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데이(Day) 공화국이다. 날짜를 상형화한 것이 대부분인 각종 데이는 2월 2일 ‘액자 데이’를 시작으로 2월 22일 ‘커플 데이’, 6월 4일 ‘육포 데이’로 이어져 6월 6일 ‘반지 데이’, 8월 8일 ‘꽈배기 데이’ 등 다양함을 자랑한다. 연말로 다가서면 기업들의 잔재주가 그대로 드러나는 상품관련 데이가 출몰하고 있으며 ‘성패트릭 데이’, ‘할로윈 데이’ 같은 수입용 데이도 곳곳에 박혀 있다. 또 1월 14일 ‘다이어리 데이’부터 12월 14일 ‘허그 데이’까지 매월 14일은 각종 데이로 정신을 어지럽힌다. 여기에 질세라 각종 단체가 나서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5월 2일은 ‘오이 데이’, 9월 9일은 ‘닭고기 데이’ 등으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는 것이 또한 10여 개에 이른다. 결국 대한민국은 1년 내내 100여 개에 이르는 각종 데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는 정말로 기억해야 할 각종 절기와 기념일 등은 점차 무관심속에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국가의 시작과 기원을 밝히는, 그리고 국가의 존망과 오늘날 우리를 존재케 한 각종 기념일은 관공서의 기념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3·1 독립만세운동 기념일, 4·19…
한국의 기술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은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그 기술력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기술력이 반영된 한국제품의 헤택을 받고 있기는 커녕 같은 제품을 오히려 외국에서보다 높은 가격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구입하는 격이어서 ‘한국 소비자는 영원한 봉’이라는 말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미국시장이나 유럽시장에 비해 판매가격이 높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수출용에 비해 각종 편의장치 등이 덜 장착돼 있다는 사실도 이제는 익숙한 이야기가 됐다. 수출주도정책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잘못된 수출정책이 국내소비자들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 소비자를 봉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자동차 시장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과 LG전자의 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훨씬 더 비싸게 판매된다고 한다. 제품이 먼거리까지 가다보면 수송비와 같은 유통비용이 붙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 상식인데 산지보다 해외에서 더 싸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8월 11일부터 9월 5일까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세계 18개국 주요 도시에서…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고용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10월 취업자 증가 수치가 ‘마(魔)의 50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신세대 용어로 실감 나게 표현하면 ‘고용 대박’입니다”라고 까지 하면서 흐뭇해했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통계를 보면 10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0만1천명이나 늘어났다. 5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은 작년 5월(58만6천명) 이후 처음이란다. 10월 실업률도 2.9%를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2%대로 떨어진 것은 9년 만의 일이라면서. 그런데 박장관이 발표한 내용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대박’이라는 표현까지 쓴 것에 대한 반감이 높다. 일단 정부가 발표한 통계수치만 놓고 보면 우리 경제는 완전고용 상태다. 그러나 이 나라의 정부가 현실을 모르거나 모르는 체 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직 포기자나 취업 준비자, 더 일하고 싶어도 일주일 1~2시간만 일하는 취업자 등도 실업자에서 제외하는데다 학생ㆍ군인 등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용통계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
지난 10월 6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던 날, 서울무역전시장에서는 제2의 잡스를 발굴하기 위한 ‘슈퍼스타 V’ 행사가 열렸다. 5월부터 몇 차례에 걸친 평가를 거쳐 1천770명 중에서 선발된 10명의 예비창업자만이 ‘슈퍼스타 V’에 진출해 자웅을 겨룰 수 있었다. 입상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최대 5천만원의 상금과 선도벤처기업들이 약속한 1억원의 엔젤투자 자금을 디딤돌 삼아 창업의 날개를 활짝 펴게 됐다. 정부의 벤처창업 지원을 위한 노력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MF 외환위기를 맞아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모델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벤처기업은 재빠른 외환위기 극복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았다. 물론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늘도 있었다. 벤처 붐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와 불법행위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판치는 바람에 한 때 가장 선호하는 신랑감으로 손꼽혔던 벤처기업인에게 ‘사기꾼’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2001년 1만1천개가 넘던 벤처기업이 2003년에는 7천여개로 급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벤처거품은 붕괴했어도 벤처는 결코 죽지 않았다. 어려울 때에 오히
공직사회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라는데 이의 다는 이는 없다. 국가직이든 지방직이든 공무원 직업은 인기다. 특히 IMF 구제금융기 국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공직은 최상의 직업으로 부각돼 오고 있다. 이는 이만큼 안정된 직업이 없거니와 우수한 인력들이 채용되며 조직 자체에 높은 긍지가 머금기 때문이다. 전국 기초 지자체 중 빅1 규모인 성남시는 안정화된 분위기에 우수한 인력들이 채용 돼 긍지 높은 하나의 주체로 매김하고 있다. 여기에다 민선 5기들어 민선 4기의 매관매직 등으로 인한 허틀어진 공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인사권자인 시장이 나섰고 취임사에서 밝힌 투명한 인사원칙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며 인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가고 있다. 이는 투명·공정한 인사 공약 실천에 적극 나서겠다고 장담한 이재명 시장이 시간이 경과하며 직원들의 실력 등이 파악됐고 인사 단행이 될 때마다 발전해가는 모습이 담겨 인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시는 신·구도시 격차, 노령인구 증가 등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탄력성 있게 대응하며 변화된 행정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행정기구 조직 진단연구 용역에 이어 직원들의 의견수렴까지 마쳤고 이를 앞으로 열릴 성남시의회에 상정, 심사와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민태원은 그의 수필 ‘청춘예찬’에서 이같이 노래했다. 그는 청춘의 끓는 피가 역사를 움직여온 원동력이며, 인간의 동산에 사랑의 풀을 돋우고, 이상의 꽃을 피운다고 설파했다. 오늘 수능시험이 끝나면 전국 1천207개 시험장에서 69만3천여 명의 청춘이 거리로 쏟아질 것이다. 극심한 입시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70만 명에 가까운 청춘들이 작건, 크건 간에 일탈을 꿈꾸며 자유를 만끽하고자 할 것이다. 물론 논술시험과 이어지는 수시를 준비하는 청춘들도 있겠지만 이날 하루만은 거의 예외 없이 청춘의 본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방감에 들뜬 청춘들은 ‘처음’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음주와 흡연, 고성방가, 집단 패싸움 등의 그야말로 일탈행위를 일삼는다. 심지어 남녀혼숙에 이어 유흥비 마련을 위해 강·절도 행각에 나서는 불법행위로 주변
미국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보면 주로 거부들이 재단을 통해 기부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 미국은 기부 문화의 사회저변이 상당히 넓다. 개개인의 자원봉사 활동이나 재능 기부, 수입의 일부를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것 등이 생활화돼 있다. 기부액 기준으로 GDP에 2%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다. 가까운 일본은 기부금 대부분이 기업에서 나온다고 한다. 일본기업은 기부를 통해 사회적인 기여라는 측면과 더불어 기업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기부가 회사 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개인 기부는 규모가 작은 것으로 보아 아직은 전반적으로 나눔의 문화가 폭 넓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 1%클럽이 발족된 지 10년 정도 된다. 기업에서 경상이익의 1%를 지역사회나 시민단체 등과 함께 공헌활동을 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기업에 있어 사회적 환원은 긴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할 당면과제가 됐다. 그럼 우리네 민심은 어떠할까? 그 어려웠던 1998년 IMF시대에도 구세군 자선냄비는 13억7천만원을 모금했고, 올해 초…
소통이란 말을 사전적 풀어 보면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각기 다른 성장배경에서 각각의 가치관을 가지고 자란 성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큰 조직을 이루게 되는 관계에서 소통이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행복한 조직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직 상하 간에 허물 없이 편하게 대화가 통해야 한다. 구현정 작가가 쓴 책, ‘소통 불통 먹통’을 읽어보면 가까운 사이에서의 괜찮은 대화의 거리를 ‘몸의 뼈’에 비유하고 있다. 생명체에 뼈는 각각 제 구실을 하도록 돼 있는데 이 뼈 사이가 너무 가까워 뼈와 뼈가 서로 충돌하면 제대로 걷지도, 굽히지도, 꺾지도 못하고 서로 상처를 입혀 몸 자체가 망가진다고 표현하고 있다. 결국 뼈와 뼈 사이를 적정한 거리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데 서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사람관리, 인맥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조직생활의 초년병시절 대부분은 독불장군처럼 내 할 일만 잘해 능력을 인정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보면 조직 내에서의 대인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사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극한 대치 중인 여야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온건파 의원들이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하고 한나라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 87명 중 45명의 동의를 받았다는 절충안은 “정부가 비준안 발효 즉시 ISD 유지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한다면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절충안을 당론으로 제안해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은 당초 8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민주당 온건파의 움직임을 고려해 처리 시기를 늦췄다. 막판 절충의 기회마저 놓치면 물리적 충돌이란 파국 외엔 길이 없다. 여야 모두 마지막 협상의 끈을 놓지 않길 기대한다. 민주당 강봉균, 김동철, 김성곤, 최인기 의원 등 온건파 의원들이 마련한 절충안에 김진표 원내대표는 뜻을 같이하고 있으나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강경파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론 채택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당내 지지 의원이 많아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본보는 9일자 사설과 8일자 1면 기사를 통해 도지사 하청업체로 전락한 경기개발연구원(이하 경기연)에 대한 쓴 소리를 했다. 경기개발연구원 좌승희 이사장이 정관상의 절차를 무시한 채 횟집에 몇명 이사들이 모여 앉아 대충대충 13분만에 선임했다는 사실은 어이가 없다. 야당의원들은 경기연의 일부 연구결과가 야당에 적대적이고 친기업 시각이 노골화된 김 지사 개인의 정치보고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 및 시·군의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관련 과제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해 국가와 경기도의 발전을 위하고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개발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경기만과 서해 5도에 레저, 카지노, 쇼핑 등 휴식공간을 조성해 군사적 충돌지에서 국제적관광지로 탈바꿈시키자는 경기연의 주장도 그중의 하나다. 경기연 문화관광연구부 이정훈 부장이 ‘이슈&진단’ 25호에 발표한 ‘경기만·서해5도 국제관광특구 구상’은 경기만과 서해 5도가 가진 지리·역사 자원을 활용해 국제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한 6대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경기만은 비록 남북 분단의 현장으로서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끊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