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화 이야기다. 춘향문화선양회가 3일 개봉한 영화 ‘방자전’의 상영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춘향전’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그동안 춘향전의 감초역할로 재미를 더했던 방자를 주인공으로, 온갖 발칙한 상상력을 동원했다. 개봉 전부터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노출수위야 그렇다 쳐도 간간이 내뱉는 대사는 다분히 도발적이다. 예를 들어 몽룡과 정사를 나누던 향단이가 “춘향이 걔 별거 아냐. 내가 더 ×있다구” 이런 식이다. 아무리 고전이라고 하더라도, 21세기에 원본(原本)‘춘향전’은 고리타분한 이야긴지도 모른다. 그만큼 시대는 바뀌었고, 사극이 역사를 버릴 정도로 선정적이다. 국내 최고의 역사드라마 작가로 꼽히는 신봉승 씨가 최근의 사극에 대해 재미만 추구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 10년 좌파정권이 방송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펴낸 ‘조선의 음담패설’을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시대 한 선비가 남명 조식 선생을 찾아가 물었다. “○○(여성의 성기)와 ××(남성의 성기)가 무엇입니까?” 남명이 화를 내며 내쫓자, 선비는 이번엔 퇴계 이황 선생을 찾아가 같은 질문을 했다. 이에 퇴계는
이제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선거가 끝났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아울러 당선자들에게는 결코 교만하지 말고 임기 중 시민들을 위한 봉사를 할 것을 주문한다. 어쨌거나 선거가 끝나고 시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결코 마음이 평온치 못한 부류도 있다. 바로 이번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줄을 선 공직자들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직사회 패거리식 줄서기가 그 어느 선거보다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줄서기 뿐만이 아니라 특정 후보자 당선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 행위가 도를 넘어선 곳도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지사 선거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해서 줄서기 불법 선거운동이 고위직 간부나 중간관리직 공직자를 중심으로 이뤄져 공무원노조 제주본부에서 사례를 철저히 수집, 관계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벼르고 있기까지 하다. 이것이 어찌 제주도만의 일일까? 수원의 경우도 들리는 소문으로는 양쪽 시장 선거캠프에 줄을 대는 간부 공무원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공무원 줄서기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선거를 앞두고 전공노 대의원과 일반 조합원 총 517명을 대상으로 설문지와 전화자동응답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텃밭이나 다름없던 경기도에서 김문수 지사의 재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패배하며 ‘여소야대’의 형국을 맞게 됐다. 또 인천 역시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당선되며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경기, 인천의 정치지형도가 크게 뒤바뀌자 벌써부터 ‘살생부’ 운운하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졌던 지역일수록 일찍부터 줄을 섰던 공직자들은 요즘 좌불안석이다. 여론조사만 믿다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한나라당의 패배로 인한 선거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민선 경기지사로는 처음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지사의 경우 비록 재선에는 성공을 했지만 앞으로 4년간 그가 걸어야 할 길은 험난해 보인다. 지난 4년간 든든한 우군이었던 경기도의회의 조력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의회 의석 124석 중 야당이 획득한 의석은 민주당의 76석을 포함해 모두 82석으로 전체 의석의 66%에 달한다. 따라서 김 지사가 앞으로 도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공세에 적잖이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다수의 시장·군수가 야당 후보로 교체된 점도 김 지사에게는 부담이다. 이
여당 공천경쟁에서 탈락하자 탈당해 야당 시장후보 선대위에 깊숙히 관여한 B씨의 휴대전화는 요즘 불이 난다. B씨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거의 현역 공직자들이라고 귀띔한다. 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3일 이 야당 당선자가 주선한 당선 기자회견장에 나와있던 B씨는 연실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나 분주했다. 선대위에 깊숙히 관여했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시정에 참여할 것이고 그렇다면 청내에서 막강한 실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였다. 야당 시장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이른바 줄을 대기 위한 공직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10개 단체장을 건지는데 그친 반면 민주당은 19개 단체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둬 지방권력의 대이동을 이뤄냈다. 여기에 지방의회도 야당이 독식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사정은 광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의회도 한나라당이 42석에 그친 반면 민주당은 76석을 석권해 지방권력의 대변혁을 이뤘다. 여기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고립무원’의 경기도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같은 지방권력의 대이동은 곧 공직사회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시장이 바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말도 반납한채 정상 출근
얼마전 대관령에 영하의 한파가 엄습해 농작물이 얼어 붙었다. 당연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랭지 감자농사에 치명타를 안겼다. 고추와 옥수수밭도 냉해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서민들의 식탁에도 한파가 찾아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상저온현상 탓이다.지난 겨울 전국의 평균 일조시간은 평년에 비해 10%가 적었다. 일조량 부족은 눈과 비가 잦았던 2월부터 심해져 4월 중순까지 두달여동안 전국 평균 일조 시간이 382시간으로 평년의 75%에 수준에 머물렀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봄철 전국 평균 일조시간은 평년치의 73%에 불과한 247시간으로 최근 40년동안 가장 낮았다. 올 봄 이상기온 현상은 특징은 평균 기온이나 아침 최저기온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으나 낮 최고기온이 예년에 비해 현격히 낮다는 점이다. 구름이 자주 끼어 밤 시간에 기온이 내려가는 복사냉각 효과를 완화하지만 낮에는 햇빛을 가로막아 기온이 오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상전문가들은 단순히 해마다 있는 변덕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의 조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더욱이 일선 시군이 추진하는 축제가 취소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시 퇴촌면 토마토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상
전국 16개 시·도에서 처음으로 주민직선 교육감이 동시에 나왔다. 여덟 번이나 기표한 동시지방선거였으므로 ‘뽑은 것’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뽑힌 것’이 아닐까 싶은 지역도 있었다. 심지어 마지막 여론조사에서조차 후보 간 지지율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곳도 있었는가 하면, 어떤 시민들은 “교육감도 우리가 뽑는지 몰랐다” “후보들 면면을 잘 모른다” “별 관심이 없다”고 했고, 실제로 “아무나 찍었다” “인상 보고 찍었다”고도 했으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후보등록과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신문들은 ‘이걸 지방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기사를 많이 썼다. ‘서로 음해·비방… 앞 번호 뽑기만 기대’ ‘교육감 후보들 점집 들락날락하는 이유는?’ ‘1번 뽑자 “와!”, 다른 후보들은 쓴웃음’ ‘추첨 결과 따라 지지율 요동’ &ls
제5회 6.2 전국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인 8표제라는 역대 가장 많은 후보 선출과 물량이 투입된 지방선거였던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후보등록 후 2주라는 시간이 후보에게는 자신을 알리는데 시간이 부족했을지 모르나 유권자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졌던 긴 시간의 선거운동이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 걸쳐 우여곡절 속에 유권자들은 당선자와 낙선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당선자와 낙선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보면 당선자는 어깨에 힘을 주고 세상을 다 얻은 듯 거들먹대는 모양새를 갖췄고, 낙선자는 바로 패배자의 모습을 보이며 조용한 침묵을 보여줬다. 하지만 도내 당선자는 평균 40~50%의 유권자만이 자신을 지지하고 당선됐다는 것을 사실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절반 이상의 도민과 주민은 자신을 지지하지않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되는 현실이다. 더욱 분명한 것은 유권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 인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 진정 바라는 것은 바로 주민의 복리증진과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다. 수많은 후보의 공약들과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이 다 옳을 수는 없고, 낙선자가 제시한 공약이
화성시 궁평항에서 바라다보면 복숭아 모양의 작은 섬이 눈에 띈다. 도리도(桃李島)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우정읍에 속하는 섬이다. 이 섬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안산시 풍도(楓島)사람들이 바지락과 굴을 캐러 여름과 겨울을 나던 곳이었다. 그래서일까. 풍도에는 야생화가 지천이다. 주인이 없는 동안 변산바람꽃을 비롯해 꿩의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산자고, 중의무릇, 풍도대극 등등 지천으로 피워낸 풍도는 그야말로 야생화의 보고(寶庫)다. 안산시 단원구에 속하는 풍도는 최근 몇 년 사이 야생화의 천국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그러나 이 섬이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된 풍도해전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풍도해전은 청일전쟁의 시작이자 동북아의 패권이 일본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후 일본은 러일전쟁 때도 풍도를 발판 삼아 중국 뤼순항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함대를 궤멸시킨다. 이 때문에 일본 역사교과서에서는 청일전쟁의 기선을 잡은 풍도해전을 지도와 함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처럼 풍도가 근대사의 중심에 있는 이유는 그 지리적 중요성 때문이었다. 삼국시대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치러 오던 항로도 풍도를 지났으며, 고종실록에는 신
‘2010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가 오는 9~13일 화성시 전곡항과 안산시 탄도항 일대에서 열린다. 이제 겨우 닷새 남은 이 행사가 성황을 이루고 명실상부한 국제보트쇼로 우뚝서기를 모든 경기도민들과 더불어 기원한다. 올해 경기국제보트쇼는 대중화와 산업화에 집중한 1, 2회 대회를 발판 삼아 국내·외 해양레저 창출을 위한 진정한 국제보트쇼로서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것이 경기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1, 2회 보트쇼의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우선 경기도가 해양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과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경쟁력과 경기도 서해안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일 게다. 사실 지난 2008년 처음열린 경기국제보트쇼에 참가한 퀸즐랜드 대표단은 “화성시 전곡항의 보트쇼 행사장과 요트경기장을 둘러보니 아시아 최고 보트쇼로 치는 두바이와 견줄 수 있을 정도”라며 “국민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계속된다면 두바이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할 정도로 찬사를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지난 보트쇼에는 약 467여개의 국내·외 업체와 바이어가 참가했다. 전시 참가업체 중 해외업체가 50% 이상을 차지
6.2 지방선거 결과는 과거 네차례 치러졌던 지방선거 때와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집권당의 지난 2년에 대해 반성을 요구하면서 야당에 견제를 맡기는 엄중한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참담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결과는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 16개 시·도지사 중 11개를 휩쓸고 여당인 민주당은 4자리를 얻는데 그쳤던 2002년 선거, 그리고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겨우 1석을 건진 데 반해 야당인 한나라당이 12석을 따냈던 2006년 지방선거와 비교해보면 여당으로서는 선전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반면 민주당은 열세로 분석됐던 서울, 인천 등 수도권과 한나라당 텃밭인 강원에서 의외의 성적을 내는 등 기대 이상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모두 이번 선거결과를 아전인수격으로 확대 해석하거나 반대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집권 2년 동안 그만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소통 장애’를 일으켜온 데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아무리 의미를 축소시키려 해도 전국 단위의 지방선거에 집권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