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 한 벌을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숟가락은 신석기 말∼청동기 초기 유적인 함북 나진 초도패총에서 출토된 골제품이다. 젓가락은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것이 가장 오래됐다. 식사도구로 수저를 병용한 것은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처음엔 주로 청동제품이었고 이어서 놋쇠ㆍ백동ㆍ은제품으로 변천 했는데 은수저는 상류층에서, 일반 서민들은 주로 놋수저를 썼다. 식사도구인 만큼 빗댄 말도 여럿 있다. 부자를 일컫는 “밥술이나 뜨는 사람”이나 죽음의 완곡한 표현인 “숟가락을 놓다”라는 말도 그 중 일부다. 서양도 은수저는 부의 상장으로 여겼다. 과거 중세 유럽인들은 나무 숟가락 사용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주들은 달랐다. 나무보다 청결하고, 견고한 은 숟가락을 많이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부를 과시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이 특권층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은수저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신분증처럼 사용했다. 그래서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귀족계층의 자식을 의미하는 속담도 생겨났다. 지금도 서양에서는 이 속담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 난 자식을 가리 킬 때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은수저’라는 말은 부유한 부모 덕분에 자기 자
호야네 말 /이시영 이렇게 비 내리는 밤이면 호롱불 켜진 호야네 말집이 생각난다. 다가가 반지르르한 등을 쓰다듬으면 그 선량한 눈을 내리깔고 이따금씩 고개를 주억거리던 검은 말과 “애들아, 우리 호야네 말 좀 그만 만져라!” 하며 흙벽으로 난 방문을 열고 막써래기 담뱃대를 댓돌 위에 탁탁 털던 턱수염이 좋던 호야네 아버지도 생각난다. 날이 밝으면 호야네 말은 그 아버지와 함께 장작짐을 가득 싣고 시내로 가야 한다. 아스팔트 위에 바지런한 발굽 소리르 따각따각 찍으며. - 시집 ‘호야네 말’/창비시선, 2014 여름날 긴긴 장마에 무슨 생각이 떠오릅니까? 그치지 않는 빗줄기는 옛날 동시 상영하던 동네 극장 스크린 같습니다. 비 영사막에 비친 그림은 눈에 선합니다. 선량한 말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아버지가 있고 발굽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래전 백석 시인이 우리에게 건넸던 아름다운 말들이 이 시 속에도 속닥거리며 담겨있습니다. 아쉽습니다. 이 여름 내리는 빗줄기 속에는 아무런 잔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시간만이 아닙니다.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역사만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호야
현 정부는 출범이후 성폭력을 비롯한 학교폭력, 가정폭력과 함께 4대악으로 규정된 불량식품 먹거리 사범들에 대해 양형기준을 강화했지만 일선 법원에서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사람들의 안전한 위생적인 먹거리의 구현은 중요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엄벌에 처해야하나 현실은 경미하게 처벌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법조계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불량식품사범에 대한 엄단을 천명하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범죄의 경우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양형규정이 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5월부터 식품·보건범죄 양형기준을 수정하여 시행하고 있어 국민의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허위표시는 4월~1년을 기본으로 감경 시 8월 이하 징역형을, 가중처벌은 10월~1년6월을 양형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법원의 판결에서 징역형을 유예해주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 전주지법은 지난 6월 국산 쌀과 수입쌀을 섞어 만든 떡과 면류 3억 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60대에 대해 범행기간이 길며 매출규모도 크지만 국산 쌀 사용으로 품질이 저하되
‘제가 내일 친구랑 대학 입학시험 보러 가서 하룻밤 자야하는데 알고 보니 학생은 모텔에서 못 잔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여학생 두 명이 잘 수 있는 숙박시설 있을까요? 진짜 급해요ㅠㅠ’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뜬 대학입시 여학생들의 절박한 호소다. 업소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숙박업소들은 규정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시험을 보기 위해 타지방에서 온 청소년들에게는 큰 난관일 수밖에 없다. 대학이 많은 경기도내의 모텔 등 숙박업소와 찜질방 등 숙박 가능업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본보 보도(28일자 19면)에 의하면 업소 상당수가 청소년들의 숙박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공중위생관리법에는 ‘밤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관련법에는 친권자나 후견인의 ‘출입동의서’를 받은 경우 청소년들도 합법적으로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보호자의 출입동의서를 제시해도 다수의 숙박업소들은 청소년들의 숙박을 거부하고 있다. 업주들의 말에 따르면 “몇 만원 벌려다가 재수 없으면 몇 백 만원 벌금 내는 일도 숱하게 벌어져 차라리 청소년을 안 받는 게 낫다”는 것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도 “청소년이 와도 무조건 받아줘라 할
올 한해 안양시 동안구에서는 1~9월까지 총 162회의 집회가 개최되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안양시에 걸맞게 폭력행위 등 불법집회는 없었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집회 시 소음에 관한 부분인데, 올해 집회 소음으로 인해 유지명령(기준 초과시 경고) 4회, 중지명령(기준 초과 시 유지명령하고 재측정한 결과 다시 초과한 경우 재경고) 2회의 조치를 취하였으며, 또한 주변 주택가·오피스텔에서 집회 시 소음으로 인해 112신고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환경부의 자료 중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50㏈이 초과할 경우 호흡과 맥박수가 증가하고 계산력이 저하되며 60㏈이 초과하면 수면장애가 시작되고 70㏈ 초과의 경우는 정신집중력 저하, 라디오 청취 방해 등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집회 시 소음의 기준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확성기 등의 소음기준’에 따라 주거지역·학교·종합병원·공공 도서관의 경우 주간 65㏈이하, 야간 60㏈이하, 그밖의 지역은 주·야간 각각 75㏈, 65㏈이하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비교할 때 집회 소음으로 인해…
오늘이 지방자치의 날인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20년이라지만 아직도 주민들은 관심이 없다. 10년 전인 2005년 6월 당시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이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기초의회와 단체장의 정당공천제 실시를 결정한데 반발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적이 있다. 무소속으로 두 번의 시장직을 수행해본 그로서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까지 중앙 정치에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론을 가졌다. 현재와 같은 정치시스템 아래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단정한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는 107명의 여야 의원들이 동참했다. 이어 전국 시군자치구 의회 의장협의회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공천을 허용한 법 개정안은 지방의회를 정치인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당시 고 심의원의 소신은 신선했지만 기초단제장과 의회의 정당공천 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우리나라보다 오래된 일본의 기초자치단체장이 대부분 무소속인 이유는 중앙정치의 폐해를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정당 공천을 금하고 있는 것도 선거 때마다 고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현장학습을 가는 학교가 많고 출발전 음주감지를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유치원, 학교 등의 주변도로에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에 도로교통법에 의해 지정되는 구역으로 ‘스쿨존’이라고 한다. 종종 현장학습을 떠나는 버스의 음주감지를 하러가다 보면 학교 앞 통학시간이고 어린이 보호구역인 스쿨존내에서는 30킬로미터로 감속하여야 함에도 쌩쌩 달리는 차량이 너무도 많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인천 중구에 있는 영종도에는 5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곳은 섬이나 두 개의 다리가 있고 인천공항이라는 동북아 제1의 허브 공항이 있으며, 공항으로 연결하는 공항철도가 있는 사통팔달의 지역이다. 그러나 이곳에 살고 있는 많은 주민들은 아직까지 학교 앞의 신호등을 정차하지 않고 지나간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신체적으로 작고, 정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교통약자로 교통사고 발생 시 성인들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스쿨존은 1995년 도로교통법에 의해 초등학교 및 유치원 정문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의 도로에 설치되며, 스쿨존 안에는 오전…
치열한 경쟁력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기업을 육성해가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수반된다. 격변하는 미래사회의 요구에 적절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피나는 노력이 있을 때에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일부업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만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여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철저한 과학적 분석과 확신을 갖고 미래사회를 적응해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생산품의 한 부문만 믿고 어설프게 창업을 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창업분야의 올바른 정보와 수익보장의 검증이 끝난 후에 시도해야 된다. 최근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심각한 실업난과 더불어 실패 기업인의 재 창업이 사회적문제가 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재 창업에 도전한 중소기업인중 70%는 실패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공률이 낮은 주된 원인은 창업 전에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고 사업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경기중기청이 재도전 기업의 실패요인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주로 경영미숙을 비롯해서 거래처 부도 등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실패요인을 분석한 실패의 주된 원인 7가지를 제시했다. 경기중기청은 선택·개발·시장·관리·태도
떨어지는 낙엽들이 못내 아쉬워 영주 부석사를 찾았다. 서양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찰은 불국사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찰은 부석사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부석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부석사의 시작을 알리는 일주문까지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펼쳐져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은행나무 길이지만 부석사의 시작을 매력적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부석사 일주문에는 ‘태백산 부석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부석사가 위치해 있는 산은 태백산이 아니라 봉황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백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봉황산과 더불어 태백산의 기운을 함께 연결하고 싶었으리라. 부석사는 오르막길에 너른 축대를 쌓아 필요한 건물들을 앉혔다. 그래서 부석사는 천왕문에서부터 아홉 단의 석축을 올라야 무량수전에 이른다. 무량수전에 이른다는 것은 곧 극락에 다다른다는 것이다. 극락에 이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듯, 무량수전에 이르는 안양문은 좁고 가파르다. 가파른 계단과 문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며 마주한 무량수전은 빛바랜 편액이 먼저 반긴다. 무량수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극락에 왔으니 부처님을 뵙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량수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