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중 절반 정도가 국내에 있는 세계유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다.(본보 28일자 1면) 이는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이경재(한·인천서구강화을)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의 세계유산 홍보 및 활용 강화’라는 자료에 따른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세계유산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1.1%만이 제대로 답변했을 뿐 아니라 국내 세계유산 등재 문화재명을 1개 이상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도 37.1%에 불과했다고 한다.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세계유산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의원은 그 원인을 “정부에서 등재 이후 관리는 뒷전인데다 대부분의 관리를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세계유산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를 접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결국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이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만 하더라도 국가적인 보존·관리·홍보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국내 세계문화유산 보유 자치단체들이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끌어내
화성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우선 농촌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 됐다. 매머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세계 굴지의 놀이시설이 계획돼 있는가 하면 세계적 규모의 해양대회도 매년 개최된다. 전통적인 농촌형태의 촌락이 국내 굴지의 대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달라져도 참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화성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4번째로 인구 50만명의 대도시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화성시는 평택시에 살던 박모(49)씨 가족이 27일 낮 12시 16분 화성시 봉담읍에 전입신고를 함에 따라 인구 50만 도시로 진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화성시가 규모있는 시로 변모하게 된 것은 지난 2007년부터 3년 연속 인구유입률 전국 1위를 기록한 괄목할 만한 성장에 기인한다. 여기에 동탄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을 비롯한 사통팔달의 교통망, 경기도내 기업체수 1위 등 도시 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인구 50만명이 넘으면 대접부터 달라진다. 시는 지방자치법 제10조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별 사무배분기준’에 따라 도청의 업무를 이관받아 처리할 수 있다. 더욱 기대를 거는 것은 일반지방산업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도 시에서 직접 처리하게 되며, 공무원…
겹겹이 문으로 막은 깊은 궁궐이라는 뜻으로 임금이 있는 대궐 안을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고 불렀다. 구중이란 아홉겹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말이다. 우리 나라 왕조시대 관료조직은 하늘을 그대로 본 떠 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본래 임금님이 계신 천궁이 구중궁궐이었기에 하늘을 대신해서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님도 아홉겹의 담장으로 둘러 쌓인 대궐을 지었던 것이다. 현재로서는 천궁이 구중의 궁궐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글이나 그림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구중천궁을 증명할 유일한 증거가 바로 바둑판이다. 하늘 즉, 임금을 둘러싼 바둑판 위 아홉겹의 선들이 천궁의 존재와 천궁이 구중임을 확실히 전해주고 있다. 요즘 이 구중궁궐을 청와대에 빚댄 말들이 횡행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24일 “청와대는 구중궁궐”이라며 ‘소통 부족’을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에서) 많은 보고서를 받겠지만, 그 보고서라는 것과 현실은 굉장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 가면 만나는 (사람) 숫자가 아주 제한돼 있고 만나는 방식이 불편하다”며 “그래서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고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
“기상이변인데 어쩔 수 없죠” 추석 연휴인 지난 21~23일 경인지역에는 230㎜가 넘는 최악의 폭우로 6천여가구의 침수피해와 8천여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재민들에게는 잊지못할 최악의 추석명절이 된 것이다. 이번 폭우로 경인지역 저지대 지역은 주택이 침수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더욱 피해가 컷던 이유는 기상청이 추석 명절에 앞서 예보 한 강수량의 3배가 넘는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올 초 겨울 100년만에 내린 폭설과 지난달 기상이변으로 10년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곤파스’로 경인지역의 시민들은 출근대란을 비롯해 156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눈길과 가로수에 미끄러지고 맞아 사상자들이 속출하는 등 지역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는 큰 홍역을 치렀다. 이번에 내린 폭우 또한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으로 정부가 수 백억을 들인 첨단 기상관측 장비로도 예측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매년 폭설과 장마때마다 단골처럼 피해보는 지역을 미리 살펴 만반의 대비를 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항상 그랫듯 정부는 뒤늦게 피해지역에 대한 현금보상과 복구를 실시하고 있어 결국 &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당신이 어떤 이유로 시합에 집중 할 수 있느냐?” 우승할 때 마다 기자들이 몰려와서 질문을 하면 숨도 안 쉬고 대답하기를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그네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힘이 솟는다고…”라며 가정의 중요성을 역설(逆說)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거룩하게 느껴졌다. 엄청나게 번 돈을 젊은이가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가정만 생각하다니 기특했다. 나의 허접스러웠던 청춘을 반성하면서 “정말 우즈는 우승할 수 밖에 없구나. Good bless you- 하느님이여 우즈를 보호하소서…”. 그러나 밤의 황제로 알려진 후 슬며시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성인군자 인체 한 것이 밉기는 했지만 관계한 여자가 한 명에서 두 명…, 그리고 나중에 13명까지 숫자가 올라가자 이건 지나치다는 생각과 함께 아버지가 위독해서 생사의 기로에 왔다 갔다 할때도, 육림(肉林)에 빠져있었다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부모상을 당해도 눈물보이는 것이 싫어 선글라스 끼고 묵념(默念)하는 서양 사람들이니…. 우리들의 풍습을 그네들에게 절대 강요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입맛이 씁쓸해 졌다. 특히 황제의 사모님께서는 오죽했으면 흉기와 다를바 없는 골프채로…,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다. 연고지가 잘 정착돼 있고 관중 또한 가장 많이 확보돼 있다. 특히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롯데자이언트나 광주를 본고지로 하고 있는 기아타이거즈, 대구에 있는 삼성 라이온즈 등 대부분의 구단들은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역정서의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원래 1982년 프로야구가 생길 때에는 독재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우민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30여 년이 다 된 지금 프로야구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됐다. 프로야구는 국민들의 삶에 활기를,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준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떠나온 고향에 대한 애착심과 지역공동체 의식을 형성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프로야구가 활성화면서 우리나라 야구실력도 미국이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겨룰 만치 높아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8개의 프로야구 팀 밖에 없다. 따라서 리그도 단일리그로 펼쳐진다. 두산, LG, 히어로즈가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고 SK, 삼성, 롯데, 기아, 한화가 각각 인천과 대구, 부산, 광주, 대전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부 규모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말소득공제 등을 통해 기부액 규모를 확인한 결과 지난 1999년 2조9천억원이던 것이 2008년에는 9조500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사이에 기부금 액수가 3배로 확대되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마음놓고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부금액의 증가에도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 지난 2005년의 경우 국민 가운데 기부활동 참여자가 68.6%였으나 2007년에는 55%로 13.6% 떨어졌다.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사람은 기부 참여자의 16.6%에 그쳤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개인들의 기부를 토대로 하는 저변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기업들의 기부금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봉사를 통한 기부도 미흡한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252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봉사자는 92만명으로 36.2%에 불과하다. 봉사활동의 86.1%가 사회복지시설에서 단발성 노력봉사 위주로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진정한 의미의 봉사가 펼쳐지지…
지난 10년 간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지하철 7호선 의정부~양주~포천 연장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서울 온수~의정부 장암을 운행 중인 지하철 7호선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중간 분석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 북부 해당 지자체와 시민들은 7호선 연장이야 말로 열악한 교통 환경을 개선해 도시를 발전시키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7호선 연장 사업이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2001년 민락, 신곡, 금오, 송산 등 택지개발을 앞두고 있던 의정부 지역에서다. 12만명 이상의 인구 유입으로 교통난이 예상됐고 당시 의정부에는 만성적인 정체현상을 겪는 국도 43호선과 3호선, 동부간선도로와 지하철 1호선 등이 외부로 통하는 교통망의 전부였다. 따라서 지하철 7호선 연장은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제시됐다. 그만큼 절실한 사업이었으나 선거가 끝난 뒤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지난 2007년 7월 양주, 포천지역을 포함한 광역철도 신설연장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가시화 됐다. 양주에는 옥정, 고읍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예정 돼 있었고, 포천은…
일요일인 26일 아침 마침내 한국은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17세 이하 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매 경기가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지만 이번 결승전은 더욱 피를 말리게 했다. 전반 6분 만에 이정은의 중거리 슛으로 1-0으로 앞섰지만 이어 1-1 동점, 1-2 역전, 2-2 동점, 2-3 역전, 3-3 동점이라는 전·후반 경기내용이 말해주듯이 경기 내내 수십 번이나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았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실시된 승부차기는 더욱 가슴을 떨리게 했다. 우리나라 첫 번째 키커의 볼을 일본 골키퍼가 막아내어 패색이 짙어졌으나 이어 일본 키커도 실축하고 여섯 번째 키커의 성공으로 우리는 꿈에 그리던 17세 이하 FIFA 여자 월드컵을 안았다. 이른 아침부터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은 국민들은 전·후반전과 연장전이 벌어지는 120분, 그리고 승부차기가 실시된 5분여 동안 탄식과 환호를 거듭하며 가슴을 졸이다가 끝내는 환호하며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 장하다. 참으로 장하다. 8골을 기록,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받아 대회 3관왕이 된 여
지난 여름 휴가는 비로 망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거의 한달 내내 비가 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초 필자는 수원천 위에 가로 놓인 다리 ‘영연교’(창룡문~수원교육청 연결도로 중간부분)아래에 꼼짝도 못하고 갇히는 신세가 됐다.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수원천을 지날 무렵 갑작스럽게 장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무섭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우렁찬 빗줄기가 30분 가량 지속되자 수원천으로 도로위의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 내렸다. 거의 같은 시각 수원천으로 향해 설치돼 있는 지름 1m가 넘는 우수관로가 용량을 이기지 못해 수원천으로 쏟아냈다. 비가 내린지 40분 가량이 지나자 수원천 수로를 타고 흐르던 물이 수위를 높이며 둔치에 만들어 놓은 조깅코스와 자전거 도로에 출렁였다. 다리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던 10여명의 시민들은 수원천 물길에 휩쓸릴 위기에 처하자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이미 다리밑은 물바다 였다. 당시 바로 그곳 수원천의 재해 대비체계는 ‘제로’였다. 광교저수지에서 부터 화홍문까지 2㎞ 남짓 수원천 물길에는 왕골과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