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5개 상임위가 23일부터 해외연수에 나선다. 지난해까지 도의회는 의원 1인당 해외연수를 위해 연간 18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180만원의 여비로 갈 수 있는 곳이 가까운 동남아국가로 한정돼 해외연수 때마다 관광성 외유라는 비난을 받았다. 따라서 도의회는 올해부터 해외연수를 격년제로 시행, 2년치 여비인 1인당 360만원으로 연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연수방안이 개선되자 도의회는 일제히 ‘선진지 견학’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으로 연수계획을 짰다. 5개 상임위 60여명의 의원들은 23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짧게는 8일간, 길게는 12일간 해외연수를 떠난다. 소요 예산은 2억2천여만 원. 이전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한정됐던 것과는 달리 올해 연수는 영국,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방문으로 일정이 짜여졌다. 이번 해외연수 길에도 무더기 해외연수, 쪼개기 해외연수, 해외연수 ‘묻지마’ 승인 등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물론 의원들의 해외연수 자체가 일방적으로 비난을 받아서는 안된다. 해외연수가 당초 목적대로 운영된다면 선진국 견학을 통해 선진국의 우수사례를 도정에 접목시켜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수박은 혀를 굴려가며 일일이 씨를 발라내야 하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퍽퍽 베어 물고 싶지만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검정 수박씨가 꼭 방해꾼이다. 수박씨 보다 작은 참외씨는 몸에서 배출되도 원형 그대로 유지된다. 그 작은 참외씨가 질기기는 대단한가 보다. 포도씨에는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씨를 통째로 삼키기도 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데도 그다지 이물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술술 넘어간다. 복숭아 씨처럼 아예 목을 넘기기 힘든 과일씨라면 몰라도 수박씨 처럼 작고 앙징맞은 씨를 목으로 넘기려고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하면 시원스럽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이는 육종학자 우장춘(禹長春·1898~1959) 박사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우 박사는 유채와 배추과 작물의 게놈(Genome)을 분석해 세계 최초로 자연종을 합성, 1936년 도쿄 제국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이후 ‘씨 없는 수박’ 개발로도 유명하며 1957년 5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전신인 ‘중앙원예기술원’ 초대 원장으로 부임해 한국 농업의 부흥을 위
구제역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조류인플루엔자(AI)다. 경기북부 지역인 연천군 미산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18일 낮 12시쯤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된 닭살처분을 하던 중 약 300여m 떨어진 산란계 농장에서 닭 1만9천5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 고병원성 AI로 판명났다고 한다. 같은 날 백석리 인근 또 다른 농장에서도 3천197마리가 AI가 의심돼 모두 살처분 했다. 4만여 마리가 넘는 생명이 순식간에 죽었다. ‘살처분’! 참으로 끔찍한 단어이다. 소를 제외한 가축들은 산채로 구덩이에 묻는 생매장이다. 사람으로서 할 짓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 밖에 없다고 한다. 이처럼 AI가 인근 포천 등지로 확산될 기세를 보이자 방역당국은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의심이 되는 닭과 가금류에 대해 일제히 살처분을 시작하는 등 조기진화에 나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농장으로부터 반경 10㎞ 안에 있는 가금류 이동을 제한하고 이동초소도 12곳으로 늘려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본보 보도(5월20일자 1면)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지난 1월 파주와 양주, 2월 동두천에 이어 네번째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으며 모두
대학생들이 맘 놓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가정형편이 좀 나은 경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부모가 이렇다할 수입이 없을 경우 손수 아르바이트를 통해 등록금을 마련하고 또 교재구입 등 생활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공부가 손에 잡힐리 만무다. 이러한 형편을 감안해 한나라당은 선거 때만 되면 ‘반값 대학등록금’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은 적이 있었다. 순진한 대학생들이나 유권자들을 유혹에 빠뜨려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폐기했다. 그런 한나라당이 ‘반값 대학등록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쇄신의 핵심이 등록금 문제”라며 “대학등록금 부담을 최소한 반값으로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반값 등록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비주류와 소장파가 주도하는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친서민 정책 1호’
올해 봄 기운이 완연한 지난달 말 양평의 한 오이재배 농가를 방문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여기저기 비닐하우스를 분주히 돌아다니며 하우스 내 온도 등 작물재배 환경을 확인하고 일에 몰두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농장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천안에서 오토바이 수리 점을 운영하다가 큰형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사업을 정리하고 지난 93년 양평으로 귀향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땐 농사 기반도 열악하고 경험도 없어 오이재배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닥치기도 하고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주저앉고 싶은 때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농사로 성공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 실패의 경험과 노하우는 현재 2천800평의 오이를 재배하면서 2009년에는 무농약 인증을 획득하는 등 친환경인증 차별화를 통해 억대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어엿한 농업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그의 계획과 목표는 생산규모를 더 늘려서 겨울철 농한기 소득 작물인 씀바귀와 쌈 채소도 재배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새 소득원으로 딸기 체험농장 운영 등을 경영목표로 세워 꾸준히 달성해 보다 강한 농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부자인가? 아니면 가난한가? 스스로 마음 가지기에 당신은 지금, 불행한가? 아니면 행복한가? 그리고 당신은 함께하고 있는가? 아니면 떨어져 소외돼 있는가? 신록과 함께 찾아든 가정의 달에 이러저러한 기념일도 많고 찾아 챙겨야 할 일들도 많다. 자연히 많은 관계들 속에서 현실생활에 부딪혀 생기는 느낌과 생각들이 많다. 가득 찬 행복감에 겨울 수도 있고, 부족한 실상에 자책할 수도 있다. 자연은 프르름 가득차는 이 계절 속에 상대적 소외를 심어 놓고 우리들에게 이를 찾도록 가르친다. 지금 하방(下防), 또는 하심(下心)을 생각해 보자. 전지전능의 힘을 기르기보다 훨씬 갖추기 어렵고 담기 무거운 아래로의 힘을…. 그 하늘을 넘고 나는 놀라운 내공을 체험해 보라. 아래로 내려 엎드림으로, 마음 가득 채워지는 행복의 뭉게구름을 타 보자. 위로 솟구치는 힘보다 아래로 침잠하는 힘, 출세가 아니라 밑으로 낮아지는 힘, 잘 나 뽐냄이 아니라 겸손으로 지긋한 힘, 사는 것이 아니라 죽어 버리는 힘. 이러한 힘들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가난과 소외, 버림과 엎드림으로부터 시작되는 자기성찰에서 비롯되는 엄청난 승리의 힘일 것이다. 정신적이든
얼마 전 막 내린 2011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트루맛쇼’는 매스컴에 소개된 맛있다는 음식점이 100% 믿을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MBC 교양 PD 출신인 김재환 감독이 기획·연출한 이 영화는 맛집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의 조작 실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방송사에서 소개되는 맛집은 대부분 급조되고, 손님도 동원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홍보대행사와 브로커를 거친 음식점은 하나같이 맛집으로 재탄생되고, 여기에는 금전 거래도 있었다고 고발한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 한국편’이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론리 플래닛’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여행 가이드로 꼽히는 ‘미슐랭 가이드’는 동명(同名)의 타이어 회사(미쉐린)가 1926년부터 여행 정보를 담아 발간한 것을 시작으로, 여행정보 책인 ‘그린 가이드’와 식당정보 책인 ‘레드 가이드’로 나뉜다. 이번에 발간된 ‘미슐랭 가이드 한국 편’은 한국의 여러 관광지와 식당, 문화유적, 역사 등을 소개하는 ‘그린 가이드’로, 450 페이지에 걸쳐 한국의 각 여행지에 별점을 부여했다. 경복궁, 창덕궁, 수원 화성 등 23곳의 주요 문화유적지
경기도민은 태생적으로 불행하지는 않았다. 중앙정부에서 힘께나 쓰는 유명인사가 꼭 경기도지사로 임명됐다. 그들은 모두 큰 선물보따리를 갖고 내려와 도민들에게 풀어놓으며 도민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지만 인사권을 쥐고 있는 중앙정부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리수를 두거나 도민들의 원성을 사는 일을 하려 들지는 않았다. 관선 때 얘기다. 그러나 지금 도민들은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유명 정치인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으레 대권병에 걸려 집안일 팽개치고 밖으로 나돌기 일쑤다. 역대 민선 도지사는 대권욕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특히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대권도전을 위해 도지사직을 중도에 사퇴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비록 도지사 임기를 마치기는 했지만 도지사에 당선시켜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오직 대권을 위해 야당으로 당적을 옮겨 도민들에게 ‘배신자’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지사는 선거운동기간 내내 도지사에 당선되면 대권을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할 거라는 소문에 휩싸여야 했다. 소문은 현실이 되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도청주변에 떠돌기 시작한 “도정은 행정부지사에게 맡기고 도
얼마전 독일 브레멘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조카 한나의 독창회가 있어서 독일을 다녀왔다. 1개월 가령 독일에 머무르면서 보고 느낀 점을 몇 자 적어볼까 한다. 늘 잿빛 하늘색인 독일의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장바구니를 챙겨 24시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요즘들어 독일도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역시 미국發 금융위기가 온 세계를 자극하는가 싶었다. 슈퍼마켓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운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어느 멋진 중년신사가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왔다. 제법 무거워 보였다. 순식간에 중년신사의 행동에 시선이 멈췄다. 그 멋진 중년의 신사는 집에서부터 와인병과 물병 프라스틱 종류 등을 챙겨온 것이었다. 슈퍼마켓 문 앞에 낯선 기계 하나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것이었고, 멋진 중년신사는 집에서 챙겨온 물건들을 부지런히 구멍 속으로 하나하나 집어넣기 시작했다. 잠시 후 영수증같은 종이가 나왔다. 궁금해 조카에게 물었다. 독일에는 병 하나, 종이 한 장 버리지 않고 다 모아서 다시 슈퍼로 가져 오면 현금으로 되돌려주든지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게 돼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병 하
조영심 어떤 시인이 말이야 잠을 자다가 갈증이 나더래 물을 마시려고 일어났다가 무엇인가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궁금하여 그 소리를 밟아 보니 아침 국거리, 조개들이었데 귓전을 맴도는 조개들의 갈증에 밤잠을 설친 후 아예, 채식주의자 되기로 했데 이번 구제역을 치르면서 말이야 근육 이완제를 맞은 소들은 길어봤자 1분도 못돼 숨이 끊어지는 거래 주사를 맞은 한 어미 소가 보채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려고 2~3분을 더 버티다가 새끼가 입을 떼자 그 자리에 풀썩 숨을 놓더래 곁을 맴돌던 송아지도 결국 살처분 되었다잖아 내 이야기에 표정이 술렁였고 몇몇의 눈시울을 내가 읽었기에 착한 소통을 꿈꿀 때 소독약 치듯 박멸하듯 누군가, “오늘 회식으로 불고기 어때?” 시인소개: 조영심 전북 전주 출생. 전주대학교 영어영문학 박사. 2007년 계간 시 전문지 <에지>로 등단. 현재 여수정보과학고교 영어교사 재직 중. 언어를 자유 자재롭게 구사하며, 그 언어로써 시적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시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