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스티브 잡스의 아이패드2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최근 병가를 냈고, 6주 시한부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에서 평소와 같이 청바지에 터틀넥을 입고 등장한 스티브 잡스의 모습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이 시대의 ‘혁신의 아이콘’이 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지금은 음악과 휴대폰, 태블릿PC 업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지만, 그는 수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은 사람이고, 또한 집념으로 그것을 이겨낸 ‘포기하지 않는 정신’의 소유자였다. 출생 직후, 그는 여아를 원하던 양부모로부터 입양을 거절당했다. 노동자 집안에 입양된 그는 가난한 집안형편, 비싼 등록금에 비해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 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고 느껴 6개월 만에 대학을 자퇴했다. 20세에 차고에서 동료와 함께 애플(Apple)을 시작했고, 10년 만에 4천 명의 직원을 가진 20억불의 회사로 성장시켰으나, 30세에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그 후, 열정을 가지고 넥스트스텝(NextStep)이라는 회사와 픽사(Pixar)라는 또 다른 회사를 시작했으나, 넥스트스텝은 완전히 실패했다. 다행히 픽사의 ‘토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이다. 새로운 것을 만나서 보고 듣고 느낀다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세계를 갖는 것이다. 마음은 늘 자유를 꿈꾸지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다보면 여행이라는 게 간단치가 않다. 하루만 집을 비워도 엉망인데 며칠 간의 바깥나들이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곰국은 아니더라도 한두 가지의 찌개는 끓여 놓아야 하고 멸치볶음이며 도라지초무침 등 식구들이 입맛을 잃지 않도록 기본적인 식탁은 준비해 놓고 떠나야 하는 게 주부의 입장이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정보를 수집했다. 여행 가서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면서 모두들 여행을 가기도 전에 마음부터 신이나 있었다. 따뜻한 봄날이 오니 새삼 그 날이 그립다. 지금껏 변함없이 인생의 동반자이자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아낙들이 고맙다. 인생도 누구에게나 함께하는 여행길이 아니겠는가. 오래된 얘기다. 2004년에 있었던 일이니…. 처음으로 해외 여행길에 올랐다. 일본의 남쪽 지방 ‘가고시마’. 계모임에서 만난 동네아낙 7명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해 먼저 호텔로 향했고 그 곳에 딸려 있는 유명하다는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겼다. 검은 색깔 모래 속에 파묻혀 찜질도 하는 등 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소설 ‘거미줄’은 인간의 구원을 테마로 다룬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연못가를 산책하던 석가모니가 우연히 아름다운 연꽃 사이로 물 속 지옥을 들여다 보게 된다. 거기엔 아주 못된 간다타라는 도적이 있었다. 그는 살아 있을 때 살인과 방화 등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았던 인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못된 범죄자도 생전에 단 한 번 선행을 베푼 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거미를 밟아 죽이려다가 문득 작은 곤충에게도 생명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살려준 것이었다.’ 석가모니는 이 일을 생각해 내고는 간다타를 구해주기로 하고 지옥에 거미줄을 내려준다. 지옥에서 고통스러워하던 간다타는 소생한다는 기쁨에 기뻐하며 거미줄을 잡고 올라가다가 아래를 보니 무수한 사람들이 거미줄에 매달려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거미줄이 끊어질까 두렵던 간다타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 나쁜 놈들아. 이 줄을 놓지 못 해. 이 줄은 내 거란 말야.” 순간 거미줄은 툭 하고 끊어졌고, 간다타는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석가모니는 인간의 이기적인 자기애를 경멸하며 연못을 떠난다. 만일 간다타가 그를 따라 줄을 타고 올라오던 죄인들을 함께 데
상당수의 학생들이 ‘새학기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감이 복통이나 두통 등을 유발시키는 일종의 성장통 이란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학생인권조례’로 일선학교는 물론 교육계 전체가 때 아닌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고, 체벌은 물론 두발 및 복장 규제가 금지된다. 또 소지품 검사는 학생의 동의하에 이뤄져야 하며, 휴대전화 소지가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등 학교생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표면적으로 학생들 입장에서 그동안 꿈 꿔 왔던 ‘교실 이데아’가 실현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반면에 교사들은 학생지도와 교수방법을 두고 적지 않은 혼란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교권 추락과 학습권 침해, 방임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지난해 발표한 ‘교권보호헌장’에 이어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과 학생평가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학교장 통고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을 최대한 살려 학생인권과 교권보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모범답안을 찾겠다
전국이 자연과 문화재를 함께 즐기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산을 올라가는 등산로 개념이 아닌 곳곳에 평탄한 건강산책로와 명품 숲길인 둘레길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자연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패러다임이다.제주도 올레길은 ‘체험’과 ‘생태’로 모아지는 최근의 여행 흐름을 잘 보여주는 성공사례다. 또 대청호반길은 정부의 ‘충청권광역연계발전사업’으로 확정돼 대전, 충남, 충북도와 주변 기초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력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광명시도 광명역 활성화와 시민들에게 삭막한 도시생할에서 벗어나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산소탱크가 돼 줄 둘레길 조성이야말로 광명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만들어 가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앞으로 소하동과 광명역세권개발과 뉴타운사업, 보금자리주택사업 등이 마무리되면 많은 인구가 유입돼 광명시는 50만 이상의 도시규모를 갖게 되면 웰빙형 산행인구 급증과 맞물려 더 많은 자연쉼터와 휴식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광명시는 서울의 서남부 쪽 위성도시로서 북쪽으로는 서울시 구로구가, 동쪽으로는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금천구가 접해 있고, 서쪽으로 시흥시와 부천시가, 동남쪽으로는 안양시와 접해 있는 지역으로 서울 남부에서
최근 속칭 홍보관, 또는 체험방이라는 임시 매장을 차려놓고 건강(기능)식품, 주방기기 등을 판매하고는 사라지는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일명 ‘떴다방’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노인이나 부녀자 등 취약 소비자계층을 유인해 피해를 입힌다. 식품을 질병치료 효능이 있다고 허위 과대광고하면서 판매하는데, 허위·과장된 방법으로 상품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계 기관에 따르면 이들은 주택가 인근 상가 등에 홍보관, 체험관을 차려놓고 노인이나 주부들을 모은 후 하루에 2~3차례 게임·노래 등 여흥이나 건강강좌를 제공하고 사은품을 나눠준다. 노인들은 ‘친아들이라도 이렇게 살갑게 놀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외로운 노인들은 친밀도를 높이며 접근해 온 이들이 권하는 고가의 건강식품이나 의료.생활 기기들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정이나 공짜에 더없이 약한 노인이나 주부들의 심리를 이용해 터무니없이 비싼 제품을 강매하거나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이 이들의 영업 전략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경제력이 없는 소비자가 홍보관에서 고가의 제품을 충동 구매한 후 반품하려 해도 받아주지 않고 대금납부를 독촉한다. 뿐만 아니다. 예고 없이 점포
현 정부 들어 기업 양극화의 주된 해법으로 부각된 것이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만나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곤 한다. 재계 총수들은 또 기회 있을 때마다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사회적 책임임을 강조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국가 경제의 밝은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벌 그룹의 계열사가 줄어들기는커녕 마구 불어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이런 말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계열사 현황 조사에서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재벌의 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3월초 현재 자산총액 5조원을 넘는 51개 기업집단의 계열사가 1천364개로 불과 11개월 사이에 100개(8%)나 늘어났다고 한다. 경영난 등으로 계열사가 줄어든 곳도 있지만, 주요 대기업 그룹은 대체로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그룹들이 규제 완화 분위기에 편승해 경쟁적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국내 회사에 순자산액의 40%를 넘겨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된 것도 이를 부추긴 측면이…
드디어 어머니들이 ‘입시전쟁’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소극적이었다는 게 아니라 수만 명이 모여 보다 적극적·직접적 전선(戰線)을 구축하고 “우리가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입시혁명 사이트’라고 불리는 ‘국자인’(cafe.naver.com/athensga) 이야기다. ‘국자인’이란 ‘국제교류와 자원봉사와 인턴십과 비교과’의 약자(略字)이다. ‘국제교류’ ‘자원봉사’ ‘인턴십’ ‘비교과’ 이 카페의 정체를 설명하자면 이 단어들의 뜻을 그대로 새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녀와 함께 대학입시를 치른 어머니들이 스스로 체득한 정보와 노하우를 모아 고3 어머니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속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든 카페의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 자녀가 여러 명이라면 정권마다 바꾸어온 대입·고입 정책과 그에 따라 더욱 정교해지고 비대해지는 사교육의 상술(商術)에 지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입학전형의 다양화를 추구해온 결과 2011학년도 4년제 대학 수시·정시 전형의 종류가 3천600가지를 넘게 됐고, 최근에는 성적은 물론 봉사활동, 적성 등 이른바 ‘여러 가지 스펙’을 요구하는 입학사정
날씨가 한동안 포근하던 끝이라 잠결에 들리는 빗소리를 단비려니 했는데 다음날 함박눈을 맞는 갓 깨어난 풀잎을 두고 계절은 매정스레 겨울로 돌아갔다. 회의 참석 후 남한산성을 지나오며 설경에 정신을 빼앗긴 채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북한강을 달리는 동안 햇살은 따뜻해 보여도 바람은 쌀쌀했고 강은 아직 결빙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차가 멈칫거리자 마음이 조급해진다. 강물도 유속을 잃는 지점에서 서서히 얼어붙었을 것이고 차도 속도를 잃자 도로위에 멈추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질주하는 소음이 비웃 듯 머리 위로 지나가고 산뜻한 차림으로 달리는 자전거가 한 없이 부러웠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걸 괜히 올해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설경에 정신이 팔려 고생이라고 푸념을 해가며 집이 가까워 갈 즈음 신호등 앞에 멈췄다. 다른 사람들은 다 건너고 허리가 많이 굽으신 할머니께서 혼자 불안하게 걸음을 옮기고 계셨다. 이내 보행자 신호가 깜빡거리고 늘어선 차들은 더 이상의 머묾을 용납하지 않을 기세다. 차에서 내려 부축해 드리자 연신 고맙다고 하시는 할머니를 자세히 보니 아는 분이어서 차에 모셨는데 병원에 가시는 길이라고 하시며 어서 죽어야지를 연발하신다. 도시의 길은 늙은 육신에게도…
춘삼월 슬슬 결혼시즌이 다가온다. 책상에 수북이 쌓이는 청첩장, 축의금 부담도 있지만 오랜만에 그리운 사람,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지갑은 비록 얇아지지만…. 비가 오면 종이 장사는 울지만, 우산 장수는 웃는 법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반드시’라할 만큼 혼주 이름 위에 주례XXX, 이렇게 기명(記名)을 하고, 또 청첩인도 적어 놓았다. 주로 집안 대소가의 유명한 분들로 구성했는데…. 아마 가세(家勢)가 너름을 자랑 함이리라. 요즘 가끔 주례 부탁 때문에 골치 아프다. 스스로의 미천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주례 자격 이란 것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자고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고, 결혼한 자녀들이 사회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품행(品行)도 방정해야 한다. 특히 이 대목에서 자신이 없다. 그러나 턱도 없는 사람에게 주례 부탁이라니…. 저 사람 정말 분수없는 사람이라고 흉보면 어쩌나? 처음 주례는, 강제 봉사 활동이었다. 나이 서른 중반, 식장 중간 중간에 연탄난로가 벌겋게 난방을 한 원시적(原始的) 시절이었다. 산림조합장이 주례를 하기로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질 않아 분위기가 매우 뒤숭숭 했다. 지금이야 핸드폰으로 금방 확인 할 수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