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꽃 /박무웅 그 꽃이 보이지 않는다 봉황천변,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흰 불꽃 나는 그 주인 없는 땅을 차지한 흰 꽃 무리의 지주(地主)가 좋았다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마음껏 꽃 세상을 만들어내던 개망초꽃 있어도 보이지 않고 보여도 다가오지 않던 그 꽃, 개망초꽃 땅을 가리지 않는 그 백의(白衣)의 흔들림이 좋았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멈춤’을 생각하니 내가 가진 마음속 땅을 모두 내려놓으니 거기 시간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에 비로소 보이는 그 꽃 내 안을 밝히는 그 꽃 보여야 꽃이라지만 보아야 꽃이다 -박무웅 시집 「지상의 붕새」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피는 꽃들이 있다. 길가나 들판, 천변에서 자라나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대체로 강하다. 아무런 것도 개의치 않고 오종종 모여 한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개망초는 나름 지닌 그 하얀 색깔과 모양이 참 예쁘다. 또한, 고 작은 꽃을 마음껏 피워 제 생명력을 다하는 모습은 대견하기까지 하다. 이렇듯 제대로 갖추어진 조건이나 아무런 바람도 없이 살다가는 꽃, 누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어떤가, 크고 화려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지 않으면 어떤가. 내가 선 자리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
몇 일전 모처에 있는 아주 오래된 야학(夜學)엘 들렸었다. 어찌나 오래되었던지 금방이라도 꺼져 내릴 듯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이 잊히지 않는 허름한 건물 한 귀퉁이가 교실이었다. 대학생들이 십시일반 쥐꼬리만 한 용돈을 털어 가르치면서 교재도 마련하고 방값도 치른다는 눈물겨운 사연을 담은 야학이었다. 희미한 불빛이 배어나오는 야학에는 낡은 의자와 책상 그리고 지금은 어디서도 찾아보기조차 어려운 빛바랜 몽당연필이 눈에 띄었다. 어릴 적 열심히 깎아대며 부러질세라 살살 써 내려가던 추억 속 몽당연필이 무척이나 반갑고 정겨웠다. 마음 한편이 뭉클해져 오며 울컥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오래고도 새로운 일상’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젊은 대학생 선생님들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심훈선생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이 부활한 듯 교실을 지키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마치 ‘ 우리 사회 마지막 양심의 보루’ 처럼 느껴졌다. 손자뻘 되는 젊은 선생들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마움을 표하시는 눈시울 그윽한 어르신들이 빼곡히 모이신다. 지팡이 없이는 걸음조차 힘겨운 어르신들, 그러나 성성한 백발을 화려한 꽃무늬 모
뇌졸중은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진행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은 질환입니다. 최근 국가적으로도 뇌졸중으로 인한 국민적인 고통을 인지하고, 개인의 책임에서 공적 부조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실시 중에 있습니다. 다행히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고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약 50~70% 정도는 본인과 의사의 노력으로 예방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뇌졸중은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의 막힘을 의미하는 뇌경색(뇌혈관 막힘병)과 터지는 병을 일컫는 뇌출혈(뇌혈관 터짐병)을 의미하는데, 겉으로 보는 증상으로는 구분이 안 되고 치료 또한 만만치 않으며 후유증도 심하게 남아 가족과 사회의 부담을 주는 질병으로, 뇌졸중 중 뇌혈관 막힘병(뇌경색)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보통 뇌졸중이 생길까 겁이 나서 검사를 미리 받아보고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인의 형제나 부모님이 뇌경색을 왔다면 본인의 발병위험도 역시 올라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개인적은 생활 습관의 영향도 매우 크므로 위험인자만 없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검사가 필요하다면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인생 /안수환 내가 놓친 것은 당초무늬 질그릇 뚜껑만이 아니다 칫솔을 놓치고 손수건을 놓치고 읽고 있던 칸트를 놓쳐버렸다 내 아내를 놓쳐버렸다 허무한 인생, 그러나 정말로 내 손에서 빠져나간 것은 가벼운 먼지였다 가볍게 가볍게 손에 들고 있던 인생이었다 - 시집 ‘앵두’에서 그날 천둥이 말한 것, 소나무가 말한 것, 눈보라가 말한 것, 그날 너의 눈빛이 말한 것, 낮달이 말한 것, 너를 알아듣지 못한 것, 나의 무지가 놓쳐버리고 반생을 지난 것. 공허한 인생, 그러나 정말로 내가 놓친 것은 소중한, 새로운, 또 다른 시간의 변신이다. 보다 적극적 도전이다. 하지만 내가 견디고 얻은 것 또한 소중한 생이다. /신명옥 시인
어린 시절 시골 마당에 놀고 있는 닭들을 보고 있노라면 유독 사나운 닭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닭은 가끔 주변 닭을 괴롭히는 싸움을 일으킨다. 뭐가 못마땅한지 다른 닭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하다가 부리로 닭 한 마리를 냅다 쫀다. 놀란 상대 닭이 반사적으로 반항해 보지만 작심하고 달려들며 공격하는 닭을 당해내지 못한다. 날개를 푸드덕거리고 몇 개의 깃털이 빠지고 쪼인 벼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할 무렵 공격당한 닭이 결국 도망을 친다. 그러면 싸움을 건 닭은 도망가는 닭을 뒷마당까지 따라간다. 그리고 이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고개를 세워 ‘꼬끼오’를 목청껏 외치며 돌아온다. 예나 지금이나 동네마다 이런 싸움닭과 흡사한 사람들이 한두 명씩은 꼭 있다. 동네 사람들과 갈등을 야기하며 사사건건 부정적인 생각과 시비로 타인을 공격하는가 하면 사리에 맞지 않은 일도 갖은 이유를 들어 우기기 일쑤다. 동네 모임에 이런 사람이 나타나면 분위기는 영 엉망이 되고 속된 말로 ‘파토’가 난다. 평소에도 하찮은 일로 주변사람과 시비도 다반사로 벌인다. 이럴 경우 으레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나타나기만 하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열심히 외운 옛 시 중에 머루와 다래를 먹으며 청산에 살겠다는 시가 기억난다. “살어리 살어리랐다/청산에 살어리랐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랐다/얄리 얄리 얄랑성 얄라리 얄라…” 내가 살고 있는 동두천 두레마을 뒷산에는 머루와 다래가 유난스레 많다. 특히 다래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다래나무 산’이라 불러도 될 만큼 다래나무가 지천에 널려 있다. 다래나무 틈 사이로는 머루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산 정상엔 둥굴레 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둥굴레 풀로 말하자면 아마 전국에 가장 넓은 자생밭이라 여겨진다. 산 중턱에는 야생 도라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도라지 꽃이 몇 포기씩 피어 있을 때는 그냥 소박한 맛을 느낄 정도이지만 수백평에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도라지는 특별한 약초이다. 요즘 경각심을 이루게 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피해를 막아주는 데는 도라지가 유일한 약초라 한다. 두레수도원과 두레교회, 숲속창의력학교와 두레자연마을이 터를 잡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숲에는 온갖 나무와 풀, 곤충과 새들이 더불어 살아
수원시 지동은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동쪽 성곽과 접해 있는 마을로서 인근에 지동시장과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 수원천 건너로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등이 집결돼 있다. 문화재보호구역이자 오래된 단독주택지로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지만 그래도 사람의 정이 살아 있는 마을이다. 그런데 2012년 우위엔춘이란 중국인이 이곳에서 20대 여성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한 뒤 범죄지대란 오명을 쓰게 됐다. 수원시와 주민들은 이 끔찍한 사건 후 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긴 벽화를 조성하는 등 마을 만들기 사업을 열심히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워낙 잔인한 사건이었던지라 후유증은 아직도 끝나지 않는다. 타 지역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나면 언론은 이 사건도 함께 언급해 지동주민들의 트라우마를 또다시 일깨운다. 이에 지난 4월 8일 밤 이 지역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함께 찾아갔다. 경기연정의 일환인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여섯 번째 행사였다. 남 지사는 지동방범순찰대원들과 함께 골목길 곳곳 야간순찰을 하면서 “지동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면 모범적인 스탠더드가 될 수 있다.”면서 우범지역으로 알려진 지동 일대를 안
무덥고 지루한 여름이 지나가고 생기 넘치는 가을이 오자 각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다양한 축제준비에 분주하다. 지역의 특성과 전통적 가치를 통한 주민들의 창조적인 축제프로그램이 추진되어야한다. 답습 적이고 관례적인 차원을 넘어 지역주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가슴 설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부천시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서 전시회와 특강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공연을 추진한다. 다채로운 독서 문화 행사를 통하여 시민들은 독서를 통한 창조영역을 확충해간다. 다양하게 급변하는 욕구충족을 위한 축제는 시민욕구조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문화적 체험은 물론 창조적 시각을 키워주는 축제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9월 19일 부천시청에서 3천여 명의 시민과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제15회 도서관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청결하고 독서하기 편리한 시설과 다양한 도서와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 청소년 진로 멘토와 길 위의 인문학 특강이 실시된다. 인형극과 뮤지컬 공연을 비롯한 원화전시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9월 한 달 동안 8개 시립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독
며칠 전 북한은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비무장지대 남측 철책 통문 앞에 목함지뢰를 설치해 우리의 소중한 부사관 두 명이 발목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맞서 우리 군 당국은 11년 만에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혀 어느 때보다 남북은 첨예한 대립 상황에 있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연평해전 등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서해5도 해상지역 불법 침범의 위협 속에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조선시대에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전쟁을 겪은 것도 전쟁을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듯 전쟁을 대비하지 않는 국가는 반드시 외침을 받아 국가의 존립을 위협받게 된다. 더욱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안보상황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는 ‘통일이 될 때까지’라는 생각으로 늘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병무청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전시·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시 군(軍)이 필요로 하는 병력을 신속하게 충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사시 정보통신망이 마비되거나…