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을 며칠 앞둔 얼마 전, 이천시내의 한 중학교 일진회 학생들의 집단폭행으로 한 학생이 심각한 상해를 입은 일이 발생했다. 피해학생은 2차 폭행이 두려워 등교를 거부했고, 그로 인해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폭행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됐다. 그러나 피해학생의 학부모는 학교와 사법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타 지역으로의 이주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신고하면 고등학교에까지 따라가서 또 때리겠다’고 하는 가해학생의 말 때문이었다. 학부모에게까지 협박을 서슴지 않는 가해학생을 보고 이 학부모는 그동안 아들이 당했을 상처와 또 앞으로 당하게 될 폭력이 두렵다며 학교가 더 이상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시설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학교폭력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 학교나 해당 관청에서 쉬쉬하는 가운데 일과성 사건으로 덮어버리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사건이 노출되면 사고 학교로 낙인찍혀 학교의 명예가 떨어지고, 교장이 문책을 당하고, 담임교사가 불려 다니게 돼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이 오히려 문제 학생이 돼 전학을 가게 되고, 가해학생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학교에 다니게
제주올레길이 우리나라 여행의 패턴을 바꿔놓고 있다. 언론인 출신 서명숙씨가 만든 ‘제주 올레길’이 눈 밝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올레길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버스 안에서 춤추고 고성방가하며 놀고 마시면서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만 대충 보고 오는 관광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좁고 포장도 안 된 바닷길과 산길, 들길을 잇는 제주 올레길을 걷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제주올레를 시작으로 ‘걷는 여행’ 열풍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자연과 사람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 여행, 특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걷는 명상의 여행인 제주올레가 성공하자 각 지자체에서는 서로 ‘00 올레길’, ‘00둘레길’ 등 걷는 길을 만들고 있다. 빨리빨리, 남보다 성공하기위해 고통스럽게 앞으로만 나가려 안간힘을 쓰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천천히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각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특징 없는 길들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민들의 신체·정신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동네 앞산이든 뒷골목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제주 올레길이 아름다
의회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각종 사안을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또 예산안을 처리해야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사업들이 제때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 그래서 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양수레 바퀴의 논리로 흔히들 얘기하고는 한다. 그러나 평택시의회를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의회의 기본 논리마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도내 31개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원구성을 하지 못한채 2개월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본보 8월 30일자 보도) 상임위원회 ‘자리’를 놓고 여야간 지루한 싸움을 계속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6대 시의회 출범 이후 2차례의 임시회를 열고도 산업건설위 위원 배정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원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원 구성이 늦어지는 것은 정원 7명인 산업건설위 위원 배정을 놓고 한나라당의 ‘4(한나라)-2(민주당)-1(민노당)’ 배정안과 민주당의 ‘3-3-1’ 요구안이 팽팽히 맞선 채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행부의 상반기 추진실적 평가와 하반기 업무보고는 물론, 시세 감면 조례 일부 개정 등 3건의 조례 개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올해 추경예산과 함께 일자리 창출
요즘 총리와 장관 후보들의 청문회(聽聞會)를 보고 짜증이 밀려왔다. 인격 그리고 비굴! 두 단어가 오버랩 됐다. 하도 딱해서 후보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 봤다. 과연 그네들이 처음부터 공직의 꼭짓점인 총리(總理), 장관(長官)이 되려고 어릴 때부터 생각을 키워왔을까? 현실정치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환멸(幻滅)스럽게 간주했을 때, 소속된 국민들은 그 수준의 범주(範疇)를 넘을 수 없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일본 마쓰시다(松下)전기의 창업주이다. 곧잘 현대의 故정주영 회장과 비교되지만 가난을 자력으로 뛰어 넘었다는 공통점은 같지만 정치에 접근하는 방법은 큰 차이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정치 개조의 꿈을 실행에 옮겼다. 정 회장은 추산(推算) 2조(정확한 숫자일리는 없지만)를 들여 직접 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마쓰시다는 정경숙(政經塾)을 만들어 정계와 경제계의 정치 지도자를 키웠다. 정경숙 졸업생 가운데 25명이 민주당 중의원(衆議院)이며, 8명이 大臣(장관)으로 입각했다. 직접 정치에 뛰어든 것과 간접적으로 후진을 양성한 것, 우열(優劣)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제에 관심이 간다. 마쓰시다 정경숙의 입학은 경쟁도 치열
인천시와 중구청은 언제까지 주민의 외침을 외면하려 하는가. 환골탈퇴(換骨脫退)하는 각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주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주민의 올곧은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소수의 진실이 다수의 술수(術數)에 파묻히지 않도록 주민자치위원회 파행운영의 본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일이 중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A구에서는 회의수당을 불법 청구해 회식비로 사용, 경찰의 수사를 받아 ‘적의조치’를 통고 받았고, B동은 주민자치위원장이 2회 연임을 마치고 사퇴 1개월 뒤 위원장을 맡는 등 편법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이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2회 연임의 임기를 다했음에도 ‘주민자치위원회가 만장 일치로 추대했다’는 이유로 무자격자를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위촉해 1년 6개월을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이제는 거주자 자격으로 주민자치위원으로 있다.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더 이상 관례라는 명분으로 치부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인천시주민자치위원회 연합회장의 자격으로 참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도원동 주민자치위원의 자격임을 잊지 말고 전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현 사태에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 않을까? 2회나 주거지를 옮겨가며 ‘중구에 거주한
시인 천상병(1930~1993)은 생전에 아내인 목순옥을 “문디 가시나, 문디 가시나”하고 불렀다. 경상도식 사랑표현이다. 사람들은 천상병을 가리켜 기인이라고 했다. ‘오늘의 바람은 가고/내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잘가거라/오늘은 너무 시시하다//뒷시궁창 쥐새끼 소리같이/내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하늘을 안고/바람을 품고/한 모금 담배를 빤다//하늘을 안고/바다를 품고/한 모금 물을 마신다//누군가 앉았다 간 자리/우물가, 꽁초 토막...’ 천상병의 시 ‘크레이지 배가본드’의 전문이다. 이 시는 1967년 7월에 일어난 ‘동백림(東伯林,동베를린)사건’에 연루돼 모진 고초를 겪고 풀려난 직후 쓴 것으로 알려진다. 이 시를 쓸 당시만 해도 천상병은 멀쩡했다. 그러나 고문의 후유증으로 시인은 점차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1971년 여름 소설가 강홍규와 관철동에서 만나 신동문을 만나러 간다며 헤어진 뒤 갑자기 실종된다. 그 후 몇 달을 수소문해도 찾을 수 없자 문우들은 그를 위해 유고(遺稿)시집(?) ‘새’를 출간한다. 민영이 시를 모으고 김영태가 사진조차 없던 그를 기억하며 초상화를 그렸다. 시집이 출간되자 홍은동에 있던 서울시립정신병
39년 만에 40대 국무총리 지명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29일 자진사퇴했다. 8·8 개각에서 총리에 지명된 지 3주 만의 일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국민 여론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 조차 반발 기류가 급속히 확산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전부터 제기된 각종 루머나 의혹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하며 청문회의 관문을 통과하는 듯 했으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처음 만난 시점이 2007년이었다고 했다가 2006년 가을이라고 말을 바꾼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6개월가량 앞선 2006년 2월에 두 사람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청와대의 간곡한 메시지에도 여당 의원들조차 등을 돌렸다. 따라서 총리로 지명되며 일약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까지 불리던 김 후보자는 이젠 정치생명마저 보장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회는 지난 27일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동의안 처리 전단계인 인사청문특위 차원의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야당의 반대로 불발되면서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야당 의원들이 임명
지난 27일 수원시청 강당에서는 신규 공무원에 대한 임용장 전달식이 열렸다. 이들은 이날부터 수원시에서 근무하며 공직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일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와 무사안일한 자세로 인해 공무원들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님에도 구직자들의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안정된 직장이라는 장점 때문에 채용시험에는 수십 대 일, 또는 수백 대 일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공무원들이 인기 있는 결혼대상자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올해 실시된 수원시 공무원 임용시험에는 105명 모집에 무려 5천417명이 응시, 5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수원시의 신규공무원 임용식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임용장을 부모와 함께 받았기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시장이 임용장을 수여하고 이른바 ‘훈시’를 하던 경직된 분위기를 깨고 임용장을 부모님과 함께 받도록 함으로써 뜻 깊은 자리가 되도록 한 것이다. 이번 임용식 아이디어를 낸 수원시 관계자에 의하면 자녀가 공직자가 될 때까지 그 동안 훌륭하게 키워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새내기 공직자들의 자긍심과 사명감을 심어주기 위해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자금을 빌려야 했다. 언제부턴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문제도 쉽지가 않아졌다. 재산보유정도와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서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이렇게 묶어 놓다 보니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남의 일이 됐고, 건설계는 미분양이 늘어 도산위기에 처하면서 건설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나아가 사회경제 전반으로 파급되기에 이르렀다. 이를 보다 못한 정부는 부동산을 꽉 틀어쥐고 있을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풀어주고 기회를 주는 완화책을 만들어 내놓아야만 했다. 29일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은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수요자의 거래 불편을 없애주는 내용의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수도권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다소간의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어 이번 조치에도 경기가 단기간내에 살아날 것 같지는 않지만 주택경기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3차 보
여주군이 민선5기에 들어 ‘여주군 골프장 입안방침’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유는 그동안 골프장 입안 사업자들에게 ‘수도권정비계획법 및 팔당상수원 관련 보호법령’ 등의 법적규제 외의 또 다른 중복규제로 인식돼 골프장에 규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여시설설치 관계로 여주군에 사업입안을 포기 또는 망설여 왔던 금호아시아나 골프장, 챌린지CC, 가온비스타CC, 여주에버빌리조트, 사곡리 골프장 등이 적극적으로 골프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골프장과 기여시설을 병행설치 할 경우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해 기여시설 설치를 약속한 사업자에게만 골프장 설치를 승인하는 자체 입안방침을 지난 2006년 11월부터 운영해 왔다. 또 골프장 건설에 있어 기여시설의 병행추진은 사업자와 여주군 간 협약체결과 변호사 공증을 통해 약속사항 이행을 추진해 왔으나, 이들이 골프장에 대한 입안결정 후 기여시설 설치를 회피할 경우 관련법으로 그 이행을 강제할 수 없음에 따라 사업자가 기여시설을 지연 또는 미착수 해도 담당부서에서는 골프장 준공을 거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골프장 입안방침 철회로 인해 군의 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