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발표된 통계청자료를 보면 청년 실업률은 8.5%로 전체실업률 4.5%의 2배에 달한다. 여기에 취업준비자 및 자발적 실업자를 포함하면 피부로 느끼는 청년실업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같이 청년실업이 사회적 이슈인데도 지난해 말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부족인원 5.3만명, 부족률 2.51%로 지난해에 비해 인력부족인원 2.9천 명, 부족률 0.15%p 증가했다. 통계를 볼 필요도 없이 내 직업상 중소기업 간담회나 기업 현장을 방문해 고충을 들어보면 잘나가는 우수한 중소기업일수록 가장 큰 애로로 꼽는 것이 인력난이다. 자금애로가 첫 번째가 아니다. 심각한 문제다. 해결 못 할 땐 우리 산업기반은 취약하게 되고 우리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그런데 해결이 요원하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외국인력이라도 쓰게 T/O 늘려달라고 아우성인데, 왜 우리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취업을 안할까? 흔히들 구인정보, 구직 정보에 대한 소통 부족이라고 한다. 마찰적 실업인 것 같은데 이는 그리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구인구직 중개시스템을 잘 만들어 운영하면 된다. 중소기업들은 주장하기를 산업수요와 괴리된 인력양성시스템, 즉 자기들이
축제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면서 봄의 상춘(常春)을 알리는 꽃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가 산수유꽃, 벚꽃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축제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여 적정 수익을 남기는 축제는 10%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이다. 이렇게 보면 이천의 경우 ‘도자기축제’는 이미 전국의 축제로, 아니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를 굳혔고, ‘이천쌀문화축제’ 또한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지정되어 전국적인 축제로 공인 받았다. 지난 주에 막을 내린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 역시 많은 상춘객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이천의 현실성을 감안할 때 대단한 문화적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의 전령사,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으로 기억되는 산수유꽃은 노오란 자태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선비의 꽃으로 칭송받듯 마음을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올해로 열 두번째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으니 주관처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필자는‘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와 큰 인연이 있다. 이천예총 초대 사무국장을 맡고 최초 사업으로 1년여 준비해서 4회까지 진행했던 축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지난 해 11월 2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물축제 ‘본 옴 뚝’ 도중 최악의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는 이날 밤 9시 30분쯤 프놈펜에서 해마다 사흘 동안 열리는 물축제 ‘본 옴 뚝’이 끝난 뒤 벌어졌다. 이 물축제는 매년 우기가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다. 이 사고로 최소 378명이 사망하고 75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1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1970년대 크메르루주 정권의 대학살 이후 최악의 참사로 200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362명의 이슬람 순례자들이 숨진 사고 이후 가장 큰 압사 사고로 기록됐다.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메콩 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윈난 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메콩강 유역에 있는 나라들은 농경국가로 오래 전부터 물을 신성시 해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물과 관련한 축제가 국가적인 행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축제의 백미(白眉)는 배 경주다. 캄보디아 ‘본 옴 뚝’은 축제때면 전국에서 경주에 참가하려고 프놈펜으로 몰려든다. 미얀마의 ‘띤잔(Thingyan)’은 4월 중 3~4일 간 열리는 새해맞이 물축제다. 띤잔은…
1919년 오늘은 우리 선조들이 상하이에 대한민국입시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한일합방으로 주권을 빼앗긴 지 9년, 해외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우리 대표들이 삼권분립, 정부기능을 갖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준 날이기에 감회가 깊다. 지금 대한민국과 국호가 같다는 점과 민주적인 공화제를 채택하고 있는 헌법정신이 미래를 내다본 식견이었다는 점을 알게 한다. 단순히 일본을 이기고 압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정통성 있는 정부를 수립하여 우리의 자주역량을 온 세계에 밝히고 활동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오늘을 맞으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조상들 덕에 세계에서 경제 10위권에 올라 복지를 누리며 살고 있는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것이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모르는데 뒤에서 한숨이나 쉬고 요즘 아이들은 잘못 되었다는 말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는데도 말이다.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에 한 번 내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자. 지금 내가 사는 것이 국가라는 울타리가 있
“여보! 나 시의원 나갈래….” 아내의 싸늘한 눈길이 나를 압도한다. 며칠 시간이 흐르고 아내는 평생 원망만 듣고 살 수는 없다며 “한번만”이라는 단서를 붙여 허가했다. 약국만 한 동네서 30년 가까이 운영하다 시의원에 출마하니 어려움이 많았다. 아는 사람이 많은 분, 사람 이름을 척척 외우는 분, 재치가 뛰어난 분, 사교성이나 넉살이 뛰어나 아무데서나 분위기를 리드하는 분 등 나를 주눅들게 만든다. 선거란 참 묘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침에 숙제를 받으면 잠자리에 들 땐 다 풀린 것 같은데 자고 나면 또 숙제가 생기고 하루 종일 풀고 보면 다음날 또 반복됐다. 최선을 다했는지 당선이 됐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처럼 밤을 새고 나니 신분이 바뀌었고 선거 기간 중 냉담하던 사람이 갑자기 친근하게 대해줬다. 며칠이 지나도 축하의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도 후보자 시절부터 마음에 새기던 몇 가지를 항상 마음에 두고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맨 먼저 ‘시의원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 대해 나는 미리 답을 적어 놓았다. ‘시의원은 동네 골목대장이다’ 시의원의 법적인 해석 보다 지방자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정치인데 여기에 본인
본격적인 행락철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단을 태운 관광버스가 속속 학교를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음주상태에서 버젓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에는 음주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역이용한 범법행위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경우 인명사고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군포경찰서가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출발하기 직전 만취상태의 관광버스 기사를 적발해 낸 것은 다행중의 다행이다. 군포경찰서는 11일 군포시 산본동 e비즈니스고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수학여행을 떠나려던 J관광 소속 버스기사 권모(47) 씨가 혈중알콜농도 0.10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려던 것을 적발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혈중알콜농도 0.104%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23대의 관광버스에 학생들을 나눠 태우고 출발하려던 학교측의 신속한 조치가 적중했다. 학교측은 한 버스기사한테서 알콜냄새가 코를 찌른다는 학생들의 말을 듣고 인근 군포경찰서에 관광버스기사 23명에 대해 음주여부를 측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군포경찰서는 즉각 출동해 권모 기사의 음주사실을 적발해 냈다. 수학여
우리사회에는 성역이라고 생각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가짐이나 언행을 주의하게 된다. 한국인들에게 있어 성역은 어디일까? 우선 많은 종교인들의 경건하게 예불,예배하는 사찰이나 성당, 교회가 그렇다. 또 스승의 교수 영역인 학교나 엄정한 법의 판결 장소인 법정, 생명을 다루는 수술실 등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겐 성역이나 다름없다. 공연예술인들에겐 무대가 성역이고 국회의원들에겐 의사당이, 운동선수들에겐 링이나 그라운드, 코트가 그러하다. 그래서 상식적인 국민들이라면 내 분야가 아니더라도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성역은 존중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성역이 무시되고 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는 의원들끼리의 고성과 치고 박는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다. 집단난투극은 성전인 교회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의 한 유명교회에서 벌어진 난투극 보도는 믿고 싶지 않은 뉴스다. 이 교회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회원 50여명과 경호 용역업체 직원 40여명이 오전 예배 도중 예배당으로 들어가 반대 측 신도 수십여명과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도 일부가 바닥에 넘어지고 폭행당해 10여명 가량이…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인 화두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2명으로 세계에서 최저수준이다. 향후 10년 이내 생산가능 인구 및 총 인구가 감소하면 저출산의 파급효과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중앙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벌이 가정의 자녀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정책으로 상위 소득층 30%만을 제외한 보육료 전액지원 확대, 양육수당 확대, 육아휴직 급여 확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및 직장보육시설 설치 활성화다. 중앙정부의 이러한 정책방향에 대해 일각에서는 저출산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제기되는 대학입학금 상승 및 취업문제, 고용불안정성 등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 정책방향으로 저출산 해소 효과 면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일부 저소득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던 것에서 중류층 맞벌이 가정 대상으로 확대하고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보됐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가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 단기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저출산 대책에서 중앙정부의 거시적인 단위의 정책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의
어디선가 중간 참을 하던 봄이 4월이 되면서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왔다. 유난히 길고 추웠던 겨울을 생각하면 봄은 다시 오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긴 터널을 빠져 나오기 전에 밝은 빛이 먼저 마중을 하듯 남녘으로부터 꽃소식이 들려오더니 버들강아지가 눈을 뜨고 개동백은 별이 총총하고 목련도 겹겹이 싸여있던 뽀얀 얼굴을 망설임 없이 보여준다. 집 근처 손바닥만한 땅에서도 제 이름 하나 얻지 못한 들꽃의 귀엣말로 날이 갈수록 봄은 다투어 꽃을 선보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발길을 잡으려한다니. 정원의 꽃은 사람이 가꾸지만 들꽃은 신이 가꾼다는 말처럼 나도 들꽃을 좋아한다. 그 중에도 호젓한 산길에서 만나는 꽃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해 봄 평소 가까이 지내는 분이 상을 당해 장지까지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몇몇이 편편한 자리에서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할미꽃이 피어있었다. 할미꽃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곁에 단출하게 보이는 묘지들이 있었다. 이 넓은 땅에 꽃으로 태어나 살다가기를 할미꽃은 왜 쓸쓸한 무덤가에 피는지를 생각하다 기분이 묘해졌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나 고만고만한 아이들 학교 길이 아니어도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 살아도 좋으련만 게다가 고개도 제대로
이천 산수유마을에는 수령 100년 이상의 고목을 비롯한 1만7천 그루의 산수유가 노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올해는 저온 현상으로 개화시기가 다소 늦어졌다. 제12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가 8일 이천시 백사면 도립·송말·경사리 일대 산수유마을에서 막이 올랐다. 꽃구경을 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수원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야트막한 팔달산에도 주말을 맞아 시민들의 가벼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산중턱에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 진달래는 만개했지만 광교산 중턱 도로변의 벚꽃은 저온 현상으로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했다. 화성행궁 앞에서는 무예시범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화성행궁 옆 신풍초등학교 교정에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필자가 이 학교에 다니던 70년대 초에는 크게만 느껴지던 은행나무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이 학교가 올해로 설립 115년을 맞고 있으니 그 은행나무는 학교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 소풍 가는 날이나 운동회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왔다. 이 은행나무에 얽힌 사연이 있다. 학교 일하는 사람이 은행마루를 베자 이무기가 나왔다. 이 사람은 이무기를 죽였다고 한다. 그 후부터 소풍날이나 운동회날은 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