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5천200억원에 대해 지급유예선언(모라토리엄)을 했다. 분당과 판교를 포함하는 성남시는 전국 250여개 지자체 중에서도 소문난 부자 도시여서 이번 선언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신임 시장이 취임한지 불과 10여일만의 결단이어서 갖가지 억측이 무성한 것도 사실이다. 현 시장이 현재 발생한 재정위기가 전임 시장의 잘못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나 이는 지나친 정치적 해석으로 보여진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정산이 이달 중 완료되면 LH공사와 국토해양부 등에 5천200억원을 내야 하지만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는 이를 단기간 또는 한꺼번에 갚을 능력이 안돼 지급유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모라토리엄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금융위기를 겪던 지난 1998년을 전후해 IM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 전, 우리나라 정부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라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었다. 국가 부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외신들의 아우성과 치솟는 환율,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증시 등은 국민적 위기감을 불러왔었다. 따라서 국가는 물론 기업의 신인도를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트리는 모라토리엄은 극단적인 최후
노래방에서 제일 밉상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가곡(歌曲)을 부르는 사람, 앙코르 요청이 없는데도 서너 곡씩 연거푸 부르는 사람, 다른 이가 노래 부를 때 딴전 피우거나 노래책 보며 선곡(選曲) 하는 사람 등…. 어떤 이유든지 밉상임에는 분명하다. 고향이 마산(馬山) 출신인 친구가 있다. 평소 눈치가 재빠른 사람인데, 웬일인지 노래방에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밉상으로 보이려고 작정한 것 같은데 가고파의 작사가인 이은상 (李殷相)선생이 마산 출신이라나. 그가 말하는 고향 자랑 가운데 이런 것도 있다. 해병대 출신이 가장 많은 곳이 마산이라나…, 화끈하고 대의(大義)가 결정되면 이 한 목숨 아깝지 않은 곳, 3.15 부정 선거에 저항(抵抗)한 마산의거 그리고 부마사태(釜馬事態)…. 하여간 끝이 없다. 성격이 화끈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도 마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국의 정형외과(整形外科) 평균 수입이 가장 높은 곳도 마산이라나…. 이 건 자랑 거리가 아닌데…. 그리고 아귀찜도…
얼마 전 제보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이렇다. 경기도 산하·유관기관인 A기관에 지난 2007년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하게 입사한 B씨. 행정직으로 팀에 배정돼 업무를 배웠다. 그런데 입사한 지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대표이사와 이사장(도 부지사 급)이 바뀐게 발단이 됐다. 직원들은 의례적으로 수원 시내 모처에 있는 웨딩홀에서 열리는 이들의 송별회와 환송식에 참여해 왔다. 이 같은 행사에는 당연히 돈이 들어간다. 문제는 시민의 세금인 운영비가 이런곳에 쓰인다는 것이다. B씨는 “해마다 도에 예산 심사 평가를 받을 때 이런 항목은 들어 있지 않아 다른 용도로 허위 기재해 도 감사를 받아 왔지만 아무 지적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운영비 전용이 오랜기간 관행처럼 이뤄졌음을 짐작케 한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B씨는 이사장과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수시나 특채 형식으로 약간명이 선발 됐다며 인사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건 사직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경기도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산하·유관기관 23곳에 대해 예산 사용을 놓고 감사를 벌인다. 그런데 이들의 경영 상태를 감사하는 도 평가담당관실…
바람이 불 때마다 벚꽃은 꽃비가 됐다. 동백은 흐드러진 자태 그대로 고개를 꺾었고, 장미는 시들어갔다. 불가(佛家)에서는 생사(生死)를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과정으로 봤다. 한용운은 ‘님의 침묵’에서 ‘회자정리(會者定離)’와 ‘거자필반(去者必返)’을 노래했다. 쉽게 말해 돌고 도는 세상이다. 그렇듯 봄은 가고 여름이 왔다.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관곡지(官谷池)는 500년의 역사가 깃든 곳으로 조선의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1424~1483)이 세조 9년(1463) 명나라 난징(南京)에 있는 전당지(錢塘池)에서 연꽃 씨를 채집해 와서 이곳에 심었다. 그 후 이 연못으로부터 연꽃이 널리 퍼졌고, 세조 12년 이 지역을 ‘연성(蓮城)’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연꽃을 일컬어 ‘꽃 중의 군자(花中君子)’라고 했다. 개구리밥이 덮인 물위에 두 손을 동그랗게 마주 모은 모양으로 뜬 연꽃봉오리는 조용히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연꽃하면 떠오르는 시로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빼놓을 수가 없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이별은 말고…
7월1일 취임한 경기도내 단체장들의 인사(人事)가 한창이다. 특히 6.2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단체장이 교체된 수원시 등 경기도내 21개 시군의 인사는 그 규모도 대폭인데다 고위직이 대상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현재 11개 시군의 인사가 단행된 결과를 들여다보면 ‘보은성 혹은 보복성’인사와 ‘코드형’인사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 따른 논공행상과 선거당시 반대편에 섰던 인사들에 대한 보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게 지역여론이다. 선진국에서는 선거결과에 따라 수천 명의 공직자들이 자리를 바꾸는 스포일시스템(엽관주의)이 법적으로 보장되거나 정치적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선자와 소위 코드가 맞는 인사들이 대거 공직에 입성하고 전임자들은 당연히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바뀌면 대통령 주변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관행이 뿌리 내린지 오래고 내각책임제인 영국이나 일본에서도 이러한 관행을 엿볼 수 있다. 과거 미국 카터 대통령이 취임하자 그의 고향인 조지아출신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 ‘조지아사단’을 만들었고 최근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의 ‘시카고사단’에 이르기 까지 엽관주의적 행태는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들 선진국가들은 선거결과에 따른
우리 경제가 비교적 빨리 금융위기를 벗어나 성장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기업들은 실적 호조로 들떠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은 여전히 경영난을 하소연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안에서조차 대기업이 ‘파이’(성장의 과실)를 다 먹어치운다는 쓴소리가 나올 정도다. 올해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정책자금은 작년보다 50% 가까이 줄어든 3조1천여억원인데 6월말 현재 신청 규모는 5조4천억원에 이를 만큼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그나마 상반기에 이미 정책자금의 65% 이상이 소진됐다고 한다. 중소 제조업체 10곳 중 4곳 정도는 올해 하반기에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236개 중소 제조업체를 조사해봤더니 올해 하반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는 업체가 38.6%에 달한 반면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할 것 같다는 업체는 11.6%에 그쳤다. 조사 당시 자금 사정에 대해서는 51.1%가 ‘곤란하다’고 했다고 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썩 나아지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는 소극적인 반면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는 듯한 영업…
제1회 월드컵축구대회가 1930년 오늘, 남미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개막됐다. 이날 개막전에서 프랑스가 멕시코를 4대 1로 물리친다. 제1차 세계대전 후의 복구사업과 대공황, 그리고 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우루과이에서 개최되는 점 때문에 대회 시작 두 달 전까지 유럽에서 단 한 나라도 월드컵 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국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인 줄 리메(Jules Rimet)가 적극적인 교섭에 나서고서야 유럽 4개국 등 모두 13개 나라가 지역별 예선 없이 초청형식으로 출전하게 됐다. 1985년 오늘! 영국 런던 웸블리(Wembley) 국립경기장에서 기아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난민들을 위한 자선공연이 시작됐다. 찰스 왕세자 부부가 개막 테이프를 끊었다. 공연 제목은 ‘라이브 에이드 Live Aid’! 미국 필라델피아 케네디경기장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퀸(Queen)과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엘튼 존(Elton John) 등 세계유명 가수 2백여 명이 참여한 이 난민돕기 공연은 장장 16시간 동안 160개 나라에 생중계되는 등 지상 최대의 쇼를 연출했다. ▲ 당나라 현장 ‘대당서역기’ 완성(646) ▲ 북아일랜드 신교도 폭동(1935
김학규 용인시장의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의원출신으로 수차례에 걸친 시장 도전에 실패한 뒤 이번 선거에서 현직 시장을 누르고 민주당 시장으로 당선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공무원들은 김 시장의 행보에 안도하는 표정이다. 김 시장은 지난 7일 시청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취임을 즈음해 홈페이지를 예쁘게 꾸며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탁이 있다면 시민 시장실을 클릭해도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번 클릭하면 바로 창이 뜨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장의 댓글은 직원내부행정망에도 올라왔다. ‘시장 지시사항을 간결 명료하게 작성해 올려준 김○○님께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8일 정오엔 불쑥 시청사 15층 직원식당에 나타나 식판대 앞에 줄을 섰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직원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악수를 청해 직원들이 화들짝 놀라는 일도 잦다. 김 시장은 지난 5일 첫 간부회의에서 민원서비스 친절도를 높이는 아이디어들을 제출하라고 간부 전원에게 숙제를 냈다. “거대한 건물을 짓고 고속도로를 뚫는 대형사업보다 공무원들의 사소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은 물론, 미흡한 복지제도로 인한 이동의 제한을 극복하는 것까지 고스란히 장애인의 몫이다. 장애인화장실을 청소도구함으로 쓰는가 하면,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에는 ‘2층은 걸어 올라가세요’라는 문구가 떡하니 붙어있다. 일례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에 투표소를 배치하는가 하면 음성이나 점자서비스가 없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이동’과 관련한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것은 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하고,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 버스정류장에서 ‘장애인버스탑승도우미’ 시스템을 발견한 적이 있다. 이 시스템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시스템 단말기에 탑승할 버스번호를 누르면 전광판에 버스번호와 휠체어 그림이 표시돼 운전자가 정류장에 진입하면서 이를 보고 교통약자 대기위치에 버스를 정차하게 하는 제도다. 이 시스템의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선왕때의 일이다. 선왕이 신하 강을(江乙)을 불러 “위나라와 북방의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 재상인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하니 사실인가”하고 물었다. 이에 강을은 선왕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북방의 여러나라가 어찌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호가호위(狐假虎威)에 불과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강을은 선왕에게 호가호위에 대해 설파했다. “호랑이에게 잡혀 죽게된 여우가 있었습니다. 여우는 살아날 궁여지책으로 호랑이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나를 잡아먹으면 나를 백수의 왕으로 정한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다. 내 말이 의심스럽다면 내 뒤를 따라와 봐라. 모든 동물이 나를 무서워하며 도망갈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는 여우의 뒤를 따르게 됐는데 모든 짐승이 여우가 나타나자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동물을 도망치게 한 것은 여우가 아니라 여우의 뒤에 있던 호랑이였습니다. 이를 모르던 호랑이는 여우를 놓아주었다고 합니다”. 강을은 선왕을 향해 “북방의 여러나라가 두려워 하는 것은 소해휼이 아니라 임금께서 보유한 강한 군대입니다”라고 일갈했다. 요즘 중앙 정치권이나 지방정치권을 막론하고 호가호위하는 사람들로 시끄럽다. 자기 실력이나 능력은 생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