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孤兒)가 됐다. 나이가 들었어도 고아는 고아다. 열흘 전인 15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께서 천국으로 가신 지 꼭 1년 6개월만이다. 늘 어머니 곁으로 가시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상실감에 시달리셨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 손주에게 큰 절을 받으셨다. 내년 2월 공과대학 졸업예정인 조카가 어렵다는 취업의 관문을 뚫고 건설회사에 입사해 UAE 아부다비로 떠나는 날이었다.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는 장면을 나는 사진도 찍었다. 근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떠나보낸 손자를 섭섭해하실 것 같아 밤 늦게까지 아버지와 같이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와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그게 마지막이 됐다. 조카는 아직도 할아버지의 소식을 모른다. 터키에서 선교훈련을 받고 있는 나의 아들 부부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가슴이 미어졌지만 상심할 것 같은 생각에서다. 며칠이 지나 우리 아들은 인터넷에 떠 있는 부음을 보고 알았다며 전화로 울면서 오히려 나를 더 걱정했다. 입관할 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이도 울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이제 기대고 어리광부릴 아버지 마저 저 세상으로 가시고 고아가 됐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살아 생전 잘 해드리지 못…
해마다 가을이 되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짜릿한 손 맛을 즐기려는 낚시객과 관광객이 서해안을 찾아와 여기를 즐긴다. 특히 서해안의 경기남부와 충남북부에는 전곡항, 궁평항, 장고항, 삼길포항을 비롯한 50여개의 크고 작은 항, 포구가 있으며 그 주편으로 7개의 긴 방파제가 축조돼 있어 가을철 낚시객 및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관광객들의 부주의로 사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이들 시설에서의 안전사고방지를 위해 안전휀스, 인명구조함,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과 재난 예·경보, 방송 시설이 설치되어 안내방송을 통해 안전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경고에도 테트라포트(Tetrapot, TTP, 방파제 구조물)에 올라가 낚시를 하거나 어선들이 정박하는 선착장 입구에 차량을 주차해 낚시를 즐기다 매년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당진시 모 선착장에서 차량 이동중 10m 아래 바다로 추락해 탑승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달 화성시 모 선착장에서도 관광객 부부가 바다에 빠져 아내는 남편에 의해 구조되고 본인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으며 7월에도 화성시 모 섬 인근 갯벌진입로에서 부부가 주차…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국이 심상치 않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 법안 일괄 처리 방침을 재확인한 데 대해,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대타협 훼손 시 노사정위 탈퇴 입장을 밝혔다. 이런 기운은 정부와 노동계 간 불신의 골이 깊어져 노동개혁을 통한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의 기대효과가 수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당정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다.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등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정기국회 기한인 12월9일까지 일괄 처리하되, 노사정 합의가 쉽지 않은 법안은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당장 한국노총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법안 심의과정서부터 상당한 진통과 난관이 불가피하다. 노동시장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활력을 잃어 가는 우리 경제의 밑바탕에는 경직된 노동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효율성 83위, 노사협력 132위, 고용·정리해고 비용 117위로 꼴찌권이다. 현재 노동시장이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
마스크(mask)라는 단어는 라틴어 이전의 토속어인 마스카로(maskaro)에서 유래했다. 원시인들이 동물을 사냥할 때 변장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에 와선 유행성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착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징적인 의미로 두루 쓰인다. 평화적인 시위에 등장하는 ‘X’자 표시를 한 침묵의 마스크도 그중 하나다. 또 말을 아끼면서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취지로 마스크를 내세우기도 한다. 1인 시위자가 예외 없이 쓰는 마스크도 마찬가지다. 얼굴을 감추는 데 마스크가 ‘단골소재’라면 복면(覆面)은 ‘특수소재’다. 얼굴 전부 또는 일부를 가려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데 마스크보다 ‘한수 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지도 더 부정적이다. 특정 인물과 사물 등을 상징화해 나타낸 가면과 의미가 크게 달라서다. 특히 ‘복면강도’처럼 대개 범죄를 저지르면서 체포를 피하기 위해서, 혹은 떳떳하게 자신을 밝히지 못할 때 사용하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얼굴을 가리고 신분을 감춘 채 하고픈 일이란 것이 대부분 불법이거나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다면 굳이 마스크와 복면의 그늘 뒤에 숨을 이유가 없는데도 이들 두 ‘페이스오프’는 시위현장에
누떼를 보았다 /정하해 서점에서 그 사람 고전을 읽는다 속도가 나지 않는 신산한 방황이다 내가 건드린 검은 문자들 마치 떼거리 달려드는 검은 누 떼 같다 그가 파놓은 함정에서 목이 아프다 그는 융숭하고 매끄럽게 많이도 번식했다 누 떼들은 여기서 그를 먹었던 것이리라 누 떼를 따라 저 어지러운 회전과 없는 지식에 농락 한번 오지다 나는, 붉은 늑대처럼 세렝게티를 내달리는 이를테면 누 떼에 끼어 그냥 전력 질주하는 어떤 새끼 같은 것 - 정하해 시집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 /시인동네 ‘그 사람’은 사모하는, 혹은 사모했던, 아니면 짝사랑하는 사람일 거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나보다 지적 능력이 월등한 그 사람은 작가일까? 그 사람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그 사람 내면으로 진입한 느낌이어서 좀체 ‘속도가 나지 않는’다. ‘목이 아픈’ 이유는 마치 나 때문에 그가 ‘파놓은 함정’의 문장에서 목이 메기 때문이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그에게 농락당하는 기분이 된다. 지적 능력만을 생각한다면 난 그의 넓은 세렝게티 초원 안에서 철없이 뛰어다니는 누떼 사이에
그동안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을 지속하던 수도권 매립지 연장문제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환경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용종료시한을 2025년까지 10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비록 경기도가 추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고 수도권매립지의 용량은 한정되어 있어 이 문제는 언제고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국은 펜실베니아주 프레이팜 매립지에 묻었던 과거의 폐기물을 1991년부터 5년 동안 다시 파냈다. 그때 파낸 폐기물의 56%는 자원으로 회수했고 41%를 성토재로 재활용했으며 다시 매립한 것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2014년 371조원의 자원을 외국에서 수입했다. 자원 수입을 위해 한 가구당 2천만 원 이상을 지불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자원문제는 그다지 피부에 와 닿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폐기물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량제봉투에 투입된 폐기물 중 70% 이상
세계문화유산으로 가는 북한산성 재조명 <에필로그>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로 가는 길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이해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이란 1972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에 의해 인류를 위해 꼭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들을 모아 지정하는 제도다. 세계유산은 오늘날 한 민족, 한 국가에서만 보존되고 전승되는 유산이 아니라 세계인이 공동으로 지키고 전승해야 할 유산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미래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유산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유산이 세계유산이 되는가? 유네스코 운용지침(Operational Guideline)에 따르면 세계유산은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이하 OUV)를 지닌 유형의 유산으로서 진정성(Authenticity)과 완전성(Integrity)을 입증하는 유산으로 정의한다. 즉, 세계유산이 되려면 세계유산의 등재기준에 부합하고, 진정성과 완전성의…
우리는 일반적으로 불량식품이라고 하면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불량 식품이라 함은 사전적으로 비위생적이고 품질이 낮은 식품을 의미하나, 통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모든 식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불량식품 판매유형은 다음과 같다. ▲사용이 금지된 원료나 물질을 식품에 사용하는 악덕 행위(유해·유독물질, 미승인 농약, 사료용 원료 등을 식품에 넣어 판매)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등을 속여 판매하는 기만 행위(가짜참기름, 신선도가 떨어지는 원료에 색소를 사용하여 판매) ▲정식으로 인·허가나 신고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하는 불법 행위(국내 무신고 제품 판매, 온라인 구매 대행을 통한 불법 수입식품 판매) ▲저가·저품질 제품으로 어린이를 현혹하는 소비자 심리 악용 행위(담배, 화투 모양 과자 등 어린이 정서 저해식품이나 미끼 상품 판매) ▲비위생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팔거나 재사용하는 비양심적 행위(세균수 초과 냉면, 식중독균 검출 김밥 등 판매, 사용반찬 재활용 등) 이런 유형의 불량 식품을 발견하였고 이를 신고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불량식품 신고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국번없
공권력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공공 단체가 국민에 대하여 우월한 의사주체로서 명령·강제하는 권력’을 의미하는데, 경찰은 과도한 공권력의 사용으로 국민들에게 질책을 받기도 하고 미온적인 대응으로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1945년 10월21일, 이념대결과 사회 분열로 정부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혼란의 와중에 창설되어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호국경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3·15 부정선거와, 박종철·이한열 고문치사 사건, 피의자 날개꺾기 고문 사건 등은 과도한 공권력의 사용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반대로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에게 폭행과 폭언을 마구 쏟아내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일선 경찰관서 및 집회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는 국민들의 안타까운 시선도 병존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경찰관은 한국의 주요 직업 중 ‘화나게 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권력의 상징인 제복을 입고 엄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