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지난 5월 4일, 간만에 여유시간이 생겨 잠시 친정어머니를 뵙고 오고자 개곡리 친정집으로 향했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회오리 강풍도 노모를 걱정하는 딸의 마음을 꺾지는 못했다. 그렇게 노모의 안녕하심을 확인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상면 율길리 한 포도농가의 비가림 하우스가 찢겨 나가고, 나무뿌리는 뽑히고, 포도 새순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 역시 과수농사를 짓고 있기에 그 상심과 고통이 얼마나 큰 지를 잘 알고 있다. 우선적으로 상황파악을 위해 부랴부랴 농업정책과로 향했다. 이미 사무실에서는 과장, 각 팀장들은 피해농가의 상황파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농민을 위하는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표하고 최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피해복구를 부탁하고서 피해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니 주민 몇몇 분이 모여 있었다. 상실감에 울고 계시는 분, 망연자실한 채 넋을 놓고 계시는 분도 계셨다. 그때까지도 계속되는 강풍에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나로서는 마음이 무거워 차마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휘몰아지는 강풍을 뚫고 피해현장을 둘러보는데 한숨만 저절로 나
‘수리수리 마수리’, 어릴 적에 친구들끼리 담장 밑에 모여서 참 많이 중얼거렸던 주문이다. 돌멩이를 앞에 놓고 떡이 되라고 빌면서 했던 그런 장난 주문이다. 본래 이 주문은 불교 경전 ‘천수경’에서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참된 말’로 시작하라는 것인데 그 말이 바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기독교 성경에 빗대면 ‘내 더러운 입술을 숯불로 지져 주소서’와 유사한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을 빌고자 하면 비는 본인이 먼저 깨끗해야 그 효험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새벽에 정수를 떠 놓고 빌 때는 먼저 목욕재계부터 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모이면 가끔 ‘수리수리 공수리’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했다. 여기에서 공수리의 ‘공’은 ‘공짜’, ‘노력 없이’라는 의미이다. 무언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앞에 놓고 어떤 고민도, 어떤 물질적 보상도 해 주는 것 없이 무언가에 편승하거나 얼버무리며 은근 슬쩍 넘어가려고 할 때 ‘수리수리 공수리’
‘시품출어인품(詩品出於人品)이란 말이 있다. “글의 품격은 그 사람의 품격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말은 곧 말한 이의 인격 그 자체”라는 의미도 된다. 좋은 말을 하는 이는 선하게 보이고, 나쁜 말을 하는 이는 악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이를 근거로 함부로 대하고 무조건 우대 받으려는 심리가 마음을 채워서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은 노인세대 품격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마디로 부정적이다. 작년 말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빅데이터 분석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소셜네트워크 노인 관련 게시글 83만 건 중 54%가 부정적 언급을 해서다. 이유는 대부분 품격, 즉 매너에 관한 것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29.2%),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만 얽매여 있는 모습’(21.6%), ‘반말 등 나이를 근거로 함부로 대하는 모습’(21.3%), ‘새치기, 자리 양보 강요 등 무질서한 모습’(12.3%) 순으로 꼽혔다. 특히 20, 30대에서는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최근 ‘선배시민’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노년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것이 아니라 배
야고보 이후 신심 깊은 사람들 순례 이젠 삶의 해답 찾는 순례길의 대명사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서 스탬프 찍은 후 산티아고상 포옹… 미사 참여로 마무리 긴 여정 함께한 신의 은총에 감사함 느껴 일부는 대서양 끝 ‘피네스테레’까지 도달 자신의 신발 태우고 인생의 새출발 다짐도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순례자의 길에 대해 쓴 책을 읽은 건 2007년, 아무도 모르게 내 안에 이 길에 대한 동경이 스며들었다. 특히나 이 길을 걷고 나면 삶을 변화시킬 힘과 세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갈 힘을 얻게 된다는 말에 끌렸다. 마음에 한 번 새겨두면 잊고 지내도 슬그머니 기회가 찾아와주는 기특한 것들이 있다. 이 길이 내게는 그랬다. 2014년 10월 손수 기획한 스페인 여행 12일을 마치고 나는 귀국길에 오른 일행에게서 떨어져 홀로 남았다. 북부 스페인을 여행할 계획이었고, 여행 중에 순례자의 길을 경험해보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순례자들에 의해 산티아고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사람이 지나가면 그 곳에는 길이 난다. 순례자의 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길은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성야고보의 길이다. 예수님의 열두 제
동두천 지역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군 주둔으로 지역 발전이 정체되어오긴 하였으나 그로 인한 이점도 있었다. 미군 주둔으로 인하여 숲과 자연이 훼손되지 아니하고 보존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존되어 온 자연과 산림을 자원으로 하여 산림업을 기반으로 하는 15차 융복합 녹색산업을 전개한다면, 동두천시는 스위스 취리히시의 경우처럼 산림문화도시로 발전하여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15차 융복합산업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1차 산업인 농업, 임업으로부터 5차 산업인 문화관광산업, 생태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이 한 지역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최대 효과를 올려 나가는 산업을 15차 융복합산업이라 일컫는다. 독일이나 스위스의 경우 산림자원학과가 최고의 인기학과요 산림자원 관리사가 최상의 직업으로 통한다. 그 이유인즉 산림업이 요람(유치원)에서 무덤( 수목장)까지 생애 주기별로 15차 융복합산업으로 부상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격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차 융복합산업이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곳은 숲이다. 동두천은 지리적 특성과 자연적 조건이 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시말해 농림업을 기본으로 하는 15차 융복합산
78세 여자 환자가 좌측 고관절 부위 통증을 주소로 119 구급대 구급차를 타고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환자분은 금일 새벽 화장실을 가다가 넘어진 이후 좌측 골반부 통증과 다리를 바르게 펴질 못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분을 달래가며 골반부 및 좌측 대퇴부 X-ray를 촬영하였다. 촬영 결과 좌측 대퇴부 경부 골절을 보였으며, 골다공증이 심한 양상을 보였다. 깁스를 댄 후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였다. 다음날 수술 일정을 잡고 정형외과로 입원하였다. 골다공증은 뼈를 형성하는 무기질과 기질의 양이 동일한 비율로 과도하게 감소된 상태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골의 양은 30대까지 골 형성이 증가되어 최고치에 도달한 후, 골 형성과 골 소실의 비율이 비슷하여, 신체적인 골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40세 이후에는 골 소실이 점차 증가하여 골량이 감소되며, 특히 폐경기 이후 현저하게 감소된다. 현대 사회로 갈수록 육체적 활동이 적고,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골다공증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골다공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된다. 신
지난 2014년 인천경실련과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서해5도서 수산물을 아라뱃길을 이용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운송통한 판로확보 ▲아라뱃길을 수산물 특화 지역으로 활성화 ▲서해도서 어민들의 수익 증진을 위한 지원 사업 ▲기타 서해도서와 아라뱃길을 이용한 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이의 실현을 위해 서해아라뱃길정책추진단(이하 정책추진단)을 구성하여 운영키로 했다. 공기업과 시민사회과 함께 거버넌스(協治·governance)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 활동의 성과로 서해5도 수산물 복합문화센터 국비가 확보되었고, 2015년 4월20일에는 서해5도 수산물을 실은 고깃배가 아라뱃길을 통해 60년 만에 한강에 입항하는 감격스런 순간을 재현하였다. 아버지 배를 타고 마포나루를 왔던 아홉 살 소년이 일흔의 노선장이 되어 고깃배를 몰고 다시 한강에 온 것이다. 불과 반나절이면 올 거리를 60년이나 걸렸던 것이다. 또한 19대국회 지역의원들과 인천시가 공동주최한 인천국회상륙작전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서해5도 수산물홍보행사를 개최, 서해5도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렸고, 10월과 11월에는 성동구 뚝도시장에 판로확보를 위
증인 /김효연 네안데르탈인이 지상에서 사라지는 동안 보행기가 치매 할머니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동안 뇌수막염이 그녀 뇌를 절반 넘게 파먹는 동안 배꼽이 탯줄을 놓치는 동안 한 남자가 백골로 건너가는 동안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핥으며 복지학 개론서를 뒤적이며 밑줄을 나이프로 자르며 골머리 식히려 나는 남쪽의 휴양지를 향해 가고 있다 - 김효연 시집 ‘구름의 진보적 성향’ / 시인동네·2015 인류의 개개인은 증인으로 이 땅에 왔다. 서로를 바라보며 보행기의 아기가 어떻게 보행기에 의지해 걷는 할머니가 되는지를, 인간이 우주의 배꼽에서 어떻게 떨어져나가는 지를, 한 멋진 신사가 어떻게 백발로 늙어가는 지를, 구부정한 노인네가 어떻게 지상에서 사라지는 지를…, 서로를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최초 네 발의 짐승 인간이 허리를 꼿꼿이 세운 지성의 직립인간으로 진화되는지를 증명하러 이 지상에 도달한 것이다. 밥도 먹고 철학 서적도 뒤적이고 휴식하러 따뜻한 휴양지를 찾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그 자체로 나를 증명한다. 또 삶을 살아내면서 수많은 타인의 삶의 증인이 된다. /성향숙 시인
국가안전처 및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약 30개가 넘는 정부기관의 모든 신고전화를 112·119·110 3개 번호로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실제 국민들을 대상으로 각 부처 신고전화의 인지도를 조사한 바, 112(98.5%), 119(98.1%)를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신고전화 번호는 10% 이하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1% 미만대의 전화도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은 실제로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고 싶거나 민원이 있는 경우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해당 부처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에야 민원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긴급신고 전화인 112, 119에 전화를 해 담당부처가 어디인지, 연락처는 무엇인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어 1분 1초가 급한 범죄와 재난 현장의 신고접수가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인천지방청 112신고 총 116만4천211건 중 39만9천254건(34.3%)에 해당하는 신고가 타기관 업무에 속하는 신고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안전처의 이번 정부 민원전화 통합추진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국민들은 이제 범죄는 112, 화재·재난은 119, 기타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