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리 /이윤학 1.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났다. 여섯 시간마다 시내버스가 생선 냄새를 신고 읍으로 갔다. 익숙하게 잔잔한 천수만을 고동소리 내지 않고 떠나간 희망은 파장 같은 썰물에 키 큰 말뚝에 걸려 돌아오지 않았다. 선착장 주위를 몇 바퀴 돌다 썰물의 시야 밖으로 밀려나는 갈매기떼, 늦은 항해에 몇 번씩 기억이 있는 죽도의 대나무 숲이나 썰물이면 솟아나는 샘물을 이야기하며 궁색한 막걸리 잔에 별을 띄우는 사람들, 2. 늦은 귀가길, 발목에 엉키던 그물코 억센 바람을 안고 자주 쓰러졌다. 엎드려 들 을 수 있는 정확한 바다의 발음, 낮은 포복으로 기어드는 똥장게 같은 어둠 속으로 반달이 뜨는 날이면 바다에서 멀리 집들이 떨어져 나갔다. 3. 잠들지 못한 사람들이 바다를 이야기 한다. 푸른 기억 속에서 바다는 멀어져 가지만 가깝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는 걸 빼놓지 않으리라. 싱싱한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새떼나 대처에서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바다는 건망증이 심하다. 어제의 일을 기억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빠른 체념만이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살아남으면 언제라도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 /박병두 시인(수원문인협회장)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 등 당정이 어린이집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대책을 최근 내놓았다. 학대행위 처벌 강화를 비롯해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평가인증제도 내실화, 보육교사 자질 제고 등이 포함됐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어린이 폭행 관련 대책기구로 '아동학대 근절과 안심보육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지난 16일 발족시켰다. 그러나 충격적인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의 폭행사건 이후 국민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너무 서둘러 대책을 발표하다보니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이다. 학대행위가 한 차례만 적발돼도 어린이집을 즉각 폐쇄하고 해당 교사와 원장이 영구 퇴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아동의 생명을 해치거나 뇌사 등 이에 준하는 경우’에 어린이집 폐쇄가 가능한 것에서 한층 강화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번 4살짜리 피해자의 경우처럼 또다른 폭행이 두려워 신고를 꺼렸을 때는 학대행위가 묻혀질 우려도 있다. 실제로 이 어린이는 이 사건 이후 또다른 폭행사례를 부모에게 증언하기도 했다. 평가인증제도 내실화 및 보육교사의 자질 강화 방안도 발표만 있었지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아직 없다.…
본보는 지난 12일자 본란을 통해 창원시 안상수 시장의 광역시 추진의지와 함께 인구 120만명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인 수원시가 “창원시가 공식적으로 협력을 요청할 경우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소개한바 있다. 안시장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단계에 걸쳐 창원광역시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수원시와 고양, 성남, 용인시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 도시의 광역시 승격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에 대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안된다’며 이에 반대했다. 경기도 분해론도 나왔지만 안시장은 경기도는 현재 1천100만명으로 400만명이 빠져도 700만명이 남는다고 일축했다. 그런데 사실 인구 108만명인 창원시보다 더 먼저 광역시가 되어야 할 곳은 수원시다. 수원시는 울산광역시 보다 많은 인구 120만명의 대도시임에도 기초자치단체에 묶여있어 시민들이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따라서 대도시에 걸맞은 법적지위가 부여돼야 마땅하다. 인구 100만명이 넘은 고양시와 100만명을 앞두고 있는 성남시, 용인시도 마찬가지다. 전기한 것처럼 이들 도시가 모두 광역시까지 가기엔 난관이 많다. 따라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방분
무예는 몸에서 몸으로 전하는 몸문화의 요체다. 따라서 그 특성상 단순히 말과 글로만 익힐 수가 없다. 그래서 무예에서는 구전심수(口傳心授)라 하여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말로 전해주고 온 마음을 담아 가르쳐줘야만 그 진정한 의미를 익힐 수 있다. 주먹을 지르고, 발차기를 한번 뻗어 올리더라도 그 상황에 따라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바로 상대의 반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예에서 스승은 다른 영역에서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 귀한 가르침의 과정에서 스승 또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제 아무리 무예의 고수라 할지라도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예전에 배웠던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움직임을 가르침의 과정에서 얻을 수도 있다. 제자들의 실력이 기본기를 넘을 수 없다면 스승 역시 가르침의 과정에서 그 한계를 벋어 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배움의 관계성을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곤 한다. 스승과 제자는 한쪽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만 하고 다른 한쪽은 영원히 배우기만 하는 주종관계나 상하관계가 아니라 스승은 좋은 제자를 만나 다양한 가르
필자가 소방관으로 입문할 당시인 1980년대에는 소방장비라고는 소방펌프차로 수관을 전개하여 방수하는 것이 소방장비의 전부였다. 당시 나라 재정이 열악해 선진국의 첨단 고성능 화학차나 무인 방수탑차 등 고가의 장비를 구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다보니 20평대 초가집이나 기와집에 화재가 발생해도 하루 종일 진압해야하고 소방관이 부상을 당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경제사정이 급속히 개선되며 소방에서도 외국의 고성능 화학차와 40m 이상의 고가사다리차, 화생방 장비, 첨단 소방장비 등을 구입하고 재난발생 사고사례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형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고가의 첨단 장비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요즘 인천 남동산단(industrial complex)에서는 공장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공장건물이 SPC(Sand witch Panel) 구조로 되어 있어서 외부에서 방수를 해서는 소화수가 내부로 침투하지 않는다. 소방관이 직접 내부로 진입하여 방수를 하다 보니 철골구조의 건축물이 열에 취약해 붕괴로 인한 소방관의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화재 연소확대를 차단하지 못해 인접 건물로
아침 7시 45분이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아이들이 TV 앞으로 모인다. 바로 ‘뽀로로’가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마을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한다. 매회 아이들의 시각에서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 3-4세가량은 뽀로로에게 언어를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른바 ‘뽀통령’으로서 세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아침 시간, TV에서 뽀로로가 아이들을 사로잡았다면 식탁에서는 모든 반찬들을 제친 돈까스가 왕의 서열에 올랐다. 이제 식탁에 돈까스가 없으면 밥을 안 먹겠다고 투정부리는 풍경은 흔해졌다. 아이들에게 돈까스는 최고의 반찬인 것이다. 8세와 6세 아이를 둔 필자의 한 지인은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아이들과 함께 돈까스를 먹고 있다고 했다. 시중에 치킨너겟이나 돈까스가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왕이면 냉동이 아닌 생고기로 먹고 싶다며, 소비자로서의 솔직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외식업을 잘 살펴보면 돈까스 아이템이 전반적이지만 95%가 냉동고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더군다
수평선을 비집고 올라서는 새해 첫 태양을 보면서 다짐을 구했던 것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 성에 낀 입김을 뿜어내면서 원하는 것을, 아니 희망하는 것들을 가슴 깊이 새겼다. 우선은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화목하길 기원했고 혼기가 찬 첫째가 배우자를 만나 새 출발 하는 과정이 순조로웠으면 하고 소원했다. 2월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첫발을 디딜 딸애가 원하는 분야에 취업하게 도와달라고 태양신에게 마음을 기댔고 양띠 해를 맞아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양처럼 순하게 그리고 평화롭게, 웃으며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첫 태양을 맞아들였다.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이 새해의 첫 태양 앞에서 한 해의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들을 실천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누군가는 강한 의지로 목표에 도전할 것이고 누군가는 작심삼일이 되어 제자리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 담뱃값이 오르면서 금연을 다짐했던 지인도 슬그머니 흡연을 시작했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산에 오르겠다는 약속도 어긋났다. 나 또한 도보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출근길을 걷겠다고 자신과 수없이 다짐하면서 아침이면 이런저런 구실로 실천하지 못한다. 걸어서 출근
아줌마들에게는 으레 붙는 수식어가 있다. 억척스럽고, 수다스럽고, 무례하고, 질보다 양에 관심이 많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통념적 이미지가 그것이다. 하지만 밉지가 않다. 오히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그만큼 아줌마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부정적보다 긍정적이 많다. 아줌마들중 일부는 이런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다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래서 생겨난 아줌마에 관한 신조어들도 부지기수다. 30~40대의 아줌마이면서도 요가나 수영, 피부미용, 체형관리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과 외모 가꾸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줌마렐라’도 그중 하나다. 아줌마와 신데렐라의 합성어로 생겨난지 오래 됐지만 지금도 널리 쓰인다. 이런 아줌마들을 패션업계에선 머추어 레이디(mature lady)라 부른다. 영어로 '성숙한 여성'이라는 의미로 40∼50대의 여성들이지만 아줌마로 불리길 원치 않고 외모도 아줌마 같지 않게 화려하게 가꾸는 계층을 말한다. 평범한 아줌마이기를 거부하는 40대에서 50대 사이의 자기관리가 철저한 여성을 일컫는 말로는 ‘루비족’도 있다. 이 또한 가정에 헌신하던 60∼70년
여행(viaje)! 언제 들어도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다. 일상에 지쳐있던 몸이 다시 움직이고, 잠잠하던 심장이 다시 뛴다. 여행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지친 몸을 회복한다. 여행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필자는 스페인 변호사다. 변호사 생활은 무척이나 바쁘다. 일분일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하지만 여행에는 관대하다. 비록 여행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여유를 가지고 스페인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재충전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혹은 변호사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여행 관련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본 칼럼은 변호사의 입장에서, 직접 배우고 경험하고 상담한 것을 바탕으로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의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스페인 여행의 로망은 소매치기와 함께 사라진다 여권은 국적 및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서류이다. 스페인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신분증을 소지하는 것이 원칙이고 신용카드 결제 시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본인의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외국인의 경우, 국내에서와는 다르게, 스페인 당국이 발급하는 외국인신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