨슈머리포트는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광고를 싣지 않고 분석할 제품도 직접 구매하는데, 그러한 신뢰로 유료독자만 700만 명을 넘어서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권위와 자금을 바탕으로 컨슈머리포트는 대규모 자체 실험시설을 완비하고, 미국의 여느 기관에 뒤지지 않은 제품분석 능력을 뽐내며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를 선보였다. 컨슈머리포트와 같이 제품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작품으로 이동통신, 교사방문형 학습지, 프리미엄 분유 등 450건의 비교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다음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 ‘문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연장선 상에는 21세기는 이미지, 이야기, 감성 등이 중시되는 시대로 국가, 기업, 지역, 개인의 경쟁력 원천인 물질적, 기술적인 힘들이 점차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힘으로 바꿔가고 있다. 기술과 지식이 생활의 우위를 이루는 정보화 시대에 이어 감성과 문화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산소를 마시듯 문화적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문화적 에너지의 충만은 문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가 강하게 도출돼야 확산이 빠르게 진행된다. 과연 21세기를 이끌어가는 트렌드는 무엇인가. 흔히들 여성(女性)과 환경(環境) 그리고 문화(文化)를 꼽는다. 여성은 사람이라는 실체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직접적 또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환경은 직접적,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됨에 따라 우리 신체나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에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어떤 실체가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의식, 무의식의 이미지에 우회적으로 영향
단위농협에서 조직적인 대출비리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단위농협 대출비리에 따른 농민 등 고객 피해액은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농협중앙회로부터 단위농협 불법영업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농협중앙회는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한 대출비리 연루자 명단을 검찰에 넘겼다고 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데도 오히려 가산금리를 올려 받았다는 것이다. 과천농협은 가산금리를 제멋대로 2.5%에서 4%대로 올려 47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조합장 등이 구속됐다. 안양원예농협에서도 비슷한 대출비리가 밝혀졌다. 농협중앙회 조사로는 대출자의 동의도 없이 가산금리를 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단위농협이 50여 곳에 이른다. 전국 단위농협의 본점이 1천160여개이므로 20곳 중 하나 이상은 이런 대출비리를 저질러온 셈이다. 하지만, 불법영업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관행처럼 해온 단위농협이 과연 50여곳밖에 안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번 검찰 수사가 단위농협의 불법영업 관행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에 드러난 농협의 대출비리는 자못 충격적이다. 농협이 주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수원시에 있는 ㈜짜로사랑은 지난 2008년 4월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종업원이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로 취약계층이었으나 현재는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립에 성공해 화제를 낳고 있다. 역시 수원의 ㈜함께 일하는 세상은 수도권 10개 청소업종 자활공동체가 연합해 규모화된 청소회사로 2008년 4월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보다 질 높은 청소 용역 서비스를 위해 위생환경관리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종업원의 30%이상이 취약계층인 일자리형 사회적 기업이다. 또 TOMS라는 브랜드로 신발을 만들어 파는 사회적 기업에서는 한 켤레의 신발이 팔릴 때마다, 한 켤레의 신발을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게 전달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단다. 최근 세계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최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설립됐다. 앞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했지만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서민 경제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
임진년 새해가 밝았어도 우리사회는 나날이 조직적이고 위협적인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청소년들의 자살로 세간이 불안하고 떠들썩하다. 지난 세밑에 광명시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돼 있는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시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요청해 왔다. 과연 중·고등학생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간담회에 참여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청소년참여위원들은 시의원을 비롯한 기성세대에게 우리 청소년들이 바로 설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제안했다. 첫째, 청소년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독서하고 토론할 수 있는 독서 토론의장을 제공해 달라는 것과 둘째, 청소년들이 삶의 주체로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문화예술 활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모든 청소년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해 달라는 주문이다. 독서 토론방과 청소년 문화존을 구성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주 5일제 수업으로 전면 놀토가 시행된다. 교육당국은 제도만 시행했지,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못한 현실에서 입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무너지는 가족관계, 자아 상실감 등으로 설 곳이 없는 청소년들의 방과 후 시간은 불 보듯 훤하다. 청소년들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1999년 자신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기업들 간 연합 구축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 세계화 시대의 특징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스타 얼라이언스’와 ‘원 월드’를 예로 들었다. 이들 항공사 연합은 서로 예약 코드를 공유해 파트너 항공사 고객에게 좌석을 예약해 주고, 마일리지를 상호 인정해 주며, 고객들에게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 항공사의 연합이 단일 항공사로서는 불가능한 부가 서비스, 즉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이런 종류의 기업 연합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전 세계 곳곳에 구축되고 있는 오늘날, 연합을 결성하고 관리할 줄 아는 최고 경영자의 존재야말로 세계화 시대에서 모든 기업과 국가가 갖춰야 할 필수 자산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프리드먼의 통찰은 국가 간의 연합과 협력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동아시아 지역의 상황이 특히 그러하다. 중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동아시아 지역에서 FTA 체결에 적극적이다. 상하이협력기구(SCO)는 FTA와는 좀…
“감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 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때(중략)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짝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이미 고인이 된 성악가 오현명 선생의 주요 레퍼토리이자 그의 분신처럼 여겨진 한국가곡 ‘명태’의 가사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가곡을 꼽노라면 늘 앞을 다투는 인기곡으로 한국인의 정서가 그대로 녹아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오현명 선생이 베이스의 중후한 음성으로 “~쇠주를 마실때”하고 한 호흡을 조절한 뒤, “카아~”라는 후렴을 받아칠 때면 누구나 미소를 짓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가사에도 나오지만 명태는 검푸른 바다 밑, 찬 물에서 떼 지어 사는 동해안 대표 어종이다. 이유원의 임하일기에는 명천(明川)에 사는 태(太)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잡아 진상을 했다고 해서 ‘명태’라 이름했고, 이만영의 재물보에는 북해(北海)에서 나기 때문에 ‘북어’라고 명명했다. 우리 서민들과 유독 친근한 명태는 한 번 잡으면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우
학교폭력 사례는 폭력성 영화를 꼭 빼닮았다. 학교폭력은 권력과 계급이 상존하고, 가해학생들은 잔혹해지며, 조직화·집단화·저연령화, 여학생 폭력 증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을 활용하는 사이버 폭력 등 그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통계는 23%가 학교폭력 피해 경험, 이 중 54%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고 14%는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 67.1%, 등·하굣길, 학원 주변과 은밀한 장소에서 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전국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최근 3년간 심의한 학교폭력 조치 통계는 2만2천241건을 심의해 가해자 5만7564명에게 처벌을 내렸는데, 이 중 전학·퇴학 6%, 봉사·징계 61%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형식적 처벌에 가해 학생들도 자신들이 무슨 형사법적 범죄를 저질렀는지 잘 모르거나 헷갈리기도 한다. 학교폭력 또는 청소년 폭력은 ‘자기보다 약한 처지에 있는 청소년에게 학교 안이나 밖에서 신체적 심리적 폭력을 행
지방자치단체들의 방만한 재정운용이 부실기업을 뺨친다. 감사원에 따르면 일부 자치단체들이 선심성 사업으로 예산이 구멍났는데도 흑자가 난 것처럼 결산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시는 2009~2010년 세입예산 편성 때 경기도 재정보전금과 개발부담금 등을 실제보다 2천500억여원을 과다계상하고, 2010년 세출예산에서는 사업비 653억원을 누락시켜 가용재원을 부풀렸다. 이렇게 확보한 돈을 시장 공약사업을 위해 쏟아부었지만 2009년 321억원, 2010년 923억원의 결손이 나자 분식결산을 통해 오히려 261억원과 21억원의 흑자가 난 것으로 회계를 조작, 지방의회에 제출했다. 이런 회계부정은 인천시와 천안시에서도 있었다고 한다. 부도덕한 부실기업의 상투적 회계부정이 지자체들에서도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식결산이 4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점검에서 3곳이나 적발된 것으로 보아 감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180여 지자체에도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면적이고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 분식결산까지는 아니지만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지자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시의 2010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은 일반회계의 적자를 판교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