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마침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에 올랐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16강 진출은 아시아권을 벗어나 또 다시 세계의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도약대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기적같은 4강 신화를 썼던 한국축구가 2006년 독일월드컵의 부진을 털고 16강에 오른 것은 ‘어게인 2002’를 외치기에 충분한 쾌거임에 틀림없다. 성급한 욕심인지는 몰라도 기왕에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했으니 8강, 4강을 넘어 우승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4강을 달성했을 때 전세계 축구팬들이 그야말로 ‘경악’했듯이 이번엔 아예 우승을 차지해 지구촌을 뒤집어지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기분좋은 상상을 해본다. 우리가 상상만이 아닌 꿈을 현실로 바꾸려면 먼저 16강 상대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다. 26일 밤 11시(한국시간) 16강에서 맞붙을 A조 1위 우루과이는 그동안 4차례 대결에서 한국에 전패를 안긴 남미 전통의 강호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첫 대면했고, 나머지 3경기는 평가전이었다. 1930년 월드컵 1회 대회 개최
6.2지방선거가 끝난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매니페스토’란 단어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선거기간동안 후보들은 모두 큰 목소리로 민의를 받들고, 꼭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지켜내겠다며 제각각 열변을 토해냈다. 과연 몇명의 당선자가 도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수행해낼 수 있을까? 7월1일이 기다려진다. ‘매니페스토’란 목표와 이행 가능성, 예산 확보의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갖춘 선거 공약을 말한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대다수의 후보들과 도민들이 ‘매니페스토’란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이유인 즉, 선거기간 만났던 후보자들 가운데 몇몇은 예산 혹은 해당 시·군의 역량과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번 선거 이슈던 ‘MB심판론’과 ‘4대강 저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 등을 전면에 내걸었다. 물론 세부공약은 이외에도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었지만, 그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외쳤던 것은 이 3가지였다. 물론 그 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후보들도 있었지만 도민들은 3가지 구호를 외친 후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둘레길에 대한 인기는 어제오늘에 머물지 않는다. 격한 달리기나 무거운것 들어올리기 등 다소 몸에 무리가 가는 운동보다는 시를 읊듯 유유자적 하며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걷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성인병의 30%를 예방할수 있다는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그래서인지 아웃도어 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걷기에 편한 운동화를 별도로 만들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주도에 널려 있는 둘레길이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면 걷기에는 그만이다. 설렁설렁 바람 이는 나뭇잎 사이를 걷노라면 모든 시름이 흩어진다. 가족, 친지 등 허물없는 사이와 함께 라면 더할 나위 없다. 명산 지리산 둘레길은 유명하다. 지리산을 둥그렇게 연결하는 장거리 도보길로 3개 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에 걸쳐 있으며 총 길이는 300여km에 달한다. 지리산 주변의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연결하여 만들어낸 도보 여행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광교산 자락의 녹지축을 따라 조성되는 산둘레길 20㎞, 하천과…
오는 7월1일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취임식이 전국에서 일제히 열린다. 지난 6월2일 실시된 지방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도·시·군·교육청 입성(入城)에 성공한 이들의 취임식이니만치 해당 기관 직원들은 당선자의 의중을 파악, 준비에 부산하다. 취임식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선언이 담긴 행사이자 수장이 된 후 시민들과의 첫 만나는 자리이므로 의미가 크다. 또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과 지인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기쁨을 나누는 자리도 되니 누구라도 취임식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랫사람들의 과잉충성인지 아니면 당선자의 욕심인지 모르지만 심심치 않게 호화 취임식이 열려 언론과 주민들의 질책을 받기도 한다. 지난 2006년 민선4기가 시작되면서 전국 광역·기초단체장들의 대부분은 호화스러운 취임식 대신 청사 내에서 간소하고 의미 있는 내용의 취임식을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시행사로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느 단체장의 경우 수천만원이 소요된 화려한 취임식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민선5기가 시작되는 취임식은 어떨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 볼 일이다. 이런 시점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일 열리는 취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풍수해보험 가입이 저조해 우려를 사고 있다. 22일자 본지 보도에 따르면 6월현재 경기도내 위험노출시설 중 풍수해보험 가입시설은 주택 2만6천116곳, 온실, 축사 4곳에 그쳤다. 총 2만6천131곳이 가입해 올해 보험가입 목표 4만건의 65.3%에 불과한 형편이다. 이같은 실적저조현상은 풍수해보험의 자부담율이 40%전후로 부담스럽고 최근 10년간 큰 홍수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자연재해는 예고가 없고 아직까지 현대과학으로는 예측에도 한계가 있으며 예방에는 더더욱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음을 동서고금의 사례를 통해 볼수 있다. 현재 멕시코만 일대는 태풍으로 시작된 BP사의 원유누출사고로 죽음의 바다로 변해가고 있으나 미국이나 관련국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멕시코만 바다 한 가운데 위치한 유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유가 해안까지 밀려와 모든 생태계가 극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 몇 년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일대를 덮쳤던 쓰나미는 이를 지켜보는 전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우리나라 역시 아열대성 기후로
천재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상(李箱,1910~1937). 올해는 이상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20대 작가들이 모여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름하여 ‘이상과 제비다방’전이다. 이상이 금홍을 만나 1933년 7월에 청진동 조선광무소 1층에 문을 연 ‘제비다방’은 당대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였다. 제비다방에는 박태원, 이태준, 김기림, 정지용, 구본웅, 윤태영 등과 같은 문인과 화가들이 모여 예술과 삶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지금은 위치조차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큰 유리창으로 된 근대식 건물이었다고 전해지는 제비다방은 이곳을 드나들던 사람들의 흔적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이번 기획전에서 성신여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7명의 작가들(김 민, 김정은, 소 무, 이지애, 홍근영, 김도훈, 김지숙)은 80년 전 그들과 같은 20대 중후반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과 삶을 고민했던 제비다방을 현재로 옮겨와 추억한다. 참여작가인 소 무는 가면이라는 매개체로 한 이상과의 인터뷰에서 “이상은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평생 빗질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작소(鵲巢)머리에 수염이 뻗쳐있는 창백한 얼굴, 암울한 냉소가 파놓은 검은 동공,…
최근 ‘나영이 사건’으로도 불리는 안산의 조두순 사건 이후, 김길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여아를 흉기로 협박해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아동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드세다. 이런 시점에서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은 우리 국민 4명 중 3명(75%)가 아동 성범죄자 거세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한 결과 물리적 거세를 해야한다가 38.3%, 약물투입 등 화학적 거세가 37.3%로 거세가 전체 답변의 75.6%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신상공개 및 전자발찌 착용 등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은 15.9%밖에 되지 않았다. 아동 성범죄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흉악한 아동성범죄 사건들을 겪으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들이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성범죄자의 거세가 옳은 걸까? 논란의 여지는 있다. 범죄자의 인권을 주장하는 이들은 가혹한 처벌이라고 한다. 폴란드는 지난해 아버지가 15세 때부터 친딸을 지속적으로 강간한 사건이…
6.2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정국이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이른 모양이다. 6월 3일 당선자가 확정되고 취임까지 근한달간 인수위를 구성해 업무를 챙긴다고 법석을 떨고는 있지만 행정공백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예비후보 등록기간과 선거열풍을 감안하면 근 두달간 굵직굵직한 행정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패배의 늪에서, 또 민주당은 승리의 기쁨에 일손을 잡지 못하기는 서로 마찬가지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의 당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민생은 뒷전인채 잿밥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형국이다. 오는 7월14일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은 예비 당권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반면 6ㆍ2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8월 하순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7월 중순으로 앞당기는 방안이 알려지면서 비주류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의’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당에겐 ‘반성’을, 야당에겐 ‘견제’를 주문했던 지방선거의 민의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를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어
광고(Advertising)와 선전(Propaganda)은 같은 과(科)에 속해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광고는 쌍방형 대화이지만 선전은 일방적이다. 광고란 선택 받는 입장이라 분위기가 대체로 겸손하지만 선전은 고압적(高壓的)인 냄새가 난다. “알리려는 것”과 “가르치려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 특히나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저 혼자 알고 있는 것처럼 되풀이 하는 것은 잘 난체, 유세(有勢)를 하는 것 같아 보기에도, 듣기에도 흉하다. 어쨌든 일방적으로 되풀이되는 것은 지겹다. 혹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소통이란 말이 올해 들어 정계(政界) 화두(話頭)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선전이 된다.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언론매체(言論媒體)는 소위 인민(人民)들과 소통하는 강력한 정치도구이고 수단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TV방송사는 모두 국영(國營)이었다. 일례를 들어보자.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했는데 TV나 라디오 그리고 각종 신문을 통해 소위 “선진 국민으로 가는 길”이란 계도 방송을 되풀이했는데, 참고로 TV방송국이 360개가 넘고 채널은 무려 2100개가 넘었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자락 용현계곡으로 가면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마애불과 만난다.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瑞山磨崖三尊佛)이다. 가운데 석가여래불(釋迦如來佛)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提和竭羅菩薩)을, 그리고 왼쪽에 미래불인 미륵반가사유상(彌勒半跏思惟像)을 조각해 놓았다. 지금껏 백제문화기행을 다니면서 서산마애삼존불은 아마 열 번도 넘게 찾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만큼 백제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것이 마애삼존불이다. 지금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해미나들목으로 나와 해미읍성과 개심사 등과 연계하면 적당한 시간에 좋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곳 답사의 백미인 마애삼존불은 서기 600년을 전후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 거상(巨商)의 시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당시 중국 교역로의 중심지였던 태안반도와 백제의 수도인 부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그러한 추측을 가능케 한다. 절로 편안하게 해주는 너그러운 미소도 미소지만 여래불의 수인(手印)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오른손을 위로 들어올린 것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이라 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고, 왼손을 아래로 펴보인 것은 ‘여원인(與願印)’으로 ‘네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