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말은 들판을 헤매는 듯 보여도 그 곳에서 밤을 지내는 일은 없다.’는 속담이 있다. 노인이 말하는 것은 지루하게 들릴지 모르나 그 지혜는 확실하다는 뜻이다. 지성과 정신, 영혼이 다다를 최절정의 경지가 노년이다. 때마침 늦가을이다. 인생이란 과수원에 농익은 과일들, 그 모습, 그 향이 노년의 초상이다. 물씬물씬 익고 또 익은 세대인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료로 지하철 탑승권을 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김황식 국무총리가 내뱉은 게 화근이 되고 있다. 뒤늦게 대한노인회에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돼 본의 아닌 논란을 야기함으로써 어르신 여러분과 노인회 회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번 혀를 내두르면 임기 내내 그 일로 시달리게 마련이다. 잘못된 말은 내내 화근이 된다. 공직자는 세 치 혀로 5척 몸을 망치듯 실언을 하지 않도록 더더욱 말조심해야 한다. 언제나 신중치 못한 말이 화근이다. 총리실장이 해명을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지하철은 서민이 이용한다. 돈 있는 노인들은 주로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한다. 나이 많고 돈 없어 서러운 노인들을
다음달 1일부터 KTX가 수원역에도 정차한다. 수원은 물론이고 화성과 오산, 용인, 안산 등 인근 시민들은 1일 4회(상·하행선은 8회) 정차하는 KTX를 타면 수원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동안 수원역을 이용해 광주까지 가려면 4시간25분, 부산까지는 5시간 7분이 걸렸던 시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수원권 주민들이 모두 환영을 뜻을 표한 것은 물론이다. 이 기회에 KTX를 수원에서 타고 부산까지 여행가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다. 이번 KTX 수원역 정차는 그간 수원시민들이 줄곧 KTX의 수원지역 유치를 요구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는 화성, 안산, 용인, 오산지역을 포함, 약 400만 이상의 교통수요 잠재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다른 중소도시의 KTX 역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수원권 주민들은 수원역 정차를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기존 경부선 선로를 이용해 수원역에 정차하는 운행방식은 KTX 전용선로에 비해 당연히 운행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선로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마을호의 운행횟수를 줄여 마련한…
경기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무한돌봄사업’이 당초 기대만큼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국감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무한돌봄사업에 매년 500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으나 올해 본예산에 168억원만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무한돌봄사업 예산이 대폭 축소된 이유는 무엇보다 경기도의 재정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도내 지자체들의 저소득층 관련 일부 사업비 집행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도가 올해 도비 40%, 시·군비 60% 비율로 168억원을 책정해 일선 시·군에서 집행토록 한 무한돌봄 예산은 지난달 말 현재 63%인 106억원에 머물고 있다. 시·군별로 보면 오산시와 과천시가 40% 이하로 가장 저조했고 성남시와 용인시, 화성시, 이천시가 40~50%의 집행률을 보이고 있으며, 수원시와 시흥시 등 7개 시·군의 집행률 역시 50~60%에 머물렀다. 이같이 집행률이 저조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지난해보다 지원 대상 요건이 강화된 것도 있지만 시·군의 의지 및 홍보활동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는 올해부터 만 18
사행성오락실 피해 여파로 패가망신한 도박중독자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 사행성 게임장인 바다이야기 등 불법사행성 게임장을 둘러싼 비리, 승률조작의 불법행위가 판쳐오다가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없어진 듯 했으나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불법으로 사행성게임장을 차려놓고 자가용차량을 이용해 선량한 사람들을 끌어드리는 불법행위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처럼 불법사행성 게임장은 모두가 사전 승률이 조작돼 있어 누구나 백전백패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누구나 한번 사행성게임장에 빠져들면 쉽게 중독이 돼 빠져 나오기 힘들고, 게임에 필요한 돈을 마련키 위해 제2, 제3의 범죄를 저지르는 행태도 자행되고 있다. 불법사행성게임장으로 인한 폐단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는데도 도박중독자들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불법성인오락실에서 가사를 탕진하고 급기야는 자살, 살인, 강도, 절도 등 강력범죄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처럼 사행성오락실이 도박장으로 변질돼 도박중독자를 양산하고 다른 범죄로까지 연계시키는 비참한 결과가 발생되고 있음에도, 도박중독자들은 사행성 오락실 출입을 끊지 못하고 있다. 가정과 직장을 버리면서 까지 불법게임장에 출입하다보니 정신
저탄소 녹색성장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대형마트에 ‘장바구니 사용’ 캠페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환경부가 지난 8월 25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와 1회용 비닐 쇼핑백 없는 점포 협약식을 체결하면서 약 75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과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도 6천390여톤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한 해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1회용 비닐봉투의 양은 무려 1억만 장이 넘고, 비닐봉투는 완전히 썩는데만 50년 이상 소요된다. 특히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에 유해한 탄소가 많이 배출되며, 태울 경우 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이 배출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정부는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1회용 비닐 쇼핑백 행사’를 전격 시행했고, 지난해 일부 도내 지자체 지역에서는 시민들의 반발로 부작용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 350개 매장에서 일제히 시행에 들어간 지난 1일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실제 취재 기자가 현장에서 본 시민들에 대부분은 미리 준비한 장바구니를 들고 쇼핑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계산대 옆에는 ‘재활용 봉투’와 ‘에코백’이라 불리는 장바구니를 팔고 있
신라 효공왕이 최치원을 시켜 당나라에 보낸 국서나 중국의 ‘구당서(舊唐書)’를 보면 신라를 가리켜 ‘무궁화의 나라(槿花鄕)’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중국의 고대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과 ‘고금주(古今注)’에서도 무궁화가 많은 나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궁화는 우리나라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일까. 무궁화를 어느 특정한 시기에 나라꽃(國花)으로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무궁화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명한 우리 꽃으로 인정하고 있다. 구한말 영국인 신부인 리처드 러트(Richard Rutt)가 쓴 ‘풍류한국’을 보더라도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세계의 모든 나라꽃이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이 전체 국민의 꽃으로 결정돼진데에 반해 조선의 국화(國花)는 유일하게도 황실의 꽃인 이화(李花)가 아닌 백성의 꽃 무궁화로 정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무궁화가 성경에서는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라고 불리는데 아가서 2장 1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는 성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인 백령도는 한국 기독교사에 있어 중요한 지역이다. 북한에 있는 소래교회 다음으로 세워진…
인구 15만명도 채 되지 않는 의왕시는 정치권의 논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시로 승격된지 20여년 흘렀지만 시면적의 89% 가량이 그린벨트로 이뤄져 있다보니 이렇다할 성장동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관내에 청계산, 백운산과 백운호수, 왕송저수지 등 자연경관이 수려한 값진 자산을 갖추고 있어 살기 좋은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그린벨트가 가져다 주는 공기 맑고 아름다운 자연녹지는 의왕시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천혜의 주거라는 순기능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치단체를 운영해 나가는데 필요한 예산확보의 어려움은 도시운영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의왕시의 강점은 자연경관 못지않게 철도관련 시설들이 집합해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철도대학, 철도기술연구원, 의왕역, 현대로템, 철도인재개발원, 철도박물관 등 철도기관 및 시설이 집결돼 있다. 철도관련 산업이 특화돼 있다는 것은 의왕시가 철도관련 세계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의왕에 소재한 한국철도대학 최연혜 총장은 “철도산업으로 특화돼 있는 의왕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발상의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작지만 강한 도시로 거듭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문화 웰빙
어느덧 하늘은 높아져만 간다. 몸은 아직 여름 끝에 남아 한 여름에 태양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 마음은 청명한 가을을 잡아 당긴다. 옛날 학창시절부터 통통하다는 이야기를 듣던 몸이 40중반을 넘으며 서서히 몸무게가 늘더니만 어느 순간 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몸으로부터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아랫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느 순간 구두가 몹시 힘겹게 느껴지며 무릎까지 묵직한 것이 영 내 몸 같지 않았던 날이 있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그해 여름이 시작될 무렵 나는 내 평생 병원신세 져 본 역사가 없어 의료보험 아깝다 했던 말이 무색하게 병원을 드나들었다. 무슨 비만치료를 위해 다녔던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친하던 지인들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스런 마음이 몸으로 전가됐던 모양이다. 몸무게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천근만근 무거워져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진다는 어른들의 말을 실감하고 있을 때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걷기 운동을 매일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시간이 나지 않으면 밤 12시에도, 새벽에도, 단 삼십 분이라도 걷는 생활을 꾸준히 했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던지 주변에는 신기하게 지켜봤다. 몸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면서 한
밥도 주고, 재워 주고, 옷과 일상용품도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전원 용돈까지 주는 ‘국립대’. 이런 곳이 있을까? 바로 이곳이 군대라고 농담 삼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군대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젊은이가 대부분 이다. 군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군대라면 치를 떤다. 제대한 지 20년이 지나도 아직도 군대에 입대하는 악몽을 꾼다는 사람도 많다. 청춘을 국가가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는 이도 흔하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그곳에서 젊음을 허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그런 면이 없지는 않다. 한참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고, 예술활동을 하는 등 꿈을 펼쳐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있어 군대는 ‘지옥’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군대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청취하거나 군 자체 병과교육을 이수했을 경우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경기도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는 3군사령부, 용인대학교, 한국폴리텍1대학 성남캠퍼스, 한국폴리텍2대학 화성캠퍼스 등 5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행복학습병영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여전히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공기업들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백억원의 돈을 복지비로 펑펑 써댔다. 경제 위기는 남의 나라 일인 듯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도 급증했다.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낸 세금을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 멋대로 사용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신의 직장’, ‘복지천국’이라 불리는 공기업들이 국민의 혈세를 가볍게 여겨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이들의 도덕 불감증이 심해지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은 어디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인가. 이번에도 정부의 공기업 개혁이 소리만 요란했던 것 같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공기업은 신의 직장’ 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상대적 박탈감에 몸서리 쳐야 하는지 정부는 미안해 해야 한다. 최소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도시 서민층은 날로 늘어가고 청년백수는 가족들조차도 외면하는 서글픈 사회를 살아가는 힘없고 돈없는 사람들에게 공기업의 방만경영은 불공정 사회의 단면을 제공해준다. 국감에서 드러난 공기업의 방만경영은 민간기업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