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는 치매 아내를 둔 노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아내가 치매에다 암까지 앓게 되자 동반 자살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이게 영화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치매 환자 가족으로 두고 있는 가정의 구성원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상실, 언어장애, 행동장애 등을 동반하게 돼 인생의 황혼기로 접어든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다.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면서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치매환자의 경우 보호자의 절대적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주게 된다. 환자 가족들은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특히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 2002년 4만8천 명이던 치매환자는 2009년 21만6천 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는 49만5천 명(8.9%)이며, 2030년에는 100만명, 2050년에는 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자살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개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징벌적 수업료 납부와 강제적 영어수업이 문제가 되면서 이를 주도했던 총장 사퇴는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살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나약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더 타임스’지에서 시행하는 세계대학평가에서 2006년에는 198위였다가 2009년에는 69위가 됐으며, 공학·IT분야로 한정하면 21위로 평가됐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영국의 일간지는 동료평가(40%), 교수 1인당 논문 인용지수(20%), 교수 대 학생 비율(20%), 국제기업의 대학평가(10%), 외국인 교수 비율(5%), 외국인 학생 비율(5%)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동료평가를 어떻게 객관화하는 지도 의문이고, 기업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초 학문이 발달한 대학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점도 있지만, 이 기준만 충족되면 과연 최고의 대학이 되는 신성불가침의 절대적인 기준인가 하는 의문부터 든다. 물론 미국 스탠포드 대학도 실리콘 밸리와의 산학협동을 통해 성장했듯이 실용적인 학문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생들에게…
바다로 향한다. 서둘러 준비한 도시락을 챙겨 두어 시간 달려 다다른 곳, 서해안의 끝자락이다. 만리포 해변을 끼고 돌면 수십만 평방미터의 수목원이 천리포를 감싸고 있다. 늪지에 허리를 반쯤 담근 느티나무에 푸른 물이 오르고 목련이며 진달래 등이 제 몫의 계절을 읽어내느라 분주하다. 어디쯤에선가 비둘기 알 품는 소리가 산을 깨우고 출항 준비를 끝낸 고깃배에 올라탄 진달래 향이 바다를 향해 붉은 질주를 시작할 것 같은 곳이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보리이삭 사이로 백리포라고 쓰인 낡고 허름한 팻말을 본 후에야 다른 포구를 지나고 있음을 알아챈다. 한때 이곳도 기름 유출로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먹빛이 된 바다와 돌 틈에 낀 기름을 닦아내는 손길로 분주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그때의 상처를 잊은 듯 바다는 평온하고 돌을 들척일 때마다 화들짝 달아나는 작은 게들이 바다가 살아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을 듯 고요하고 평온한 곳. 아직은 쌉싸롬한 바람이 옷자락을 여미게 하지만 파도가 곱게 다듬어 놓은 모래에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고 누군가는 소망을 쓴다. 밀물이 들면 바다로 옮겨질 희망을 서둘러 쓰는 이들, 자연과 동화되고 자연 속에서 천진해지는
1928년 4월 22일, 시내버스가 경성 거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경성부가 직접 운영하기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상자형 버스로, 14석의 좌석 외에 가죽 손잡이 8개가 달려 있어 모두 22명이 탈 수 있었다. 노선은 3개, 요금은 구간당 7전, 운행 간격은 10분이었다. 경성부는 부영(府營)버스 운행을 앞두고 12명의 여차장(안내양)을 모집했는데, 75명이 지원했다. 그중 한국인이 73명이었고 여고보 출신도 2명이나 됐다. 그러나 서울보다 앞서 우리나라에 시내버스가 처음 도입된 곳은 대구다. 대구에는 1920년 7월에 우리나라 최초로 시내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대구 호텔 사장이었던 베이무라 다마치로(米村玉次郞)가 일본에서 버스 4대를 들여와 대구역을 기점으로 대구 북쪽의 팔달교와 동쪽의 동촌까지를 오가는 노선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총독부로부터 시내버스 운영권을 받은 경성부는 경성역을 기점으로 남대문~부청앞~총독부~창덕궁~초동~필동~저동~조선은행을 거쳐 경성역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코스로 운행을 시작했다. 운행 시간은 여름철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였고, 겨울철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5세 미만 어린이는 한 명까지 무료였다. 그러나 당시
‘브릭스(BRICS)’는 향후 세계경제의 중심에 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다섯 나라를 가리킨다. 그 중 세계인구 70억명 중 5분의 1을 점하고 있는 거인국 중국은 경이로움과 두려움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경제호황과 함께 곡물소비가 증대하자 밀가루 파동이 일어나고 산업발달로 공업화를 이루자 국제유류 파동이 일어 났다. 베이징올림픽 특수로 세계 철강업계에 초비상이 걸릴 정도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까? 탁월한 정치적 지도자의 파워다. 이들은 하나같이 검소하며 청렴 결백하다. 등소평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섬나라 일본은 중국대륙의 최고 지도자에게 일본의 위대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침 신간센 고속철이 준공돼 첫 번째 승객으로 등소평을 승차시켰는데 시속 300km로 세계 최고속이었다. 그 당시 중국에서 보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이 정도면 아무리 등소평이라 해도 일본의 최첨단 과학에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언론은 시승을 끝낸 등소평의 소감을 듣고 싶어했다. 당시 프랑스 떼제베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등소평의 말 한마디에 국운이 걸려 있는 상태였기에 초조하게 시승 소감을 기다렸다. 그러나 등소평은 빙그
결핵은 흔히 ‘못 먹어서 생긴 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유정과 이상도 1937년에 서른을 못 넘기고 결핵으로 죽었다. 어떤 평론가는 김소월의 시들이 ‘결핵과의 싸움에서 지친 한(恨)을 담고 있다’고도 했다. 셸리나 키츠 같은 이들도 결핵을 앓았다. 결핵은 과거 가난하던 시절 우리나라 사망률 상위권을 유지하던 전염병이었다. 결핵은 1965년 전후에는 124만명이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무서운 질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던 결핵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노숙인, 외국인노동자, 노인 등 이른바 취약계층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3분의 1이 결핵균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평균 발병율은 감염자의 10%로 나머지 90%는 발병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보균자라 해도 건강만 조심하면 발병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라진 기억 속의 질병 정도로 생각했던 결핵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결핵환자의 증가는 결핵에 대한 무지와 불규칙한 생활,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안산의 한 고교에서 집단 결핵 감
염태영 수원시장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근무지인 수원시청에 출근하는 사진이 19일자 신문에 일제히 실렸다. ‘내가 먼저 대중교통 이용!’이라는 주제로 저탄소 녹색사회 구현과 국가가 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8일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일 차없이 출근하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염 시장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자택에서 시청까지 가는 버스에 올라타 시민들에게 지구의 날인 오는 22일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되는 ‘전국 한 등 끄기’행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예창근 제1부시장과 이재준 제2부시장은 자택에서 각각 도보로 출근했다고 한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같은날 아침 8시에 자전거를 타고 자택을 출발해 2.7km에 이르는 시청까지 가면서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과 등교길의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최 시장은 도로변을 점검하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 공무원들에게 개선을 지시하기도 했다. 현삼식 양주시장도 ‘내가 먼저(Me First)!’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실천의지를 갖고 자택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근했다. 현 시장은 버스 안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녹색생활 실천 및 에너지 절약 실천을 통해 고유가 시대의 위기를…
주말이면 이따금 지인들과 부락산에 오른다. 보통 서너 명이 함께 산에 오르는데 왕복 세 시간 정도로 길이 완만해서 나 같은 초보자도 산책하는 마음으로 걷기에 그만이다. 그러나 평소 엉뚱한 곳에 정신을 잘 빼앗기는 나는 번번이 주변을 탐색하며 한눈을 판다.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새들과 눈도 마주치고, 물이 오르는 나무들도 만져보고, 쪼그리고 앉아 작은 야생화에게 이야기도 건네고, 뺨을 스치는 바람에 잠시 딴 세상에라도 간 듯 눈을 감기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행에서 뒤떨어져 지인들을 속 터지게 만들기 일쑤인데 일행의 타박에도 초지일관이라 지인들은 매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참 철없다. 언제 철들래’ 한다. 산이 좋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조금만 눈을 돌려도 지난 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늘 가던 길을 가는데도 지난 주에 보지 못했던 꽃이나 새싹이 피어 있고 나무 끝색이 달라져있다. 늘 가던 길을 가는 데도 지난 번에는 꼼짝 않고 있던 다람쥐가 활발하게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는 것이 눈에 띈다. 정말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산에서는 촉각이나 시각, 후각도 되살아나 행여 비 오는 날 산에 오를라치면 수많은
삼호 쥬얼리호의 선장으로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탄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이는 군의관이 아닌 민간인 자격으로 현지에 파견됐던 아주대 이국종 교수다. 이들은 서로를 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총을 들고 위협하는 소말리아 해적들 앞에서 큰 소리를 치는 석 산장을 추켜 세우자 석 선장도 되받아 그런 사람을 살린이가 이 교수 아니냐며 맞장구를 친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방송프로그램에서다. 석 선장의 용기 못지 않게 석 선장을 살려낸 이 교수의 의술 또한 우리나라 의술을 세계 만방에 과시한 기회가 됐다.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외상 분야 개척자 이면서 특히 총상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의 의술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14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는 경기도와 아주대병원간 ‘중증외상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석해균 프로젝트)’ MOU에 참석한 이국종 아주대학교의료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은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선진의료시스템으로 발전하는데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10여 년간 탁상회의만 했었는데 이제야 현실화됐습니다” MOU에 따라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응급구조사 또
눈치 웬만한 사람은 병원에서 간호사를 호칭할 때 간호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간호사라고 부르면 자칫 싸늘한 대가를 치룰 수 있다. 사람 목숨을 다루는 중요한 일을 하는데 누구는 의사선생님이고 누구는 간호사란 말인가. 어떤 이는 인삼뿌리, 어떤 이는 무뿌리…. 혹여 ‘님’자를 붙여 간호사님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자기들이 종사하는 직업에 대한 긍지(矜持) 때문에 스스로를 높여 부르도록 단체행동을 해서 얻은 전리품(戰利品)일수도 있지만 약자에 대한 배려로 호칭만이라도 업그레이드 시켜주자는 사회적 배려도 있다. 옛날에는 미용사라고 했지만 요즘은 헤어 디자이너, 목욕탕에서 때 미는 분은 세신사(洗身士),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부른다. 때로는 약간 낯 뜨거운 공치사(空致辭)적 존칭도 있는데 기사님식당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어찌됐던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고 입 인심 한번 써서 듣는 이 훈훈하다면 좋은 일 아닌가? 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새로 방송되는 연속극 제목을 식모(食母)로 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큰코 다친 사건이 있었다. 사실 식모란 오래전에 폐기된 단어이다. 십년 이상 당사들이 노력해 식모는 파출부를 거쳐 이젠 엄연히 가사관리사(家事管理士)로 정착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