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의 경우 올해 기준으로 83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있다. 마을단위 축제까지 포함한다면 아마도 수백개는 될 것이다. 이 가운데 마을축제는 마을 대동화합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으로 권장할 만 하다. 특히 도시 사람들은 이웃이 누군지 모르는 채 몇 년씩 살고 있기 때문에 마을 축제를 통해서라도 안면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축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다한 예산에 비해 소득이 없는 축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국제’라는 이름이 붙은 축제는 더욱 심하다. 도내에서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등 12개 축제가 국제단위 행사로 치러진다. 그러나 이름만 ‘국제’지 외국인인 출연진만 있고 외국인 관람객은 별로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각 지자체들은 국제축제를 개최하는 명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산업 발전’을 내걸고 있다. 비단 경기도 뿐 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너도나도 ‘국제’를 행사 명칭으로 붙이길 좋아한다. 이에 정부는 국제행사 중 국비 지원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통제를 하고 있다. 과거 지자체들이 신청한 국비는 대부
지난 3일 부여에서 있었던 개천제 행사에 다녀왔다. 지난해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함께 공부하는 단체인 홍역학회 회원들과 참석했다. 부여로 향하는 버스에서 개천제에 참여하는 각자의 생각과 의미를 인사와 더불어 나눴다. 많은 분들이 제도화된 개천제 행사는 언론을 통해 보았지만 직접적인 참여는 처음이라는 말과 궁금함과 아울러 비장함이 있다는 말로 대략 마무리됐다. 개인적인 참여 동기와 내용들 중 의미있게 다가왔던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대략 서너 가지로 구분이 된다. 우선 우리의 상고사를 연구하는, 혹은 관심 많은 분들의 개천과 관련된 고대사 이야기로 고조선 건국과 관련된 내용이었고 이와 관련해 중국의 동북공정을 우려하며 이를 대처하기 위한 역사학계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요지였다. 또 하나는 얼마 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희생자 배상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판결에서 몇 년을 끌어 오던 재판과정이 끝나 정부가 배상과 명예회복을 하게 됐다는 것으로, “그동안 원한과 슬픔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살아온 우리 유족들은 올바른 과거청산과 국가의 철저한 진실규명 그리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다시는 이 땅에 반인륜적인 국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 인권전문가 등이 고루 참여하는 평화인권교육센터 설립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인권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10월 5일은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지 첫돌이 되는 날이다. 조례 제정 과정에서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이념적 공세는 인권의 본질을 벗어나 합리적 토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학교 현장에 논란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인권조례를 조기에 정착시키려는 교사들의 연구와 실천노력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제 시행 1년의 성과와 한계를 냉철하게 돌아볼 때이다. 일부 학교에서 혼란스러움이 나타난 것은 인권조례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이는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척점에서 바라본 탓이다. 학생인권의 신장이 교권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성급한 예견이 그것이다. 또한 ‘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에 한정해 학생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에도 무한한 자유를 보장하는 것으로 오해함으로써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립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학생의 인권이 향상되면 교권도 함께 향상되는 것임을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두어달 전에 인천시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대화 가운데 “송영길 인천시장은 생색나는 사업을 하기는 틀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취임과 동시에 남겨진 인천시의 엄청난 빚 때문에 송 시장은 직원들 월급주기도 급급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그 관계자를 지난 주 다시 만났다. 그는 역시 앉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인천시의 빚이 턱밑까지 차올라 숨쉬기도 곤란한 지경이라는 설명이다. 인천시가 빚더미 속에서 허덕이더니 부도위기에 몰린 것이다. 인천시 전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7조7천697억원이다. 이자만 3천700억원을 헤아린다. 또 지금 같은 추세로 인천시의 빚이 늘어나면 올해 말에는 부채가 9조3천655억원에 달하고 2012년에는 1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게 인천시 관계자들의 어두운 전망이다. 특히 인천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38.9%로 내년이면 이 역시 40%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예산대비 채무비율 40%는 정부가 지정하는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심사를 거쳐 인천시가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로 지정되면 지방채 발행과 신규 투자와 융자사업 등이 제한되고 일정 규모이상의 사업 역시 추진이 어렵게 된다
안산시의회는 얼마 전 의정비 인상을 추진해서 안산시민사회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경기침체와 물가고 등 서민경제의 어려움에도 추진했던 의정비 인상건은 결국 시민들의 반발로 인해 지난달 20일 긴급 의장단회의를 갖고 의정비를 동결키로 방침을 변경했다. 현재 안산시의회 의원들은 연간 의정비로 월정수당 3천132만원, 의정활동비 1천320만원 등 총 4천452만원을 받고 있다. 안산시의회 의정비는 지난 2007년 3천600만원이었다. 그동안 의정비를 무려 23.6%나 인상한 것이다. 그리고 또 3년간 동결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니 시민들의 눈초리가 고울 리 없다. 안산시의회는 지난해 반목과 대립에 이어 부실감사 논란까지 빚은 바 있으며 22명 전체 시의원들의 동남아 연수를 취소하고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경비를 두 배로 늘려 유럽권 연수를 결정, 비난을 받은바 있다.(본보 2010년 11월 12일자 2면) 이런 실정에서 지난 30일 안산시의회 제18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모의원이 시정질문에서 안산시 공무원을 ‘일 안하는 공무원’이라고 폄하해 시 공무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는 “경기도에서 조차도 ‘일 안하는 안산시 공무원’이라는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FTA 이행법안은 TPA(무역촉진권한)에 따른 ‘패스트 트랙(fast track)’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90일 이내에 미 의회 처리절차가 끝나야 한다. 한미 FTA가 비준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만 남겨둔 셈이다. 의회 통과 시점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13일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미 FTA는 2007년 6월 말 공식 서명된 뒤 4년 3개월여 만에 미국에서 먼저 비준이 이뤄지게 됐다. 한국에서도 이에 맞춰 국회 비준이 성사되면 한미 FTA는 내년 1월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06일 만인 지난달 16일 겨우 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됐다. 그것도 야당의 반대 속에 의장 직권으로 이뤄진 것이다. 비준안이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로 회부돼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돼야 비준안 절차가 마무리된다. 민주당은 현재 미국과 재재협상을 해야 하는 10개 항목과 국내에서 보완해야 할 2개 항목을 담은 ‘10+2 재재협상안’을 고수하고 있다.야당의 재재협상 요
지역의 마을회관의 개념에서 출발한 문화집회시설이 문예회관이라는 과정을 거쳐 이젠 평생교육센터인 개념을 도입한 아트센터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생산자인 예술가와 예술단체, 문화소비자인 지역관객의 중간 매개자로서 기능하는 예술경영이 도입되고 아트센터 운영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의 지역 문화시설 건설 붐은 예술경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과연 어떤 역할과 가능을 해야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사실 지역 문화시설의 건설과 이에 따른 예술경영의 등장은 앞으로 지역 예술단체 성장 동력에 큰 힘이 앞으로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현재 가장 시급한 사안이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관객층들이 지역에서는 아직 든든하게 구축되지 않은 관계로 이를 잘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지역 아트센터는 지역민들의 진정한 문화예술 수요 창출이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의 정책과 콘텐츠의 중심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공 아트센터는 지역의 아트센터가 왜 만들어져야만 하고, 설립취지는 무엇이고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미션을 공유해
오늘은 고향에 사는 초등학교 동창의 딸내미가 결혼을 한다고 하여 문산에 다녀왔다. 아침나절 긴 여름이 머물다 간 자리에 어느새 찾아온 가을이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이고 밝은 햇살에 묻힌 가을 들녘은 황금물결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강줄기를 따라 늘어선 갈대숲이 바람에 나부끼고 이따금 들에 핀 하얀 억새풀이 차창 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가을이 되면 몇 년 전 전철에서 만났던 어느 할머니가 생각난다. 그날 내가 전철을 타기 위해 지하도로 내려가고 있을 때 할머니는 내 앞에서 커다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짐을 받아 들고 전철을 탔다. 보따리 속에 올망졸망 묶은 비닐 봉지에 빨간 고추와 검은콩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할머니는 어느 시골에서 오시는 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내게 바싹 다가앉으시며 말을 붙였다. 할머니는 그날 함평에서 홀로 농사를 짓다가 아들이 살고 있는 서울로 아주 올라오는 길이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고향에서 농사일을 하며 아들 여럿을 대학까지 가르치셨다. 그런데 작년에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고향에서 혼자 사시다가 이제는 그것도 힘에 부쳐 농토를 다 정리했다고 하
미국 청년들이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반란을 진행 중이다. 금융사들의 비도덕적 탐욕이 빈곤을 가져왔다고 믿는 미국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가 3주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시위 장소도 미국 경제의 심장부로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월가(Wall Street)여서 상징성을 더하고 있다. ‘잠잘 곳과 한 끼의 식사’를 요구하던 목소리는 불평등한 세계를 향한 변혁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시위도 미국 곳곳과 캐나다, 체코, 호주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시위의 성격에 대해 세계 각국의 언론이 진보주의의 진화라는 측면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는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젊음의 좌절과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폭발이라는 현상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 미국의 청년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상위계층 0.1%가 국민소득의 10%를 차지하는 엄청난 소득격차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젊은이들을 분노케 한 것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연명한 월가의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의 연봉 및 인센티브 잔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코앞에 둔 미국 정치권이 불난 호떡집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으며 전 세계 국가들 역시 자신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前事之不忘後事之師 전사지불망후사지사:전에 한일을 잊지 않으면 후에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전 경험을 잊지 않으면 이후에 귀감이 됨을 비유한 말이다. 역사 속의 일들을 잊지 않고 확인하고 되새기면서 자신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야 하며, 과거를 돌아볼 줄 모르는 맹목적 현실 대처는 올바른 미래를 개척할 수 없음이 아닌가 한다. ‘복거지계(覆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앞의 수레가 뒤집힌 것을 보고 뒷 수레가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선배의 실패를 본보기로 해 뒷 사람은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전복후계(前覆後戒)’란 말도 이와 유사하다. 때문에 나의 언행 하나하나가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며 따라서 모범적이어야 한다. 논어에 내가 서고자 하거든 남도 서게 하고(己欲立而立人, 기욕입이입인) 내가 이루고자 하거든 남도 이루게 하라(己欲達而達人, 기욕달이달인) 했다. 대학에도 윗사람이 싫은 바를 아랫사람에게 하게 하지 않고(所惡於上毋以使下, 소악어상무이사하) 아랫사람이 싫은 바를 윗사람이 하게 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그 유명한 서산대사의 글이다. ‘눈 내리는 들판 길을 걸어갈 때에는 모름지기 발걸음을 어지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