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의 재료인 춘장은 중국에서 왔지만 이젠 완전히 한국화 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정착됐다. 자장면에 얽힌 이야기들도 참 많다. 그중에 가슴에 와 닿는 노래가 있다. 한 남성그룹이 부른 노래 가사 중에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구절이다. 돈이 없어 자식에게만 자장면을 시켜준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울컥 목이 메어 온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 성인들은 자장면에 각별한 추억이 있다. 그래선지 수원시에는 유난히 노인들에게 무료로 자장면을 대접하는 봉사단체나 업소가 많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서는 노인 1200여명을 초청해 자장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오목천동 용강중화요리과 고색동 고색반점이 음식을 만들고 평동새마을부녀회 등 지역 단체회원들이 봉사를 펼친 이 행사는 지난 2004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연무동에서도 7년째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 수원효사랑봉사대는 회원들에게 월회비 5천원을 받아 매달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제공한다. 지난 12일에도 200여명의 지역노인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만든 자장면을 대접했다. 수원효사랑봉사대는 강원도 수재민, 태안기름유출현장 등에서도 자
최근 보도에 의하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 이유로 응답 대학생 중 37.5%가 ‘관심을 가져도 달라지는 게 없어서’라고 답했고, 34.8%는 ‘국민과 상관없는 정치인들의 권력 다툼일 뿐이어서’라고 답했다 한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대체적으로 많이 낮다는 말을 들어오곤 했다. 하지만 미래의 이 나라를 이끌어갈 우리 대학생들의 현주소가 이렇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지금도 이 나라 몇몇 곳에서는 선거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치뤄지는 곳의 경우는 그 열기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열기가 아니라 그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거늘, 과연 오늘의 이 선거 과정에 주권재민도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유심히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정당의 정체성은 아예 내팽개쳐 놓은 양상이다. 어제의 처신이 우리와 달랐어도 이길 수만 있다면 우리 간판을 달아도 좋단다. 한 술 더 떠 내가 나서지 못하게 되더라도 우리 중에 누군가가 나서서 힘을 결집해 상대당
봄 햇살 눈부시고 봄바람 싱그럽다. 4월은 너무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서 행복하다. 봄꽃들이 우리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 꽃피울 날들을 기다리며 긴 겨울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그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친구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길을 나선다. 광릉 수목원 가는 길목에 우렁 쌈밥으로 유명한 곳이라 언제나 손님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쌈밥을 맛있게 먹고 봄나물을 캐러 들판으로 나갔다. 쑥은 제법 많이 컸고 냉이는 곧 꽃이 피기 직전이다. 이 계절에 한 두번 맛보지 않으면 쉽게 먹을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우리들은 준비해온 도구들을 꺼낸다. 칼과 장갑 봉투 호미를 가져온 친구도 있다. 아주 작정을 한 모양이다. 나는 냉이만 캐기로 한다. 이것 저것 캐다 보면 한가지도 제대로 맛볼수 없을 것 같아서…. 포근 포근한 흙의 감촉도 좋고 냉이의 향도 너무 좋았다. 평화로운 들판에서 냉이 무침에 막걸리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괜시리 침이 꼴깍 넘어간다.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한 웅큼만 캐기로 한다. 저녁 식탁에는 들판의 향기가 춤을 출 것이다. 갑자기 울컥 목이 메인다. 이 좋은
차기 여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 중 한명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외교력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북미 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북미 투자유치-교류통상 대표단’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5박8일의 일정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북미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 캐나다 밴쿠버, 미국 뉴욕, 디트로이트, 로스앤젤레스 등을 방문해 5개 기업과 2억1천만 달러의 투자 유치 협약을 체결한 뒤 귀국한다. 이 투자 유치 협약은 사전에 경기도와 현지 기업 간 조율이 끝난 상황에서 MOU만 체결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순방이 김 지사의 외교력에 촛점이 맞춰지는 이유다.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이 미국 전미외교협회(CFR.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초청 연설이다. 현직 광역단체장이 미국 전미외교협회의 초청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 지사는 현지시간 19일 뉴욕 해럴드프랫하우스에서 열린 CFR 초청 연설에서 일본 대지진 등에 따른 국제적 신속대응체제 마련과 한-미 FTA 조속시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CFR 초청 연설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
지난해 지방선거전이 달아오르기 시작할 무렵인 5월 12일 오후 햇볕이 따가운 오후 2시 수원에 있는 화성행궁 정문 신풍루 앞 수령 2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아래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당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해 고군분투하던 염태영 후보가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염 후보는 ‘화성복원 프로젝트’ 공약을 발표했다. 지역 주민들도 잘 살고 화성도 복원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화성복원 프로젝트가 공개된 것이다. 오랜동안 개발제한에 묶여 팍팍한 삶을 이어왔던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다. 염 후보는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앞으로 시장이 되면 시청에서 획일적으로 행하던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 느티나무 아래서 기자회견을 하던 염 후보는 시장에 당선됐고 그 약속은 지켜졌을까. 수원시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시장이 자유롭게 만나 격의없이 대화하는 이른바 ‘느티나무 벤치미팅’을 시작했다. ‘느티나무 기자회견’의 파생상품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느티나무 벤치미팅은 시장을 만나고 싶은 시민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일과시간 이
인생을 알려거든 청산도(靑山島)로 가라. 청보리밭과 유채꽃 흐드러진 돌담길 따라, 청아한 소리와 북장단이 어우러지는 영화 ‘서편제(1993년)’로 빛났던 섬, 바로 그 청산도엘 갔다. 마침 영화 속 4월이다. 지금 청산도에선 이달 말까지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슬로우 걷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청산도는 ‘슬로 시티’다. 시간이 정지된 듯 산도 물도 길도 바다도 그저 천천히 흘러간다. 언론과 방송매체 등을 통해 워낙 유명세를 타서일까.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쉽게 떠날 엄두를 못 냈던 청산도. 그 섬은 내게 말없이 오라하고, 또 그렇게 가라했다. 완도군 문화관광해설사인 김미경 씨는 청산도를 가리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섬’이라고 했다. 마치 물결치듯 겹겹이 흘러내리는 청산도의 논과 밭마다 무덤이 있다. 사람들은 양지바른 곳에 무덤을 모시고 산다. 무덤은 하나같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청산도 사람들의 죽은 사람에 대한 예우는 살아있을 적과 변함없이 한결같다고나 할까. 전라도의 여느 섬에서와 같이 아직도 남아 있
언제나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해외연수는 외유성 논란으로 언론의 질타를 받곤 한다. 6대 시의원에 입성해 캐나다와 LA의 연수계획을 잡고 남편에게 연수를 갔다 오겠다고 했더니 “놀러 잘 갔다 와라”라는 무심한 말에 마음이 상했다. “함께 20여년을 살면서 함부로 돈 쓴 적 있느냐,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남편에게 따졌다. 어찌 시민들이 낸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있단 말인가? 광명시의 해외연수는 일정 및 예산 등을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토록 조례에 규정돼 있다. 다녀온 후에는 15일 이내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 홈페이지에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따라서 외유성보단 ‘시설방문’의 일정으로 해외연수 일정을 잡았다. 우리가 견학한 곳은 캐나다 랭리교육청을 통한 초등학교 기관방문, 쓰레기 재활용 센터 Bottle Depot, 벤쿠버 중앙도서관, 캘거리 홈리스 대상 재활 프로그램 운영센터,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교육을 받는 어린이집, 생태보호 및 수자원 보호를 위한 환경청 방문, 얼바인 시청 견학 등 교육, 복지, 환경, 정치와 관련된 기관을 방문했다. 캐나다에서는 술을 정해진 곳에서만 살 수 있고…
수원시가 도시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수십 억 원을 들여 설치한 ‘해피 수원(Happy Suwon)’이란 도시브랜드를 일제 정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피 수원’이 시정 구호에 불과하고 도시미관을 해치기 때문이라는데, 시는 대신 버스승강장 등에 도색된 ‘해피 수원’을 제거한 그 자리에 염태영 시장의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란 시정 구호를 써 붙였다. 그동안 수원시 도시브랜드로 사랑받아 온 ‘해피 수원’이 갑자기 도시미관을 해치게 된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이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전임자 흔적지우기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한마디로 전시(展示)행정을 위해 치졸한 말장난이나 하자고 쓸데없는 예산낭비나 해대고 있는 꼴이다. ‘해피 수원’은 ‘조화(Harmonious), 풍요(Abundant), 최상(Paramount), 번영( Prosperous), 젊음(Young)’을 뜻하는 영어단어의 첫 글자로 지난 2003년 조례를 제정해 수원의 도시브랜드로 공식 선포되고 상표권 등록까지 마쳤으며 2007년 전국 도시브랜드 부문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사용했고 외국에까지 알려진 ‘해피 수원’을 일제 정비하는 이유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는 치매 아내를 둔 노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아내가 치매에다 암까지 앓게 되자 동반 자살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이게 영화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치매 환자 가족으로 두고 있는 가정의 구성원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상실, 언어장애, 행동장애 등을 동반하게 돼 인생의 황혼기로 접어든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다.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면서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치매환자의 경우 보호자의 절대적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주게 된다. 환자 가족들은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특히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 2002년 4만8천 명이던 치매환자는 2009년 21만6천 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는 49만5천 명(8.9%)이며, 2030년에는 100만명, 2050년에는 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자살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개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징벌적 수업료 납부와 강제적 영어수업이 문제가 되면서 이를 주도했던 총장 사퇴는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살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나약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더 타임스’지에서 시행하는 세계대학평가에서 2006년에는 198위였다가 2009년에는 69위가 됐으며, 공학·IT분야로 한정하면 21위로 평가됐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영국의 일간지는 동료평가(40%), 교수 1인당 논문 인용지수(20%), 교수 대 학생 비율(20%), 국제기업의 대학평가(10%), 외국인 교수 비율(5%), 외국인 학생 비율(5%)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동료평가를 어떻게 객관화하는 지도 의문이고, 기업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초 학문이 발달한 대학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점도 있지만, 이 기준만 충족되면 과연 최고의 대학이 되는 신성불가침의 절대적인 기준인가 하는 의문부터 든다. 물론 미국 스탠포드 대학도 실리콘 밸리와의 산학협동을 통해 성장했듯이 실용적인 학문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생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