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독립유공자 미지정 후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지난 6일 독립운동가 김노적·염석주 선생의 후손을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한 뒤 유공자 지정 지원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는 것이다(본보 9일자 2면). 수원시도 ‘독립운동가 발굴 및 현창사업’을 통해 독립운동 유공자를 발굴하고 자료를 국가보훈처 심사 자료로 제공, 독립운동가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받도록 돕고 있다. 지난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함께 독립운동가와 후손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실태 설문조사 결과는 의식 있는 이들을 민망스럽게 했다. ‘대한민국의 수준이 아직도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나’하는 한숨마저 나온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아니 가난은 4대까지 대물림되고 있었다. 독립유공자 가족들의 월 개인 소득을 분석한 결과 200만원 미만이 전체의 75.2%였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43.0%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20.9%, 심지어 50만원 미만도 10.3%나 됐다. 개인 총 재산 역시 5천만원 미만이 28.3%로 가장 많았다. 가난은 학력 저하
창덕궁 후원에서 가장 웅장하고 늠름한 건물인 주합루는 어제각(御製閣)의 용도로 정조에 의해 부용지의 북쪽 언덕 위에 건립되었다. 언덕은 전체가 화계(花階, 경사지를 계단 모양으로 단을 만들어 꽃을 심는 전통정원)로 구성되어 있고, 또 주합루의 정문인 아름다운 어수문(魚水門)은 화계와 함께 이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를 나타내고 있다. 주합루의 건축적인 부분을 보면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로 2층 건물이다. 4벌대의 화강석기단 위에 건물이 앉아있는데 기단의 높이가 평균 1.5m로 전통건축에서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기단은 건물의 위계를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높은 기단은 지면에서 멀리 떨어져 습기의 피해가 작아지는 효과가 있다. 계단은 동서남북에 모두 설치되어 있으며, 그 계단 수가 6개로 다른 건물에 비해 많은 편이다. 1층은 창건 당시 규장각으로 왕실도서관으로 만들어졌으나 구한말 연회장으로 용도가 변하였기에 창건 시기의 평면구성도 변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점쳐진다. 크기는 총 20칸으로 6칸은 문이 달린 실내이고, 16칸은 문이 없는 퇴칸이다. 퇴칸의 바닥은 우물마루이며 통로의 역할을 하고 2층을 올라가는 계단은 퇴칸의 북쪽 양편에 설치되어 있
간혹 성경에는 환영 속에서 마른 뼈들이 춤을 추고, 계시가 적힌 두루마리들이 창공에서 펼쳐지며, 일곱 개의 머리와 열 개의 뿔이 달린 짐승이 나타난다는 선지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기이한 환상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선지자가 현대에서도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러한 이가 현대에도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브 융(1875~1961)을 예로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융은 1913년 의과대학을 사임하고 갑작스럽게 은둔생활로 들어갔는데, 이때부터 자신의 내면에 고도로 집중하였으며, 정신적·심리적으로 고립되었고, 종교에 천착했다. 하지만 융이 눈부신 학문적 업적을 이룬 것도,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그러한 업적들이 쌓인 것도 이때였다. 이 시기에 저술한 많은 책들 중에서 특이한 것을 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붉은책(the Red Book)이라 불린다. 이 책에는 융이 은둔생활을 하면서 보았던 환영들, 꾸었던 꿈들, 혹은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두서없는 거친 에세이들이 담겨져 있고, 융은 책에 직접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글과 그림들은 인간의 영혼과 내면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지
한때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맘때면 집집마다 식구 수에 따라 연탄을 수백 장씩 미리 들여놓기도 했다. 가스와 석유가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에 비추어 볼 때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그랬다. 자기를 태워 서민들의 추위를 달래주고 외로움을 떨쳐준다고 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탄.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이 같은 연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그는 또 ‘연탄한장’이라는 시에선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삶이란/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영혼의 연탄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국민 연료’로 인기를 끌었던 연탄은 1988년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다양한 신생 난방 에너지의 출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이
비가 내린다 /정한용 소나무가 젖고 벤치가 젖고 망초꽃 흰 살이 젖는다 강물이 젖고 강변 모텔에 새겨진 연인들의 내밀한 약속이 젖는다 한반도가, 그 갈비뼈가 흠뻑 젖는다 빗방울이 내리시는 동안 하늘이 젖고 엿 같은 밤낮이 젖고 부도수표 같은 공약이 젖고 말 많은 자들의 세 치 혀가 젖는다 피,가,와,요 세상이 폐수로 부풀어 당신을 향해 검붉게 흘러간다 흰 꽃도 둥둥 하염없이 하염없이 떠내려간다 - 정한용 시집 ‘흰 꽃’ 중에서 올해는 고구마가 단맛이 없다. 단풍색깔도 예전처럼 예쁘지가 않다. 가뭄 탓이다. 가뭄은 계속되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내년 농사가 걱정이라고 한다. 충청지역은 금강의 물을 바닥난 보령댐까지 거꾸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 당장 하염없이 하염없이 빗방울님이 내려오셔야 하는 것이다. 부도수표 같은 정부의 공약은 찢어진지 오래다. 정부는 국민의 반대여론도 불구하고,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의 한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획일화된 역사관을 강요하려한다. 정권을 잡고 정권을 이어가려는 세 치 혀는 마를 새가 없다. 비가 내려야하는데, 당신과 나의 망초꽃 만발한 강과 한반도의 바짝 마른 갈비뼈까지 적셔줘
사회에 대한 불만, 스스로 풀지 못하는 스트레스, 공권력 경시 풍조,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지구대, 파출소 등 일선 경찰관서에서 주취상태로 난동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신진대사를 높이고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정신적·육체적으로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그 한계를 넘으면 그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국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치안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피해는 늘어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한 주취자 소란행위에 대해 인권보호라는 미명 아래 관대하고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주취자를 제지하고 달래는 과정에서 많은 경찰인력이 소모되고 그에 따라 급박하게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선량한 국민들이 도움 받지 못하고 있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공권력 경시풍조가 사회에 만연하여 외국인 근로자들도 만취하여 법을 어기고 공권력을 경시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제는 주취자에 강경하게 대응하여 소란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요구된다. 인권을 중요시하는 해외 선진국들도 주취소란 및 난동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예외 없이 적용하여 죄질에 관계없이 체포, 유치장에 구금하는 등 엄격하게 처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체단체의 예산 부족이 택시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제도로 불똥이 튀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 시절인 2012년 6월 시작된 택시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은 경기도가 30%, 시·군이 50%, 업체가 20%를 각각 부담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택시 이용객들의 카드결제가 늘어나면서 도내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 지원금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시행 이듬해인 2013년 4천247만7천여건이었던 택시 카드결제 건수는 2014년에 6천74만3천여건으로 43%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으로 지출된 도 예산이 2012년 11억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81% 늘어난 20억원, 2014년에는 30%가 증가한 26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 상태로는 경기도가 택시업계에 부담할 예산은 내년에는 39억원, 2017년 46억원, 2018년 56억원, 2019년 67억원으로 향후 4년간 208억원에 달한다. 그래서 수수료 지원율을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지난 1월 ‘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택시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이 어려움에 처했다. 개정안에 법적 근거가 없을 경우 지자체는 보조금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수원을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화성과 화성행궁이 유명 사극과 영화에, 통닭골목과 지동 순대타운 등이 각종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동장대라고도 불리는 연무대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곳은 수원화성의 동문 창룡문과 맞닿아 있는 곳으로 정조시대 팔달산의 서장대와 함께 화성의 지휘소로 사용됐다. 연무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군사들이 무예를 연마하기도 했다. 특히 정조대왕은 이곳에서 화성 축성에 노고가 컸던 이들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기도 했으며 자신도 활을 쏘았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이곳에서는 궁도인들이 모여 활을 쏘기 시작했다. 새벽엔 무예24기 검법을 수련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연무대에서의 활쏘기는 이곳에서 출발하는 용머리와 어가 모습의 화성열차와 함께 화성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됐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 처음 활을 잡아보는 관광객들의 체험용 활쏘기는 사대와 과녁까지의 거리가 불과 30m 정도인데다 엄격한 통제하에 이루어지고 있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에 반해 궁도협회와 대한궁도협회 연무정 소속 회원(26
태초의 춤은 자연에서 출발하였다. 자연스럽게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무 잎사귀들의 움직임이나 천둥번개를 몰고 빠르게 움직이는 무서운 구름의 모습 등을 상상하며 인간은 춤을 풀어냈다. 이는 인류의 나약함을 감추고 대자연에 의지하려는 본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고대 인류의 다양한 제의(祭儀)행사에서 춤은 빠짐없이 등장하였다. 특히 풍요로운 곡식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 성격의 축제에서 춤은 하늘에 올리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축제(祝祭)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는 마음을 모아 하늘에 올릴 기원을 담아내었던 신과 인간이 만나는 시공간이었다. 그 축제 속에서 춤은 가장 인간적인 몸으로 자연을 흉내내며 하늘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려 했다. 그 춤과 무예가 만난 것이 바로 ‘검무’다. 가녀린 여인네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칼이나 서슬퍼런 눈빛을 가진 장수의 손에 들린 큰 칼 하나의 움직임에는 그런 하늘과의 소통을 기본으로 풀어낸 것이다. 칼이나 창을 쥐고 춤을 추며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고 아군의 승기를 북돋기 위하여 펼쳐진 검무는 날로 화려함을 더해갔다. 심지어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잘나가는 기방의 여인네라면 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